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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던 81세 할머니의 쓸쓸한 죽음

 

[양천구 고독사] 4월 2일 고독사 상태로 집에서 발견... 복지에서 멀어진 한 노인의 삶

16.04.07 20:57l최종 업데이트 16.04.07 20:57l

 

지난 4월 2일, 서울시 양천구 A동에 거주하는 한 할머니가 자신의 집에서 고독사한 채로 발견됐다.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했다고 한다. 아직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오랜 기간 시신이 집안에 방치됐을 가능성이 크다. 고인의 이름은 이순자(가명, 81) 할머니. 기자가 사는 집의 주인(임대인)이다. 이순자 할머니의 시신이 발견되기까지의 과정을 돌아봤다. - 기자 말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다시 확인..."

다른 곳으로 이사 가야 하니 전세 보증금을 돌려 달라고 전화로 말하려는 참이었다. 하지만 집주인의 휴대전화 번호는 사라진 상태였다. 2015년 11월 29일 저녁, 전세 계약 만료 3개월 전에 벌어진 일이다.

할머니를 마지막으로 만난 때는 2014년 2월 이삿날이었다. 약 2년 사이에 전화번호가 바뀌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다음날 전세계약서에 적힌 할머니 거주지 주소로 직접 찾아가 봤다. 

서울시 양천구 A동의 한 다가구 주택 지층. 현관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두들기고 흔들어 봐도 반응이 없었다. 현관문 앞에는 안내문 한 장이 붙어 있었다. 양천구어르신종합복지관 생활관리사가 왔다 갔다는 내용이었다. 안내문의 색은 바란 상태였다. 부착된 지 오래된 듯했다. 같은 날 나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달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할머니에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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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자(가명) 할머니의 휴대전화 번호가 없어지고, 집에 가봤지만 안 계셨다. 2015년 11월 30일 나는 내용 증명을 보냈다.
ⓒ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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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뒤인 2015년 12월 10일. 내가 보낸 내용 증명이 그대로 돌아왔다. 이유는 '폐문부재'(문이 닫혀 있고 사람이 없음)였다. 혹시 할머니가 다른 곳으로 이사 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내가 살고 있는 동의 주민센터를 찾았다. 내용증명을 보여주자 주민센터는 이순자 할머니의 주민등록표 초본을 떼줬다. 초본에 적힌 할머니의 주소는 전세계약서의 그것과 똑같았다. 이사 등으로 주소가 바뀌진 않은 것이다. 

인간관계 단절된 이순자 할머니

같은 달 14일, 할머니의 행방을 수소문하기 위해 서울시 양천구 A동을 다시 찾았다. 할머니가 사는 곳은 빨간 벽돌의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빽빽이 늘어선 재개발 지역. 상대적으로 집값이 싸 독거노인 등의 1인가구가 많이 산다는 게 동네 주민들의 전언이다. 수년 전 할머니의 돌봄서비스를 담당했다는 생활관리사 B씨와 이웃주민 C씨에게 물어보니, 이순자 할머니는 역시 혼자 살고 있었다. 

"할머니가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지만, 혼자 사셔서 돌봄 대상이었어요. 주 1회 찾아뵀어요. 그런데 할머니가 올해 5~6월쯤에 제 후임 생활관리사한테 '난 요양시설에 있으니 더 이상 집에 오지 말라'고 말했대요. 그때부터 생활관리사가 따로 찾아가지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생활관리사 B씨)

"재작년 6월인가... 건물에 사는 사람들이 수도요금을 모아서 내는데, 할머니가 '난 물 안 쓰니까 수도요금을 안 내겠다'고 하셨어요. 그때부터 이웃이랑 멀어졌죠. 따로 가족이 찾아오는 걸 못 봤어요. 오래 알고 지냈는데. 할머니를 마지막으로 본 때가 지난해 3월께였죠. 치매 질환을 앓고 계셨던 것으로 기억해요. 아, 할머니가 요양시설에 갔다는 소문은 들은 적 있어요."(이웃 C씨)

할머니 찾으러 구청 갔지만...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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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양천구의 한 동네 풍경.
ⓒ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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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나는 양천구청으로 향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라면 관내에 살고 있는 독거노인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 나서줄 거라 생각했다. 어르신장애인과에 사정을 이야기하고 이순자 할머니를 찾아달라고 민원을 넣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라서 정보 조회가 어렵다,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였다. 요양시설에 갔다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했더니 "그러면 보건소에 가서 알아보라"고 했다. 곧바로 보건소로 갔다. 그쪽도 담당 업무가 아니란다. 다시 양천구청 어르신장애인과로 돌아와 상황을 이야기했지만 답변은 첫 번째 방문 때와 같았다. 

이번에는 양천경찰서를 방문해 실종신고를 했다. 임차인이 임대인을 찾는 일이기 이전에, 관내에서 사라진 독거노인을 찾는 일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할머니와 집으로 얽혀 있는 이해 당사자인 당신이 실종신고를 하는 건 어렵다"라면서도 "그래도 나이 드신 할머니의 안위가 걱정되니 일단 접수하겠다"라며 신고를 받아줬다.

마지막으로 A동주민센터를 찾았다. 전세계약서와 내용 증명 등의 종이 뭉치를 보여주며 민원을 넣었다. A동주민센터 공무원 D씨는 할머니를 찾는 걸 도와주겠다고 했다.

할머니는 어디에... 열리지 않는 현관문

실종신고를 한 2015년 12월부터 2016년 3월 말까지, 양천경찰서와 A동주민센터는 각각 수사와 조사를 진행했다. 

A동주민센터 공무원 D씨는 통장에게 할머니 집에 방문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고, 이웃 주민들을 만났다. 요양시설에 갔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정보 확인 요청을 했다. 하지만 개인정보라 동주민센터는 그 정보를 조회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또 이순자 할머니가 세 들어 사는 집의 주인 연락처를 알아내 그에게 "내부를 확인해달라"고 수차례 설득도 했다. 

양천경찰서도 움직였다. 할머니 집 방문 및 주변 탐문(3회), 휴대전화 위치 추적, 프로파일링 정보 입력을 통한 특징점 공유, 국민건강보험공단 정보 조회, 가족 찾기 등을 진행했다. 양천경찰서는 "이순자 할머니는 배우자와 자녀가 없었다, 형제자매 관계를 확인해봤더니 동생이 한 분 있었는데 오래전부터 왕래가 없었다"라고 전했다. 또 "할머니가 약을 드신다고 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건강보험요양급여를 확인해봤다, 급여를 탄 게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나는 이 3개월 동안 A동주민센터·양천경찰서 담당자와 자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때마다 "상황이 이 정도면 현관문을 열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제안했다. 최근 노인의 고독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A동주민센터가 파출소에 현관문을 열 수 있는지 문의했지만, 파출소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다. 양천경찰서 담당수사관은 "방법을 알아보겠다"라고만 대답했다. 결국 할머니의 행방은 드러나지 않았다. 

집에서 발견된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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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14일 기자가 방문한 이순자(가명) 할머니댁. 어르신복지관에서 다녀간 흔적 등이 남아 있었다.
ⓒ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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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에서 공무원으로 근무 중인 지인 E씨에게 내가 겪은 일을 전했다. 그는 "이상하다, 보통 독거노인이 안 보인다는 제보가 들어오면 기초생활수급자인지와 상관없이 일단 확인에 나서본다"라며 "요양시설에도 없다는 정보까지 확인되면 바로 집 안을 열어보는 게 맞다"라고 반응했다.

지난 4월 1일 E씨는 할머니에 관한 정보를 조회한 뒤 양천구청과 A동주민센터에 문의 전화를 걸어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수도 있으니 현관문을 열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 통화로 양천구청은 할머니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됐고, A동주민센터는 이날 공무원 2명을 할머니 집에 보내 확인하게 했다. 

다음날인 2일. A동주민센터 공무원 D씨는 오전 10시쯤 할머니댁 집주인을 A동으로 불러냈다. 다음은 D씨가 전해준 당시 상황이다.

"오전 10시 반쯤 창문을 강제로 열어봤는데, 방안에 몸의 일부가 보이는 것 같아 소방서에 신고해 현관문을 열었다. 시체 썩은 냄새가 났고, 시신은 많이 부패한 상태였다." 

이후 경찰의 연락을 받은 동생 가족이 할머니의 시신을 수습했다. 최초 실종신고 및 민원 접수일(2015년 12월 15일)로부터 110일 만에 할머니 행방이 파악된 것이다. 소문과 달리 요양시설이 아니라 집에 있었다. 할머니는 자기 방 안에서 고독사했다. 

신고부터 발견까지 110일... "절차 따질 수밖에 없는 한계 있어"

몇 가지 의문과 아쉬움이 남는다. 양천경찰서와 A동주민센터와 달리, 처음 찾아갔던 양천구청은 왜 민원을 접수하지 않았을까. 양천구청 관계자 F씨는 지난 5일 기자와 만나 "민원을 넣은 사람이 세입자이기 때문에 담당 공무원이 돈 문제와 관련된 제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돈 문제라면 할머니가 민원인을 만나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겠나"라면서 "공무원이 민감한 문제에 말려들고 싶지 않아 민원에 응하지 않았을 수 있다"라고 해명했다. 

혹시 발생했을지도 모를 고독사를 확인하기 위해 현관문을 열어봐야 한다는 요청이 초기에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도 아쉽다. A동주민센터 공무원 D씨는 "파출소에 문의해봤지만 주거 침입의 이유로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양천경찰서 관계자 G씨는 "방안에서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면 위급한 일로 판단해 현관문 개방을 강제집행 할 수 있다"라면서도 "이 경우는 사람을 찾는 실종수사였기 때문에 (담당 수사관이 방 안 상황이) 위급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반면, 집안 내부 확인은 공무원 지인 E씨가 양천구청과 A동주민센터에 연락을 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A동주민센터 D씨는 "공무원 E씨의 연락과 현관문을 연 건 아무런 관계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전부터 할머니댁 집주인과 몇 차례 통화하면서 현관문을 열자고 설득했고, 언제 날짜를 잡아 경찰과 함께 가보자고 제안도 했다"라며 "전부터 계획이 있었다"라고 반박했다.

지난 5일 양천구청은 또 다른 견해를 내놨다. 양천구청 관계자 H씨는 "E씨는 '사망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줬다, 상황이 위급하다고 판단해서 문을 연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첫 민원인인 기자와 달리 공무원인 E씨가 훨씬 더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줬기 때문에 업무 처리에 차이가 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기자 같은 일반 시민과 공무원 지인 E씨가 파악할 수 있는 '정보'의 질과 양은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공무원은 시민의 가족관계나 체납 여부 등을 조회할 수 있는 반면, 일반 시민은 그럴 수 없다. 정보에 따라 관공서가 다르게 반응한다면 일반 시민은 관공서에 민원을 요청할 수 있는 일이 제약될 수밖에 없다. 모든 시민이 공무원 지인을 둔 것도 아니다. 

고독사 발견 현장에 있었던 공무원 D씨는 "할머니를 찾기 위해 성심성의껏,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절차에 따라 했지만 아쉽다"라고 회고했다. 복수의 공무원들은 이런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당신과 할머니 사이에 보증금 문제가 있어서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 민원인이 선의를 갖고 있는지 악의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할머니댁 집주인의 동의를 구하고 관련이 있는 다른 기관에 문의를 거치는 등 절차를 중시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공무원의 한계이기도 하다."

복지 서비스에서 멀어진 한 노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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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오전 10시 반쯤 이순자(가명) 할머니가 고독사 상태로 발견된 할머니댁. 창문 너머로 몸의 일부를 확인한 현장 공무원이 소방서를 불러 현관문을 개방, 시신을 확인했다.
ⓒ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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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쉬운 점은 이순자 할머니가 복지 서비스가 닿지 않는 곳에서 죽음을 맞았다는 점이다. 기초생활수급자도 저소득 노인에도 포함되지 못했던 할머니, 두 계층이 아닌 '일반 노인'에게 제공되던 서비스도 받을 수 없었다. '요양시설에 갔으니 찾아오지 말라'는 말 때문에. 동주민센터와 경찰이 할머니의 소재를 파악하기 힘들 데는 이런 이유도 있다. 복지 서비스의 우선 순위 범위 안에 없던 한 노인의 삶은 결국 자신의 방에서 멈춰서게 됐다. 

