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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번째 사형수 등장... 다시 불 붙는 사형제 논란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5/08/29 09:18
  • 수정일
    2015/08/29 09:1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대법, 옛 여자친구 부모 살해사건에 "최고형 마땅"... 국회는 폐지 여부 논의중

15.08.28 17:07l최종 업데이트 15.08.28 18:05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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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서대문형무소 사형장(자료 사진).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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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사형제 폐지를 논의하는 가운데 '강화도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 이후 2년 만에 사형수가 나왔다.

지난 27일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옛 여자친구의 부모를 살해하고, 여자친구를 강간한 장아무개(25)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사건의 범행동기와 범행의 잔혹성, 이 사건이 사회에 끼친 충격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할 때 아무리 양형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극형의 선고를 정당화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5월 19일, 장씨는 옛 여자친구 A씨의 집을 찾았다. 배관수리공이라고 거짓말을 한 그의 가방에는 청테이프와 흉기, 갈아입을 옷 등 범행도구가 들어있었다. 장씨는 A씨의 부모를 죽인 다음 아직 살아있는 것처럼 꾸며 A씨를 집으로 유인했고, 그에게 겁을 줘 성관계를 했다. 

이후 부모의 사망을 확인한 A씨는 몰래 아파트 4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렸고 겨우 목숨을 건졌다. 범행 동기는 단순했다. 장씨가 A씨 뺨을 때리고 발로 차는 등 폭행한 일이 학교에 소문나고, A씨의 부모가 이 내용을 자신의 부모에게 알린 데에 화가 났기 때문이었다.

수사 당시 장씨는 A씨와 그 부모를 탓하는 등 사건의 원인을 피해자 책임으로 돌렸다. 또 A씨에게 지인들을 손보겠다고 협박하는 한편 범행 직후 마트에서 식도를 구입했다. 범행을 준비한 기간도 약 10일 정도였다. 1심 재판부(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형사합의1부·재판장 남근욱 부장판사)는 장씨가 치밀하게 살인을 계획했고, 수법이 잔인하며 추가 범행도 염두에 뒀던 데다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고 봤다. 또 이 사건이 피해자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국민에게는 매우 큰 충격을 줬다며 2014년 9월 18일 장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대구고등법원 형사1부·재판장 이범균 부장판사) 판단 역시 비슷했다. 지난 4월 9일 재판부는 "피고인은 지극히 사소한 일에 앙심을 품고 무고한 피해자 2명을 살해했고, A씨는 평생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운 지경에 놓였다"라면서 "비록 사형이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형벌이지만 원심의 사형선고이 너무 과중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밝했다.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아직 살아있는 형벌, 사형... 국회, 폐지 여부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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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 평등 정의'가 새겨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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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국회에서는 현재 사형제 폐지 여부를 논의 중이다. 유인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7월 6일 사형제 대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도입하는 '사형 폐지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한때 사형수였던 그는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 바로가기)에서 "사형이 범죄 공포를 없애고 피해자 가족의 상처를 치유해줄 수 없다"라면서 "국가가 범인 죽이고 '할 일 다했다'고 끝낼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법안 발의에 참여한 동료의원들도 여야를 떠나 171명에 달한다. 

사법부도 알고 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사형 폐지 논의가 계속되어 왔고, 최근에 사형제도 폐지법안이 국회에 발의되어 있다"라고 했다. 또 한국이 1997년 12월 30일 이후 현재까지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점 등을 언급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아직 사형이 살아있는 제도라는 점을 들었다. "사형제도 폐지에 관한 입법자의 결단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헌법재판소 또한 2010년 2월 25일 사형제가 합헌이라고 선고한 이상, 법원이 법정 최고형이 사형인 범죄에 최고형을 선고함이 마땅한 경우 사형을 선고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얘기였다.

이번 판결로 장씨는 61번째 사형수가 됐다. 생존한 사형수 가운데 그를 포함한 일반인 사형수는 58명, 군 사형수는 3명이다. 대법원은 2014년 4월 강원도 고성군 22사단에서 총기난사로 동료 5명을 살해, 항소심까지 사형선고를 받은 임아무개 병장의 사건도 심리 중이다. 2011년 9월 6일 사형제 위헌확인 청구 각하 후 지금까지 헌재에는 새로운 사건이 들어오지 않았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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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고향이 평양..빨리 가면 좋겠는데.."

이산상봉 기다리는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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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28  16: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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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 평양이 고향인 할머니는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에 선정되 가족들을 만날 수 있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자료사진-통일뉴스]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 발표 이후 추석계기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후속조치가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28일 북측에 다음달 7일 판문점에서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의했다.

북녘에 가족을 두고 온 이산가족에게 남북 화해의 소식은 기쁘고 가족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한다. 이 같은 소식에 귀를 기울이는 이들이 또 있다. 바로 이산가족인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다.

정부에 공식 등록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47명이 생존해있고, 이 중 2명이 북녘에 가족을 두고 있다. 이들 할머니는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상태이지만 지금까지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북녘이 고향인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은 다른 이산가족과 사연이 다르다. 대부분의 이산가족은 한국전쟁 당시 월남해 가족과 헤어졌지만,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제 강점기에 끌려가 해방 뒤 돌아왔으나 38선에 가로막혀 고향으로 가지 못했다.

일제에 의해 가족과 생이별했고 해방 뒤에는 미국과 소련이 그은 분단선에 막혀 부모, 형제를 만나지 못한 것이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는 1928년 평안북도 희천 출신으로 어려서 평양으로 이사했다. 5남매 중 넷 째인 할머니는 오빠가 둘, 언니가 하나, 남동생이 북녘에 있다. 세월이 흘러 남동생이나 조카들이 살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가 평양시 암동에서 고물상을 했다. 학교 갔다 오니까 소란하고 야단스러웠다. 고물상을 하다가 아버지가 잡혀갔다고 했다. 누가 권번에 가서 배우라고 안 배운 사람하고는 다르다고 거길 넣어줬다. 몇 달 다니다가 오빠한테 들켜서 많이 맞았다"

"내가 중국에 가게 된 걸 우리 엄마가 알았다는 것을 나는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내가 떠날 때 주황색 저고리와 초록 치마, 유똥 치마를 해줬다. 그걸 왜 해줬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남북통일이 되어서 만나면 한 번 물어보고 싶다"

그렇게 끌려간 길원옥 할머니는 해방 후 돌아왔지만, 빈 손으로 갈 수 없으니 3개월만 일하고 고향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다시는 오고가는 길이 막혀 고향에 갈 수 없었다.

   
▲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길원옥 할머니가 '바위처럼'을 부르고 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함경북도가 고향인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할머니(1928년생)는 오빠와 동생들이 있지만 모두 사망했다. 그리고 현재 조카들이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래서 "압록강을 건너 조카들이라도 만나야겠다"라고 할 정도로 핏줄을 향한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길원옥 할머니도 "난 고향이 평양인데 못가고 있다. 빨리 가면 좋겠는데..열심히 협력해서 통일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 혼자 일을 하는 게 아니다. 여러분들이 힘을 써줘야 한다"고 당부할 정도로 고향과 가족을 향한 그리움이 강하다.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릴 때마다 남북의 가족들은 1백명 밖에 만나지 못한다. 이산가족상봉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6만 6천292명이 북녘의 가족을 만나는 것은 로또당첨보다 힘들다고 한다. 

그렇다고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우선순위로 두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의사로 월남한 이들과 할머니들의 사연은 다른 것도 사실이다.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마다 사연이 남다른 납북자를 포함시키듯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도 배려할 수 없을까.

한 통일부 관계자는 "모든 이산가족들의 사연이 구구절절하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사연도 안타깝다. 그렇다고 배려할 수 없다. 이산상봉 정례화가 되서 모든 이산가족이 다 만나는 날이 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오는 31일 대한적십자사가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 두 분을 직접 방문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측에 이산가족 명단을 일괄 전달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전수조사 차원이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가족을 향한 그리움이 손을 맞잡고 부둥켜안는 현실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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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포르노’로 장사하는 언론, 비판조차 없는 나라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보도준칙’을 마련해 선포식을 했던 한국 언론계
 
임병도 | 2015-08-28 08:48:3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8월 26일 새벽 6시 45분 (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WDBJ 방송의 기자와 카메라는 거리에서 생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었습니다. 방송 도중 여기자와 카메라맨은 총격으로 사망합니다. 총성과 카메라가 쓰러지는 모습에 방송국에 있던 앵커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범인은 방송사에서 해고된 전직 기자로 총을 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1면에 범인이 올린 동영상 스틸 사진 3장을 올렸습니다. 범인이 권총을 겨누는 모습과 발사 장면, 앨리슨 파커 기자가 놀라는 모습은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게재됐습니다. 트위터에서는 해시태그를(#boycottnydailynews) 이용해 데일리뉴스를 거부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났습니다. 세계 언론인들과 지성인들은 언론사들의 선정적인 보도 행태를 ‘Death porn’라 말하며 살인자의 시각에서 희생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언론을 비판했습니다.

‘MBC 뉴스투데이’는 총격 사건을 보도하면서 첫 화면부터 범인이 기자를 향해 총을 겨누는 모습이 노출됐습니다. MBC뉴스 유튜브 계정에는 범인이 촬영한 총격 장면이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올라와 있습니다. TV조선은 첫 화면부터 권총 발사 장면을 사용했습니다. MBN도 태연하게 기자를 향하고 있는 권총 장면을 보도했습니다. 채널A도 생방송을 진행하는 기자를 향해 권총을 겨누고 있는 범인의 영상을 여과 없이 보도했습니다.
 
한국 언론계는 세월호 참사 이후 언론의 잘못을 반성하겠다며 ‘재난보도준칙’을 마련해 선포식을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죽고, 긴급한 상황에서 방송사와 언론은 저널리즘보다는 시청률과 클릭을 어떻게 늘릴 수 있는가만 생각했습니다.

범인이 권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아무 죄책감 없이 내보내는 방송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아무도 그것을 지적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진실의길. 기고 글&기사제보 dolce42@naver.com]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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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포르노’로 장사하는 언론, 비판조차 없는 나라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보도준칙’을 마련해 선포식을 했던 한국 언론계
 
임병도 | 2015-08-28 08:48:3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8월 26일 새벽 6시 45분 (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WDBJ 방송의 기자와 카메라는 거리에서 생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었습니다. 방송 도중 여기자와 카메라맨은 총격으로 사망합니다. 총성과 카메라가 쓰러지는 모습에 방송국에 있던 앵커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범인은 방송사에서 해고된 전직 기자로 총을 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1면에 범인이 올린 동영상 스틸 사진 3장을 올렸습니다. 범인이 권총을 겨누는 모습과 발사 장면, 앨리슨 파커 기자가 놀라는 모습은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게재됐습니다. 트위터에서는 해시태그를(#boycottnydailynews) 이용해 데일리뉴스를 거부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났습니다. 세계 언론인들과 지성인들은 언론사들의 선정적인 보도 행태를 ‘Death porn’라 말하며 살인자의 시각에서 희생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언론을 비판했습니다.

‘MBC 뉴스투데이’는 총격 사건을 보도하면서 첫 화면부터 범인이 기자를 향해 총을 겨누는 모습이 노출됐습니다. MBC뉴스 유튜브 계정에는 범인이 촬영한 총격 장면이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올라와 있습니다. TV조선은 첫 화면부터 권총 발사 장면을 사용했습니다. MBN도 태연하게 기자를 향하고 있는 권총 장면을 보도했습니다. 채널A도 생방송을 진행하는 기자를 향해 권총을 겨누고 있는 범인의 영상을 여과 없이 보도했습니다.
 
한국 언론계는 세월호 참사 이후 언론의 잘못을 반성하겠다며 ‘재난보도준칙’을 마련해 선포식을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죽고, 긴급한 상황에서 방송사와 언론은 저널리즘보다는 시청률과 클릭을 어떻게 늘릴 수 있는가만 생각했습니다.

범인이 권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아무 죄책감 없이 내보내는 방송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아무도 그것을 지적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진실의길. 기고 글&기사제보 dolce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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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승의 죽은 수행 꼬집은 오현 스님

 
조현 2015. 08. 27
조회수 5051 추천수 0
 

 

 

선승들이 죽은 수행을 한다고 꼬집은 오현스님

 

 

 

 

28일은 조계종 100여개 선방에서 2천여명의 선승들이 3개월간 두문불출하고 참선만하는 하안거를 마치는 날이다. 이날 설악산과 동해가 마주한 강원도 속초 신흥사에서 불교의 조종을 경고하는 죽비소리가 울린다. 신흥사, 백담사, 건봉사, 낙산사 등 강원도 동부권 선방들에서 수행 정진한 승려들 수백명이 운집한 가운데다.

 

하안거 해제법문을 할 이는 설악권 본말사의 정신적 지주인 신흥사 조실 오현(83) 스님이다. 그는 만해상과 만해축전, <불교평론> 등을 처음 만들어 불교와 세속의 소통을 이룬 선구자다. 그는 지난 3개월간 방문을 봉쇄하고 하루한끼 식사만 제공받는 백담사 무문관에서 수행 정진했다.

