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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1/19
    의사소통의 방법(11)
    너나나나
  2. 2007/01/19
    아이의 잠을 방해하는 세력들 2(8)
    너나나나
  3. 2007/01/19
    밤새 징징(4)
    너나나나

의사소통의 방법

주선생님이 청소 한다면서

안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상구, 나 살려줘~~으으으으"

 

전 무덤덤한 얼굴을 하고

안방으로 향했습니다.

빨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안방에 들어가니

주선생님이 미루 매트에 깔려 있습니다.

 

침대에서 둘만 자는 게 미안해서

미루 자라고 싱글매트를 하나 사다가

침대옆 바닥에 깔아줬는데

 

방바닥 청소할 때는 미루 매트를 들어서

침대 위에 올려놔야 합니다.

 

이때 주선생님은 꼭 미루 매트 밑에 깔려

얼굴과 팔 다리만 내놓고 버둥거리면서 저를 부릅니다.

 

이럴 때는 가서 그 광경을 봐주고

주선생님을 구출해줘야 합니다.

 

안 구해주면 언제까지 그러고 있다가

서서히 지쳐갑니다.

 

"우우워워워워~~"

 

"뭐해?"

 

"상구도 나랑 똑같이 한 번 해봐봐.."

 

하라는 데 안 하면 또 삐치니까

그냥 해줍니다.

 

"워워워..."

 

"어때? 답답하지?"

 

"응..답답하네.."

 

"요새 미루가 힘드니까 징징대는 건데 말은 못하고 정말 답답할 것 같애...방금처럼"

 

듣고 보니 미루 심정이

정말 답답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가만히 보면

미루가 요새 의사소통의 동작이나 표정이

많이 늘어났는데, 그런 것도 제대로 포착 못하는 것 같습니다.

 

고개를 흔들면서 싫다고 하는 걸

처음엔 얘가 왜 이러나 하고 말았고,

 

심심할 때 몸 꼬는 건 어른들도 자주 하는 건데

그것도 이해 못했습니다.

 

책을 찾아보니까 8개월엔

싫다 좋다는 표시도 하고, 몸을 뒤로 뻗대거나 밀어내고 끌어당기는 등

풍부한 몸짓과 표정으로 의사소통을 한다고 합니다.

 

다 미루가 하는 것들입니다.

 

미루의 소통 방식을 잘 듣고 보고

함께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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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잠을 방해하는 세력들 2

"으아아아아악~~~~"

 

거의 한 시간 넘게 아기띠로 안아서

미루를 재우기 직전에

전화 벨이 울렸습니다.

 

엎어져 있던 미루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고개를 번쩍 듭니다.

 

"현숙~~!!! 왜 집으로 전화했어~!! 핸드폰 있잖아~~"

 

"핸드폰 안 받길래..."

 

"그럼, 애 재우고 있는 줄 알아야지, 왜 집으로 전화를 해...왜!"

 

핸드폰 번호를 널리 알리고 있건만

꼭 집으로 전화가 올 때가 있습니다.

 

제일 전화 많이 하시는 건

시골에 계신 어머니이십니다.

 

"미루 자냐?"

 

그럴 때마다 이렇게 대답합니다.

 

'자다가도 깨겠네요...'

 

어머니한테 들리기는 이렇게 들릴 겁니다.

 

"네, 자요...헤헤"

 

두번째 많이 전화하는 건

핸드폰 교환하라는 업체 전화입니다.

 

'휴...우리집에 애 있다는 정보는 확보 못 하셨나보죠...'

 

물론 전화하신 분한테는

이렇게 들릴 겁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통화를 못할 것 같은데 다음에 전화 주세요..."

 

그 동안 감정이 쌓여 왔지만

괜히 전화한 사람한테 투덜거릴 수 없어서 참아왔습니다.

 

그러다 결국 화가 터진 겁니다.

 

"미안해...내가 왜 그랬지..미안해, 정말..."

 

주선생님

진짜 재수없습니다.

 

생전 집으로 전화 안 하다가

딱 한번 한 겁니다.

 

전 그 한번을 제대로 물었습니다.

 

"요새 미루 재우는 거 얼마나 힘든 지 알잖아..

지금도 한 시간 넘게 해서 겨우 재우기 직전이었는데...어휴, 씨.."

 

주선생님은 제가 있는대로 성질 내는 걸

다 들은 다음 전화를 끊었습니다.

 

실컷 화 내니까 기분이 풀립니다.

 

미루는

1시간 30분 더 보채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다시 화가 부글 부글 끓습니다.

 

요 며칠

전화선 뽑아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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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징징

미루가 밤새 징징댑니다.

단 1초도 쉬지 않고 징징댑니다.

 

칭찬도 24시간 내내 들으면 지겨운데,

징징대는 걸 24시간 듣는 건...와, 진짜 미치겠습니다.

 

밤엔 자다깨다를 수십회 반복 후

발작적으로 울어대는데,

제 머리뚜껑이 들썩들썩합니다.

 

미루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새벽 3시 40분

 

12시 직전에 자러 들어갔는데

4시간 가까이 잠을 설치다 나온 겁니다.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미칠 듯이 힘이 듭니다.

 

한달 쯤 전에 감기 걸려서 고생한 이후로

지금까지 내내 생활이 엉망진창입니다.

 

미루를 안아 달래다가 내려놨습니다.

저를 도둑놈 보듯이 쳐다 봅니다.

 

"미루야~왜 그래..나, 아빠야 아빠..너랑 8개월 동안 지지고 볶았잖아..."

 

"......"

 

말이 없습니다.

계속 징징거리더니, 갑자기 밝은 데로 나와서 놀랬나 봅니다.

 

뒤쫓아 나온 주선생님한테 물었습니다.

 

"근데...미루 지금 몇 주지?"

 

"35주 넘어가고 36주 다 됐지..."

 

"36주?"

 

이럴수가, 36주라면

그 유명한 급성장기입니다.

 

애들이 느닷없이 팍팍 커서

몸도 놀라고 마음도 놀란다는 주간입니다.

 

정말 급성장기라서 그렇게 징징댄 거였으면

미루한테 참 미안한 일입니다. 그것도 모르고 화만 냈습니다.

 

그 동안 쌓였던 신경질이

얼렸던 이유식 녹듯 녹습니다.

 

"음...미루야 고생이 많다...토닥토닥.."

 

험악했던 분위기가

아끼고 챙겨주는 분위기로 바뀝니다.

 

"미루야...많이 힘들지..?

우리 기분전환 좀 하고 다시 자자..."

 

그렇게 달래고 나서 미루는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이번엔 징징대지도 않고, 깨지도 않고

잘 잡니다.

 

우리도 겨우 한숨 잡니다.

이렇게 얼마라도

잠을 자야 겨우 살 것 같습니다.

 

......

 

 

방이 환해지는 게 벌써 아침인가 봅니다.

 

"이잉...낑..끼잉...징징징.."

 

또 하루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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