양천구청·A동주민센터·양천경찰서 취재를 마치고 이순자 할머니 댁에 가봤다. 예전과 같이 여전히 동네엔 인기척이 없고, 청장년층보다 노년층이 더 눈에 띄었다. 역시나 빨간 벽돌 건물에 수많은 세대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이전과 달라진 점도 있었다. 이순자 할머니 현관문 앞에는 노란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었다. 그리고 열려 있던 창문 사이로 채 가시지 않은 냄새, 한 번도 맡아보지 못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 부디 편한 곳에서 영면하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런 죽음 없어야"...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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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봉사단체의 봉사자가 홀몸노인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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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과정에서 만난 공무원과 경찰들은 "이런 죽음을 방지해야 한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고독사가 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김춘진(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입수한 보건복지부의 '2015 무연고 사망자 현황' 자료를 보면 2015년 무연고 사망자는 1245명이었다. 2014년 1008명, 2013년 878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인다. 2015년 기준으로 무연고 사망자 중 40~50대가 38.7%(483명)으로 제일 많았지만, 사회가 고령화하고 1인가구 역시 늘어남에 따라 홀로 사는 노인의 고독사 위험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이순자 할머니가 고독사한 양천구도 위험성을 인지해 2015년 3월 '서울특별시 양천구 홀로 사는 노인 고독사 예방 및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양천구청은 지난해 통장을 대상으로 한 고독사 관련 교육, 동주민센터 및 생활관리사(35명)를 통한 연례 전수조사, 전기·수도·가스검침원 및 공인중개사들과 업무 협약 등을 진행했다. 생활관리사들은 선별된 관리대상에 1주 1회 방문 및 2회 안부 전화를 실시한다. 또한 자원봉사센터의 희망콜(안부전화), 관내 직능단체의 신고·순찰 강화로 노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자체, 복지 서비스 전달체계가 정상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하지만 이순자 할머니는 이런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폭넓게 누리지 못했다. 이순자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저소득 노인이 아니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주거환경이 양호한 임대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했고, 기초생활수급자 등에 우선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의 대상도 될 수 없었다. 그나마 어르신복지관에서 이순자 할머니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멈췄다. 2015년 5~6월 A동 담당 생활관리사가 할머니로부터 '요양시설에 있으니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은 뒤 방문 및 안부전화 서비스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이순자 할머니의 행방은 '요양시설에 갔다더라'는 소문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복지재단 송인주 박사는 "노인 돌봄 서비스의 종결은 매우 엄격하게 판단해 행해져야 한다, 왜 서비스를 종결하는지 이유 등을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라면서 "지자체는 복지 서비스 전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양천구 노인복지 서비스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양천구청 관계자 F씨는 "홀로 사는 노인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 소득·재산 수준을 떠나서 가족·이웃 등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어르신들에 대한 서비스를 늘려야겠다"라면서 "적은 수의 공무원으로 관내 모든 노인들에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민간과 협약을 확대해 더 이상 이순자 할머니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게끔 만들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A동주민센터 동장은 "이번에 A동 재개발 지역 내에 있는 65세 이상 독거노인 전수조사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A동주민센터 관계자 I씨는 "지역 인적네트워크 활성화로 노출되지 않은 복지사각지대를 더 발굴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면서 "나아가 동과 구청 사이의 보다 긴밀한 소통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양천경찰서 관계자 G씨는 보다 넓은 범위의 네트워크 형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구청(지자체)과 경찰서 그리고 소방서 삼각 채널을 구축해 높은 수위의 유기적 소통 및 업무 협조가 이뤄지면 좋겠다"라면서 "그렇다면 전화 한 통으로도 홀로 사는 노인 가족의 안위와 복지 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고,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행정적 근거를 남겨 출입문 개방 등의 조치도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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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물 인쇄만 최소 600만원, 돈 없어 선거 못하겠다“

 

고군분투하는 군소정당 후보들, 공보물 페이지수 줄이고 TV토론 나가려면 모든 후보들 동의 얻어야

손가영 기자 ya@mediatoday.co.kr  2016년 04월 07일 목요일

“돈은 없고 사람은 있는 녹색당원들이 여의도로 선거운동 왔습니다”

 

지난 4일 오후 3시, 봄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붐비는 여의도 한강 변에서 녹색당원 10여 명이 ‘정당투표는 15번’ 피켓을 들고 섰다. 녹색 조끼와 정당 홍보 피켓을 챙긴 이들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은 강변 잔디밭을 가로지르며 행진과 연설을 반복해서 진행했다.

서울 영등포구 지역구 의원 출마자 중 녹색당 후보는 없는데, 이들은 누구일까. 서울 동작갑 이유진 녹색당 후보 선거운동본부는 지역구를 넘나드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동작구 대방역에서 유세를 마친 이유진 후보는 오후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변 유세를 마친 뒤 저녁에는 관악구 신림역으로 향했다.

 

▲ 지난 4일 오후 여의도 한강변 공원으로 선거운동을 나온 이유진 녹색당 후보. 사진=손가영 기자
녹색당은 이번 선거에서 유례없는 선거운동을 시도했다. 공직선거법상의 틈새를 이용해 ‘지역구 넘나들기’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틈새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하승수 서울 종로구 녹색당 후보다. 공직선거법에는 특정 선거사무소에 등록된 선거운동원이 다른 지역구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막는 규정이 없다. 선거사무소에 등록된 선거용 차량의 경우도 이동 가능한 지역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곽빛나 이유진 후보 선거사무소 사무장은 “한 명이라도 더 유권자를 만나야 하는 절박함에 이 틈새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노동당 후보, TV 토론 참가하기 위해 지역 선거사무소 일일이 방문 노력

또 다른 군소정당 노동당의 신지혜 경기 고양갑 후보는 ‘방송 토론회’에 참가하기 위해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의 후보 사무실을 일일이 방문했다. 신 후보는 이들의 동의없이 토론회에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82조 2항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지역구 의원 후보 토론회 참가 자격을 5인 이상 의석을 가졌거나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직전 공직선거 시 3% 이상 정당득표율을 얻은 원내정당의 후보, 중선관위가 정한 언론기관의 여론조사 결과 5% 지지율 이상을 받은 후보, 4년 이내 공직 선거 출마 결과 10% 이상 득표율을 얻은 후보 등이다. 이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후보는 참가 자격을 가진 후보 모두의 동의를 얻으면 토론회에 참가할 수 있다. 신 후보는 지난달 29일 각 선거사무실에 토론 참가에 동의해달라는 요청서를 발송했고 30일 모든 후보가 동의해 지난 5일 방송된 토론회에 참여할 수 있었다.

 

▲ 지난달 31일 신지혜 노동당 경기고양갑 후보가 후보등록을 하면서 보인 항의 퍼포먼스. 피켓엔 '소수정당 후보는 투명인간?'이 적혀 있다. 사진=노동당 제공

신 후보는 이 불리한 조항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달 24일 후보 등록을 할 때 ‘소수정당 후보는 투명인간?’이 적힌 TV모양 피켓을 들고 선거관리위원회에 항의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다.

‘노상 선거사무소’ 차린 후보, “소수정당 말리는 선거제도 전면 개혁해야”

녹색당 하승수 서울 종로구 후보는 지난달 24일 광화문 광장에 ‘천막선거사무소’를 차렸다. 군소정당에 불리한 선거제도에 항의하는 퍼포먼스기도 하지만 선거운동자금이 부족해서이기도 하다. 하 후보는 선거기탁금 1500만 원을 제외하고 500만 원으로 선거운동을 치러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500만 원은 서울 종로구 내 선거사무소 임대료를 지불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하 후보가 임대료가 들지 않으면서도 유권자들과 자유롭게 만날 수 있고 홍보 효과를 노릴 수 있는 광화문 광장을 택한 이유다.

선거천막사무소를 설치한 다음 날 25일 하 후보와 녹색당은 ‘직접 뛰어보니 선거법 말도 안 돼! 선거제도 전면 개혁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법 핵심 문제점 5가지를 규탄했다. 거대 정당이 1, 2번을 차지하고 이후 원내정당이 번호를 부여받는 기호부여제도, 비례대표의 선거운동 방식과 선거운동원 수를 제한한 조항, 배우자·직계 존·비속을 선거운동원 자격으로 둔 조항, ‘돈 선거’ 조장하는 선거비용 보전제도 등이다.

하 후보의 천막선거사무소는 선거운동이 끝나는 오는 12일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하승수 녹색당 후보의 '천막선거사무소' 모습. 사진=최미연 녹색당 당원 제공

설 자리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 소수정당 “유권자 한 명이라도 더 만나고픈 절박함”

이들이 선거법의 틈새를 찾아내거나 야외 광장에 선거사무소를 차리고 경쟁 후보 사무실을 일일이 방문하는 이유는 한 명이라도 더 유권자를 만나야 한다는 ‘절박함’이다. 군소정당은 선거자금, 운동원 수, 조직 규모 등 기본적인 선거운동 역량이 거대 정당에 뒤처지는 데다 불리한 선거법으로 인해 유권자를 만날 기회가 더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역구 넘나들기’ 선거운동은 정당·정책 홍보에 방점을 찍을 수밖에 없는 군소정당의 한 수다. 이유진 녹색당 후보는 “소수정당은 비례제로 국회에 진입해왔는데 선거법상 비례후보들은 마이크도 못 쓰고 명함만 돌릴 수 있는 등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이 너무나 제한적”이라고 토로했다. 이 후보는 현행 선거법상 비례대표 후보가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은 ‘명함돌리기’라고 지적했다. 비례대표 후보는 확성기를 쓸 수 없고, 전체 비례대표 후보를 통틀어 가용 가능한 선거운동원은 34명이 최대다. 지역구 후보 한 명이 50여 명의 선거운동원을 두는 데 비해 매우 적은 규모다.

곽빛나 사무장은 “큰 정당은 대부분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만 군소정당은 그렇지 못해 거기서부터 정당 홍보 효과 차이가 난다”며 “지금의 틀로는 거대 정당을 뚫고 들어가기 힘들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 절박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녹색당의 지역구 출마 후보자 수는 5명이다.

‘토론회 자격권을 따내는 것’도 마찬가지의 한 수다. 정당의 정책과 색깔을 유권자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인 TV 토론은 유권자와 접촉할 기회가 적은 군소정당에 반가운 기회다. 신지혜 노동당 후보는 “의원도 없고 비례 대표 의원도 없는 당은 토론 기회 자체가 차단돼 버린다. 군소정당은 여론조사 대상으로도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지지율이 얼마인지 아는 것도 불가능하니 거기서 또 차단되는 것”이라며 “선거법은 소수정당을 계속 소수정당으로 남게끔 돼 있다”고 지적했다.

 

▲ 녹색당은 3월25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하승수 녹색당 종로 후보 천막 선거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식적인 선거제도, 이제는 시스템을 뜯어고칠 때"라고 주장했다. 사진=녹색당 제공

실제로 녹색당의 이유진 후보는 참가 자격을 가진 동작갑 출마 후보들 모두의 동의를 받지 못해 토론회에 참가하지 못하고 토론회가 끝나고 방영되는 10분 방송연설 기회만 얻을 수 있었다. 같은 당 홍지숙 녹색당 경기 의왕·과천 후보도 토론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군소정당 후보들은 한목소리로 “선거법이 출발선에서부터 불평등을 낳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선거는 ‘돈 선거’”라고 일축한 신지혜 후보는 군소정당 후보의 열악한 입지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정당사무소를 빌리는데 임대료가 든다. 외벽 현수막을 걸 수 있는 빌딩을 잡으려면 돈이 그만큼 들고, 현수막에 가려지는 다른 사무실엔 사례비를 주는 경우도 많다”며 “선거공보물은 최소 600만 원이 드는데 필수로 보내야 할 세대주 수가 정해져 있으니 돈이 없는 정당은 페이지 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 거대정당은 8~12페이지를 내는 반면 군소정당은 1~2페이지를 낸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 후보는 “예비 후보 기간에 보내는 홍보물도 우편요금을 후보가 다 부담해야 하는데 우편 요금만 400만~500만 원 수준이다. 유급선거사무원 일당은 7만 원이라 돈이 없는 정당은 대부분 당원들이 자원한다”면서 “(시 여러 개가 묶인 선거구는) 시마다 ‘선거연락소’를 둘 수 있는데, 선거연락소마다 방송차량, 선거사무원을 따로 둘 수 있다. 돈이 있는 정당은 그만큼 연락소, 사무원, 차량을 준비해 (선거운동을) 잘할 수 있는 것”이라 지적했다.

이런 상황을 강화하는 것은 ‘선거자금 보전제도’다. 선거법은 득표율이 전체 유권자의 15%를 넘는 후보에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하고 10%를 넘는 후보에겐 절반을 보전한다. 15% 이상 득표율을 기대할 수 있는 거대 정당의 후보들은 비용 걱정 없이 선거운동원, 선거차량, 공보물, 현수막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거대정당과 군소정당의 ‘선거운동 출발선’을 가르는 핵심적인 문제 조항이다.

군소정당 후보들은 “기탁금은 똑같이 1500만 원을 내는데 기회는 차별적”인 구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당장 출발선을 완벽히 동일하게 만들 수 없다면 군소정당이 차별받는 현실을 고려한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토론회 등 선거관리위원회가 관여하는 공적인 자리에 군소정당의 참여 기회를 보장하거나 후보와 유권자가 만날 수 있는 공식 행사를 증가시키는 방안이 제기된다. 비례대표 후보자에게 확성기 사용을 허가하거나 배우자, 직계 존·비속 중심의 선거운동원 자격 부여 제도를 폐지하는 것도 거론된다.