 

신흥사가 미리 배포한 법문에서 오현 스님은 3개월간 앉아 정진한 선승들을 격려하기 보다는 매를 들었다. 그의 해제법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으로 시작해 소록도에서 봉사한 두 외국인 수녀의 얘기로 맺었다. 선(禪)과 화두가 얼마나 위대한가로 시종일관한 선가의 기존 법문들과는 천양지차였다.  

 

 

 

oh1.jpg

*오현 스님

 

 “종교인의 생명은 화두다. 선사들은 서로 안부를 물을 때 화두가 성성하냐, 화두가 깨어 있느냐고 묻는다.”

오현 스님이 화두의 중요성으로 서두를 꺼낼 때만 해도, 그렇고 그런 화두찬양론이려니 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에서 활동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갈 때 세월호 유족의 눈물 어린 고통의 ‘순례 십자가’를 비행기에 실었다. 한국에서도 세월호 추모 리본을 달고,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네 차례나 세월호 유족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주고 희망을 잃지 말라며 사랑한다는 편지를 남겼다. 지난 3월 로마에서 한국 천주교 주교단을 만난 자리에서 첫 물음도 ‘세월호 문제’였다고 한다. 사실상 세월호가 교황의 방한 내내 화두였다. 이처럼 프란치스코 교황의 화두는 살아있는 오늘의 문제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 지난 결제(3개월 전 하안거 첫날) 때 우리 스님들의 화두는 무엇인가. 무(無)자 화두인가, 본래면목(본래의 모습)인가.  ‘뜰앞의 잣나무’인가. 굳이 알 필요가 없다. 이 모두 천년 전 중국 선사들의 산중문답이니까 말이다.”

 

그는 “화두에는 활구(活句·살아있는 말)가 있고 사구(死句·죽은 말)이 있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의 화두는 살아있는 현재의 문제이고, 우리 선승들의 화두는 천년 전 중국 선승들의 도담이어서, 시간적으로 천년의 차이가 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평생 참선만 하며 존경받던 어느 노 스님은 어린 시절의 제게 ‘화두 들고 참선공부하다가 죽어라’고 당부했다.

그 때는 ‘예’하고 대답했지만 그게 말이 되는가. 참선해 빨리 깨달아 그 깨달음의 삶을 살아야지 참선만 하다가 죽으라고? 지금 생각하면 그 노 스님은 고대 중국 선승들의 화두에 중독된 것이 분명하다. 마약중독자가 중독된 줄 모르는 것처럼 화두 중독자도 자기가 중독된 줄 모르는 것이다.”

 

oh22.jpg

 

 

 

 

그는 “한국에는 깨달은 선승들은 많은데 깨달음의 삶을 사는 선승은 만나기 어렵다고 한다”며 “선원이나 토굴에서 참선만하며 심산유곡에서 차담과 도화를 즐기며 고담준론과 선문답으로 지내며 무소유의 살을 살았다고 해서 깨달음의 삶을 산 것이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두를 타파하면 부처가 된다고 하는데 부처가 왜 존재하느냐”고 물었다.

 

“중생이 있기 때문이다. 불심의 근원은 중생심이다. 중생이 없으면 부처도 필요 없다. 환자가 없으면 의사가 필요 없는 것과 같다. 의사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고 병을 치료해야 한다. 부처는 중생과 고통을 같이 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족들과 고통을 같이 하듯이 말이다. ” 그러면서 그는 “우리 선승들의 화두도 우리 시대의 아픔들이 화두가 되어야 한다”며 “천여년 전 중국 신선주의자들, 산중 늙은이들이 살며 뱉어놓은 사구를 들고 살아야 하느냐”고 질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기 혁신이 없는 교황청은 병든 육체와 같다고 비평하고 일반 성직자는 정신적 영적 동맥경화에 걸렸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바티칸 관리들의 위선적인 이중생활과 권력에 대한 탐욕을 실존적인 정신분열증이라고 비판하고 권력에 눈 먼 성직자들은 영적 치매에 걸렸다고 분노했다는데, 이 분의 파격적인 발언을 그냥 남의 교단 일로만 들을 일이냐. 이 발언을 통해 우리들 자신을 냉엄하게 둘러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오현 스님은 한센인들이 사는 소록도에서 평생 헌신하다가 나이가 들자 남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며 올 때 가지고 온 가방 그대로 말없이 고향 오스트리아로 돌아간 두 수녀의 얘기를 들려주며 “이렇듯 종적을 남기지 않고 사는 삶이 깨달음의 삶”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처의 삶을 살지 않고 부처가 되겠다고 죽을 때까지 화두를 붙들고 살며, 그래가지고 부처가 된들 무슨 소용이 있고, 자기 혼자 부처가 되어서 무엇하느냐”고 꾸짖으며 죽은 불교가 아닌 산 불교를 주창했다.

 

“불교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종교가 아니라 깨달음을 실천하는 종교다.”

 

·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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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500] 김혜진- 세월호 이후 무엇을 해야 하는가

"돈 없으면 죽는다"…재난의 역사, 이대로?
[세월호+500] 김혜진- 세월호 이후 무엇을 해야 하는가
허환주 기자 2015.08.28 06:57:43
 
 
 
세월호 참사 500일 주간을 맞아 지난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안전, 존엄을 만나다'라는 길거리 강연이 진행됐다. 4.16연대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김혜진 4.16연대 공동상임위원이 자신이 생각하는 안전한 사회, 그리고 그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등을 이야기했다. 아래 그의 강연 내용을 요약해 싣는다. 
 
내가 세월호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나도 고3 아이를 둔 엄마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비정규직 운동을 오래 하면서 느낀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KTX 승무원 파업 관련해서 연구한 적이 있다. 그때 황당했던 점은 승무원임에도 승객실에 불이 나면 소화기로 불을 끌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런 권한이 승무원에게는 없었다. 마찬가지로 승객이 비상약을 승무원에게 달라고 요구해도 줄 수 없었다. 마찬가지 이유였다. 승무원들은 직접 고용된 노동자가 아닌 비정규직 노동자였기에 그런 권한이 부여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런 권한은 누구에게 있었을까. 열차팀장에게만 권한이 있었다. 그런데 그 열차팀장은 한 명에 불과했다. 그 한 명이 1000명 승객 안전을 책임지는 구조였다. 그렇게 만든 구조는 돈 때문이었다. 안전보다, 사람 목숨보다 돈을 더 중요시하는 사회풍토가 그런 구조를 만든 것이다. 
 
세월호 참사도 마찬가지다. 돈을 더 중요시하는 구조가 참사를 만들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에서 왜 우리 사회가 이런 구조가 됐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모든 재난사건에서는 똑같은 결과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프레시안(최형락)

 
처벌받지 않는 책임자 
 
세월호 참사에서 배가 가라앉은 것에 대한 처벌을 누가 받았는가. 세월호 참사로 배가 침몰한 것을 두고 각종 비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어느 것도 인정되지 않았다. 관련자들이 대부분이 무죄 판정을 받았다. 그나마 비리를 인정받은 이는 몇 명 되지도 않았지만 이들마저도 집행유예를 받았다. 아무도 참사에 책임지지 않았다.(광주고법 형사 5부는 지난 6월 9일 선박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국 해양안전설비 사장 송모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한,이사인 조모 씨도 징역 1년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앞서 광주지법 형사 11부는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관제업무를 소홀히 했다가 대형 인명피해를 유발한 전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소속 관제사들에게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했다.)
 
구조 실패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는 1명이 기소됐지만, 1심을 거쳐 2심에서는 형량이 대폭 낮아졌다. 핵심 책임자가 아니라는 점과 구출하려 노력했는데 주변에서 귀찮게 해서 부득이 구출을 못 했다는 점이 반영됐다.(전 목포해경 123정 정장에 대해 지난 7월 14일 광주고법 형사 6부는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의문인 점은 그 사람이 핵심 책임자가 아니라면 그 윗선을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아무도 처벌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처벌받지 않은 세월호 참사 관련자들이 반성할까.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을 벌이지 않을까. 난 아니라고 생각하다. 다시 이런 일을 저지를 것이다. 이전에도 무수히 많은 재난 사고가 있었다. 하지만 어느 한 명 처벌받은 일이 없었다. 그나마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때는 백화점 회장이 실형을 받았다. 우리 사회에서 재난이 반복되는 이유다,
 
평등해야 안전하다 
 
세월호 참사 당시 영상을 보면 선장과 선원들이 참사 직후, 구명보트로 옮겨 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 장면을 보고 모든 국민이 분노했다. 하지만 생각해볼 게 '그렇게 구조된 이가 선원의 전부일까'이다. 아니다. 그때 구명보트에 탄 이들은 선박직 직원들뿐이었다. 조리실에서 일하던 선원은 아무런 경고도 듣지 못했다. 결국, 참사 직후 우왕좌왕하다 한 명만 살았다. 
 
재난이 발생하면 핵심직에 있는 사람들만이 정보를 공유한다. 나머지 이들은 아무런 정보를 가지지 못한다. 위험한 일이 터지면 돈이 많거나 정보가 많은 이들만이 빠져나오는 이유다. 재난은 늘 그런 식이었다. 천재지변이 모든 이에게 평등하다고 하지만 아니다. 힘없는 시민들만 피해본다. 그게 지금까지 재난의 역사였다.
 
'시키는 대로 해라. 가만히 있으라'는 건 정보를 알 필요도, 판단할 필요도 없이 자기네들이 시키는 대로 따르라는 이야기에 불과하다. 모두에게 판단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 게 아니다. 자기네들이 판단한다고 하면서,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서 정작 권력을 가진 자들은 위험장소를 유유히 빠져나간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한 해 동안 13명의 노동자가 죽었다. 안전장치 없이 위험한 업무를 하다가 발생한 죽음들이었다. 원청은 하청업체에 단가를 후려치고, 하청업체는 돈이 없다며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하청노동자에게 일을 시켰다. 그 결과, 그 구조에서 가장 아래 있는 노동자가 죽음을 당했다. 이런 일은 계속 벌어진다. 
 

▲ 강연하고 있는 김혜진 4.16연대 공동삼임위원. ⓒ프레시안(최형락)

참여해야 안전하다
 
정부는 자기네가 안전의 주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시민들은 자기네가 시키는 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객이 전도된 이야기다. 안전은 생명, 그리고 존엄이 지켜지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시민의 권리다. 그리고 그 권리를 지켜내야 하는 의무는 정부에 있다. 그것을 지키라고 시민이 만든 게 정부다. 안전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며 정부의 존재 의미는 없다. 
 
그래서 안전의 주체로, 권리의 주체로서 우리는 참여해야 한다. 안전에 관한 문제제기를 정부에 해야 한다. 그리고 요구해야 한다. 안전 의무를 이행하라고. 지금까지 우리는 그러한 요구를 한 적이 없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이런 부분을 고민했으면 한다. 우리의 권리를 더욱 요구해야 한다. 만약 그것을 정부가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집회도 하고 서명운동도 해야한다. 우리 권리를 구체화할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런 노력이 우리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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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자리서 100억 빚이 사라집니다"

 

[기획-부채탕감 시즌2 ②] 주빌리은행 출범, 서울-경기-성남 '빚 탕감'

15.08.28 10:16l최종 업데이트 15.08.28 11:01l

 

 

부실 채권을 소각해 장기 연체자를 구제하는 '한국판 롤링 주빌리' 운동이 '주빌리 은행'으로 거듭납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8월 사단법인 희망살림과 함께 진행한 '부채 탕감' 기획으로 부실 채권 '땡처리' 실태와 약탈적 대출을 고발했습니다. 그 사이 '99%에 의한, 99%를 위한 빚 탕감 프로젝트'로 792명의 빚, 51억 3400만 원이 사라졌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주빌리 은행 출범을 앞두고 다시 '부채탕감 기획 시즌2'를 진행합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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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장 된 이재명-유종일 "주빌리은행 기부하세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 이벤트홀에서 열린 주빌리은행 출범식에서 공동은행장을 맡은 이재명 성남시장(왼쪽)과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돈보다 사람이 중요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주빌리은행 기부에 동참해 달라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빌리은행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악성채무자, 장기연체자로 전락한 시민들을 구제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주빌리은행은 시민의 기금으로 연체된 부실채권들을 사 모아 채무자의 형편에 맞게 갚아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날 이재명 성남시장은 "개인의 채무를 없애주는 것이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개인의 노동 가능한 인구를 늘리는 효과이다. 결코 사회적으로 손해가 아닌 이익이 되는 사업이다"며 "시민의 모금으로 시작하는 주빌리은행이 국가 정책으로 되길 바라며 모두가 함께 고통없이 사는 세상에 첫 출발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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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자리에서 여러분의 힘으로 100억 원의 빚이 사라집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마술 같은 일이 벌어졌다. '장기 연체 채권'을 상징하는 종이에 불을 붙이자마자 활활 타오르더니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다. 마술사도 아닌 국회의원과 시장, 그리고 평범한 시민들 손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독한 추심'만 판치던 부실 채권 시장에 진짜 '마술사'가 등장했다. 시민에게 모금한 돈으로 부실 채권을 값싸게 사들여 채무자들이 형편껏 갚게 하는 '주빌리 은행'이 그 주인공이다. 27일 오전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주빌리 은행 출범식 대미를 장식한 이 '마술 퍼포먼스'는, 채무자가 죽을 때까지 따라붙는 무서운 빚도 시민의 힘으로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독한 추심'에서 '형편껏 7%만', 주빌리 은행의 '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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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자' 주빌리은행 출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 이벤트홀에서 열린 주빌리은행 출범식 현장. 공동은행장을 맡은 이재명 성남시장과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홍종학 의원, 정의당 박원석 의원 등 관계자들이 악성채무로 고통 받고 있는 서민들을 구제한다는 의미로 채권소각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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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무독촉 받지 않아 살 것 같아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 이벤트홀에서 열린 주빌리은행 출범식에 참석한 한 시민이 연체한 빚으로 고통을 받다가 성남시 금융복지상담센터 도움을 받은 사연을 발표하며 눈물을 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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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출범식에선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비롯한 정관계 인사들의 축사가 이어졌지만, 가장 눈길을 끈 건 한 평범한 채무자의 사례 발표였다. 지난 2011년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과 두 자녀를 홀로 부양해온 송아무개(45)씨는 이날 성남시 금융복지상담센터 재무상담사의 도움으로 어렵게 마이크를 잡았다. 

