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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16시간 떠 있던 함수 구조하지 않은 까닭은?

천안함 제19차 공판 - 해양경찰청 이병일 경비과장이 증언석에 섭니다
 
신상철 | 2013-12-08 22:10:5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2010년 3월 26일 밤 21:33분, 해양경찰청에 긴급한 구조요청이 들어옵니다. 발신처는 해군2함대 사령부이며 <해군 초계함 한 척이 백령도 인근에서 좌초를 하여 현재 배가 기울고 있으니 즉시 해경이 출동하여 구조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사고직후 작성된 해경상황보고서.21:33에 접수된 내용을 명확히 보여주는
당시 상황보고서 제목에는 “좌초 발생 보고”라고 또렷하게 적혀있다.

 

상황을 통보받은 해양경찰청 본청의 이병일 경비과장은 즉시 사고해역 인근에서 경비업무를 수행중인 해경 501함에게 사고현장으로 출동할 것을 명하고 인근에 배치되어 있던 해경 1002함 역시 사고해역으로 이동할 것을 지시합니다.

 

이병일 해양경찰청 경비과장 기자회견

 

"선체가 좌초된 것 같다. 기울고 있다 하는 사항을, 최초 신고를 받고 바로 신고 위치로부터 12.6마일 떨어진 501함을 바로 현장으로 이동지시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밑에 있는 1002함과 동시에 이동지시를 내렸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tvh&oid=214&aid=0000137865

 


해군의 최초 보고는 <좌초>

사고 순간 해군2함대 사령부로부터 해경으로 즉각 구조요청을 한 내용에 잘 드러나 있듯이 사고를 당한 천안함으로부터의 보고와 2함대 사령부의 조치 및 대응 역시 <좌초에 의한 사고>였습니다. 만약 ‘적으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상황’으로 인지했더라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보고와 조치과정인 것이지요.

해경 501함은 이병일 경비과장의 지시에 따라 즉각 사고 해역으로 출동하였으며 이동하는 중에 해경본청으로부터 전송해 온 전문을 수신합니다. 천안함이 좌초했다는 사실과 사고지점의 좌표를 팩스로 받게 됩니다. (천안함 제2차 공판에서 법정 증인으로 나온 해경 501함 유종철 부함장의 증언을 통해 확인된 바 있음)

해경 501함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22:15분. 501함의 승조원들은 단정을 이용하여 5차례에 걸쳐 천안함 함수의 생존자들을 501함으로 이송합니다. 구조 과정에 대한 MBC 보도내용을 보겠습니다.

 

◀SYN▶ 해경 고위 관계자

 

"우리가 구조를 마친 것이 5차가 23시 35분이야, 그 때는 벌써 천안함은 다 (수면 밑으로) 들어가 버리고 1m 정도 함수만 나와 있었어요."

 

천안함의 함장은 승조원들의 대피를 지휘한 뒤 밤 11시 10분쯤 마지막 5차 구조 때 천안함을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7일 새벽 0시 20분 구조자들을 해군 고속정에 인계하는 것으로 해경은 생존자 구조 작업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20분 뒤인 0시 40분. 천안함은 검은 바다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

http://imnews.imbc.com/replay/nwdesk/article/2597021_5780.html

 

MBC 뿐만아니라 다른 방송 역시 위의 내용과 같이 보도를 했습니다만, 문제는 위의 줄친 부분 <20분 뒤인 0시 40분, 천안함은 검은 바다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라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천안함은 0시 40분에 완전히 가라앉은 것이 아니라 날이 밝을 때까지도 함수의 일부분을 드러낸 채 계속 떠 있었으며 그 모습이 사고 다음날 아침 백령도 면사무소 직원의 카메라에 아래와 같이 잡혔습니다.

 

 

여기서부터 새로운 의문이 발생합니다. 국방부는 왜 그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을까, 해경은 아무런 조치도 않고 무엇을 하고 있었나.. 국방부는 국민을 속이고 국민은 국방부의 발표에만 귀를 기울이는 가운데 해경은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국방부는 이미 천안함이 가라앉은 것으로 공식발표하고 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방장관과 대변인을 통해 기자회견을 하였지만 정작 그 시간 천안함 함수는 가라앉지 않고 떠 있었고 그 곁을 해경 경비정이 지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천안함 제2차 공판당시 해경 501함의 유종철 부함장은 다음과 같이 증언하였습니다.