이유진 녹색당 후보는 “똑같이 기탁금을 냈는데 각각 입장 물어보고 토론하게 해야 하는 게 맞지 않냐. 다른 후보가 반대한다고 토론회를 못 나가는 게 공정하냐”면서 “각 후보가 어떤 정책과 입장을 갖고 있고 이 지역 문제는 어떻게 풀 건지를 나란히 앉혀놓고 대여섯 번 검증하며 (유권자에게) 정보를 줄 수 있는 선거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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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보면 안다, 우주인이 환경운동가가 되는 까닭

직접 보면 안다, 우주인이 환경운동가가 되는 까닭

조성화 2016. 04. 06
조회수 219 추천수 0
 

영화로 환경읽기 4. <그래비티>

광활하고 위험한 우주에 견줘 지구의 생명 공간은 얇은 막처럼 취약
우주로 나아갈수록 지구와의 연결 소중함 깨달아, 연결이 바로 삶

 

gr1.jpg»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바라본 달이 지구의 얇은 대기층 너머로 보이고 있다. 사진=NASA 
 
우주 vs. 지구
 
“우주 공간에서 지구를 직접 본 경험을 한 우주비행사들은 남은 평생을 지구를 보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 말은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이소연 박사가 어느 대학 강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왜 우주비행사들이 지구를 보전하는 일을 하며 남은 평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을까?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우주 공간은 생명체가 살아가기에 최악의 환경이다. 산소 공급 장치 없이는 5분을 버티기 힘들고, 기온은 영하 270도에 이르며, 대부분의 공간은 무중력 상태로 텅 비어 있다. 그에 비해 지구는 수많은 생명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물, 토양, 공기와 같은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빛나는 보석처럼 아름답다. 
 
우주 공간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극한의 환경인 우주와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아름다운 지구가 맞닿아 있는 모습이 아주 위태롭게 보인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하늘(대기)이 아주 높아 보이기 때문에 우주까지는 까마득한 거리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대기는 지상에서 약 100㎞ 상공까지만 존재하는 반면, 지구의 지름은 약 1만 3000㎞나 되기 때문에 우주에서 보면 지구의 대기층은 아주 얇은 막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에서 지구를 직접 본 우주비행사들은 아름다운 지구가 생각보다 쉽게 파괴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드넓은 우주에서 생명체가 살아가기에 적합한 유일한 공간이 지구라는 사실을 더욱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고 한다. 
 
많은 우주비행사가 우주에서의 역할을 마친 뒤 지구를 보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결국 지구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한 가지는 우주에서 지구를 직접 바라보는 경험이 될 수 있다.
 
gr0.jpg» 우주에서 본 지구의 실제 모습을 담은 가장 정교한 사진인 일명 '블루 마블'. 사진=NASA
 
이소연 박사의 이러한 이야기를 접했을 때 필자는 환경교육을 전공하고 있던 대학원생이었다. 당시 고민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환경의 소중함을 진심으로 느끼게 할 수 있을까?”“ 왜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구에 더 많은 관심을 갖지 않을까?” 하는 것들이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중에 이소연 박사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다음과 같은 다소 엉뚱한 생각을 했다. “지구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데 우주에서 지구를 직접 보는 것이 그렇게 효과적이라면, 모든 사람들에게 우주에서 지구를 보는 기회를 제공하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은가?” 
 
최근에 이 생각에 답을 주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것은 우주여행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최첨단 우주 공학 기술자가 아니라, ‘알폰소 쿠아론’이라는 영화감독이었다. 알폰소 쿠아론은 그의 영화 <그래비티>를 통해서 지구의 소중함을 알기 위해서 또는 우주의 극한 환경을 알기 위해서 우리가 우주에 직접 나갈 필요는 없다고 담담하게 말하는 듯했다. 
 
04871494_R_0.jpg» 영화 <그래비티>는 관객에게 우주에서 지구를 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영화 <그래비티>는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에게 실제 우주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지금까지 우주를 소재로 한 다른 영화들에서는 다소 과장된 폭발음과 효과음을 사용해서 극적인 모습을 연출하는 일이 많았지만 <그래비티>는 그와는 정반대되는 방법을 택했다. 가능한 실제 우주의 모습을 그대로 재연하여 중력이 없고, 소리가 전달되지 않으며, 작은 파편에 의해서도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공간이 우주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우주를 적막감이 흐르는 황량하고 고독한 곳으로 묘사한 것은 이 영화에서 주목해 볼 만한 부분 중 하나이다. 이렇게 우주를 있는 그대로 표현한 방식 때문에 <그래비티>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7관왕을 차지하며 명작의 반열에 올라갈 수 있었다. 

 

04856739_R_0.jpg» 영화 <그래비티>는 황량한 우주와 그 곁에 보이는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이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위험하고 황량한 우주와는 달리 영화 중간에 보이는 지구의 모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고 아름답게 표현된다. <그래비티>는 지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반대로 우주가 얼마나 극한의 환경인지를 극적으로 대조해 보여준다. <그래비티>가 특별한 영화이고, 많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이유이다. 
 
연결 vs 끊김
 
<그래비티>에서 주목한 또 다른 주제어는 “연결”이다. 영화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로 올라간 스톤 박사와 그 일행이 인공위성 잔해와 부딪치면서 시작된다. 이 사고로 지구로 귀환할 때 사용해야 할 우주왕복선이 파괴되고, 스톤 박사와 매트 요원만 살아남게 된다. 
   
이렇게 위급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살아남은 주인공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필사적으로 서로를 연결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결국 가느다란 끈으로 서로 몸을 연결한 다음에야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게 된다. 아주 가느다란 끈에 불과하지만 이 연결을 통해 주인공들은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고 삶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갖게 된다.

 

05269572_R_0.jpg» 작은 끈을 통한 연결에 불과하지만, 연결은 살 수 있다는 희망이 된다.
 
주인공들은 우주에 있는 동안 지구에 있는 관제탑과 연결되어 있다가, 사고 이후 연결이 끊기게 되면서 모든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살아남은 주인공들은 우주에서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다른 우주 왕복선과 연결을 시도하고, 우주에 홀로 남아 삶을 포기하려는 스톤 박사는 환영 속 매트와 연결되면서 다시 삶의 의지를 찾기도 한다. 이렇듯 연결과 끊김의 상황은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반복된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그래비티>를 통해 우리 모두는 결국 연결되어 있고, 연결이 끊긴다는 것은 우리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일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삶을 포기할 수도 있는 암담한 상황에서도 작은 연결이 삶을 지속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도 함께 말해주고 있다. 
 
영화 제목인 ‘그래비티’(중력)도 결국 지구와의 보이지 않는 연결을 의미하며, 영화의 결말에서 주인공이 지구로 돌아와 한동안 땅에 몸을 붙이고 있는 모습은 지구와 직접적인 연결이 곧 삶 그 자체라는 것을 보여준다. 

 

gr.jpg» 주인공 스톤 박사는 지구와 직접적인 연결로 살았다는 것을 실감한다.
 
인류는 지금까지 지구에서 벗어나는 것을 꿈꿨다. 비행기를 만들어서 땅으로부터 벗어났고, 우주선을 만들어 결국 지구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인류가 지구에서 벗어나는 능력을 갖게 되면 될수록 지구와 인류가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과, 지구를 완전하게 떠나 살아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영화 <그래비티>는 이러한 연결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인류는 지구를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지만 지구는 지금까지처럼 묵묵하게 우리와의 연결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마치 우리가 언제나 벗어나길 꿈꾸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 돌아갈 곳이라고 생각하는 부모의 품처럼 말이다. 
 
조성화/ 환경과교육연구소 대표, 환경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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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4‧13 총선 투표 힘으로 소녀상 지켜주세요”

 

警, ‘소녀상 지킴이 대학생’ 기소의견 송치.. “소녀상 철거 위한 행보?”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 <사진제공=뉴시스>

주한 일본대사관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한일 ‘위안부’ 합의를 비판하는 집회에 참가한 대학생이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미신고 집회’를 개최한 혐의로 ‘소녀상 지킴이 대학생’ 홍모(22)씨를 불구속 입건, 지난달 29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대학생대책위원회(이하 위원회)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학생은 지난 1월 4일 문화제 사회를 본 것이 전부임에도 불구속 입건을 통해 정부가 대학생들을 겁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경찰은 10명의 대학생들에게 무자비하게 소환장을 남발했다”며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쳤다는 이유로 사회자와 발언자에게 출두요구서를 보내는가 하면, 합의 무효를 위해 한 달간 하루도 빠짐없이 진행되었던 촛불 문화제를 집회로 간주하고, 집회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두요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소녀상을 지키는 대학생들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정부의 소녀상 철거를 비호하고 있는 이 나라 경찰과 정부는 과연 어느 나라 경찰과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위원회는 또 “지난 3월 22일 일본 언론은 올 여름 착수하게 될 재단 설립에 맞춰 소녀상 철거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이에 맞춰 우리정부는 소녀상을 지키는 사람들을 탄압하고 궁극적으로는 소녀상 철거에 나서기 위한 행보를 지금부터 시작한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에 ‘대학생들의 입을 막는 탄압을 즉각 중단할 것’과 ‘한일 위안부 합의 원천 무효화’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더 나아가 “지난 겨울, 대학생들의 63일간의 노숙농성과 시민들의 반대로 소녀상을 지켜냈다면 이제는 4.13 총선에서 굴욕합의를 맺은 현 정부의 심판으로 소녀상을 함께 지켜내자”며 “투표로 국민들의 힘을 반드시 보여주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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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2014년에도 말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다"고

다시 시작된 큰절... 2년 전을 기억하세요

[取중眞담] 새누리당은 2014년에도 말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다"고

16.04.06 22:40l최종 업데이트 16.04.06 22:51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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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등장한 콘크리트 바닥 위 참회의 절 새누리당 대구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이 6일 오후 두류공원에서 무릎을 꿇고 '대구시민들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한 가운데 정종섭 후보(대구 동구갑)가 무릎을 꿇은 채 눈을 감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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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대구경북선대본부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대구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이 6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대구시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한 후 큰 절을 올리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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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또 시작했다. 무릎 꿇고 절하며 사죄하는 선거운동 말이다. 반면 다른 쪽에선 "배알도 없냐"고 호통을 쳤다. 텃밭 영남에선 읍소로, 험지 호남에선 호통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일명 '지킬과 하이드' 전략이다.

읍소는 대구에서 시작됐다. 6일 친박계 좌장 최경환 후보(경북 청도)와 김문수, 조원진, 곽상도, 정종섭, 추경호 등 새누리당 대구지역 후보 11명이 대구 두류동 두류공원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땅 바닥에 엎드렸다. 내용을 요약하면, '민심을 외면한 공천 등 당 화합을 해친 일을 반성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한번만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사죄의 큰절을 했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진박 어벤져스"라며 같이 모여 밥 먹고 단체 사진도 찍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지역에 보낸 진실한 사람'을 자처한 이들이 이젠 단체로 무릎도 꿇고 절까지 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문수 대구 수성갑 후보는 아예 멍석을 깔았다. 범어사거리에서 매일 100배 사죄의 절을 올리겠다고 했다. 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

대구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텃밭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새누리당 부설 여의도연구원이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대구지역 12개 선거구 중에 우세는 6곳 밖에 안됐다. 수성갑 김문수 후보는 김부겸 더민주 후보에 경합열세, 북구을 양명모 후보는 홍의락 무소속 후보에 열세, 수성을 이인선 후보는 주호영 무소속 후보에 열세로 각각 나왔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선 전혀 다른 태도다. 같은 날 전북 전주을 지역 정운천 후보 유세에 나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996년 이후 전북에선 새누리당 당선자가 없다는 점을 거론하며 "여러분은 배알도 없나, 전북도민들 정신 차리셔야 한다"고 호통을 쳤다.

2014년의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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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전 2014년 6.4 지방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온 6월 1일 윤상현 당시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도와주세요" 피켓을 들고 새누리당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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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전 대구시장 선거에 등장한 '박근혜 눈물' 2014년 6월 3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 거리유세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 사진이 등장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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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이미 상황이 어려울 때 무릎을 꿇는 읍소 전략을 펼쳐 재미를 봤던 적이 있다. 오래 전 일도 아니고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다.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재난대응과 사고수습 과정에서 큰 실망과 분노를 안긴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당시 지방선거의 기본 정서였고, 당연히 새누리당의 참패가 예상됐다. 하지만 투표일을 사흘 앞둔 6월 1일, 새누리당 의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나섰다. 박대출 의원을 시작으로 이완구 당시 원내대표, 윤상현 당시 사무총장, 서청원, 김무성, 황우여, 이인제, 나경원 의원 등이 "도와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습니다"라는 손글씨 피켓을 들고 '1인 호소'에 나섰다. 손수조 부산 사상 당협위원장 등 청년 당원들은 멍석을 깔고 비를 맞으며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이 즈음 각 지역 선거운동 현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울고있는 사진이 등장했다. 그 사진에는 "대통령을 지켜주세요, 대구를 믿습니다", "위기의 대한민국, 부산이 구합시다" 등 호소가 적혀 있었다.

