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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회고록’ 썼다 결국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피소

 

광주 오월단체 “회고록 즉각 폐기하고 광주시민과 역사 앞에 사죄하라”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전두환 씨가 회고록을 냈다가 광주 오월단체로부터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전씨는 최근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가면을 쓴 사탄(이거나)또는 성직자가 아니다”고 표현해 논란을 빚었다.

   
▲ 27일 고소장 제출에 앞서 광주 오월단체들이 전두환 규탄 성명을 발표, 회고록 즉각 폐기와 광주시민과 역사 앞에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 GO발뉴스

27일 518민주유공자3단체와 518기념재단은 고소장 제출에 앞서 광주지법 앞에서 전두환 규탄 성명을 발표, “광주시민을 우롱하고, 역사를 농단하는 회고록을 즉각 폐기할 것”과 “광주시민 앞에, 역사 앞에 즉각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전두환은)회고록을 통해 자신의 죄와 그에 대한 책임을 전면 부정한 데 그치지 않고 위험을 무릅쓰고 양심에 따라 진실을 증언한 수많은 이들을 욕보이고 심지어 고인의 명예까지 훼손하는 등 참담한 패악을 저지르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특히 “교묘한 언술로 ‘헬기 기총소사’를 부정하면서, 성직자로서 양심의 요청에 따라 헬기에서의 사격이 있었음을 증언한 故 조비오 신부와 故 피터슨 목사 등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까지 욕보였다”며 “하지만 그의 언술은 헬기에서의 사격은 문제 삼지 않고 ‘기총소사’만을 부정함으로써, 사실상 문제의 핵심을 피해나가려고 한 기만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증언과 소문으로만 떠돌던 전남도청 앞 전일빌딩에 대한 1980년 5월 당시 계엄군의 ‘헬기 무차별 사격’은 지난 1월, 37년 만에 정부기관에 의해 처음으로 공식화됐다.

당시 국과수는 “전일빌딩 외벽(35곳)과 내부(150곳)에서 185개 이상의 탄흔이 발견됐다”면서 이는 “공중정지 상태의 헬기에서 발사됐을 것으로 유력하게 추정된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지난 19일 총탄 조각과 추가 탄흔을 찾기 위한 4차 감정을 통해서도 이 같은 사실은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국과수 측은 “사용 무기류에 대한 명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이미 발견된 탄흔의 탄도로 미뤄 헬기에서의 사격 정황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 27일 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 518민주유공자3단체와 518기념재단이 고소장 제출에 앞서 광주지법 앞에서 전두환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GO발뉴스

이날 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는 “유가족을 넘어 광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광주시민들을 여전히 폭도로 몰고 있는 왜곡된 역사를 이 기회에 바로 잡고 진상규명을 통해 광주시민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전두환 고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 오월단체들은 “역사는 가끔 거꾸로 흐르기도 하지만 결국 제 길을 찾아 흐르는 법이고 진실은 어떻게든 밝혀지기 마련”이라며 “우리는 전두환이 더 이상의 기만과 망언을 그만두고 인생의 남은 시간을 진지한 반성에 쏟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그 반성은 ‘전두환 회고록’의 폐기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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