송씨는 지난 2012년부터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지만 자신도 류머티스성 관절염 등으로 온전치 못하다보니 카드 돌려막기로 빚만 잔뜩 늘었다고 한다. 결국 연체한 빚을 감당하지 못한 송씨는 지난 5월 성남시 금융복지상담센터 도움으로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송씨는 "빚으로 음주 가무를 즐긴 적도, 사치한 적도 없지만 남의 돈을 쓴 건 큰 잘못이었다. 앞으로 더 능률적으로 일하고 재무 상담을 통해 꼭 써야할 곳에 돈 쓰고 나머지 줄이겠다"면서 "언제까지 누워있을지 모르는 남편, 아들, 곧 아직 초등 5학년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겠다"며 시종 울먹였다.

송씨는 "개인회생 서류를 제출하고 더는 채무독촉을 받지 않아 살 것 같다, 성남시 금융복지상담센터는 내 편인 것 같다, 내가 비빌 언덕인 것 같다"면서 "아울러 나처럼 혼자 감당하기 힘든 채무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상담센터가 전국 방방곡곡에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끝으로 송씨는 주빌리은행 공동은행장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유종일 KDI(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에게 자신이 추천하는 보험에 가입해 달라며, 강한 '삶의 의지'까지 보여줘 누구보다 큰 박수를 받았다.

서울시, 성남시 이어 경기도까지... 중앙 정부는?

서울시, 경기도, 성남시 등에서 금융복지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주빌리 은행' 출범을 주도한 사단법인 희망살림의 제윤경 상임이사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 세 자치단체장이 채무자를 위한 금융복지상담센터를 개설해, 많은 채무자들이 어디 가서 하소연이라도 할 수 있다, 함께 길을 찾아주는 상담사가 있어 다행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 상임이사는 "금융회사들이 부실 채권을 헐값에 대부업체에 내다파는 걸 보고 우리가 직접 채권을 매입해 추심하고 사람을 괴롭히는 대신 빚에 허덕이는 채무자들에게 새 출발할 기회를 주고자 주빌리 은행을 시작했다"면서 "앞으로 채권 매입 과정에서 시민들의 십시일반 모금 등 도움의 손길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비영리 단체인 주빌리 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7차례에 걸쳐 장기 채무자 792명의 빚 51억 원어치를 탕감한 '한국판 롤링 주빌리 운동' 빚 탕감 프로젝트의 연장이다. 주빌리 은행은 부채 원금 3~5% 정도에 '땡처리'되는 장기 연체 부실채권을 매입한 뒤 채무자에게 원금 7% 정도까지 형편껏 갚게 하고 그 차익으로 다시 채권을 매입해 다른 채무자를 구제하는 데 쓸 예정이다.(관련기사: 박원순-이재명 양 날개, '주빌리 은행' 뜬다)

공동은행장인 유종일 교수는 빚 탕감이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지적에  "우리가 구제하려는 채무자들은 이미 고통을 받을 대로 받은 이들"이라면서 "이들에게 세상을 찾아주는 것은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도덕적 의무"라고 밝혔다. 

유 교수는 오히려 "걸핏하면 세금으로 구제 금융을 받는 금융회사야말로 도덕적 해이"라면서 "채무자 권리를 보호하면 금융회사들이 더 신중하게 대출하도록 해 금융이 선진화를 도와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1조 투자하면 50조 탕감... 채무자 살리기가 경제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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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빌리은행 출범, '채무자들의 새 출발을 위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 이벤트홀에서 열린 주빌리은행 출범식에서 공동은행장을 맡은 이재명 성남시장과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등 관계자들이 채무자들의 새 출발을 기원하며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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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장도 "IMF 이후 기업 공적자금 168조 7천억 원 가운데 110조 원 정도를 회수해 58조 원 정도가 사라졌다"면서 "정부가 기업을 위해선 200조 원 가까운 돈을 투자하면서 서민들을 위해선 제대로 투자한 적이 없는데 1조 원을 투자하면 50조 원의 장기 연체된 악성 채권을 탕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지금은 주빌리 은행에서 민간 모금으로 출발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 예산으로 서민의 빚을 탕감해주는 사업을 해야 한다"면서 "개인을 살리는 효과도 있지만 노동 가능한 인구가 느는 효과도 있어 사회 전체적으로도 이익이 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정치권도 힘을 보탰다. 지난 2013년 12월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공정채권추심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채무자가 대리인의 도움을 받도록 한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미국도 100년 동안 연구해 채무자를 회생시키는 게 경제를 발전시키는 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도 당시 주택담보대출 받은 사람들이 (회생 제도로) 빚 독촉 안 받고 돈을 벌어 소비하니까 미국 경제가 살아난 것"이라고 밝혔다. 

한발 더 나아가 홍 의원은 "빚을 안 갚게 하는 제도가 나오면 도덕적 해이가 생긴다는 주장하는 건 자본주의, 시장경제도 모르고 탐욕적인 마음가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금융시장이 발전하려면 이런(채무자 보호) 제도들이 있어 채권자가 돈을 빌려줄 때 한 번 더 따져보는 게 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도 "채무자들이 채무의 늪에서 탈출해 다시 경제 활동을 하게 하는 것보다 더 강력하고 건강한 경제 살리기는 없다"면서 "주빌리 은행이 성공하면 대한민국의 부채 정책, 채무자 정책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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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합의에서 꼭 읽어내어야 할 3가지 키워드

8.24 남북합의에서 꼭 읽어내어야 할 3가지 키워드<기고> 김광수 전 민주공원 관장
김광수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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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27  00: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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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정치(북한정치)학 박사·전 민주공원 관장·사상강국의 저자


2015년 8월 4일 지뢰폭발 사건과 10일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20일 서부전선의 교전사태 등 군사분계선 일대의 군사적 대결 문제가 같은 해 8월 24일 무박 4일의 마라톤협상 끝에 남북한이 6개항에 대한 합의(그 형식은 ‘공동보도문’)를 내왔다.(주1)

  이로써 광복 70주년이라는 ‘상징’과 가장 역설적으로 ‘반비례’하였던 일촉즉발(一觸卽發)의 군사적 대치상황은 종료되고, 이후 남북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동시에 보수수구세력과 종편, 모든 언론과 방송, 심지어 외신까지도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있는 승리와, 그에 따른 지지율 상승”을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그러한 분위기에 질질 끌려 다니면서 우왕좌왕하고 있고, 그 존재감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시민사회진영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번 (군사적 긴장고조) 사태와 그 극적인 타결을 바라봄에 있어 본질적 인식을 해내고 있지 못하다(군사적 긴장이 다운된 것은 잘 된 것이지만, 그렇다하여 그 본질적 해석마저 소홀히 하는 우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국민 대다수가 이번 합의에 대해 박근혜정부의 ‘원칙 있는’승리로 칭송(?)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고, 그러한 인식을 한 것이 국민들 탓이라기보다는 무기력한 야당과 실천적 대응을 하지 못한 시민사회진영에게 있다.

그럼 이번 일련의 사태전개 본질과 8.24 합의에서 그 어느 누구도 읽어 내려하지 않았던 그 핵심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잘 한 인식인가?

우선은 북측의 ‘지뢰 도발’로 결론짓고, 이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최우선 원칙으로 정했던 박근혜정부의 요구가 이번 8.24공동보도문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는가 하는 문제인데, 이에 대한 인식의 결론이 박근혜정부와 보수수구세력 등과의 인식과는 정반대의 것이어야 한다.

이유는 공동보도문 “제2항,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에서 확인받듯이 북측의 ‘지뢰 도발’이 아니라, 객관적 표현인 ‘지뢰 폭발’이며 그것도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한 유감(‘사과’수준도 아님) 표명은 보수수구세력과 종편, 하물며 야당도 부화뇌동한 지뢰 도발의 주체가 북측이라는 이유가 될 수 없으며, 또한 백번 양보하더라도 2항은 ‘지뢰 폭발’에 대한 유감이 아니라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부상’당한 군인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유감표명 그 이하 그 이상도 아닌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이다. 하여 보수수구세력과 종편 등에 의해 만들어진 박근혜정부 ‘치적’운운은 말짱 위선이라는 본질을 꿰뚫어 보아야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이 기고문을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인데, 그 첫째는 2015년 8월 4일에 발생한 지뢰폭발 사건과 20일 서부전선의 교전사태에 대해 그 어느 누구도 ‘합리적 의심’을 하려 들지 않는다는데 있고,(이에 대해 ‘학자’적 양심과 ‘깨어있는’시민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이 글을 쓰고 있다.) 그 결과 북한의 소행은 기정사실화되고 이를 활용해 보수수구세력들은 북한을 악마(惡魔)화하는데 성공하였고, 그러한 인식을 아무런 의심 없이 수용하려 하는 대한민국의 ‘불행한’미래가 읽혀지고 있다는데 있다. 그리고 그러한 대한민국 만들기에 부하뇌동(附和雷同)한 야당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데 있다(이러한 야당으로는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지형을 극복해 낼 수 없다).

구체적으로는 아군이 다쳐나가는 지뢰 폭발 동영상 있다면, 똑같은 논리로 적군이 지뢰를 매설하는 동영상도 있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의심일 텐데, 그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주2) 또한 발견된 곡사포 총알도 레이더에 잡히지 않음으로 실제 북측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하기에도 많은 합리적 의심이 필요한데도 이마저도 생략되어 있다. 비유적으로는 대한민국에서 일찍이 ‘의심할 수 없는 의심’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군대에서 우리 아군에 의해 아군이 살해(혹은 무자비한 구타와 폭력, 이에 대한 보복살인 등이 자행)되는’현상이 현실로 작동하고  있다면, 대한민국 사회가 그 만큼 비정상적인 국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성찰도 필요한 것이다.

이와 비례하여 그 ‘불편한’진실도 수용하여 이번 사건에 대입해야 하며, 그것은 누가 보더라도 ‘의심할 수 없는 의심’단계까지 확증이 되고 나서야 결론이 나야 하는 것이라면, 아군에 의한 ‘자자극’도 그 ‘합리적’의심 대상에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의심이 소멸될 때 북측의 ‘지뢰 도발’로 성격 규정할 수 있는 것이고, 또한 그에 상응하는 정치·군사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그런데도 몇 가지 당위적인 증거만으로 일방적으로 ‘북측 소행’만이 진실인 양 결론된다면 이는 한국사회가 ‘종북사냥’의 연장선상에서 작동되고 있는 일방국가 사회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어디 이뿐인가? 적어도 8월 10일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가 남북한이 당국회담으로 맺은 군사적 합의를 남한정부 스스로가 일방적으로 깨트렸다면(이에 대해서도 오역<誤譯>하지 말라. 말하고 싶은 것은, 백번 양보하여 이번 도발이 북측의 소행이라 하더라도, 그것과 군사적 합의파기가 남한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라 쌍방이 군사회담을 열어 거기서 논의하는 것이 정상적이라는 사실을 상기 시키고자 하는 것일 뿐이다) 남측정부를 향해 이에 대한 책임추궁과 비판은 할 수 있어야 하는데도, 이 조차도 이의제기를 하지 못하는 사회라면 이 또한 우리가 그토록 미워하던(?) 북측사회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그 둘째는 이제까지 그렇게도 ‘조건’있는 대화와 회담에 집착했던 박근혜정부가 왜 그렇게 재빨리(?) 북측의 회담에 응했는가 하는 문제를 직시하는 것이다. 그 일례가 ‘천안함’사건에 대해서는 선(先) 사과가 있어야 5䞔조치가 해제되고 남북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의 견지라든지, 북핵문제의 경우에도 북핵 해결에 대한 진정성 있는 조치가 선행되어야만 6자회담이 가능하다라든지 .... 즉, ‘先 사과, 後 대화’라는 원칙(?)은 온데간데없고, 그렇게 재빨리 박근혜정부가 대화에 임했던 이유가 무엇이냐 하는 그 ‘숨어 있는’의도가 읽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불편한’진실이 보일 것이고, 그 결과 보수수구세력과 종편 등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해석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첫째는 이번 사태의 본질이 북측정부보다 남측정부가 대화제의에 응하지 않으면 안 될 절박함이 더 컸다는 사실을 캐치해내는 것이다(따라서 이번 회담의 결과는 게임이론으로 볼 때는 북한의 승리로 볼 수 있다).