효과는 있었다. 새누리당은 영남을 지켜냈을 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선전했다. 참패가 예상되던 상황에서 야당이 '승리' 평가를 못하도록 막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새누리당의 승리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다시 2016년으로 돌아와, 다시 무릎을 꿇은 대구 두류동 두류공원에서 최경환 새누리당 선대본부장은 "대구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데 여기서 야당 후보 당선되고 새누리당 공천 받지 못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이번에 대구 선거가 잘못되면 박근혜 정부는 식물정부가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후보들의 발언도 비슷했다. 이쯤되면 완벽한 2014년의 재현이다.

[관련기사 - 대구 현장] "미워도 다시 한 번" 새누리당, 또 '읍소 전략'

상기하자, 지난 2년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습니다"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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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전의 참회 2014년 6.4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6월 3일 오후 손수조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도와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습니다. '부산'을 믿어요! 손수조"가 적힌 피켓을 놓고 절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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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효과가 있을까? 지금 새누리당이 대구에서 하고 있는 사죄의 진정성을 보려면 1년 10개월 전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습니다"라고 했던 약속을 잘 지켰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이 바꾸긴 바꿨다. 단지 방향이 정반대였을 뿐.

세월호 진상규명 약속을 '진상조사특위 활동 방해'로 바꿨고, 검정제 역사 교과서를 대다수가 반대하는 국정 교과서로 바꿨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가고 있던 부산국제영화제를 표현의 자유가 없는 관제행사로 바꾸려 하고 있고,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던 한국과 일본 사이의 위안부 문제를 일본 정부의 책임있는 사과와 배상이 빠진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 상태로 바꿨다.

경제민주화 공약은 대기업지원 공약으로 바뀌었고, '쉬운 해고'는 '더 쉬운 해고'로 바뀌었다. 직장인으로 바뀌었어야 할 수많은 학생은 청년구직자로 바뀌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습니다"라고 했던 약속은 새누리당을 바꾸겠다는 말이 아니었다. 그렇다. 또 주어가 또는 목적어가 빠진 약속이었다.

바뀐 것은 또 있다. 상향식 국민공천제를 '비박계 학살 공천'으로 바꾸었다는 점, 당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친박으로 바꾸었다가, 탈당 무소속 출마 사태를 맞은 정도일 것이다. 바꾸겠다고 약속하며 광화문에서 피켓을 들었던 윤상현 사무총장은 "김무성 죽여버려!"라며 '당 대표 공천 배제'를 시도했다가 오히려 자신을 무소속 후보로 바꿨다.

새누리당 후보들의 읍소를 보며 마음이 동한 유권자라면, 1년 10개월 전 "도와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습니다"라고 했던 새누리당의 행적을 다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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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다시 '사죄' 큰절 하는 김문수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대구 수성갑)가 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자신의 선거 사무소 앞에서 '새누리당의 오만함을 사죄드린다'는 피켓을 세워두고 시민들에게 절을 하며 용서를 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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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군, DMZ서 北 측으로 ‘기관총 오발’ 아찔

남측군, DMZ서 北 측으로 ‘기관총 오발’ 아찔
 
북측에 “총기 정비 중 실수”3번 방송 통해 전달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6/04/07 [07:4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국군이 북측을 향해 기관총 오발 사고를 내 자칫 큰 사건으로 비화 될 수 있었으나 남북 양측군의 신속하고 인내력 있는 대응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이정섭 기자

 

 

남측의 국군이 군사분계선(DMG)에서 총기 수리를 하던 중 북측으로 오발 사격을 해 아찔한 상황을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토 통신은 지난 6일 저녁 국방부 관계자가 “지난 3일 한국과 조선의 군사 분계선에 위치한 비무장지대(DMZ)에서 한국군이 감시 소초에서 총기 정비 중 실수로 기관총 2발을 조선 측을 향해 발사했다”고 밝힌 사실을 보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국군 병사는 기관총을 정비 중이었다.”며 “한국군은 오발 직후, 북조선 측에 ‘총기 정비 중 발생한 오발’이라는 방송을 3회 실시해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조선인민군은 반응하지 않아 더 이상의 총격전은 벌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총기 정비 안전 수칙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예민한 군사분계선에서 정비 중 북측을 향해 오발을 냈다는 것은 석연치 않은 부분으로 만일 총기 앞에 동료 병사가 있었다면 큰 사고로도 이어 질 수 있어 정확한 사고 규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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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래첨단 건축과 관광 둘러보기

 
자연 에너지 이용한 운송 수단과 비행기 주택 등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6/04/05 [21:13]  최종편집: ⓒ 자주시보
 
 

 

조선은 현 시기를 건축의 최전성기라 부른다. 김정은 제1위원장 시대가 개막되면서 건축에서 조형화 예술화, 편리성을 강조했다.

 

조선에서는 건축에 있어 선편리성 후 미학성을 강조했지만 최근 년에는 선편리성 선미학성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생활의 편리성은 물론 동시에 미학성을 강조해 건축의 조화로움과 예술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건설 된 미래과학자 거리와 과학기술 전당, 은하 과학자 거리는 풍력, 태양열, 태양광, 지열 등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녹색 건축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3일 착공한 려명거리는 완벽한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 거리로 일어설 예정이다.

 

본지는 조선의 건축가들이 미래를 구상한 건축물과 관광 숙박시설, 기차와 비행기 등 운송 수단들의 조감도를 입수했다.

 

북의 건축가들의 조감도를 통해 미래관광과 건축을 들여다 본다.

 

▲ 원뿔형 호텔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 소통형 콘도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 비단 생산협동공장 우리민족 전통인 물레방아를 형성한 것으로 태양열과 풍력 등을 기본으로 한 친환경적 건축물이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 나무를 형상화한 호텔     © 이정섭 기자

 

▲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호텔 객실 고전적 전화기도 보인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 산과 산을 이은 현수교(들림다리)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설계된 듯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 북의 건축가들이 구상한 비행기 주택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 관광지에 건설 될 관광객을 위한 숙소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 산골 마을의 냇가를 달리는 여객용 기차. 전선이 보이지 않고 연기도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자연 에너지를 이용한 최첨단 여객열차로 보인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 남포 갑문 부근에 자리잡을 호텔 설계도 민족 정서가 느껴지는 건축물이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 금강산 계곡을 안고 들어 설 건축 조감도.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방법으로 설계된 모습임을 알수 있게 한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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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사고 5년, 원전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후쿠시마 사고 5년, 원전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윤순진 2016. 04. 05
조회수 834 추천수 0
 

원전 국민의식, 41%가 “안전하지 않다”면서 85%는 “필요”
위험 감수하는 원자력 대신할 재생에너지 등 대안 제시해야

 

05522893_R_0.jpg» 황량한 벚꽃길. 벚나무 2천여 그루가 꽃길을 이루고 있는 후쿠시마현 도미오카 벚꽂길이 기괴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도로 오른편 가드레일 뒤편은 귀환곤란구역이다. 사진 후쿠오카/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2011년 3월11일 규모 9의 강진과 쓰나미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지 5년이 지났다. 오는 4월26일이면 옛 소련, 지금의 우크라이나에서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일어난 지 만 30년이 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물론이고 체르노빌 원전사고도 여전히 온전하게 수습되지 않은 상태다. 30년이 된 체르노빌 원전은 가까스로 덧씌운 석관에 금이 가면서 방사능 물질이 새어 나오고 있어 100년 정도 유지될 새로운 덮개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베틀라나 블랙시예비치가 쓴 <체르노빌의 목소리>에서는 원전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거나 삶이 송두리째 흔들려 버린 사람들의 사연이 생생하게 쏟아져 나온다. 거짓으로 가릴 수 없는 목소리다.
 
후쿠시마에선 시설물 잔해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녹아내린 핵연료 처리나 발전소 해체가 언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알 수도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방사능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가 여전히 태평양으로 흘러들거나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05522239_R_0.jpg» 유령도시로 변한 후쿠오카 도미오카 역 주변의 풍경. 사진=후쿠오카 / 김진수 기자

 
17만 명에 이르는 후쿠시마 이재민 가운데 10만여 명은 지금도 대피소에서 생활하며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고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다. 사람들이 피난을 가지 않고 머무는 후쿠시마현의 도시에서는 제염처리로 생긴핵폐기물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거리 곳곳에 야적되어 있다. 어린이 갑상선암 환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고 시름시름 앓다 죽어가는 사람과 가축이 끊이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남긴 상흔은 더 깊어가고 있지만 일본에선 2030년 원전 제로 방침을 택했던 민주당 대신 원전 재가동을 공약으로 내건 자민당이 압승했다. 공약대로 자민당 아베 정부는 원전 재가동에 들어갔다. 아베 정부는 후쿠시마현 일부에 대해 이미 대피령을 해제했고 2017년 3월까지 원전 인접 지역을 제외하고 피난 지시령을 해제한다는 방침을 공표한 상태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했던 도쿄전력은 그런 엄청난 사고를 냈는데도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다. 원전으로부터 30㎞ 이내에 살던 이재민에게 매달 1인당 10만엔을 피해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는데도 그렇다. 보상금으로 지급하는 비용을 도쿄전력 소비자들이 내는 전력요금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런 엄청난 사고에도 도쿄전력 경영진은 아무런 법적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이 ‘후쿠시마 원전 고소인단’을 결성해서 도쿄전력 전 경영진 3인을 고소한 뒤에도 일본 검찰은 두 차례에 걸쳐 불기소 처분을 내렸고 이에 후쿠시마 원전 고소인단이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검찰심사원에 이의를 제기해 검찰심사원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맞서 두 차례의 기소 결의를 한 뒤에야 강제 기소가 결정되었을 따름이다. 이렇듯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지금도 여전히 물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진행 중이다. 
 

05522683_R_0.jpg» 도미오카 해변 주변에 방사성 폐기물이 담긴 용기가 야적돼 있다. 사고 이후 5년이 되었지만 사고는 현재 진행 중이다. 사진=후쿠시마/김진수 기자 jsk@hani.co.kr


그렇다면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우리 사회엔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또 일반시민이 원자력발전을 바라보는 관점은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우리나라 일반 시민의 일본 원전사고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은 관광객 수를 통해 일정 부분 살펴볼 수 있다. 시민 모두가 일본 여행을 갈 수 있는 형편은 아니지만 관광객 수의 변동은 일반시민 반응의 경향성을 보여주는 대리 지표로 볼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누리집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본 관광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전인 2011년 2월 23만 1640명이다가 2011년 3월 8만 9121명으로, 4월엔 6만 3790명으로 떨어졌다가 5월부터는 증가해 오고 있다. 연도별로는 2010년 243만 9816명에서 2011년 165만 8073명으로 떨어졌다가 2012년 204만 2775명, 2013년 245만 6165명, 2014년 275만 5313명, 2015년 400만 2052명으로 늘어났다. 

 

<그림 > 일본을 찾는 관광객 수의 연도별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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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2010년 수준을 넘어서기 시작해서 2015년에는 2010년의 1.64배나 되는 사람들이 일본을 다녀온 것이다. 후쿠시마현 인근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많지 않겠지만 일본 내에서 후쿠시마산 농산물이나 축산물, 수산물 등이 유통되고 있기에 안심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다음이나 구글 등 포털 사이트에는 일본으로 여행을 가기 전 자신의 행선지는 안전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아보기 위해 정보를 찾아보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일본 방사능 안전지역이 어딘지, 그래서 여행을 가도 괜찮은 곳은 어딘지를 게시하는 블로그도 여럿 있다. 
 
그런데도 전반적으로 일본 관광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시간이 흐르면서 방사능 위험에 대한 경계심이 다소 느슨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03881122_R_0.JPG» 후쿠시마 사고가 난 다음달인 2011년 4월10일 오전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품질관리사가 동해와 남해산 수산물 6개 품목(생물참치, 아귀, 가자미, 갈치, 고등어, 오징어)등에 대해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이용해 점검하고 있다. 류우종기자 wjryu@hani.co.kr 
 
다른 한 가지,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한 우려는 일본산 식품에 대한 부정적 반응에 잘 드러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꾸준히 줄어들던 일본산 수산물 수입량이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해양수산부의 수산 정보 포털을 보면, 일본산 수산물(소금 제외) 수입 중량이 2010년 8만 4018톤에서 2011년 5만 6043톤, 2012년 3만 9614톤, 2013년 3만 7271톤, 2014년 3만 2844톤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2015년에는 3만 8724톤으로 다소 늘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정부는 후쿠시마 주변에서 생산하는 50개 수산물에 대해 수입 금지 조처를 내렸다가 2013년 여름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대량 유출된 것이 확인되자 9월9일부터 후쿠시마, 이바라키, 미야기, 이와테, 도치기, 지바, 아오모리 등 8개 현에서 생산하는 모든 수산물에 대해 수입 금지 조처를 했다. 
 