“천안함 함수에서 생존자를 모두 구조하고 난 이후 계속 천안함 함수를 지키고 있었으며 아침 일찍 천안함 함수를 해경 253호정에 인계를 하고 501함은 현장을 떠났다”

 

<해양경찰>과 <253> 숫자가 또렷하게 보이는 해경 함정이 천안함 함수 주위를
패트롤 하고 있는 모습이 백령도 면사무소 직원의 카메라에 선명하게 찍혔다.

 

그 다음엔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무도 모릅니다.

위의 사진이 찍힌 시간이 27일 오전 7시30분 경. 장천포구 앞 바다였습니다. 그리고 그날 오후 1시37분 천안함 함수는 완전히 물 속으로 사라집니다.

저 해경 253호정은 무슨 일을 했을까요? 함수를 빙빙 돌기만 할 것이 아니라 해군에 연락하고 잠수부들이 오도록 해서 부표를 설치하는 등 함수를 확보하고, 혹시라도 있을 생존자 구조를 위한 활동에 돌입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러나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당일 오전 10시경 구조대원을 이끌고 장촌포구에 도착한 김진황 소령은 해상에 떠있는 천안함 함수를 눈으로 확인했음에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사실이 법정 증언을 통해 밝혀진 바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재판과정이 '천안함 프로젝트' 영화에서 비중있게 다루어진 대목이지요.)

현장에 있는 해경함정들은 실시간으로 천안함 함수의 상황과 표류하고 있는 위치의 좌표를 해양경찰청 본청에 보고했을 것이고, 해경은 국방부에 그 사실을 알리고 조치 혹은 어떠한 명령을 기다리는 대기상태였겠지요. 하지만 국방부는 천안함 함수에 대한 어떠한 조치나 지시를 현장 구조대 지휘부는 물론, 해경에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천안함 함수 곁을 지키던 해경 253호정은 어느 순간 조용히 함수 곁을 떠나고 오후 1시 37분 천안함 함수는 물 속으로 가라앉습니다. 나중에 천안함 함수가 인양된 후 함수를 수색해보니 그 속에서 희생자가 1명이 발견되었습니다. 함수에서 56명이 구조될 때 전원 다 구조되었다고 확신했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최근 대서양 수심 30m에 가라앉은 침몰선에서 3일만에 생존자가 구조되는 기적이 뉴스를 통해 전해진 바 있습니다. 배가 침몰하면서 생긴 에어포켓으로 인해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천안함 함수가 16시간22분동안 떠 있었다는 것은 천안함 함수에 에어포켓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천안함 함수가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던 16시간 22분 동안 책임있는 당사자 어느 누구도 구조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첫째, 천안함 함수를 지키던 해경 253호정은 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나?
둘째, 해경 253호정은 해경본청에 어떠한 보고를 하였고 어떠한 지시를 받았나?
셋째, 해경 253함정이 천안함 함수 곁을 떠난 시간은 몇 시이며, 해경 본청이 253호정에 철수를 지시한 이유는 무엇인가?
넷째, 해경은 국방부에 어떻게 보고했으며, 국방부로부터는 어떠한 지시를 받았나?
다섯째, 이병일 경비과장은 해경 501함과 1002함 모두에게 사고현장으로 갈 것을 지시하였는데 천안함에는 501함만 왔고 1002함은 보이지 않았다. 1002함은 어디로 갔으며 1002함은 어떤 구조업무를 맡았나?

위와 같은 의문점들이 생깁니다. 그리고 이 의문점은 책임있는 당사자의 증언과 해당 기관의 기록을 통해 밝혀지게 될 것입니다. 사실을 증언하면 사실대로, 거짓을 증언하면 또 하나의 거짓으로, 진실을 찾는 과정에 초석 하나를 더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12월 9일(월요일) 오후 2시 천안함 제19차 공판이 서울중앙지법 서관524호에서 열립니다. 위의 의문점에 대하여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책임있는 당사자인 해양경찰청 이병일 경비과장이 증언석에 서게 됩니다.

신상철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1003&table=pcc_772&uid=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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