둘째는 첫째의 연장선상에서 이제까지 남측정부가 견지했던 ‘선 사과, 후 대화’라는 원칙(?)이 대한민국의 전략적 개념이라기보다는 박근혜정부와 보수수구세력의 정략적 접근의 산물이었음을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박근혜정부와 보수수구세력은 ‘원칙’이라는 개념 뒤에 숨어 북측을 계속 압박하여 북측체제를 와해하고 흡수통합을 하겠다는 전략이 그 본질이라 했을 때, 그 왜곡된 본질을 드러내지 않으면 안될 만큼 북측의 대화제의에 응하지 않으면 안 될 수밖에 없었던 절박함이 박근혜정부를 강제했다고 인식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할 것이다.

다름 아닌, 한반도 안보 리스크가 박근혜정부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컸다는 것이고, 이의 구체적인 징표가 증시가 폭락하는 형태로 나타났고, 미-중의 전략적 대결이었던 것이다(반면, 이를 북측의 입장에서 볼 때는 남측정부와는 달리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다 하여 잃을 것이 남측보다 너무나도 적고,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북측은 ‘불리한’협상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기도 하였다).
          
그 셋째는 6개 항에 대한 합의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는 문제인데, 결론은 6개의 합의사항 중 북측의 관심사항은 1항에 있다는 사실과 나머지 합의사상은 구색 갖추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북측이 이번 8.24합의를 통해 현재의 정전체제를 자신의 힘으로 현상 변경시켜 평화체제로 전환하려는 의도가 선보여졌다는 사실이다.

그 근거는 통상적인 합의문 문맥-원인과 결과의 관점으로 볼 때는 2항과 4항의 합의는 ‘원인’에 대한 인식의 결과이고, 이 합의결과에 따라 1항과 5항, 6항이 쓰여 지는 것이 맞다. 그런데도 이번 8.24합의는 2-4항과는 상관없이 제일 먼저 1항을 합의해놓고, 2-6항까지 기술되었는데, 이것은 북측이 의도하는 바가 이제까지의 협상전략을 폐기하고 정치군사적 문제로 직행하여 담판하겠다는 북측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당국회담에서 최고위급(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하고 이를 지렛대로 하여 북-미회담으로 직행하겠다는 용인술인데, 그렇게 보는 이유는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이 이미 군부 등 엘리트 장악에 성공하였고, 핵·경제 병진노선으로 남측의 경제적 지원 없이도 생활향상이라는 목적이 달성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인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입장에서 볼 때는 이제 마지막 남은(?) 한반도에서의 비정상적인 정전체제를 정상적인 평화체제로 전환하려는 시도에 시동을 건 것이기 때문이다.(주3)

그럴 때만이-그러한 인식만이 박근혜정부에게는 그 어떤 기대도, 상종도 하지 않겠다는 북측이 그렇게 갑작스러운 태도변화, 즉 공세적인 대화요구가 설명될 수 있는 이유이다.

-----------------------
<주>

1) 공동보도문 전문: 남북 고위당국자접촉이 2015년 8월22일부터 24일까지 판문점에서 진행되었다. 접촉에는 남측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의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참가하였다. 쌍방은 접촉에서 최근 남북 사이에 고조된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협의하고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
2.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3.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하였다.
4. 북측은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실무접촉을 9월초에 가지기로 하였다.
6.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2) 다만, 목침 지뢰를 아군은 사용하지 않고 적군이 사용하니 북한군의 소행이라는 것이고(1), 또 지형의 특성상 아군 비무장지대는 낮은 곳에 위치하니 높은 곳에 위치한 적군 비무장지대의 홍수에 의한 유실이 아니며(2), 무조건적으로 아군이 다니는 통로이니 아군이 그러한 목침을 설치할 수 있겠느냐는 단정(3)이 북측 소행의 분명한 이유들로 설명될 뿐이다.(여기서 오해하지 말 것은, 필자가 이러한 근거가 북측 소행이라는 결론을 내리는데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의심할 수 있는 의심’까지도 확증될 때 ‘명백한’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3) 이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입장에서 볼 때, 인민들에게(대내적으로)는 체제결속을, 미국에게는(대외적으로는) 북-미회담이라는 담판해결 시그널을 보낸 일대사변인 것이다. 을지프리덤가디언 군사훈련 기간 중에 이번 남북회담이 성사된 것이 그 근거이다. 좀 더 부연해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와는-체제수호와 경제적 지원-달리 체제안정과 인민생활 안정이라는 정치군사적, 경제적 기반이 조성되었다. 하여 남북회담, 북미회담을 경제적 지원으로 표현된 개혁·개방이라는 올가미에 갇히지 않게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번 6개항의 합의 중 2-6항까지는 남측의 요구를 쉽게 들어주면서 자신들은 1항의 합의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전략은 기간 남측이 구사해왔던 교류협력-경제지원-상호신뢰(북측의 개방·개혁) 구축을 통해 정치군사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단계별(혹은, 자유주의적) 전략을 무력화시키면서 자신들이 새롭게 짠 전략인 정치군사적 문제를 현재화(혹은, 현실주의적 접근을 통해)하여 직방으로 평화체제로 나아가겠다는 전략이 구체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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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공동성명과 유신독재! 박그네-김정은 시나리오의 종착역?

 
 
전쟁공포와 극적합의의 불길한 데자뷰
 
조시형 | 2015-08-27 09:21:2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7.4 공동성명과 유신독재! 박그네-김정은 시나리오의 종착역?
-전쟁공포와 극적합의의 불길한 데자뷰!        


pro-데자뷰

1972년 7월 4일 남과 북은 반년에 걸친 비밀 회담을 통해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발표된 ‘7.4남북공동성명’이 그것이다.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3대원칙에 따라 통일을 실현해가자는 획기적인 발표였다.

7.4성명은 이 밖에도 상호 중상비방과 무력도발의 금지, 다방면에 걸친 교류 실시 등에 합의하고 이러한 합의사항의 추진과 남북 사이의 문제 해결, 그리고 통일문제의 해결을 목적으로 남북조절위원회를 구성ㆍ운영하기로 하였다. 또 전쟁발발을 방지하기 위한 남북직통전화도 가설하였다.

더욱이 남북 간의 전면전 위기로 몰고 갔던 1968년도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습격사건에 대한 김일성의 사과도 이후락을 통해 전해졌다. 그날 한반도의 온 겨레는 춤을 추며 기뻐했고 이산가족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7.4성명에는 남북의 두 분단권력이 정치적 비밀접촉을 통해 내면적으로는 한반도의 분단을 현실화하고 두 개의 조국을 전착시키려는 속셈이 숨어 있었다. 즉 남북의 독재권력들은 강대국의 전략인 ‘두 개의 한국’에 편승하여 그들의 불안한 독재체제를 안정시켜나가려 하였다. 그 결과 남한의 독재자 박정희와 북조선의 독재자 김일성이 각각 일인통치체제를 서로 인정하는 유신헌법(1972.10.17)과 사회주의헌법(1972.10.27)을 공포하였다.

유신헌법과 사회주의헌법은 각각 남북에서 박정희 독재권력 기반과 김일성 1인 통치체제를 강화하면서 전혀 이질적인 두 체제를 정착시켜 나가는 기틀이 되었다. 이것은 7·4 공동 성명이 밝힌 "이념·사상·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우선 하나의 민족으로서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 하는 일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일이었다. 그 후로 박정희 사후 전두환 지배 20년 동안 남한 민중은 독재의 철권통치로 고통 받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광주학살이 대표적이다.

7.4공동성명발표 만 42년 후 그 독재자들의 2세와 3세가 휴전선 접경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건을 빌미로 전면전 공포를 불러일으키다 극적 타협을 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합의안을 발표했다. 그 합의안엔 묘한 유감이 들어있어서 72년 이후락이 들었다는 김일성의 구두사과를 연상케 한다. 그것은 과연 진짜 사과인가? 2015년 8월25일이었다. 이후 역사는 어찌 굴러갈 것인가? 반복될 것인가? 반전을 불러올 건가?


1.지배세력의 두 가지 통치술과 그 효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민주적인 권력자가 써먹는 대표적 통치술로 두 가지가 있다. 첫째가 디바이드 & 룰이라고 하는 분열지배전략이 하나요. 둘째가 공포감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적대세력 만들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엔 익숙한 영호남 지역주의가 전자의 대표라면 후자로는 전쟁공포를 자극하는 반공반북 이데올로기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영호남 대립으로 대표되는 지역주의가 권력집단에 대한 대중들의 합리적 비판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남북대립의 격화는 대중들을 전쟁공포로 스톡홀름의 포로로 만들어 가장 원초적인 생존본능을 자극하여 이성적 판단자체를 막는다.

이번에 남과 북의 권력자들은 도발응징과 전면전 불사라는 위험한 수사로 한반도 거주민들의 전쟁공포심을 무던히도 자극하려했다. 여기엔 남북 모두 사실상 관영화된 나팔수 언론매체들이 총대를 메고 앞장섰다. 그래서 남북 모두 가공의 허구를 진실인양 각자의 백성들에 주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를 지적하자면 전쟁이 곧 일어날 것 같은 일촉즉발의 위기를 과장했고 그 위기의 원인이 모두 상대방의 선제도발에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과연 그러한가?


2. 한반도에서 전쟁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북한과 미국은 한반도(!)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문서로 약속했다. 즉 남북한 모두 핵무기와 핵시설을 폐기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후 이명박 집권 시기 부시의 미국에 의해서 사실상 9.19 코뮤니케는 파기되었다. 대중국견제의 유력한 무기를 버리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북도 이를 핵 보유확대 기회로 활용했다. 현 단계 미국은 북의 핵 확산방지를 막는 게 목적이다. 그리고 이란과의 핵협상타결에서 추론 가능한 것이 북도 핵 확산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는 더 이상 북과 미국의 의제가 아닌 것이다.

따라서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북미수교와 평화협정도 더 이상 진전될 수 없다. 그렇다면 사실상 북은 핵보유국으로서 상호확증파괴이론에 따라 미국의 전쟁대상국이 아닌 것이다. 또한 북도 미국과 남한에 무력도발을 할 수 없다. 남한도 사실상 이미 오래전에 핵무장 되어있기 때문이다. 정세는 장기교착국면에 빠져들었다.

이런 구조 하에서 미국은 오바마 정부에서 북에 대한 의도적 무시전략으로 일관했고 북은 공언(?)해왔던 세계패권 판가리 전쟁을 위한 선군노선에서(원래부터 빈말이었는지 모르지만) 대내경제 병행발전에 무게를 두어왔다.

진정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조실현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던 김대중-노무현의 노선은 사실상 미국과 북한으로부터 공히 폐기된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런 핵무장 상황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물론 연평도해전 이상의 교전도 불가능하게 하는 안전판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점 정말 중요한 사실은 미국과 북한은 물론 주변 러, 중, 일은 물론 남한의 정치세력 모두가 다 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단지 남과 북의 불쌍한 백성들만 이를 모르고 전쟁공포의 포로가 되어 집단 스톡홀름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어지간한 사회적 불만도 남은 북에게 북은 남에게 전가하며 효과적으로 대중적 반발을 누르고 있는 것이다.

전방에서 출처미상의 무인기와 지뢰가 간헐적으로 터지는 이유인 것이다. 그런데 요것이 아직은 쓸 만한 것 같다.


3. 8월4일 터진 전방의 지뢰는 누구의 작품인가?

세 가지 경우가 가능하다. 고의매설이라면 북한 혹은 남한의 작품. 유실된 거라면 미군의 발목 지뢰다. 그런데 이번 사건의 경우 괴이한 것이 남과 북 모두 이 문제의 진상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어떠한 타당한 근거도 없이 남은 북이 주체라 하고 북은 남한의 일방적 강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 시비를 가리기 위해 우선 논란이 되고 있는 합의문 제2항을 보자.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당한데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어디에도 북이 지뢰폭발의 주체라는 근거로 해석할 표현이 없다. 북으로 돌아가서 평양에서 황병서가 주장한 대로 이 문구만 가지고 북한이 지뢰폭발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는 남측의 주장은 황당하다 못해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다. 외교적 관례로 유감이 곧 사과라고? 억지춘향의 방자 같은 궤변이다.

그러나 내가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천안함 사건 당시와는 사뭇 달라진 북한의 대응태도에 있다. 그 당시 이명박 정부의 북한 소행 발표에 대해 북은 이를 절대적으로 부인하면서 진상을 검증할 공동조사 요구했었다. 현재까지도 그것이 북의 공식적 입장이다.

그런데 이번엔 그저 내부선전을 목적으로 한 북한방송에서 남한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할 뿐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부인의 표현이 없다. 왜일까? 둘 중 하나다. 북의 소행이거나 무언가 남측으로부터 반대급부를 받았거나. 나는 판단했다. 여러분도 골라보라.


4. 과연 합의안 제2항외에 나머지 조항들은 준수될까?

살펴보자.

 

1. 북과 남은 북남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평양 또는 서울에서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나가기로 하였다.

2.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군인들이 부상 을 당한데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3.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산생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일대에서 모든 확성기방송을 8월 25일 12시부터 중단한다.

4. 북측은 동시에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하였다.

5. 북과 남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실무접촉을 9월초에 가지기로 하였다.