그 결과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지속적으로 줄었으나 2015년부터 반등 조짐이 보이고 있으며 일부 품목은 사고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도 하였다. 대표적인 예가 갈치다. 일본산 갈치 수입량은 2010년에 비해 2012년까지 수입물량이 줄었다가 2013년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해서 2015년 수입량은 2010년 수입량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보도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원산지 표시를 정확하게 하지 않거나 국내산으로 거짓 표기하는 경우가 많고, 소비자가 직접 구매할 때는 일본산을 고르지 않지만 외식산업이 발달한 상황에서 외식업소에서 일본산 수산물을 사용하는 일이 많지 않을까 짐작해 볼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방사능 국민 인식도 조사 위탁 사업보고서를 보면, 2014년 10~11월 사이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85.9%가 “일본과의 무역마찰을 감수하더라도 현 수준과 같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를 계속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수준을 넘어 현재보다 더 엄격하게 일본산 수산물을 관리해야 한다는 응답도 69.9%로 높았는데,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엄격하게 관리할 것을 요구하는 응답도 31.3%에 달했다. 심지어  절반이 넘는 58.8%의 응답자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수산물 구매 자체를 꺼리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5.6%의 응답자들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아예 수산물을 구입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능 정보와 관련해서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상당히 낮았는데 정부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13.3%(매우 신뢰 1.1%, 다소 신뢰 12.2%)인 반면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2.6%(신뢰하지 않는 편 31.2%, 전혀 신뢰하지 않음 11.4%)로 나타났다.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낮기 때문에 검사 결과 방사능이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 해도 일본산 수산물은 사지 않겠다는 응답이 68.8%로 높았다. 사겠다는 응답자들은 10.3%로 낮았다. 따라서 일반 시민들의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05319806_R_0.jpg» 지난해.5월22일 여성환경연대, 한살림연합, 환경운동 연합 등 시민사회단체회원들이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 위험이 있는 수산물의 수입을 강요하는 일본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방사능 위험은 사고국 일본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세계 6위의 원전 대국으로서 잠재적인 방사능 위험 국가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일반시민들은 이러한 방사능 위험을 야기하는 원자력 발전 그 자체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을까? 
 
한국원자력문화재단에서는 두세 달 또는 서너 달에 한 번씩 원자력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를 한다. 원자력문화재단이 직접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리서치나 한국 갤럽, 메트릭스 등 외부 여론조사 기관에 위탁하는데 매번 19살 이상 성인 인구 1000명 정도(때에 따라 1500여 명)를 대상으로 전화조사나 방문조사로 실시한다. 
 
원자력문화재단의 조사 결과를 보면, <그림 2>처럼 원자력발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전 가장 마지막에 실시했던 2010년 10월 조사에서 응답자의 89.4%가 동의하던 데서 사고가 난 2011년 조사에서는 78.2%로 낮아졌지만 가장 최근에 실시한 2015년 12월 조사에서는 다시 85.1%로 높아졌다(2011년 조사 결과는 정식으로 발표하지 않아 2012년 조사에서 전년 조사 결과와 대비해서 기술한 부분에서 역산한 수치이다). 
 
하지만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2010년 53.3%에서 2011년 40.1%로 낮아졌다가 2015년 12월에도 41.0%로 2011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그림 2> 참조). 원전의 필요성과 안전성에 대한 두 결과를 함께 생각해보면 2015년 12월 조사에서 응답자의 41.0%만이 원전이 안전하다고 생각했지만 85.1%는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들은 원전이 안전하지 않지만 필요하다, 즉 ‘필요악’으로 보는 것으로 추론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원자력발전을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게 적절하다고 보고 있을까? 앞서 언급한 시기의 조사들을 보면 2010년 10월 조사에서는 원전을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 45.9%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43.0%의 현 수준 유지였으며 9.3%만이 줄여나가야 한다고 답했다(<그림 2> 오른쪽 참조). 
 
그러나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한 2011년의 11월 조사에서는 현 수준 유지가 42.3%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증설로 30.0%였으며 줄여나가야 한다는 응답이 21.6%였다. 2010년과 비교할 때 증설해야 한다는 입장이 15.0% 포인트나 줄어든 반면 감소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12.3% 포인트 늘어난 것이었다. 
 
가장 최근 조사에서는 원전 유지가 42.3%로 가장 높으면서 33.7%가 증설에 찬성하고 있고 감소를 원하는 응답자들이 21.1%로 나타났다. 여전히 감소시켜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비중 상 가장 낮지만 사고 전에 비해서는 11.8% 포인트나 늘어난 것으로 원전을 줄여가야 한다는 여론의 추세를 보여준다. 이 조사의 결론을 일반화하는 데 무리가 없다면, 이제 국민의 5분의 1 이상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줄여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림 > 원자력발전의 필요성과 안전성(왼쪽) 및 원전 건설 방향에 대한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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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원자력 발전은 필요악이라고 생각하는 시민이 적지 않지만, 시민 다섯에 한 명은 이제 원자력 발전을 줄여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필요악이라 보는 입장에서는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온실 가스 감축(61.8%), 안정적 전력 수급(78.3%), 경제발전(78.7%)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원자력 발전이 상당한 효용성이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응답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원자력 발전이 아니더라도 대안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일깨운다. 사실, 원자력문화재단의 조사에서 향후 가장 많이 이용할 발전 방식에 대해 응답자들의 62.7%가 신·재생에너지(수력 제외, 수력만은 14.1%)라고 보고 있다.

 

05416981_R_0.jpg» 2015년 10월13일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배를 타고 고리원자력발전소 신고리 3·4호기 앞에 상륙, 신고리 5·6호기 추가 건설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2개 원전이 추가되는 것을 반대하는 의미로 '인자 원전 고마 지라, 쫌!'이라고 쓰여진 펼침막을 펼쳐보였다. 울주/ 김봉규 선인기자 bong9@hani.co.kr
 
우리나라 전력의 55.5%를 소비하는 전력집약적인 산업부문의 구조를 바꾸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러한 산업구조는 저절로 바뀌지 않는다. 시민사회로부터의 압력, 이를 바탕으로 한 전력 요금 구조의 개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이 변화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 스스로 전력을 생산하면서 에너지 문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민, 자신의 에너지 소비가 야기할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성찰하는 시민이 더 많아져야 한다. 
 
윤순진/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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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활동가 박성수 “선관위, ‘권력의 개’ 말고 ‘감시견’ 돼라”…개사료 투척

시민활동가 박성수 “선관위, ‘권력의 개’ 말고 ‘감시견’ 돼라”…개사료 투척“TV조선 ‘객관성 결여’ 보도엔 침묵…뉴스타파 나경원 보도엔 경고조치?”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시민활동가 박성수 씨가 <뉴스타파>의 ‘나경원 딸 부정입학 의혹’ 보도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항의 표시로 개사료를 투척했다.

박성수 씨는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날 오후 3시경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개사료를 뿌렸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보도자료에서 박씨는 “(뉴스타파) 방송은 당시 심사에 참여했던 교수의 양심 선언성 발언을 다뤘던 것”이라며 “이에 대해 ‘공정하게’ 나경원 의원에게 해명을 요구했으나 이에 인터뷰를 거절했던 것은 나경원 의원 본인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함에도 선관위가 뉴스타파의 보도에 대해 어떠한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객관성이 결여된 방식의 보도’라며 무턱대고 경고조치를 하며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은 선관위가 박근혜 정부의 선거운동을 돕는 것 이외의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TV조선의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객관성이 결여된 방식의 보도’에는 침묵하는 선관위가 유독 정부 비판적 색채를 띤 뉴스타파에 대해 이렇게 경고조치를 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들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또 “뉴스타파에 대한 경고 조치는 나경원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선거지원 이외의 무엇으로 해석해야 하는가”라며 “특히나 이는 여당 후보들을 검증하러 나선 언론은 물론 시민들을 선관위가 앞장서서 재갈을 물리겠다는 처사로 보이기에 국민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관위가 ‘권력의 개’가 아닌, 국민의 권리 침해를 감시하는 ‘감시견’으로서의 활동을 독려하고자 선관위에 개사료를 살포한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박씨는 박근혜 정부 비판 전단을 제작, 살포한 혐의로 검경이 수사를 진행하자 경찰서와 검찰청에 개사료를 살포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박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구속 수감된 박씨는 그해 12월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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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드리겠다, 광주가 문재인에게 등돌린 이유

 
[주장] 몰표로 지지했다 돌아선 광주 민심의 참뜻
16.04.05 14:40l최종 업데이트 16.04.05 18:13l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호남 방문' 과 관련해 논란이 뜨겁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담긴 여러분의 글을 기다립니다. [편집자말]
기사 관련 사진
▲ 광주 조선대 찾은 문재인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지난해 11월 18일 광주 동구 조선대에서 특강하기 위해 강연장에 들어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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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이 더민주 광주 후보들에게는 득이 될까, 실이 될까. 방문의 내용이 무엇이냐에 따라 득이 될 수도 있고 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경우에도 득이 될 수 없다고 보는 후보도 있다. 

예컨대 북구갑의 정준호 후보는 문 전 대표의 '대선 불출마'를 촉구하면서 지난 3일부터 망월동에서 옛 전남도청까지 3보1배를 시작했다. 결코 득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해 그러했을 것이다. 3보1배는 아직 진행중이다.  

정 후보의 행동에 대한 지역민의 시각은 좋지 않다. 문 전 대표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가장 젊은 '전략공천' 후보가 자기 비전은 내놓지 않고 탈당파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문 전 대표를 '활용'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에 대한 생각은 캠프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다. 판을 크게 흔들지 않고서는 반등이 어려운 열세 지역구의 경우 "한 번 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반면에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박빙 열세(우세) 지역구에서는 "도박이나 다름없다, 판단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는 "당과 협의가 있어야 한다, 현 시점에서 적절한가 생각하고 있다"(정장선 선거대책본부장)면서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입장에서 광주방문은 피할 수 없다. 가장 유력한 제1야당의 대선 주자가 야권의 심장부라는 광주를 회피하는 건 대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쉽게 발을 떼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광주에서 뛰고 있는 더민주 후보들에게 미칠 정치적 대차대조표가 명확하지 않아서일 것이다.

종합하면, 문 전 대표는 호남선 열차에 몸을 싣고 싶어 하고, 당 지도부는 말리는 형국이다. 열쇠는 광주(호남) 후보들이 쥐고 있는데 유불리 판단이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그가 자신을 비토하는 분들을 만나 허리띠를 풀고 오해를 풀기 위한 실질적인 시도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였다. 그가 특전사 출신 경상도 사나이답게 오해를 풀고, 사과할 일이 있으면 시원하게 사과하여 대인배의 풍모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바람의 방향이 크게 바뀔 것으로 믿는다. 광주 사람들은 아마 그것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공부하고 광주에 직장을 두고 있는 한 장년층 아무개씨의 페이스북 글을 요약한 것이다. 나는 이 글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진단과 제안이 광주사람들의 일반적인 입장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다는 이야기다.

광주가 목빠지게 기다리는 것

통상적인 전통시장 순방과 '정권 교체', '새누리 심판', '진짜 야당'이 문재인 방문의 내용이라면 오지 않는 게 좋다. 광주사람들은 단 한 번도 '정권 교체', '새누리 심판'의 숙명을 포기한 적이 없고,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정치적 판단이 우매하지도 않다. 가르치려 들지 말고, 빤한 소리 말라는 것이 '중앙 정치인'에 대한 광주사람들의 요구다.

광주를 대상으로 한 각종 여론조사를 들여다 보면 세대 구간에 따라 지지정당이 확연하게 바뀌는 걸 확인할 수 있다. 20~40대까지는 더민주가 강세다. 50대 이상부터는 국민의당이 강세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강력한 지지세력이었던 광주의 노장층이 더민주로부터 돌아선 것이다. 왜 그랬을까.

광주의 노장층은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 야당 지도자에서 대통령이 되는 과정을 온 몸으로 겪은 이들이다. 호랑이를 잡으려고 호랑이굴로 들어간 김영삼. 1987년 대통령 선거 대구 유세에서 수많은 돌세례를 피하지 않고 끝까지 연설한 김대중. 종로 국회의원을 버리고 부산으로 뛰어 들어 온갖 곤욕을 치르면서도 당당했던 노무현.

광주의 노장층이 경험한 '대통령이 된 야당 지도자들'의 정치행위는 화려하고 탁월했으며 분명했다. 거기에는 늘 고난이 따랐고, 그 고난을 정면돌파함으로써 야당 지도자들은 마침내 대통령이 되었다. 문 전 대표가 이러한 정치적 결기를 보여준 적이 있었던가? 문 전 대표 스스로도, 지지자들도 "보여주었다"고 간단히 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광주의 노장층들이 이구동성으로 "문재인은 대통령감이 아니다"고 단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신에게 몰표를 준 호남 유권자들을 만나는 것조차 머뭇거리는 지금 이 모습에서 "대통령감이 안되는 문재인"을 거듭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문재인의 호남차별'이 만약 오해라면  "허리띠를 풀고 오해를 풀기 위한 실질적인 시도"를 하면 된다. 그러한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사람만 좋은' 지금의 문재인이 광주의 노장층은 못마땅한 것이다. 노장층의 생각이 광주 보통사람의 생각이기도 하다. 다만 총선에 임하는 전략이 다를 뿐이다.

광주의 노장층들이 '싫어하는 문재인'을 뒤집으면 '좋아할 수 있는 문재인' 모습이 나온다. 호남을 고립시킨 3당합당의 주역인 탓에 그렇게 싫어했지만 막상 대통령이 되고 나서 개혁적 조치를 시작하자 김영삼 대통령에게 80%가 넘는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도시가 광주다. 문 전 대표라고 해서 다를 것이 어디에 있겠는가.

