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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까닭

위험한 2015년 정세를 전환시키기 위한 것인가?
 
<분석과전망>북한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까닭
 
한성 자유기고가 
기사입력: 2015/01/06 [12:05]  최종편집: ⓒ 자주민보
 
 

 

북한이 신년사를 통해 보이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 의지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극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크며 또한 대담하다. 

남북고위급회담은 물론 부문별 회담 더 나아가서는 최고위급회담까지도 직접 언급한 것에 그것은 집중적으로 표현되어있다.  

 

많은 사람들이 올해 한반도 정세가 좋게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이유들이다.  

 

그러나 확인되는 많은 사실들은 북한의 대남 대화 태세가 정세를 낙관적으로 보는 데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아주 엄혹한 정세인식에 기초해 나온 것임을 보여준다.  

 

“준엄한 시련과 난관이 가로놓일 수 있다” 

북한의 5일자 노동신문에 있는 문구이다. 올해 2015년 정세에 대한 전망이다. 미국의 새로운 전쟁도발 책동으로 인해 정세가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선군정치, 병진노선에 우리의 승리가 있다'는 제목의 글에 나오는 내용이다. 

 

엄혹해질 2015년 정세-최고조로 오를 미국 ‘반공화국 압살책동’ 

 

북한이 올해 정세를 엄혹하게 보는 것은 무엇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일까?

 

북한이 자주 쓰는 표현 중에 ‘반공화국 압살 책동’이라는 말이 있다. 북한을 연구분석하는 전문가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문구다. 

지난해 9월 이후 미국이 대북인권공세에 집중을 했을 때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접할 수 있었던 문구다. 

그 전에 가장 많이 쓰여진 경우가 미국 주도의 대북경제제재가 가해졌을 때였다.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 때에도 빈번히 등장하는 문구이다. 

가장 비근하게는, 미국이 소니 픽쳐스 해킹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것에 대한 북한의 반발에서도 확인된다. 

 

‘반공화국 압살 책동’은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에 대한 규정이다. 경제제재, 한미연합군사훈련, 인권공세 그리고 소니해킹 배후설 등은 모두 대북적대시 정책의 구체적 표현들인 셈이다.  

 

그동안 미국이 중심이 되어 별여온 대북경제제재는 지금도 별다른 변화 없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은 가장 높은 수준에서 가장 첨예한 모양새로 형성되는 북미대립각이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당시 좋게 만들어지던 남북관계 개선 사업을 파탄시키는 데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9월부터 본격화된 미국의 대북인권공세는 북미대립각의 날을 더 세우는 것이었다. 미국의 대북인권공세로 만들어진 북미대립각은 미국 정보기관의 최고수장이 평양을 방문하고 북한이 억류 미국인을 조건 없이 석방하는 조건에서도 전혀 누그러지지 않았다.  

10월에 북한 고위급인사의 전격적인 인천방문으로 물꼬가 트일 법 했던 남북관계개선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던 것도 미국의 이 대북인권공세였다. 

연말에 갑작스럽게 불거진 소니 픽쳐스 해킹 사건 역시 북미대립각을 한층 더 날카롭게 하는  중요한 정세지점들이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북미관계를 좋게 반전시킬만한 것이 없다. 

이 모든 것은 미국이든 북한이든 정세의 전환적 국면을 마련하려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북미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긴장이 오랫동안 상존하고 있는 관계로 체감도가 떨어져 있을 뿐이지 객관정세는 위험천만한 지경에 도달해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정세를 어떻게 해서든 좋게 전환시키려는 북한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현실은 미국이 여기에 빗장을 지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을 소니 해킹 사건의 주범으로 특정한 데 이어 새해 연초에 새로운 대북제재 조치를 취하고 만 것이다. 

 

결코 단순하게 보이지 않는다. 단순하게 볼 수도 없다. 그렇지 않아도 첨예하고 위험천만한 지경으로까지 도달한 정세상황 속에서 새롭게 더해지는 미국의 새로운 반북공세여서이다.   

 

결국 북한이 올해의 정세를 엄혹하게 보는 것은 이렇듯 미국의 ‘반공화국 압살책동’이 극점에 달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론인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북미대결구도- ‘선군정치와 병진노선’ 대 ‘반공화국 압살책동’

 

올해를 엄혹한 정세로 바라보는 북한은 그렇다면 이후 어떤 대응을 하게 될 것인가? 

확인되는 북한의 입장은 언제나 그러하듯 선명하며 단호하다. 

5일 노동신문의 글을 통해 북한은 “선군정치와 병진노선을 변함없이 견지하면 우리는 적들의 반공화국 압살 책동을 짓부수고 최후 승리를 안아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제시한 방향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내용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를 압살하려는 적들의 책동이 계속되는 한 선군정치와 병진로선을 변함없이 견지하고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를 했었다. 

 

이것들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북한이 보이고 있는 강력한 의지가 정세가 저절로 낙관적으로 변화될 것을 예견하고 나온 것이 아니라 엄혹한 정세를 어떻게 해서든 낙관적인 정세로 전환시키고 더 나아가 이를 그 방향으로 끌고가려는 것임을 보여준다. 

 

북한은 미국과의 정치군사적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동력도, 대화를 추진하고 성과를 내오는 동력도 선군정치와 병진노선에서 나온다는 주장을 해오고 있다. 

‘핵압살책동’에는 핵.미사일 능력을 끊임없이 고도화하는 것으로, 대북경제제재에는 경제발전으로 맞설 수 있는 것도 그리고 대결에 맞서 대화의 국면을 열어내는 것도 선군정치와 병진노선에서 나온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대결(전쟁)에도 대화에도 다 준비되어있다는 북한의 말에서 이는 대표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올해 정세가 대결도 대화도 아닌, 일반적인 대립과 긴장이 지속되는 이전과 같은 그런 양상으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임을 예견케 해주는 것들이다. 

대결이라면 국지전을 포함하는 전쟁 혹은 그 상태에 진입하는 상황으로까지 진입할 수 있고 대화로 국면이 전환된다면 이전처럼 ‘질질 끄는’ 대화가 아닌, 되돌릴 수 없는 즉, 불가역적인 대화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대결인가 대화인가?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한 모양새로 2015년은 그렇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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