6. 북과 남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우선 단기적인 3항과 4항은 2항을 매개로 당일 준수 집행되었다. 5항도 비교적 단기과제로 실현 가능성이 높다. 6항 역시 스포츠와 문화, 학술단체 교류로 한정해서 보면 가능해 보인다. 문제는 1항의 총론적 성격의 남북 간의 장기적 관계개선이 실천될 것인가이다. 그게 가능하다면 다시 6항에서 도출되는 5.24조치의 해제가 실현되어 막힌 금강산 루트가 열릴 것이다.

그러나 과연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의구심은 연유가 있다. 막연한 민족적 기대감만으론 남북이 그동안 너무나 많은 합의를 불이행해왔다는 역사적 사실을 외면할 수 없다. 남한만이 아니라 북도 그랬다. 6.15공동선언에서 김대중과 합의한 김정일의 남한 답방 불이행이 대표적이다. 그것이 우리 민족에 가져올 엄청난 긍정적 역사적 파장을 상상해보면 너무나 안타까운 실기였다. 부시와 이명박의 반동에 속수무책 당하고 있는 현실이 처참하다.

그러므로 이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위해서는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이 각축하는 동북아 정세의 구조를 정확히 봐야 한다. 이를 통해서 얻은 논리적 귀결에 대해서 현재 남북의 집권세력의 진정성을 내재적 관점으로 또 한 번 검증해 봐야 한다. 과연 박그네와 김정은을 믿을 수 있을 것인가?


5. 동북아 정세구조를 변화시키는 어떤 추동력이 발생했는가?

소련해체 이후 이 지역 정세의 주체이자 상수(常數)는 미국과 중국이다. 러시아와 북한은 독립변수고 남한과 일본은 2차 대전 이래로 종속변수다. 이 지역은 인구와 생산력, 교역규모에서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이에 미국은 아시아 회기전략으로 일본을 앞세워 한국을 추동하여 반차이나 전선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에서 나토의 팽창에 맞서고 있는 러시아는 중국과 북한을 동북아의 우군으로 편성 중에 있다.

최근에 이러한 틀을 흔드는 어떠한 동력도 요소도 새로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테면 공포의 핵 균형이 보증하는 상호확증파괴를 타파할 새로운 비대칭 전력의 출현도 없었고 각 상수 국에서 내란에 준하는 소요나 경제파국도 없었다는 거다. 오히려 미-중은 서로 대립갈등하면서 세계 자본주의 시스템을 유지하는 두 기둥으로 한동안 외교와 군사적 포석 전을 넘어서는 충돌은 불가능하다. 중국의 대국굴기는 아직 요원하다.

위에서 언급한 북미 간의 대결을 살펴봐도 세계적 차원의 G2 경쟁의 하위체계에 자리 잡고 있다. 소수 북한 절대 무력론자들이 갈망하는 북의 패권적 상수로의 등극은 신년사와 다종의 공식적 문서에서 북이 스스로 부인하고 있다. 북미 간에는 수년째 결정적 충돌을 상호회피하고 현상유지가 지속되는 정체국면이다. 이번에 북의 전면전 엄포 이후 노출된 북의 전력도 지상과 해상에서 발사되는 핵미사일이 최대치였다. 결론적으로 동북아 정세구조를 전변시킬 극강의 무기는 관념의 세계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적화통일도 흡수통일도 불능이다.

남는 것은 여전히 김대중-김정일-노무현이 추구한 상호공존의 평화적 연방제 방안이다. 그러나 이 역시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미국이 추인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차기대선에서 새로운 인물과 노선의 출현으로 현실화 될 가능성은 물론 있다.


6. 과연 박그네와 김정은을 믿을 수 있는가?

국제정세구조의 변화에서 나오는 상수국가의 전략적 원칙이 변한 게 아니라면 남북의 협상은 명확한 한계를 가진다. 즉 합의안 1번의 총론인 남북관계 개선의 질적 수준은 결코 국가통합의 수준으로 나아갈 수 없다.

김대중-김정일이 합의한 낮은 단계의 연방제도 미국과 한국의 수구세력은 받아드릴 수 없었다. 하물며 부정선거로 당선된 친일친미의 정체가 뿌리박힌 박그네가 미국과 국내 수구세력의 동의가 없는 수준의 남북관계 개선은 불가능하다. 냉엄한 현실이다. 지금도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고 상해 임정을 부정하는 건국절 운운하는 친일의 총수가 항일무장빨치산의 정통성을 자랑하는 세력과 손잡는다고? 박근령이 진솔하다. “천황폐하께 누가되는 신사참배와 위안부 문제는 접어야한다.” 박그네의 생각이 이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누누이 주장했듯이 이명박그네 연속정권은 다까기마사오의 후예다. 오히려 지난 2년 반 동안 부정을 더 큰 비리로 덮고 의혹을 더 큰 사건으로 묻어왔던 이 정권의 전력으로 볼 때 이번 전쟁몰이와 연속된 극적 합의는 국내용 기획 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 쇼의 막은 내년 총선 직후에 내려질 확률이 높다.

김정은을 믿을 수 있는가? 보편적 인권의 원칙으로 자리 잡은 인신구속절차를 무시하고 단 한 번의 변론기회도 주지 않고 매부를 공식 총살한 철권통치자다. 심지어 2인자 황병서조차 그 앞에서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입을 가리고 말을 하더라. 사회주의 지도자의 전범으로 높이 평가되는 호지명은 그 앞에서 아이들이 웃고 떠들어 대화가 중단 되도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옮겼다한다. 그래서 지금도 베트남 사람들은 그를 ‘호’아저씨라고 애모한다. 카스트로나 체게바라 심지어 악명 높은 차우스세크도 동료와 인민들에 친절했다. 무릇 진정한 사회주의자는 민본과 위민을 체화해야 하는데 김정은에게서 그런 인격의 풍모를 찾지 못하겠다.

박그네와 김정은 둘 다 봉건왕조체제의 공주와 태자로 살아왔다. 그들에게 제왕의 통치행위 이상의 것을 보지 못했다. 지시와 명령, 복종과 집행 이상의 합리적 의사소통 가능성을 기대하지 못하겠다. 박그네 2년8개월 우리는 그것을 충분히 온몸으로 겪었다. 김정은 4년 동안 북의 인민들은 과연 무엇을 겪었을까? 탈북자들의 증언은 전부 배신자들의 거짓말일까?

그래서다. 이번 지뢰폭파 사건으로 남북의 수장들이 민족과 강토를 두고 저지른 전쟁 놀음의 저의가 의심스러운 것이다. 지뢰도발의 원인도 주체도, 주고받은 포사격의 진상도 밝히지 않은 채 전쟁의 위기를 원칙과 신념으로 자기가 막아냈다고 서로 강변하는 이 낯익은 그림이 스멀스멀 구토가 나려한다. 이 땅의 모든 언론은 남과 북 공히 분단 독재자들의 대변으로 전락했다. 구린내가 날 지경이다.

소규모 국지전도 전면전으로 비화하고 그럼 공멸이라는 걸 그래서 전쟁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함을 잘 아는 자들이 전쟁 놀음으로 공포를 조장하여 진실을 감추고 무엇을 얻으려 했던 것일까?


epi

만일 당신이 이번 남북 간 합의에 대해 마냥 기뻐하며 우리가 이겼다고 좋다고 한다면 십중팔구 당신은 잘 길들여진 臣民이다. 승자가 혹시나 남이 아니라 북이라고 생각해도 마찬가지다. 아마도 당신은 10대 미만이거나 60대 고령일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찌 이 터무니없는 상황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이 환호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당장의 불벼락을 피했으니 안도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할 수 있는 건 자연스럽다. 근데 하루 정도가 지난 지금쯤엔 뭔가 좀 찜찜한 느낌이 들어야 정상적인 뇌기능을 가진 사람이다.

더 나아가 진짜 불쌍한 사람들은 남북에 흩어져 서로의 체제를 부정적으로 보던 사람들이다. 전쟁몰이에 휘말려서는 공포에 휩싸여 서로 증오하다가 이제 다시 협상이 타결되니 그렇게 비판하던 권력자를 칭송하고 있다. 흉악범의 인질이 된 자들이 보여주는 스톡홀름 증후군의 전형적 증세다. 인질범에 대한 호의와 감사, 복종의 심리에 포섭되어 자발적으로 협조한다는 그 정신 병리적 현상을 여기저기서 목격하는 중이다. 그러면서 그토록 분노했던 부정선거도, 세월호 참사도, 국정원의 온갖 의혹들도 망각하고 불확실한 장밋빛 미래로 환상여행 중이다. 나는 그것이 심히 유감이다.

그래서 남북의 지배자들은 간헐적으로 전쟁공포를 축포처럼 터뜨려왔나 보다. 그들은 심하게 싸우는 것 같지만 아주 유사한 공감대를 공유하고 있는 것 같다.

오늘따라 절실히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이 그립다.

 

 


[진실의길. 기고 글&기사제보 dolce42@naver.com]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6&table=c_jshpapa&uid=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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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삽질하기 전, 모래섬은 눈부셨다

 

[투명카약-낙동에 살어리랏다⑦] 현장 탐사보도를 마치며

 

 

독자들의 성원으로 '김종술 투명카약 선물하기' 프로젝트 목표액이 달성됐지만 모금은 계속합니다. 31일까지 모인 후원금은 김종술 기자의 4대강 취재비로 전달합니다. 김종술 기자가 낙동강을 지키는 정수근 기자에게 카약을 선물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투명 카약 2대'로 진화했습니다. 두 기자는 8월 24일부터 2박 3일 동안 낙동강을 취재했습니다. 이 기사로 현장 탐사 취재 보도를 마무리합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의 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과 대안 기획 기사는 계속됩니다. 이 기획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 공동 프로젝트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절벽 위에 서니 숨이 탁 멈췄다. 시야가 확 트였다. 

"아, 이게 강이다." 

입 밖으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흐름을 멈춘 침묵의 강, 녹조가 끼고 큰빗이끼벌레가 우글거리던 그간의 낙동강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강의 아랫물과 윗물이 마구 섞여 뒹굴면서 산소를 물속에 주입하는 은빛 여울, 금빛 모래톱 위에 선 풀들은 싱싱했다.

심지어 아래쪽 물속 모래도 훤히 내비쳤다. 삼강 주막에서 내려온 낙동강 물이 휘돌아가는 곳이다. MB의 삽질이 가해졌던 곳이다. 상처 난 낙동강에 새살이 돋는 곳이다.

수장된 경천대 비경, 사라진 백사장... MB가 한 일이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이 공동기획한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이 지난 26일 오후 낙동강 상류인 경북 예천군 삼각주막 하류 낙동강에서 투명카약을 타고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희훈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이 공동기획한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이 지난 26일 오후 낙동강 상류인 경북 예천군 삼각주막 하류 낙동강에서 투명카약을 타고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희훈
지난 26일 오후 낙동강 상류인 경북 예천군 삼강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 권우성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 취재의 마지막 종착지인 삼강 전망대에 선 금강 종술과 낙동 수근은 몸이 근질근질했다. 이 비경을 보고도 가만히 있을 사람들이 아니었다. 예정에도 없던 물놀이를 강행했다.

"우리 투명 카약 내립시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4대강 투캅스'는 의기투합했다. 아래쪽에 보이는 경북 문경의 용궁마을로 내려갔다. 거대한 모래톱 한쪽 구석에 자동차를 세우고 국민 성금으로 마련한 투명카약을 내렸다. 노를 저었다. 투명카약 바닥으로 모래가 흐르는 게 훤히 보였다. 카약을 타고 강물 중간에 형성된 얕은 물 속 모래톱 위에 내려서 물장구도 쳤다. 4대강 공사 전에 낙동강에서 흔히 보던 풍경처럼. 그사이 붉은 석양이 강물 위에 떴다. 눈이 부셨다. 

4대강 공사 전에 상주 경천대의 모습도 이랬다. 하지만 MB는 상주의 상징이자, 낙동강 제1경이었던 경천대 비경을 수장시켰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경북 상주시를 알리는 대형 광고판을 볼 수 있다. 이 간판의 배경이 바로 경천대와 앞 회상리 마을이다. 물길이 휘돌아가는 곳에 큼지막한 금빛 백사장이 형성돼 있던 곳이다.

4대강 사업 3년 뒤인 2015년 그곳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은 삼강에 가기 전에 그곳에 들렀다.