남은 기간은 1주일이다.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와 며칠이라도 묵으면서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오해를 풀 일이 있으면 풀고, 막걸리도 마시다 취해 쓰러지기도 하고, 벚꽃 나무 아래서 보릿대 춤도 추고, 금남로나 상무지구 어디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큰 절도 하면서 이렇게 말한다면 바람의 방향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저에게 돌을 던지면 맞겠습니다. 저를 내쳐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더불어민주당의 젊고 참신한 광주 후보들이, 호남의 후보들이 나랏일 할 기회를 꼭 주십시오. 이 부탁을 드리려고 제가 왔습니다."

정면돌파 하지 않으면 대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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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조선대 방문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지난해 11월 18일 광주 동구 조선대를 방문해 특강에 앞서 대학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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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합리성에 기반한 선택이 아니다. 열망과 요구, 소통에 근거한 선택이 선거이고, 그 선택 이후에 합목적성을 추구하는 것이 대의제 민주주의이다. 광주시민의 열망과 요구, 소통의 갈증을 푸는 데서 바람은 시작될 것이다. 문재인이기 때문에 실패할 수 있지만, 문재인이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곳이 광주이고 호남이다.

광주의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은 "대통령감이 되는 문재인"을 만나고 싶어 한다. 와신상담, 일취월장한 문재인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당신을 대권후보로 지지할 수 있다는 모스 부호를 '더민주 반대'의 형식으로 계속해서 타전하고 있다. 무조건 지지하는 '빠'와는 수준이 다른 유권자 행동이다.

문제는 문 전 대표도 그 주변도 이 모스 부호를 해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알려 드린다. 광주가 원하는 문재인의 모습으로 광주에 오면 된다. 당신들 스스로도 인정하지 않았던가. 광주 유권자의 수준이 대한민국 최고라고. 최고의 유권자가 최고가 되려는 이에게 '최고의 포지셔닝'을 주문하고 있는 게 지금의 총선 국면이다.

포장하고 연기하라는 말이 아니다. 기본을 갖추라는 주문이다. 대권에 도전하려면 문재인은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는 주문이고, 실제로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 주문사항을 이행하지 못하면 대권은커녕, 대권에 도전할 자격도 없다는 것이 광주 노장층의 냉철한 인식이다.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의원직 제명(김영삼)도 아니고 사형선고(김대중)를 내리는 것도 아니다. 어제의 지지자들이 내놓은 어려운 문제 하나도 정면돌파하지 않는 유력 대선후보를 도대체 광주가 지지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광주의 주문대로 오면 바람이 불 것이고, 그렇게 못하겠다면 바람은 역풍으로 바뀔 수 있으니, 아예 오지 않는 것이 낫다. 이것이 '국민의당'을 모스 부호로 삼아 광주의 노장층이 유력대선 후보 문재인에게 타전하는 러브콜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이정우 기자는 광주에 있는 더좋은자치연구소 연구실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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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4.3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 개최

2천여 노동자, 제주서 '한반도 평화' 외치다민주노총, ‘4.3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 개최
제주=엄미경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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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05  17: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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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엄미경 통신원 (민주노총 통일국장)

 

   
▲ 2016년 4.3항쟁의 정신은 ‘평화협정 체결! 정권심판 전쟁심판 4.13 총선승리’로 모아졌다. ‘4.3항쟁 정신계승! 평화기행’은 주말인 2일, 4.3 평화공원에서 민주노총의 자체 위령제와 헌화로 시작됐다. [사진 - 통일뉴스 엄미경 통신원]

‘4.3항쟁 정신을 계승하자!’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군사적 대결과 긴장이 높아지고 있으며 남북관계는 그야말로 파탄지경에 이르러 있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제주공항과 제주항으로 모여들기 시작한 민주노총 조합원은 1,400여명에 달했다. 금속노조, 보건의료, 건설산업, 공무원, 공공운수, 사무금융, 민주연합, 대학노조, 서비스연맹, 전교조, 화학섬유, 정보경제 연맹 등 거의 대부분의 산업 업종별 노동조합의 대표자와 조합원들이 참가했다.

4월2일 토요일, 4.3 평화공원에서 민주노총의 자체 위령제와 헌화로 시작된 ‘4.3항쟁 정신계승! 평화기행’은 평화공원 답사, 섯알오름, 알뜨르 비행장, 송악산 진지 동굴로 이어졌고 강정마을의 미 해군기지 건설장 앞에서 마무리되었다.

   
▲  2일 ‘4.3항쟁 정신계승! 평화기행’이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엄미경 통신원]
   
▲ ‘4.3항쟁 정신계승! 평화기행’은 강정마을의 미 해군기지 건설장 앞에서 마무리되었다. [사진 - 통일뉴스 엄미경 통신원]

4.3항쟁은 인간의 존엄이 저항의식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준 역사적인 투쟁이었다. 그러나 분단을 반대하고 미군정을 거부하며 투쟁했던 노동자 민중들의 한은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음을 평화기행을 통해서 노동자들은 확인했고 분노했다. 그렇기에 우리는 제주를 결코 평화의 섬이라고 부르지 못한다.

미 해군기지가 버젓이 들어 와 있는 강정포구 앞에서 눈앞에 보이는 군함을 등지고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평화협정체결투쟁’을 힘차게 결의하였다.

4월3일 일요일 오전, 어제와 다르게 흐려진 날씨가 조합원들의 마음을 더욱 비장하게 만들었다. 노동, 민주, 민생, 경제, 외교, 남북관계 등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잘 하지 못하는 무능한 정권 덕분에 노동자들의 투쟁 의제가 넘쳐나고 있다.

4.3항쟁 정신계승에 뒤따르는 투쟁 구호가 숱하게 나열될 수 밖에 없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2016년 4.3항쟁의 정신은 ‘평화협정 체결! 정권심판 전쟁심판 4.13 총선승리’로 모아졌다.

‘4.3항쟁 정신계승! 4.13 총선투쟁 승리! 한반도 평화협정체결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4.3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힘차게 이어졌다.

   
▲ 3일, ‘4.3항쟁 정신계승! 4.13 총선투쟁 승리! 한반도 평화협정체결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4.3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힘차게 이어졌다. [사진 - 통일뉴스 엄미경 통신원]
   
▲ 3일 기자회견은 제주시청 앞에서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엄미경 통신원]

민주노총은 “박근혜 정권은 입만 열면 경제위기의 모든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쉬운 해고를 강행하는 2대 불법 행정지침과 성과퇴출제로 노동자들을 죽음의 길로 내몰고 있다”며 “노동자 민중을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면서 밖으로는 굴욕적인 무능 외교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박근혜 정권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또한 “일제 식민지 치욕의 역사를 헐값에 팔아먹고 미국의 군사적 패권 유지를 위해 들러리 역할을 자임하면서 한반도를 심각한 전쟁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랜 군사적 대결과 반복적 전쟁위기를 끝내는 유일한 방법은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길 뿐”이라며 “4.3항쟁 정신계승으로 ‘한반도 평화협정체결 투쟁을 전면화할 것’을 선언했다.

그리고 “이번 총선은 단순히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전쟁광들을 심판하고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는 노동자 민중들의 평화투쟁”이라며 “반노동, 반민주, 굴종 외교로 주권을 팔아먹는 이 땅의 정치 위정자들을 심판하고 군사독재 시절의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는 정권심판 투쟁이다”고 이번 총선 의미를 규정하고 4.13 총선 투쟁 승리를 결의했다.

   
▲ 2,000여명의 참가자들이 제주시청에서 관덕정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 - 통일뉴스 엄미경 통신원]
   
▲ 제주도민들이 노동자들의 행진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엄미경 통신원]
   
▲ 거세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노동자들의 투쟁 함성은 더 크게 울려퍼졌다. [사진 - 통일뉴스 엄미경 통신원]

민주노총은 “4.3항쟁의 저항정신을 계승하고 투쟁하는 노동자 대오로써 이 땅의 민중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협정체결 투쟁의 전면화! 전쟁심판, 정권심판 4.13 총선 승리 투쟁을 힘차게 전개할 것을 선언하며 2,000여명의 참가자들이 제주시청에서 관덕정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거세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노동자들의 투쟁 함성은 더 크게 울려퍼졌다.

우산을 받쳐 든 제주도민이 차도 위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4.3항쟁정신은 결코 제주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그 투쟁정신의 계승자들이 노동자, 농민, 빈민, 여성, 청년 학생들이다. 그렇기에 분단을 반대하고 한반도 평화협정체결 요구로 더 크게 단결하고 투쟁하는 것이 4.3항쟁정신을 이어가는 길이며 노동자들의 투쟁 과제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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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청와대.정부청사 등 타격 경고영상 공개

北, 청와대.정부청사 등 타격 경고영상 공개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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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04  23: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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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사이트가 청와대를 타격하는 영상을 4일 공개했다. [캡처-조선의오늘]

북한이 4일 청와대와 서울.세종 정부청사, 국방부, 국정원 등 정부시설을 타격하는 경고영상을 공개했다.

북한 웹 사이트 <조선의오늘>은 이날 리정혁 방사포병이 만든 '최후통첩에 불응한다면'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실었다. 해당 영상은 '즐겨보는 한 장면 UCC' 코너에 올라와 있다.

영상은 지난달 26일 북한 군 전선대연합부대 장거리포병대의 최후통첩장을 시작으로 다양한 마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어 해당 미사일들이 '서울해방'이라는 이름으로 청와대, 서울정부종합청사, 세종정부종합청사, 주한미군사령부, 국방부, 국정원 등을 타격하는 영상으로 이어졌다. 그러면서 '모든 것이 잿더미로 될 것이다'라고 경고문구로 마무리했다.

   
▲ 서울정부청사를 공격하는 영상. [캡처-조선의오늘]

사이트는 앞서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을 조준하는 영화 '명령만 내리시라' 후속편 예고영상과 각종 미사일로 미국 워싱턴DC 등을 타격하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한편, 북한 장거리포병대는 최후통첩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불응할 경우 청와대와 정부기관을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전선대연합부대 장거리포병대 집중화력 타격연습을 참관하면서 "서울시 안의 반동통치기관들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리며 진군하여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이룩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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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제주강정마을 주민 등에 34억 손배.. “이게 대통합이고 상생?”

 

강동균 전 마을회장 “불법 공사로 인한 피해 주민에 전가…갈등 봉합에 찬물”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해군이 강정마을 주민 등을 상대로 34억여 원의 구상권을 청구, 주민들은 물론 정치권 등에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강동균 전 강정마을 회장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전세계적으로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한 나라가 있었나”면서 해군의 구상권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해군은 제주해군기지 공사 지연에 따른 손해에 대해 강정마을회와 주민들, 평화활동가와 단체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강 전 회장은 공사 지연으로 275억 원의 손실금이 발생한 것은 맞지만 이는 주민들 책임이 아닌 해군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사 기간 10년 동안에 (공사를) 편법, 불법적으로 한다고 제주도로부터 공사중지 명령을 9차례나 받았다”며 또 “제주도 강정 바다의 속성을 모른 결과, 지난 볼라벤 태풍 때 케이블선이 7개나 파손돼 엄청난 손실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들이 (공사장)앞에서 농성 천막을 쳤던 반대를 했던 아시다시피 경찰들은 저희들을 전부 연행하면서 계속 공사를 했다”며 “그 275억 세금은 이 사람들의 편법, 불법적인 공사에 의한 손실금”이라고 강조했다.

강 전 회장은 “지금 벌금만 해도 거의 2000만원 이상 냈다. 단지 우리 강정마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문제점을 제기한 것밖에 없는데 벌써 그렇게 냈다”며, 여기에 “6000만원까지 물면 1억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 지난달 30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서귀포 강정마을회가 해군의 제주해군기지(제주민군복합항) 공사 지연 손해배상 청구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난 29일 해군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강정마을 주민 등의 반대 운동으로 공사가 지연돼 추가비용 275억원이 발생했다며 구상권을 청구했다. <사진제공=뉴시스>

해군은 강정마을 주민과 평화활동가 등 116명에게 34억5000만원의 구상권을 청구했다. 1인당 3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여기에 또 다른 시공사인 대림건설도 230여억 원의 배상을 요구해 중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회장은 “(이건) 죽으라는 것”이라며 ‘어쨌든 반대를 했지만 해군기지가 준공이 됐고 해서 이제는 우리 주민들끼리 찬반을 떠나서 마을 갈등을 좀 봉합해 보자는 그런 분위기를 이끌려는 시점에서 (해군의 구상권 청구는) 이런 분위기에 고춧가루를 뿌리는 격’이라고 호소했다.

