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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에서 통곡한 소성리 할머니 “절차 지킨다더니... 왜 이러는 겁니까”

 

서울로 상경한 성주·김천 주민들의 하루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등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 지시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 성주 어르신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등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 지시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 성주 어르신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김철수 기자
 

“문재인 정부는 지난 정부가 무시한 절차를 용인해 주고, ‘안보’라는 이름으로 헌법적 질서가 무시되는 예외를 다시 감행했습니다. 그동안 새로운 정부를 믿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리라고 믿고 기다려 준 주민들에게 말할 수 없는 실망감을 주었습니다.”

31일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열린 ‘성주·김천 주민 서울 상경 기자회견’에서 하주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사드문제와 관련해) 국내 절차 준수와 의견 수렴을 약속한 바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드 배치와 관련한 일련의 조치를 즉각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공론화·재검토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하주희 변호사가 발언을 마치자 이날 새벽 성주 소성리에서 올라온 도금연(81) 할머니는 하 변호사를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도 할머니는 “(문재인 정부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통곡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등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장소로의 이동을 경찰이 막자 몸으로 밀어내고 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등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장소로의 이동을 경찰이 막자 몸으로 밀어내고 있다.ⓒ김철수 기자

주민들 서울 상경 “사드 추가 배치 철회하라”
“인원이 많다” 청와대 분수대 기자회견 가로막은 경찰

80여명의 성주·김천 주민들은 사드 발사대 4기를 임시로 추가 배치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를 듣고 새벽차를 타고 서울로 상경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기자회견조차 평탄하게 진행할 수 없었다.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성주투쟁위와 김천시민대책위 등은 이날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다. 10시 50분경 주민들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 모여 청와대 분수대로 향했지만 경찰에 의해 가로막혔다. 경찰은 분수대 앞 기자회견 인원을 15명으로 제한했다.

주민들은 “기자회견도 열지 못하게 막냐”며 항의했다. 이석주 성주 소성리 이장은 “정부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하겠다고 발표한 후 15시간 만에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한다고 발표했다”며 “도저히 현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을 믿을 수 없어 이렇게 기자회견을 하러 지역에서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경찰을 동원해 기자회견조차 할 수 없게 막고 있다”고 분노했다.

11시20분경,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보장하라”며 거세게 항의하자 경찰은 청와대 100m 앞인 효자치안센터까지 길을 열어줬다.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관계자에 따르면, 주민들이 집회신고를 낸 곳은 치안센터 앞까지였다. 경찰은 치안센터 앞에서 다시 주민들을 막아섰다.

주민들은 결국 본래 예정된 장소가 아닌 치안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45분이 지난 상태였다. 80여명의 주민들은 기자회견 현수막 뒤에 서서 “한반도 평화위협 사드배치 철회하라”, “미국과 일본을 위한 사드배치 철회하라”, “경제타격 국익훼손 사드배치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주민들은 청와대 기자회견을 마치고 곧바로 국방부 앞으로 이동한 후 사드장비 반입을 추진하는 국방부를 비판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등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 지시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등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 지시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청와대·국방부 면담...주민들 “사드반입 막을 것”

주민들은 청와대 앞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 혁신수석실 시민사회비서관을 만나 면담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날 성주 소성리 이장을 비롯한 지역대표 5명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을 만났다. 이들은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 계획 철회와 불법적으로 진행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반려 등의 요구를 담은 서한을 전달하고 40여분 동안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에 참여한 김선명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대표단이 사드발사대 임시배치 결정 과정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비서관은 북한이 ICBM급 미사일 발사로 변한 국내외 상황을 거론하며 사드발사대를 배치하는 것은 맞지만 ‘임시’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선명 위원장은 “성주 소성리에 배치된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을 막을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며 “국내 방어를 위해서라는 것은 인과적인 관계로 성립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이야기를 지적했으나 별다른 답변없이 이야기를 전달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우리는 마을에서 저항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명확하게 밝혔다”며 “외교안보 농단의 적폐인 사드를 청산하지 못하는 정부에게 국민의 요구를 다시 한 번 명확히 확인시켜 준다면, 결국엔 정부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이날 지역대표자들은 청와대 면담 후 서주석 국방부 차관도 만나 1시간20분가량 면담했다. 면담에서 사드가동을 중단하고 전략 환경영향평가부터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면담에 참여한 이석주 소성리 이장은 “우리의 요구에 별다른 답변은 없었다”며 “다만 지난 4월처럼 새벽을 틈타 사드장비를 기습적으로 반입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새벽부터 차를 타고 서울로 온 고령의 주민들은 비와 더위가 뒤섞인 서울에서 ‘답답한’ 하루를 보내고 내려갔다. 이제 주민들은 정부가 ‘임시 배치’하겠다고 밝힌 ‘추가 발사대’가 언제 올지 불안의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등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 지시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등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 지시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등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장소로의 이동을 경찰이 막자 청와대와 경찰을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등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장소로의 이동을 경찰이 막자 청와대와 경찰을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등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장소로의 이동을 경찰이 막자 청와대와 경찰을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등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장소로의 이동을 경찰이 막자 청와대와 경찰을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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