백사장은 남아있지 않았다. 물속에 잠겨버렸다. 강물은 힘차게 휘돌아가지 않았다. 상주보로 막혔기 때문이다. 수천 년 쌓이고 쌓인 자연경관이 불과 3년 만에... 하늘이 놀라고 땅을 뒤흔들, '경천동지'할 일이다. 믿기지 않는가? 아래 비교 사진을 보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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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물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워서 '낙동강 제1경'으로 꼽힌다는 경북 상주시 경천대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이 4대강사업으로 인해 크게 변했다. (사진 왼쪽) 2009년 9월 최병성 시민기자 촬영. 넓은 모래밭이 펼쳐지고, 바닥의 고운 모래가 보일 정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사진 오른쪽) 2015년 8월 26일 권우성 기자 촬영. 모래밭은 사라졌고, 준설작업으로 강의 깊이는 가늠할 수 없고, 멀지않은 하류에 상주보를 건설해서 물이 가둬지면서 물이 가득하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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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물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워서 '낙동강 제1경'으로 꼽힌다는 경북 상주시 경천대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이 4대강사업으로 인해 크게 변했다. (사진 왼쪽) 2009년 9월 최병성 시민기자 촬영. 넓은 모래밭이 펼쳐지고, 바닥의 고운 모래가 보일 정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사진 오른쪽) 2015년 8월 26일 권우성 기자 촬영. 모래밭은 사라졌고, 준설작업으로 강의 깊이는 가늠할 수 없고, 멀지않은 하류에 상주보를 건설해서 물이 가둬지면서 물이 가득하다.ⓒ 권우성
지난 26일 오후 경북 상주시 경천대 부근에서 찍은 낙동강의 모습. 4대강사업 이전에 보이던 넓은 모래밭은 모두 사라지고 준설작업으로 인해 깊고 넓어진 강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사진은 5장의 사진을 이어 붙인 파노라마 사진이다. ⓒ 이희훈
그 많던 모래톱이 3년 만에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곳에서 텐트를 치고 수박을 먹으며 강 수욕을 즐겼던 사람들도 당연히 사라졌다. 1급수였던 이곳에 요즘은 녹조가 낀단다.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을 맑게 하겠다던 MB가 한 일이다. 녹색 성장으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MB가 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릴 영상을 소개한다. 탐사 취재 마지막 날(26일) 오전에 갔던 감천 합수부에서 찍은 영상이다.

상처 회복한 감천 합수부, 낙동강은 위대했다



낙동강은 위대했다. 다음으로 방문한 감천 합수부는 모래가 사라진 상주 경천대와 다른 모습이었다. 감천은 수천 년 동안 자기 몸속에 품어왔던 모래 내장을 낙동강에 부어버렸다. 하늘에서 본 감천 합수부는 물속의 활화산이었다. 용암이 아니라 모래를 뿜어대는... 무인기에서 영상을 찍는 순간에도 모래는 꿈틀거리며, 때론 소용돌이치면서 낙동강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대자연은 MB가 만든 생채기, 수심 6m를 메워버렸다. 3년 만에 낙동강 본류 4분의 3을... 물만 있던 곳에 은빛 모래섬이 생겼고, 그 위에는 고라니 발자국이 나 있다. 풀이 자랐다. 물속 모래 위에선 송사리 떼들이 놀고 있었다. MB가 삽질하기 전, 1300만 명의 식수원인 낙동강은 원래 이랬었다. 눈부신 감천 모래섬에서 선 '낙동에 살어리랏다' 투명카약 탐사보도팀은 모처럼 강다운 강을 만나 반가웠지만, 한없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이게 바로 희망이었다. 5년짜리 권력과 엄청난 자본도 결국 대자연의 놀라운 기억력 앞에서 어쩔 수 없었다. 4대강은 막을 수 없다. 4대강은 쉼 없이 흘러야 한다.  

태풍 맞고 도랑에 빠지고 무인기 추락하고...
[현장 탐사 보도를 마치며] 금강과 낙동강으로 돌아간 '4대강 투캅스'

2박 3일간의 탐사보도는 끝이 났다. '김종술 투명카약 선물하기' 캠페인 후속 기획으로 마련한 '낙동에 살어리랏다' 취재팀은 모두 집에 가지 못하고 경북 문경의 한 모텔에서 새벽까지 기사를 마무리 했다. 사건도 많았다. 첫째 날은 도동서원 앞 녹조밭에서 투명카약을 타고 MB의 4대강을 고발했지만, 둘째 날은 태풍 고니의 비바람에 제대로 취재를 할 수가 없어서 애를 태웠다. 


마지막 날인 26일 최종 취재 포인트에서는 탐사보도팀이 좌초될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삼강에 투명카약을 띄우려다가 낙동 수근의 차가 도랑에 빠져 뒤집힐 뻔했다. 잠시 눈앞이 캄캄했다. 해는 지는데, 견인차는 안 오고... 투명카약 '뱃놀이'의 마지막 신을 찍고 모래톱으로 귀환하던 무인기가 벼랑 끝 나뭇가지에 걸려 추락했다. 금강 종술이 맨발로 80도 깎아지른 절벽으로 올라가 무인기를 구출했다. 

결국, 무사히 2박 3일간의 탐사보도 일정을 마쳤다. 이로써 '김종술 투명카약 선물하기' 프로젝트에서 시작한 '낙동에 살어리랏다' 현장 취재는 끝났다. 김종술 기자는 이제부터 금강을 홀로 걸으며 금강을 지킬 것이다. 정수근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으로서 지역의 환경 지킴이 역할을 하면서 낙동강의 재자연화를 위해 힘쓸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간 현장 취재팀에 보내주신 독자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은 이후에도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김종술 기자에게 '투명카약' 후원하기  
☞[투명카약①] "밤길 조심해" 협박·폭행당하고... 취재수첩 놓지 않았다 
☞[투명카약②] 국토개조 아닌 '국토개판'... 시궁창이 따로 없습니다 
☞[투명카약③] "궁상떨지 말고 계좌번호"...댓글 하나에 쏟아진 '군자금' 
☞[투명카약④] "여러분 고맙습니다" MB에 맞설 '비밀병기' 제작 돌입 
☞[투명카약⑤] 96년식 봉고 타고 4대강에... MB 고가 자전거보다 낫다 
☞[투명카약⑥] MB가 파냈던 모래, 강 스스로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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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술, 금강에 산다> 10만인리포트 연재 기사 바로가기 
☞ EBS 하나뿐인 지구 : 금강에 가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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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보는 최신북한9] 21일 전쟁위기 속의 평양 모습

[영상으로 보는 최신북한9] 21일 전쟁위기 속의 평양 모습
 
 
 
nk투데이 김혜민 기자 
기사입력: 2015/08/27 [02:43]  최종편집: ⓒ 자주시보
 
 

 

8월 20일부터 휴전선 일대의 포 사격, 준전시상태 선포 등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높았습니다.

이 때 평양은 어땠을까요?

일본 교도통신이 21일 당시 평양의 거리를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 자막 번역

남북간에 20일 포격을 주고 받았으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준전시상태'를 선언하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전선지대에서 떨어진 평양 시내에는 21일에도 시민들이 평소처럼 왕래하고 있으며 '준전시'의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다.

 

 

김혜민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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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합의의 진짜 주인공은 펜타곤?

 
[윤효원의 노동과 세계] 박근혜 정부, 유연하게 대처한 진짜 이유
 
 
8.25 판문점 합의로 일단 전쟁 위기를 넘겼다. 참 잘 된 일이다. 남북 당국 모두가 진지하게 노력했다.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받을 일이다. 판문점-서울과 판문점-평양 사이의 핫라인은 지난 22일과 23일, 그리고 24일 몹시 붐볐을 것이다. 

그런데, 서울-판문점-평양만 바빴을까. 미국 발 뉴스는 워싱턴도 덩달아 몹시 바빴음을 알려준다. 물론 워싱턴이 동맹국 남한을 지원하기 위해서만 바빴던 건 아닌 것 같다. 

"확실히 그들(북한)은 하와이나 태평양의 미국 시설물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a missile)을 갖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가장 걱정하는 바다."

마크 웰시 미국 공군참모총장이 미국 공군 주간지 <에어 포스 타임즈 Air Force Times>에 말한 내용이다. 기사에서 웰시 총장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 능력을 걱정하는데, 물론 남한이 아닌 미국 본토에 대한 타격 능력이다. 

인터넷 기사가 올라간 시간은 워싱턴 시각으로 8월 24일(월요일) 저녁 9시 16분, 서울 시각 8월 25일(화요일) 아침 10시16분이었다. 9시간 전인 한국 시간 25일(화요일) 새벽 0시 55분, 워싱턴 시간 8월 24일(월요일) 오전 11시 55분에 판문점 합의가 이뤄졌다. 

물론 미국 군부의 걱정은 남북 합의로 상황이 종료된 이후 아홉 시간 동안 이뤄진 것이 아니라, 지난주부터 이어진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상태, 특히 예상을 뛰어넘는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을 인공위성과 첩보망을 통해 확인하면서 생긴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매체 <CNN>의 펜타곤 (미국 국방부) 담당기자 바바라 스타의 기사도 흥미롭다. 기사는 북한의 군사력 증강과 부분적인 병력 동원이 펜타곤을 깜짝 놀라게 했고, 그 결과 미국의 고위 지휘관들은 북한의 전쟁 개시 징후가 있을 경우 남한 방어를 위한 미국의 전쟁 계획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전했다. 

기존 전쟁 계획을 재검토한다는 말은 새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 갖고 있는 계획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때 새 것을 만들려는 욕구가 생긴다. 8월 25일 새벽 1시에 이뤄진 판문점 합의 전에 미국 국방부가 이미 한반도 전쟁 계획 재검토에 나선 것은 전시 작전 지휘권을 청와대가 아닌 백악관이 보유하고 있는 작금의 대한민국 상황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판문점 합의 직후인 홍콩 시간 8월 25일 02시 46분(한국 시간 03시 46분)에 보강된 바바라 스타의 <CNN> 기사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들은 북한의 군사력 증강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김정은이 남한의 선전용(propaganda) 확성기 중단의 최종 시한을 정한 이후 북한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북한의 예상치 못한 방식의 군사력 증강에 놀란 미국 군부는 자신들끼리 긴급 논의를 연이어 진행했으며, 남한 군부와도 전쟁 계획을 상의했다. 또한 남한 정부를 향해 위기를 고조시키지 말고 상황을 진정시키라고 요구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 미사일의 타격 능력과 더불어 미국을 특히 놀라게 한 것은 북한 해군 함정과 잠수함의 움직임이었다. 미국 국방부의 한 관리는 "전례가 없다는 단어를 쓰고 싶진 않지만, 이것은 그들(북한) 해군에게서 지금껏 본적이 없는 것이었다"고 <CNN>에 말했다. 

미국 군부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B-52 폭격기를 출격시키려던 계획을 취소했는데, 그 이유는 미국이 전쟁 위기를 고조시킨다는 신호를 평양에 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시적"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8.25 합의 이전에 한미연합훈련은 이미 중단됐던 것이다. 

22일부터 25일까지 43시간 동안 진행된 남북 회담의 주인공이 김관진-홍용표 팀을 지휘한 박근혜 대통령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외신이 들려주는 펜타곤의 급박한 움직임은 또 다른 주인공, 즉 오바마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미국 백악관의 국가안전보장회의가 8.25 판문점 합의의 실질적 배후였음을 암시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남한 정부, 그리고 서청원 의원 등 새누리당의 친박 핵심들이 북한이 표명한 유감을 사과로 받아들인다면서 재발방지 문구가 없는 데도 '전례 없이' 유연하게 대처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다음 달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또한 유엔 창립 70주년이자 2차 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9월 28일 오마바 미국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유엔총회에서 연설한다. 이들이 논의할 '신형대국 관계'에 한반도 정세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이 거대한 장기판에서 8.25 판문점 합의를 전후한 한반도 정세는 어떤 의미를 차지하게 될까.
 

 

 

 

 
윤효원의 '노동과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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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급 합의 후 남북관계, "동시다발·다방면 전개" 예상


통일부, 5.24해제 "대화로써 다뤄질 수 있는 문제"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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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26  14: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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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이 26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향후 남북대화 구상을 설명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정부는 지난 24일 남북 고위급 당국자 접촉 합의에 따라 공동보도문 1, 5, 6항에 명시된 당국자회담,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 적십자 실무접촉, 민간교류가 순서와 관계없이 동시다발적으로 다방면에서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26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해서 일일이 예단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는 순서와 관계없이 동시다발적으로 다방면에서 전개될 것”이라며, 그렇지만 “정부는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따라 일관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언제 어떤 급으로 당국회담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현재 준비·검토 중이기 때문에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공동보도문에 명시된 각급 회담과 접촉은 남측뿐만 아니라 북측에서도 제안할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5.24 대북제재조치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5.24 문제와 관련해서는 당국 간 회담이 열리고 그 밑에 하부 여러 가지 회담들이 제기가 되면 거기에서 관심이 있는 북쪽이 제기할 수 있는 사항일 것”이라며, “그때 가서 충분히 대화로써 다뤄질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5.24조치 해제를 위해 정부가 내걸었던 조건이었던 북측의 사과에 대해 이번 공동보도문 수준으로 이루어진다면 수용 가능한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추가적인 회담에서 다뤄질 사항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통일부는 사후 "천안함 폭침 관련 북한의 책임있는 조치가 있어야 5.24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는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또한 “이산가족 문제는 지금 우리 민족이 해결해야 될 시급한 현안 중에 하나”라며, “정부는 차근히 준비해서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이 무사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대한 원칙과 방향을 제시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이번 고위급 접촉 합의에 이산가족상봉 문제가 포함된 배경으로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풀기 위해 생사확인부터 시작해 금강산 면회소를 이용한 수시 상봉이 가능하도록 하자고 제시한 바 있다.

생사확인을 위해서는 6만여 명의 남측 이산가족 명단을 북측에 일괄 전달하고 북측도 이에 동참해 남북 이산가족 명단교환이 연내 실현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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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박근혜, 철도 민영화에 또 한걸음 더!