그런가하면 강 전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100% 국민대통합이란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아니면 당신 말만 믿는 사람들만 포용해서 끌어안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원희룡 제주도지사에 대해서는 “협조와 상생을 얘기하면서 도지사 되신 분”이라며 “기자회견 하는 날 단 10분만 만나달라고 해도 만나주지도 않았다. 이게 협조와 상생의 길인지, 과연 도지사로서 도민들에 대한 자질이 있는 분인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한편, 앞서 4일 제주도의회도 성명을 내고 해군의 구상권 청구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법적인 소송을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애초부터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용납될 수 없다”며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지난날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고 국가안보와 제주평화번영의 길에서 민과 군이 아름다운 동행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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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국 평화협정 체결 원하면 평양 초청"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6/04/05 10:12
  • 수정일
    2016/04/05 10:1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북, "미국 평화협정 체결 원하면 평양 초청"
 
“비핵화 평화협정 체결 병행 추진도 거리”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6/04/05 [09:22]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유엔주재 조선 외교 당국자는 미국이 평화협정을 원한다면 성 김 특사를 평양에 초청 할 수 도 있다고 밝혔지만 선 북핵 포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


 

뉴욕 주재 조선 외교 당국자가 평화협정 체결과 한미군사연습 중단 없이 선핵 폐기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소리 방송은 5일 조선 외교 당국자가 “비핵화는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에나 고려해 볼 사안”이라고 밝힌 사실을 보도했다.

 

뉴욕의 유엔주재 조선대표부에 주재하는 이 관리는 지난 2일 VOA’ 기자와 만나 비핵화는 “조선에 가해지는 위협이 다 사라진 뒤 평양의 결심에 달린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를 병행 추진하자는 중국 정부의 입장과는 다른 것이며, 두 목표의 선후관계를 분명히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당국자는 이어 지난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게 북한 당국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비핵화 목표를 담은 9.19 공동성명은 이미 “지나간 합의”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비핵화를 목적으로 한 6자회담은 앞으로 절대 열리지 않을 것이며, 평화협정 체결을 의제로 다룰 때만 회담 참가를 고려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4일 북한 외교 당국자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미국의 정책은 달라진 게 없다고 답해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우선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9.19 공동성명의 모든 당사국이 도달한 합의에 기초해 진정성 있고 신뢰할 만한 협상에 열려있다는 점을 조선 당국에 거듭 전달해왔다는 설명이다.

 

앞서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달 31일 6자회담 절차를 재개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지속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는 것과 한반도 긴장을 극적으로 낮추는 것이야말로 미국 정부의 일관된 기조라고 강조했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조선이 도발적 행동을 멈추고,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며, 6자회담에 복귀해 주길 바란다는 입장도 전했다.

 

유엔주재 조선 외교관은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입장에 6자회담은 물론 지난해 제기된 조건 없는 ‘탐색적 대화’에도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또 추가 핵실험을 준비 중이냐는 질문에 핵무기를 계속 발전시키겠다는 조선 당국의 의지를 확인하면서, 이는 미국의 태도에 달린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선의 정책은 평화협정 체결과 미-한 연합 군사훈련의 중지라며, 이 두 가지 의제를 토론할 의사가 있다면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평양에 초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관리는 지난해 말 ‘뉴욕채널’을 통해 미 국무부에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를 제안했었다고 확인했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지난해 10월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제기한 문제를 공식 전달하는 차원이었지만, 미국이 비핵화 협상이 우선이란 점을 강조해 없던 일로 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미국 정부가 조선 핵실험 수 일 전에 6·25 전쟁을 공식적으로 종식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조선과 은밀히 합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국제정세 전문가들은 조-미 양국이 극단적 무력 위협으로 맞서다 대화분위기로 나가는 것을 두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대결이 아닌 평화적 방법에 의해 문제가 풀릴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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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트럼프보다 힐러리가 더 위험하다!"

 
[유라시아 견문] 트럼프 : 미국의 시대정신
 
| 2016.04.05 08:05:57


 

오바마 독트린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사의 풍경 하나가 떠오른다. 아웅산 수치의 사진이 전면을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사진이 조그맣게 붙어 있었다. 2008년 젊고 싱싱한 모습이었다. 그새 희끗희끗 머리칼이 많이 새었다. 한 나라의 집권당을 목전에 둔 정당 사무실에 미국 대통령 사진이라. 마땅치 않았지만 너그러워지기로 했다.

사진으로 담을까 하다가 셔터를 누르지도 않았다. 자칫 침소봉대가 될 수 있었다. 'HOPE', 'CHANGE', 'Yes, We can' 등 당시의 희망찬 구호들은 민주화 시대로 진입하는 NLD의 다짐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실제로 오바마는 2012년 미얀마를 방문하여 수치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미국의 소프트파워, 매력 공세를 펼쳤다. 

잊고 있던 그 사진을 다시 떠올린 것은 미국의 시사지 <애틀랜틱(The Atlantic)>에 실린 '오바마 독트린(The Obama Doctrine)'을 읽으면서다. 3월 중순, 온라인 판이 공개되었다. 퇴임을 앞두고 그의 외교 정책을 회고하는 인터뷰였다. 분량이 매우 길다. 이 잡지의 지난 10년 기사 가운데 가장 길지 싶다. 정리가 잘된 것 같지도 않다. 다소 산만하다.

편집자도 그렇게 느낀 모양이다. 기사 말미에 핵심을 요약하는 친절을 베풀었다. 내가 더 줄이면 이러하다. '중동은 더 이상 미국에 가장 중요한 지역이 아니다. (동)아시아가 가장 중요하다. 중동에 관여를 계속해도 사태가 개선되기는 힘들다. 미국의 패권을 감소시킬 뿐이다. 세계는 미국의 패권 저하를 바라지 않는다.' 고로 미국은 중동에서 발을 빼야한다는 뜻이렸다. 

이 기사가 공개된 직후,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시리아에 파병한 러시아군을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9.11 이후 군사 개입에 거듭 실패한 미국과 견주어 러시아는 불과 반년 만에 시리아의 (일시적인) 안정을 이루었다. 21세기 첫 15년간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쏟아 부은 비용이 1.6조 달러(비공식 통계로는 6조 달러)이다. 

그럼에도 이라크는 IS(이슬람국가)가,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이 장악해가고 있다. 반면 러시아의 시리아 진출은 5억 달러에 그쳤다. 3000배, 혹은 8000배의 차이이다. 러시아는 시리아 사태 해결을 발판으로 이란, 이라크, 레바논, 이집트 등 중동 전역에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관여 축소와 러시아의 개입 확대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서유라시아에 새판이 짜여간다. 

인터뷰를 다른 식으로 독해할 수도 있다. 오바마는 지난 7년간 군산 복합체와 얼마나 치열하게 각투(혹은 암투)해왔는지를 은근하게 드러낸다. 군산 복합체는 군부와 군수 산업계 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정보 기관, 첩보 기관, 금융 기관에 언론계와 학술계, 시민 단체까지 망라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군산학 복합체'이다. 미국의 호전적 정책에 편승하여 실리를 취하는 이익 집단이다. 오바마는 워싱턴의 '외교 안보 전문가'들이 거듭 잘못된 훈수를 두었다고 역정을 낸다. 군산학 복합체의 이익에 복무하며 대통령의 의지를 꺾으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은 베트남 전쟁부터 그러했다. 존 F. 케네디와 힌든 존슨은 동남아의 정글에 개입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려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그릇된 판단을 유도하는 이들이 백악관 안팎에 포진하고 있었다. 제2차 세계 대전으로 굴기하여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을 통해 성장하고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항구적인 전시 체제를 기획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있는 것이다. 

이들이 강조하는 것은 미국의 신뢰성(credibility)이다. 당장 이익이 아니더라도, 혹은 그 기회비용이 높다 하더라도, 미국의 위신에 손상이 가는 일에는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동맹국과 적대국 및 전 세계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제국의 책무'라고 말할 것이다. 

오바마는 이의를 제기한다. '제국의 고충'을 덜어내자고 한다. '세계의 경찰' 노릇과 일정한 거리를 두자는 것이다. 그래서 시리아 사태에 무력행사를 거부하고, 남중국해에서도 실질적인 군사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랜 적성국이었던 이란과는 화해하고, 쿠바는 직접 방문했다. 그의 진지한 고뇌에 일정하게 공감한다. 문제는 그가 곧 퇴임한다는 것이다. 후임자는 어떠할 것인가? 

내부자와 외부자 

하나의 유령이 미국을 떠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유령이. 11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이 말에는 다소간 어폐가 있다. 그가 유력한 후보가 되었다는 말은 그만큼 미국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우려하고 있는지를 깐깐하게 따져볼 필요성이 생긴다. 

올해 미국 대선은 9.11 이후 16년, 뉴욕발 금융 위기 이후 8년, 21세기 초 미국의 중간 결산 격이다. 가장 큰 특징은 미국 정치를 규정했던 양당 과점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에서는 버니 샌더스가,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당내 주류 세력을 위협한다. 20세기형 정당 정치, 보수 대 진보라는 구도가 깨지고 있는 것이다. 엘리트 대 풀뿌리, 내부자 대 외부자의 새 구도로 재편되었다. 

여전히 20세기의 시각으로 세상을 관찰하는 자칭 민주 개혁파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동일한 현상도 다르게 해석한다. 샌더스의 활약에서는 미국 민주주의의 역동성을 추키고, 트럼프의 약진에서는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짚는다. 제 눈에 안경이고, 제 논에 물대기이다. 정파적 사고의 병폐가 몹시 깊다. 

오히려 트럼프 현상이야말로 '참여 민주주의', '풀뿌리 민주주의'에 가깝다. 기층의 바람몰이로 엘리트 정당 정치를 뒤흔들고 있다. 공화당-민주당의 양당 과두제에 도전하는 '민주적 열정의 표출'이다. 신자유주의(민주당)와 신보수주의(공화당)의 적대적 공존에 균열을 내는 '신민주주의'의 물결이다. 

이 '새 정치'로 말미암아 거대 양당 구조의 실상 또한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 공화당 주류파에서 트럼프보다는 차라리 힐러리를 지지하겠다는 주장이 공공연히 들린다. 억만장자 트럼프는 군수 기업과 금융계의 지원이 필요 없다. 자본의 입김에서 홀연 자유롭다. 민주당 및 공화당과 유착되어 상징 자본을 누려왔던 주류 언론과 주류 지식인들도 힐러리 지지로 합세하는 모양새다. 그들이 펜대를 굴리고 세치 혀를 놀림으로써 관리할 수 있는 인물이 힐러리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들과 '말이 통하는 사람', 이른바 내부자이다.

따라서 샌더스를 지지했던 표가 힐러리로 옮아갈 지 미지수이다. 공화당 대 민주당, 보수 대 진보라는 20세기형 구도가 지속된다면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내부자 대 외부자, 엘리트 대 풀뿌리의 구도라면 어찌될 것인가.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들은 힐러리를 '극혐'한다. 그녀가 진보적이라서가 아니다. 주류 엘리트이기 때문이다. 균열선은 좌/우가 아니라 내/외로 그어졌다. 그래서 '사회주의자'라는 아웃사이더 샌더스에 더 호감을 가지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네오콘과 월가가 힐러리를 더 선호한다는 사실이 확연해질수록 샌더스를 지지했던 표심도 흔들릴 공산이 크다. 힐러리보다는 트럼프로 갈아탈 수도 있지 않을까? 힐러리의 당선은 미국의 현상 유지에 그친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명예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남편과 현직 대통령과 양당의 전임 대통령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20세기의 연장선, 쇼는 계속될 것이다. 반면 트럼프의 당선은 긍/부정을 아울러 미국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이념적 지향에서 양 극단을 달리는 샌더스와 트럼프가 외교 정책에서는 수렴되고 있음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둘 다 오바마가 지적했던 워싱턴의 파워 엘리트들과 단절되어 있다. 주요 싱크 탱크의 유명 인사들에게 자문을 구하지 않는다. 더 중요하게는 두 사람 모두 적극적인 대외정책과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모자에 새겨진 "Make America Great Again"을 오독하지 말아야 한다. 

그(와 지지자)가 꿈꾸는 위대한 미국은 순전히 아메리카 안에서의 일이다. 남 나라 사정에는 관심이 없다. 이들에게 위대한 미국이란 워싱턴과 뉴욕과 할리우드의 글로벌 엘리트가 좌지우지하는 미국화된 세계가 아니다. 보통 사람들도 열심히 일하면 더 나은 삶을 보장받을 수 있었던 19세기와 20세기의 미국을 향수한다. 토박이들, 토착파들, 전통파들, 반세계화주의자들이다. 미국(만)을 사랑하는 백인 청교도들이다.

트럼프는 오바마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동맹국에 대한 관여마저 뜨악하다. 미국의 동맹국을 보호하는 것이 미국의 핵심 이익이라는 '교조'에서 벗어났다. 대신에 미국의 보호에 대한 비용을 더 지불하라고 한다. 지불할 수 없다면 떠나겠다고 으름장이다. 즉, 트럼프가 미국의 안과 밖으로 발신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미국을 내버려둬라, 우리도 너희를 내버려두겠다.(Leave America alone, and We will leave you alone.) 마침내 미국서도 국가 간 체제의 제1원칙에 충실한 정치인이 등장한 것이다. 상호 내정 불간섭이다. 그래서 냉전기 제국과 속국의 비대칭적 교환으로 작동했던 '미국식 조공체제'를 파기하려 든다. 늦은 탈냉전의 조짐이다. 

오늘의 미국은 더 이상 20세기의 미국이 아니다. 우리도 고달프고, 너네도 불만인 '가치 동맹'(=십자군적 세계관의 근대화)일랑 마침표를 찍자는 것이다. 트럼프는 민주주의를 유일 사상으로 섬기는 이데올로그가 아니다. 전 세계를 민주화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근대의 선교사도 아니다. 사업가이다. 손익을 따진다. 수지가 맞지 않으면 접는 편이 득이라고 생각한다. 기업가적 합리성으로 미국의 현재를 꽤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분수와 처지를 제대로 꿰고 있다. 

국제주의와 제국주의 

트럼프를 가리켜 '고립주의'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 반대편에는 '국제주의'를 세운다. 노련하고 노회한 프레임 짜기이다. 폐쇄적인 고립주의보다는 국제주의가 한결 진취적으로 보인다. 기만적인 말장난이다. 9.11 이후 16년, 줄곧 '국제주의'가 가동되었다. 아프가니스탄부터 리비아까지, 중동은 온통 아수라장이 되었다. 국제주의보다는 호전주의가 正名(정명)에 더 가까울 것이다. 혹은 제국주의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성 싶다.

국제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 힐러리이다. 한때는 영부인으로, 한창 때는 국무부 장관으로 전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민주주의와 자유와 평등, 인권을 매우 중시하는 진보파이기도 하다. 바로 그러한 이유로 독재 정권을 타도하고자 하는 열렬한 호전주의자이기도 하다. 이라크와 이란에 가장 적대적인 인물이 힐러리였다. 장관으로 실적도 거두었다. 리비아의 카다피를 제거했다. 북아프리카의 독재자를 사살함으로써 IS가 창궐하게 되는 빌미를 제공했다. '민주주의 근본주의'와 '이슬람 근본주의'의 악순환을 한층 악화시킨 장본인이 그녀이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고 했다. 서늘한 진실을 담고 있는 격언이다. 자유민주주의 이외의 어떠한 이념과 체제도 승인하지 않는 이들이 현대 세계의 가장 과격한 근본주의자들이다. 사회주의와의 경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자기 교정과 자기 성찰 능력도 상실했다. 그 안하무인으로 탈냉전 이후의 세계를 테러와 난민의 세기로 만든 것이다.

힐러리가 대통령이 된다면 풀뿌리 민주주의 세력은 (좌/우를 막론하고) 실망할 것이다. 군산 복합체는 환영할 것이다. 그녀의 신념을 발판삼아 재차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국제주의'의 다음 불장난은 중동보다는 동아시아가 될 공산이 크다.

파시스트와 리얼리스트 

'트럼프 대통령' 저지를 선도하고 있는 공화당 주류 인사들이 파시즘을 우려한다. 부시 정부 아래서 활개 쳤던 인사들이 뻔뻔하게 그런 주장을 편다. 듣자니 민망하다. 정보 조작과 대중 선동으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불구의 나라로 만든 주역들이다. 트럼프가 그들의 기득권을 흔들자 돌연 파시즘을 걱정하는 시늉을 내는 것이다. 후안무치하다. 현대 정치인의 기본 자질을 갖추었다. 

트럼프야말로 아프간과 이라크 '침공'을 비판하고 있다. 금기였던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시비조다. 중동 평화에 기여하지 않고 호전적 태도를 일삼는다며 비난을 퍼붓는다. 오바마처럼 돌려 말하지 않고 돌직구를 던진다.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기상이 용맹하다. 물론 무슬림과 히스패닉과 여성과 소수자들에 대한 그의 발언은 끔찍하다. 도가 지나치다. 

하지만 덜 세련되고 덜 정련되었기 때문이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음을 알아채지 못했을 때, 힐러리는 흑인 청년들을 약탈자(super-predators)라고 경멸하여 곤욕을 치른바 있다. 힐러리가 더 빼어난 것은 미디어 앞에서의 연출과 연기에 능수능란하다는 점이다. 세련되고 모던한 정치인이다. 가면극에 탁월하다. 

트럼프는 일견 인종 차별주의자로 보이지만, 그가 제출하고 있는 국제 전략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미국에 직접적인 안보 위협을 가하지 않는 한, 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한다며 남의 나라에서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라크의 후세인과 리비아의 카다피가 있는 편이 중동 안정에 더 이로웠다고도 한다. 외국의 독재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개방시켜 경제 발전을 유도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도 한다. '정경분리', '先經後政'(선견후정)에 가깝다. 그는 담대한 아이디얼리스트가 아니다. 철저하게 계산적인 리얼리스트이다. 

리얼리스트는 미국 외교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민주화'를 표방하며 실패를 반복하는 호전파의 대척점에 자리한다. 가장 유명한 이로는 닉슨 대통령의 안보 보좌관 헨리 키신저를 꼽을 수 있다. 베트남전쟁의 수렁에서 미국을 구해내기 위하여 중국과의 화해를 도모했다. 공산주의 확산 저지를 명분으로 전쟁을 지속하기보다는 중국공산당과 손을 잡음으로써 탈냉전을 견인했다. 

트럼프도 엇비슷하다. 그는 강력한 지도자가 이끄는 국가는 비록 민주적이지 않더라도 필요악으로 인정한다. 유독 푸틴을 높이 사는 이유이다. 미국이 푸틴을 적대시할수록 중국과 러시아가 결속하여 미국에 대항한다며, 러시아와의 화해가 필요하다는 실용적인 판단도 내린다. 응당 우크라이나에서 '민주화'를 선동하기보다는 유럽의 문제는 유럽에 맡기자고 한다. 냉전의 유산인 NATO에도 부정적이다. 이 모든 현실주의자로서의 면모는 죄다 외면하고 돌출발언만을 부각시켜 파시스트로 낙인찍는 것 또한 민주 개혁 진영의 커다란 편견이며 편향일 것이다. 

<1984> 

나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유명한 사람보다는 유능한 인물이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유능한 이보다는 유덕한 사람이 최고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德(덕)을 쌓은 사람이 福(복)을 베풀 수 있다. 인간은 논리로 설득되지 않는다. 솔선수범하여 감화시키고 감득시켜야 한다. 이성적 토론을 통한 합리적인 의사 결정? 민주주의의 이상은 근대의 신화이다. 호모 사피엔스에 대한 계몽주의적 오해 위해 세워진 모래성 같은 제도이다.

트럼프 현상 또한 민주주의가 쇠퇴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가면 아래 민낯이다. 100년도 안 된 이 새파란 제도는 20세기 후반 줄곧 오작동 했다. 당장 세계 지도를 펼치고 민주주의 국가들을 살펴보기를 바란다. 그 중 훌륭한 거버넌스를 갖춘 국가가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기 바란다. 열손가락 꼽기도 쉽지 않다. 아무리 후하게 점수를 주어도 1할이 채 안 된다. 공시적으로도, 통시적으로도 미심쩍은 제도이다. 그럼에도 외면하고 간과했을 뿐이다. 고도성장이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경제발전의 풍요가 민주주의의 실상을 가렸던 것이다. 

나는 1인 1표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가 화석 연료 시대의 예외적인 정치 제도였다는 생각을 점점 굳혀가고 있다. 아테네에서 반짝했다가 2000년이 넘도록 부정당하고 기각되었던 제도가 (일시적으로) 부활한 마법의 비결에도 지하자원의 남용이 있었다고 여긴다. 인간 사회에 과도한 에너지가 일시에 투입되면서 그 무질서(자유 상태)를 제도적으로 흡수하는 정치형식이 필요했던 것이다. 민주주의의 성립 과정과 석탄과 석유의 발견 과정, 그리고 민주주의를 유일 신앙으로 삼는 학문과 사상의 확립 과정은 중동과 유럽으로 서진하면서 차차 살펴갈 작정이다. 

즉 20세기의 번영은 석탄과 석유를 때우며 이룬 것이지, '각성한 노동자', '깨어있는 시민'들의 집합적 의지로 성취한 것이 아니었던 듯하다. 민주주의는 인민들의 붉은 피가 아니라 땅 밑의 검은 기름을 먹고 피어났던 것이다. 헌데 그 지하자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저성장 혹은 성장 없는 살림살이가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아버지만큼 잘 사는 아들이 나오기 힘든 시대로 진입한다. 20세기만큼 풍요로운 세기 또한 도래하기 어려울 것이다. '자연 상태'로 되돌아간다. 

그럴수록 민주주의의 오작동은 더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다. '인간 해방'의 욕망을 충족시켜줄 자원이 한정되어있기 때문이다. 욕망의 절제를 미덕으로 삼고, '자유인'을 동경하기보다는 聖人(성인)을 존경했던 정치문화가 재차 기지개를 펼 것이다. 인권(Human Right)을 내세우기보다는 人性(인성) 도야가 강조될 것이다. 

독일의 유력지 <슈피겔>은 트럼프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고 지목했다. 옳은 말씀이다. 근대의 마지막 신화, '민주주의 근본주의'를 근저에서 허물고 있는 이단이기 때문이다. 서둘러 봉합하려 든다. <뉴욕타임스>, <르몽드>, <가디언>, <슈피겔>, <아사히신문>, <한겨레> 등 각국의 민주와 진보를 상징하는 언론들도 대동소이하다. 혹시 이들이야말로 '민주주의 근본주의'를 사수하는 최후의 프로파간다 기구는 아닐까. '새 정치'의 출현을 가로막고 있는 <1984>의 빅브라더(Big Brother)일 수 있다.

미얀마에서 식민 경찰로 한 때를 보내다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이가 조지 오웰이었다. 미얀마에서는 농반진반으로 '1984년의 미얀마'를 예측한 예언서라며 <1984>를 높이 산다. 그런 구석이 크다. 그런데 그뿐일까. 오웰은 미얀마에서 영국의 '문명화 사업'에 환멸과 염증을 느꼈다. 기만적인 '백인의 책무'에 구역질을 했다. 그래서 제국의 옷을 벗고 펜을 들었던 것이다. 제국주의의 본질을 직시한 조지 오웰은 사회주의자가 되었다. 스페인 내전에도 투신했다. 

따라서 <1984>를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은유만으로 읽어내는 것도 '냉전적 독해'에 그친다. 그 반대편 민주주의 사회는 얼마나 달랐던 것일까? 그런 의심과 회의 자체가 원천 봉쇄되어 있다는 점에서 '1984'의 가공할 상태와 유사하지 않은가. 19세기 영국의 문명화 사업과 20세기 미국의 민주화 사업은 연속적인 것이다. 빅브라더가 진화한 것이다. 그래서 민주주의 밖을 상상하지 못한다. 고작 다시 민주주의, 더더 민주주의이다.

11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사상 해방'은 폭발할 것이다. 20세기 전반의 파시즘과 20세기 후반의 공산주의를 '전체주의'로 묶고, 그 맞은편에 민주주의를 세웠던 20세기형 프레임이 붕괴할 것이다. 그러나 당선이 안된다하더라도 미국은 장기적으로 트럼프의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세계를 향해 활짝 열렸던 문은 차츰 닫혀갈 것이다. 벽을 치고 담을 쌓을 것이다. 제국의 활력 또한 현저히 줄어들어갈 것이다. 자연스레 대서양과 태평양과도 멀어져갈 것이다. 미국의 위상 저하와 함께 민주주의 또한 쇠락해 갈 것이다.

한 시대의 지배 이념은 패권국의 이념이라 했다. 2076년이면 미국 건국 300주년이 된다. 세 번의 100년을 온전히 나는 나라가 거의 없음이 역사의 증언이다. 신대륙도 예외는 아니지 싶다. 미국의 쇠락과 더불어 '진보'라는 근대의 신화 또한 퇴화해갈 것이다. 아메리카의 새 문명이 회군하면서, 유라시아의 옛 문명들이 回生(회생)할 것이다.

200년 전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나폴레옹을 가리켜 '시대정신'이라 했다. '문제적 개인'이라고도 했다. 그를 흉내 내어 트럼프를 21세기 미국의 시대정신을 담지한 문제적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헤겔이 나폴레옹에게서 '시대정신'을 보았을 때, 미국을 직접 견문하며 민주주의를 살핀 이가 프랑스의 청년 귀족 토크빌이었다. <미국의 민주주의>를 출간한 것이 1835년이다. 건국 70여년, 파릇파릇한 미국을 관찰했다. 그럼에도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를 선동하지는 않았다. 그는 반신반의했다. 득과 실을 고루 따졌다. 밝음과 어둠을 함께 살폈다. 특유의 균형감각으로 고전의 반열에 오를 책을 썼다.

토크빌이 21세기를 산다면 어디로 갈 것인가? 나는 인도라고 생각한다. 건국(1947년) 70주년을 목전에 두고 있다.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가 인도이다. 미국부터 40개 민주주의 국가들을 합해야 인도의 규모에 이르게 된다. 민주주의의 장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21세기는 어떤 방향으로 흐를 것인가? 인도에서 결판날 것이다. 북아메리카보다는 남유라시아를 주목해야 한다. <인도의 민주주의>를 써야할 시점이다. 과연 거대한 변화가 진행 중이었다. 인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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