 
[기고] 국토부는 왜 철도 관제권을 회수하는가?
 
 
지난 20일 국토교통부는 그동안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위탁 관리하고 있던 철도 관제권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관리하는 '국가종합철도관제센터'를 신설해 철도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그 이유다. 국토부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가 맡고 있는 관제 센터에서 항공기의 계기 비행 장치와 비슷한 KTX의 열차 자동 제어 장치가 원인도 모른 채 꺼졌다고 한다. 한국철도공사 관제 센터가 이런 사실을 상위 기관인 국토부에 보고하지 않는 등, 사고 은폐에 해당될 수 있는 행위를 해 철도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고, 이 때문에 관제권을 독립시키겠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은 국토부의 발표를 그대로 인용, 대형 철도 사고를 막게 되었다는 내용의 보도까지 했다. 마치 관제권만 회수하면 사고가 저절로 막아질 것처럼 선전되고 있다. 국토부가 한국철도공사로부터 관제권을 빼앗겠다며 든 이유들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타당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국토부가 예로 든 사안들은 제도를 잘 운영하고 책임을 명확히 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방향 지시등이 문제가 있다며 멀쩡한 차를 폐차시키고 새차를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난 20여 년 넘게 지속된 철도 경쟁 체제 도입과 민영화를 향한 국토부의 집념이 숨겨진 채 관철되고 있는 형국이다.
 
관제권 환수의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 수년간 한국 철도의 모습을 보면, KTX 광명역 탈선 사고나 대구역 충돌 사고 등 중대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사고율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이다. 선진국인 미국, 네덜란드, 프랑스, 스페인 같은 곳에서도 대형 충돌 사고나 탈선 사고들이 이어졌다. 국가를 불문하고 철도 사고를 막기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으며 한국 철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대구역 충돌 사고는 개량 공사 과정에서 미비된 안전 시스템이 기관사의 신호 착각을 예방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런 인적 실수를 줄이기 위한 시스템 보완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철도에서 사고가 일어나는 원인은 관제실의 오류보다는 안전을 보장하는 신호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거나 차량이나 선로 등 시설의 유지 보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 2000년 10월 17일 열차의 하중을 견디지 못한 선로가 300조각으로 갈라지면서 일어난 영국의 햇필드 역 사고는 민영 선로 보수 회사가 선로 보수를 외면한 결과였다. 이 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34명이 중상을 입었다.
 
국토부는 철도 관제도 항공 관제와 같이 운행사인 항공사로부터 독립된 형태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이런 주장은 국토부 철도 정책의 빈곤함만을 드러낼 뿐이다. 관제라고 해서 다 같은 것이 아니다. 항공 관제와 열차 관제는 관제라는 이름만 같을 뿐이지 그 적용 원리와 작동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국토부의 관제권 이관 근거가 타당하다면 안전성을 자랑하는 철도 선진국들도 관제권이 독립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안정성을 자랑하는 일본 철도는 운영 기관이 직접 관제를 하고 있다. 독일 철도는 독일철도공사 산하의 자회사가 관제를 맡고 있다. 이런 것만 봐도 철도 관제를 운영 기관에서 독립시키는 것이 안전을 보장하는 절대조건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국토부가 한국철도공사로부터 관제권을 회수하려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동안 추진해왔던 철도 경쟁 체제 도입 방침에 따른 여러 철도 운영 기관의 설립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 바로 관제권 회수 추진이다. 국토부는 동해남부선과 성남여수선에 대한 신규 운영 기관 입찰 공모를 추진하고 있다. 또 수서KTX를 필두로 한 다른 철도 운영 기관의 확대를 도입을 위해 한국철도공사의 관제권을 회수하려 하는 것이다.

즉, 
국토부가 추구하는 철도 정책이 완결되면 한국철도공사는 여러 철도 운영 기관 중의 하나가 된다. 그런데 열차 운행을 총괄하는 관제권을 한국철도공사가 독점하면 불공정 경쟁이 발생하게 된다는 논리다.
 
현재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항공사는 89개사이다. 항공 관제는 항공사로부터 시스템적으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독립적 운영이 당연하다. 그러나 국토부가 아무리 경쟁 체제를 독려해도 한국 철도의 주간선에 수십 개의 철도 회사를 두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다.
 
대륙 철도의 꿈 꾼다면서한국철도공사 쪼개는 국토부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일 노선에서 한국철도공사와 수서KTX라는 두 개의 고속철도 운영 기관을 갖게 되었다. 또 국토부의 방침에 따라 앞으로 건설되는 신설 노선에는, 한국철도공사를 제외한 다른 운영 기관에 우선권을 주는 경쟁 입찰 방식으로 운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로드맵은 국가 기반 시설을 대여받아 사업에 나서는 민간 사업자, 투자자, 외국 자본에게는 이익이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통합과 조화를 바탕으로하는 철도의 특성과는 떨어져있다.
 
특히 대륙 철도 연결 사업과 같은 국가적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하는데, 철도 운영 능력을 인정받은 국가 기간 공기업의 역할은 그런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경영 능력이 없어 고속철도도 분리당하고, 각 지역 노선을 다른 운영 기관이나 민간 컨소시엄에 넘겨주는 한국철도공사가, 어떻게 민족적 숙원 사업인 대륙 철도 연결 사업을 주도하겠는가? 대륙철도 물류 시장의 국제 경쟁에서, 러시아나 중국의 대형 철도 운영 기관의 단순 하청 기관으로 한국철도공사가 전락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다.
 
이번 정책을 주도한 국토부의 구본환 철도안전정책관은 20년 전부터 한국 철도의 민영화와 경쟁 체제 도입 정책을 추진해온 인사다. 구본환 정책관은 철도 적자를 줄이기 위해 한국철도공사의 강력한 구조 조정과 효율 경영을 강제해왔다. 그런 그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최근 철도 공기업 CEO들이 단기 영업 이익 강조와 신규 노선 개통 등 수익성과 운송에 치중한 나머지 안전이나 질서 유지에 소홀할 우려가 있었다"며 이를 위해서도 관제권 회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철도 적자를 줄이라고 압박하고 CEO들의 성과 지표로 경영 능력을 판단하겠다고 강요해온 게 국토부였고 그런 정책을 추진한 핵심 인사가 구본환 정책관과 같은 엘리트 관료들이었다. 그동안의 행태에 비하면 적반하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상황과 조건에 따라 말을 바꾸면서도 끈질기게 정책을 밀어붙이는 관료들의 뚝심은 존경스러울 정도다. 그러나 국가 정책을 좌우하는 관료의 '확신'이 신자유주의적 세례에 굳어진 신념이고, 철도 산업에 대한 심각한 오해를 낳는 요인이 된다면, 한국 철도의 앞날은 매우 어두워질 수 밖에 없다. 한국 국민들에게도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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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안보질서의 모색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5/08/26 06:13
  • 수정일
    2015/08/26 06:1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강태호 2015. 08. 25
조회수 267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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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시험비행한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젠-31

  

 중러의 직접적인 군사협력은 크게 두가지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러시아의 첨단 무기 판매다. 다른 하나는 올해 두 번에 걸쳐 진행된 군사연습 등 테러리즘 및 국경지역의 위협 도발에 대한 공동 대응을 목표로 내건 군사연습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두나라의 군사협력이 뚜렷한 지향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화민족의 부흥’을 내건 시진핑 주석과 ‘강한 러시아’를 내건 푸틴 대통령의 리더쉽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이러한 두나라의 협력관계는 새로운 안보질서 수립이라는 지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시 주석은 2014년 5월 21일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기조연설을 통해 미일 동맹을 겨냥해 직접적이고 단호한 어조로 '미국의 아시아 개입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시 주석은 “아시아의 문제는 아시아 국가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며 아시아의 안보 역시 아시아 국가들이 수호해야 한다”면서 “제3자를 겨냥한 군사동맹 강화는 지역의 공동안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안보는 아시아 이외의 국가와는 무관하다며 러시아와 함께 아시아 국가들간의 안보 협력의 새로운 프레임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기조연설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동등한 협력 원칙과 개방성을 가진 안보기구가 필요하다”고 밝혀 화답했다. 사실 CICA는 아시아 지역 국가들 간의 상호 신뢰구축과 분쟁 예방을 위해 1992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주도로 만든 지역안보협의체였다. 회원국은 중국, 러시아, 몽골,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이란, 터키 등 24개국이나 된다.  2002년 6월 첫 정상회의 이후 4년마다 개최돼 왔으나 그 존재감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 회원국이지만 미국과 일본은 아니다.  2016년까지 의장국을 맡게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연설을 통해 아시아의 새로운 안보기구 구상을 제시하면서 갑자기 주목을 받게됐다. 시진핑 주석은 이 연설에서 “앞으로 사무국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방 관련 협의조직도 만들고 반테러, 경제무역, 관광, 환경보호, 인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질적인 협력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혀 안보협력기구로서 CICA의 확대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잇따른 첨단 전략무기 공급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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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는 수호이 35s를 4.75세대로 부른다

 

   전략무기 분야에서 중국은 러시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관계에 있다. 그러나 두나라는 다른 한편에선 인도 이란 파키스탄 등 주요 무기 판매 시장에서 서로 경쟁의 관계에 있다. 따라서 러시아는 중국에 대한 무기 판매에서 매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2012년 푸틴 대통령의 재집권 이래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를 겪으면서 러시아의 대중국 무기 판매는 전략 무기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2014년 5월의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정상회의를 계기로 푸틴 시진핑 두정상은 최신예 전투기 Su(수호이)-35 거래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Su-35는 아직 러시아에도 실전 배치가 되지 않은데다 러시아가 그동안 기술 유출을 우려해 중국에 수출을 꺼렸던 전투기다.  그 뒤 지난 7월 26일 러시아는 복제를 금지하는 조건으로 중국에 전투기 Su-35s를 판다는 데 합의했다. 러시아 온라인뉴스 <스푸투니크>는 그간 난항을 겪어온 중국과 러시아 간 Su-35s 판매협상이 7월 하순까지 마무리 지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러시아는 계약서에 중국이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시도해 Su-35s를 모방 생산할 경우 거액의 위약금을 무는 조항을 달았다고 한다.  중국은 1999년 러시아와 전투기 Su-27 전투기 도입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중국의 젠(殲)-11로 면허 생산까지 했다. 그런데 중국은 그후 러시아쪽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젠(J)-11B, 젠-11D, 젠-15등 파생 기종을 연달아 개발해 생산했다. 이 때문에 복제 생산에 대한 금지 조항 이외에도 Su-35s 도입 대수를 놓고서 중국은 24대를 주장한 반면 러시아는 48대를 판매하겠다고 맞섰지만, 중국쪽 의견대로 24대로 결착났다.  중국이 Su-35의 도입 규모를 줄이려는 것은 ‘과도 기종’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Su-35는 4.5세대로 분류되고 있다. 실전배치에 들어간 제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젠-20(미국이 실전배치한 F-22 랩터에 대응)과 다음세대인 젠-31(F-35에 대응)의 전력화가 마무리될 때까지의 공백기를 메우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다만 중국이 젠 -20과 그 후속기종인 젠-31을 개발하는 데는 결정적인 장애가 있는데 바로 엔진이다. 중국은 젠-31 탑재를 염두에 두고 WS(渦扇)-15 엔진을 개발 중이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투기 엔진 개발을 맡고 있는 중국항공공업집단은 첫 자체 항공기 개발을 위해 1천5백억 위안( 27조)을 투입했으나 젠-20은 물론이고 젠-31에 탑재할만한 수준인지 의문이 제기돼 왔다. 게다가 대량생산 능력도 아직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반해 Su-35에 장착한 러시아제 엔진 AL-41F1S는 젠-20에 적합하다고 한다. 그러나 러시아는 엔진만 수출하는 건 거절했다. 중국이 Su-35s를 최소 규모로 도입하려는 이유다. Su-35s는 최대 속도가 마하 2.25, 항속거리도 3600㎞다. 단좌 전투기인 Su-35s는 기수에 장착된 IRBIS-E 레이더를 통해 30개 표적을 탐지하고 적기 8대와 동시에 교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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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자랑하는 S-400 미사일방공시스템

 

 또한 지난 5월 중국은 러시아산 최고의 방공미사일 시스템의 구매자가 됐다. 러시아가 탄두를 포함해 공중 목표물 요격 분야에서 ‘대적할 상대가 없다’고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 최신예 지대공 미사일시스템 ‘S-400’의 첫 판매국으로 중국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 5월 12일 러시아 국영 무기수출회사인 ‘로스 오보론 엑스포르트’ 아타톨리 이사이킨 사장은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계약의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겠으나 중국은 두나라간 상호 전략적 협력 수준을 뚜렷히 나타내는 이 최신형 미사일 방어체계의 첫 구매자가 됐다”고  밝혔다. 이사아킨 사장은 “많은 국가들이 S-400 구매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방위산업체 알마즈-안테이 콘체른은 러시아 국방부에 S-400을 먼저 공급해야 한다. 또한 이 방어시스템을 몇몇 국가에 단시일 내 대규모 공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중국은 이 계획의 첫 사례가 됐다”고 덧붙였다. S-400은 사거리가 60∼400㎞로 중국 남부 대만을 마주보고 있는 푸젠(福建) 성 일대에 배치될 경우 댜오위타이 섬(센카쿠 열도)과 대만 전역을 요격 범위에 둘 수 있다.

 

   2005년부터 시작된 중러의 합동 군사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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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사명-2005 합동군사연습 가운데 상륙작전의 모습

 

 중국과 러시아가 합동 군사연습을 한 것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나라는 2005년 8월18일부터 25일까지 8일간 “평화사명-2005(和平使命-2005)”으로 명명된 합동 군사연습을 실시했다. 황재호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중국의 중·러 합동군사훈련 참여 배경과 함의> 2005년 9월6일) 이 공동 군사연습은 약 1만 명의 중국과 러시아 병력이 참여한 대규모 군사연습이었다. 러시아에서는 제76 공수사단 소속의 1개 중대, 제55 해병사단의 1개 중대, 태평양함대 소속 일부 병력 등 1천800명이 참가하였다. 러시아는 적은 병력을 참가시킨 대신 태평양 함대의 대형 대잠함 ‘샤포스니코프 원수(Marshal Shaposhnikov)호’, 대형 상륙함 BDK-11 1척, 구축함 1척과 장거리 전략폭격기(TU-22M3, TU-95MS), 수송기(ER-76),  공중급유기(ER-78), 공중조기경보기(A-50)  수호이 전투기(SU-24M2 및 SU-27SM) 등의 최신무기들을 동원했다.
 이에 비해 중국은 지난(제남)군구와 북해함대의 육군과 해군 함정부대와 해병대, 공군 항공부대와 특전대 등을 주축으로  약 8천명이 참가했다. 중국도 구축함 2척, 소해함 2척, 상륙함 6척, 전투기 수송기 26대, 헬기 30대 및 공군 최정예 주력기종인 젠(殲) 계열의 전투기들과 수호이 계열의 폭격기, 조기 경보기인 쿵징(空警) 2000 등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1만명이 동원된 대규모 군사연습이었다. 
 이 합동군사 연습은 크게 3단계로 나뉘어 실시되었는데, 1단계는 8월 18~19일 이틀동안 블라디보스톡에서의러시아 함대 기동훈련으로 훈련 준비,긴급 및 전시사태 돌입, 도상연습, 가상 적에 대한 수색 및 격멸 훈련으로 전개되고 테러 근거지에 대한 헬기 공격 같은 특수 작전 훈련과 파괴된 교량에 대한 긴급 복구 등이 주 내용이었다. 2단계는 8월 20~22일 산둥반도 및 서해지역에서의 실전 훈련으로 전개됐다. 중국의 육해공 합동군에 러시아 공수 76사단 9중대가 가담해 적 후방지역으로 상정한 칭다오에 공중 침투작전을 벌였으며, 러시아 태평양 함대 소속 55해병사단의 55중대가 대잠함의 화력 지원하에 대형 상륙함을 이용해 상륙작전을 벌였다. 마지막으로 3단계는 서해에서 SU-27SM 전폭기 엄호하에 2대의 T-95MS 및 4대의 T-22M3 전략 폭격기가 출동해 가상 적기 격추 훈련을 했으며, 사거리 3,000km의 AS-15 크루즈를 이용한 미사일 발사 훈련도 실시됐다. 마치 서해를 통한 중국 본토에 대한 미일의 가상공격에 대응해 중러가 공동으로 해상 공중 지상에서 각각 반격을 가해 격퇴시키는 상황을 상정한 군사 연습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황 연구위원에 따르면 당시만 해도 대규모의 군사연습이었으나, 중러간에는 합동군사연습의 장소 선정을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엇갈렸다고 한다. 중국은 연습장소를 블라디보스톡 지역을 희망했으나 러시아가 원하지 않았으며, 러시아가 신장지역을 희망하자 중국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중국이 저장성지역을 희망하자 러시아가 대만과 가깝다는 이유로 반대해 결국 그보다 훨씬 북쪽의 산둥반도에서 주된 훈련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시기 이래 2012년 이전까지 6차례에 걸쳐 진행된 중러 군사연습은 기본적으로는 모두 상하이협력기구(SCO) 차원에서의 전략적 훈련의 성격이 강했다. 게다가 ‘평화사명 2005’를 보면 합동 군사연습에 참여한 중국의 병력이 8천명인데 반해 러시아는 2천명에 불과하며 러시아가 중국의 군사파트너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극동지역의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적으로 중국의 급부상에 대해 러시아가 경계감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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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에서 8월 24-29일 실시된 상하이협력기구(SCO) 산하 지역 반테러 합동군사훈련  '평화사명 2014'

 

  그럼에도 이 시기부터 중러간에는 탈냉전기 미국 중심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 그리고 신간섭주의를 견제하는데 공동의 이해와 목표가 일치했다고 보여진다. 무엇보다 러시아의 입장에서 보면, NATO 동진확대를 억제하고자 하는 필요성이 절실했기 때문에 중러 협력이 강화 발전될 수 있었다. 중국 역시 글로벌 무대에 등장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견제와 봉쇄를 억지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군사적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게 사실이다. 김재관 전남대 교수(<21세기 갈등과 협력의 중러관계에 대한 분석과 전망-미국 요인을 중심으로> 2014년 11월)에 따르면 이런 공통의 이해관계 위에 합의된 것이 푸틴 대통령의 등장 이후 2001년에 합의한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 이다. 이를 바탕으로 2004년 10월 푸틴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 그 후속 조치라 할 수 있는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의 실천요강’(2005~2008년)을 비준했다. 이를 바탕으로 두나라는 서로를 ‘시장경제지위’(MES)를 가진 국가로 인정했으며, 양국 간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 ‘중-러 투자보호협정’의 체결과 양국 정부가 주관하는 ‘중-러 투자촉진회’를 이미 2004년에 가동하였다. 또한 양국은 2004년 10월 ‘중-러 국경 동쪽지역 보충협정’에 서명해 해묶은 국경분쟁 해결의 길을 열었다. 2005년 중러간 첫 군사연습은 이를 배경으로 진행된 것이다. 
 이런 두나라간 협력관계가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6개국의 모임인 상하이협력기구라는 틀을 벗어던지고 군사동맹 관계를 상징하는 양자 차원의 직접적인 군사연습으로 발전한 것은 2012년 푸틴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다. 푸틴 대통령은 재집권 직후인 2012년 6월 베이징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시 정책(Pivot to Asia)과 아시아 재균형 전략(Asia Rebalancing) 전략을 내세운 미국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가 ‘동맹’에 버금하는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이 합의한 공동성명에는 두나라간 군사·정치·경제·국제관계 등 전방위적인 협력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군사 분야에서 양국 군 사이의 전통적인 우호를 증진하고, 특히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연합 군사연습을 촉진하기로 했다. 양자 차원의 군사연습을 정례화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이를 반영한 것이 2012년 4월 한반도 서해에서 처음으로 전개된 해상 연합(Joint Sea)으로 명명한 합동 군사연습이다.  
 중-러는 이 성명에서 두 나라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 신뢰와 평등 호혜의 정신에 따라 국경선 부근에서 군사력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두 나라는 무려 4380㎞에 이르는 광대한 국경선을 맞대고 있어 옛 소련 시절부터 크고 작은 국경 분쟁을 벌여왔고, 1969년 3월에는 우수리강 주변에서 실제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과 소련이 ‘상호 신뢰’의 정신에 따라 국경선 부근의 군축에 합의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당시 일본언론은 이 합의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이렇게 가까워진 것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 비중을 높이고 있는 미국에 대한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12년 4월 이 첫 합동 군사연습은  이번 8월 20~28일 블라디보스톡 연해와 동해상에서 실시되고 있는 해상 연합 2015-II에 이르기까지 모두 5번에 걸쳐 ‘해상 연합(Joint Sea)이라는 이름에 연도를 붙이는 형식으로 매년 장소를 바꿔가며 내용을 달리하면서 진행돼왔다. 그리고 2015년에는 횟수를 2회로 늘려 5월 지중해에서 그리고 8월에 동해에서 두 번에 걸쳐 진행된 것이다. 
  해상 연합-2012는 서해 칭다오와 인근해역에서 실시됐다. 평화사명 2005와 마찬가지로 중국 칭다오(靑島) 해군기지를 중심으로 4월22~27일 6일간 서해 해상에서 진행됐으나 규모는 축소됐다.  이 연습에는 중국 쪽에서 북해함대, 동해함대, 남해함대 등에서 차출된 ‘하얼빈호’를 비롯한 미사일 구축함 5척 이외에 미사일 호위함 5척, 잠수함 2척, 보급선, 의료선 등 군함 18척, 해군 항공기 13대와 헬리콥터 5대 등 4000여 병력을 투입했다. 러시아쪽에선 러시아 태평양 함대 소속의 미사일 순양함 ‘바랴크’를 비롯해 구축함 ‘아드미랄 트리부츠’ ‘마르샬 샤포슈니코프’ ‘아드미랄 비노그라도프’, 탱크선 ‘페첸가’ 예인선 ‘MB-37’ 등 병력 2000여명 등 모두 6천명 규모의 병력이 참가했다. 
  당시 두나라는 이 군사연습이 동북아 지역에서의 새로운 위협과 도전에 공동으로 맞설 수 있는 능력 배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딩이핑(丁一平) 해군 부사령관(중장)은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발전 △양국 군(軍) 간 실무협력 심화 △위협과 도전에 대한 공동대응 △해상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 해군 간의 신뢰 증진 등 4대 목표를 언급했다. 당시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은 이 훈련이 어떤 제3국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음해인 해상연합 2013은 블라디보스톡 인근 해역에서 실시했으며, 2014년 5월 해상 연합 2014는 상하이에서 열리는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 회의(CICA) 정상회의 개막일에 맞춰  5월 20일~26일 상하이 인근 동중국해인 중국 창장(長江) 입구와 북부 해역에서 진행됐다. 일본은 이 연습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 해역에서 전개되자 민감한 반응을 보였으며, 이 지역에서의 군사연습은 다분히 2013년 10월 미일안보조약 가이드라인 개정방침에 원칙적인 합의를 한 뒤 2014년 4월 그 후속조처로 진행된 오바마 미 대통령의 일본, 필리핀 방문을 겨냥한 것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4월24일 도쿄를 방문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센카쿠 열도는 미·일 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 대상이라고 밝혀, 중국의 무력 침공이나 일방적인 조치가 있을 경우 미군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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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상연합- 2014에 참여하기위해 상하이항에 정박중인 러시아 미사일순양함 바랴그호

 

  중러는 특히  5월의 이 합동군사연습의 개막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함께 참석시켜 군사적 유대를 과시했다. 당시 개막 행사에서 시진핑 주석은 “2012년과 2013년에 중러 양군은 성공적으로 2차례의 해상 합동군사 연습을 진행했으며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면서  “중-러 양국이 함께 새로운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고 지역의 안전과 안정을 수호하려는 확고한 결심과 의지를 재차 보여주며 세계에 중러 양국 전략적 상호신뢰와 전략적 협력 수준을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양군 관계는 러-중 전면적 전략 파트너 관계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다”라고 말하고 “새로운 정세 아래 양군이 협력을 강화하고 손잡고 각종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며 공동으로 세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이 해상연합-2014에서는 해상 실탄사격 훈련도 진행했다.  해상연합-2014에는 양국의 함정 14척, 잠수정 2척, 고정익 헬기 9대, 함재 헬기 6대 등 장비와 2개 특전부대가 참가했으며, 러시아쪽은 함정 6척, 함재 헬기 2대, 1개 특전부대 등이 참여했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이상적인 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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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3일 전승절 열병식에 앞서 예행연습에 나선 동북항연’ 영웅모범부대 사각대열


  시진핑 중국 지도부는 미국과의 신형 대국관계를 내세웠다. 신형대국관계란 상호 (핵심)이익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패권경쟁이나 충돌이 아닌 공존공영과 상호협력을 발전시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의 관계는 중국이 만들어가려는 질서의 한 부분일 뿐이다. 게다가 이 신형대국관계를 미국은 흔쾌히 수용하지 않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중국의 외교 안보전략이 미국에만 한정돼 있는 건 아니다.
  앞서의 김재관 전남대 교수에 따르면 미-중관계는  중-러 관계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닌다.두나라는 양국관계를 공식적으로 전면적인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로 설정하고 있으나, 다른 어떤 국가들 보다 상위의 전략적 가치와 무게를 지니고 있다  이처럼 중국에게 중-러 간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는 미일 동맹에 맞설 수 있는 대항마이기도 하고, 미중 간 갈등뿐만 아니라 중일 간 갈등을 억제하고 처리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전략적 근거로 파악되고 있다.  또 중국이 보기에  가장 이상적이고 모범이 되는 사례가 바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서 중-러 관계다.  중러관계가 강력하고도 포괄적인 ‘준동맹’(quasi-alliance)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중국내 전문가들은  새로운  국제관계의 성격을 상호 비교의 관점에서  중-미 관계(가장 중요한 중점), 중-러 관계(가장 중요하면서도 이상적인 모범), BRICS(성장점), 중-인 관계(모범), 중-EU 관계(역점), 중-일 관계(난점)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러의 협력관계는 유라시아 지역의 지정학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을 배제한 새로운 안보질서를 상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인 의미를 띠고 있다.  

 

 강태호 선임기자 kank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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