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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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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밥 먹이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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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밥 먹이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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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1/30
- 겨울외출(3)
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요즘은 미루를 아기띠에
안거나 업어서 재우는 게 굳어졌습니다.
그 효과 좋던
노리개 젖꼭지도
아기띠 안에서만 통합니다.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잡으면
미루는 5분 내에 아기띠 안에서
잠이 듭니다.
가끔 있는 일입니다.
5분 이내는 아니어도
20분 이내에는 대부분 잡니다.
그런데 분위기 좋다가도
꼭 잠을 확 깨우는 일이 생깁니다.
아기띠 안에서 노리개 젖꼭지를 떨어뜨리면
막 웁니다. 미루한테는 잠 깨는 일입니다.
안았을 땐 괜찮은데
업은 상태에서 젖꼭지를 떨어뜨리면
그걸 다시 물리기가 아주 어려웠습니다.
근데 요샌 쉬워졌습니다.
젖꼭지를 주워서 대충 뒤로 넘기면
자기가 받아서 입에 넣습니다.
많이 컸습니다.
노리개 젖꼭지를 떨어뜨릴 땐
빠른 대처가 관건입니다.
도저히 어쩔 수 없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이럴 땐 빠른 대처고 뭐고 필요 없습니다.
거의 잠이 들었는데
가끔 미루가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푹 쳐 박는 경우가 있습니다.
꼭 제 쇄골에 머리를 박습니다.
"으아아앙~~~"
그 자리에 뼈가 있는 걸
옮길 수도 없고
저도 아픈데 누구 탓도 못하고
괴롭습니다.
오늘 저녁엔
주선생님이 미루를 재우러 들어갔습니다.
거의 잠드는 분위기.
5분쯤 지났는데
미루의 작은 외마디 비명 소리가 들리고
방문이 열립니다.
"상구..미루가 거의 잠들었는데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내 등뼈를 받았어...
막 아파하면서 잠 깬 것 같아..."
척추 맞으면 상당히 아픕니다.
주선생님은 말은 못하고 얼굴로만 아파하고 있고
그 뒤에는 눈이 똥그래진 미루가 업혀 있습니다.
애 재우는데 별스런 난관이
참 많습니다.
매번 식사 때마다
미루 이유식 먹이기는
두 사람의 협력이 크게 필요한 일입니다.
언제나 주선생님이 이유식 먹이고
저는 옆에서 편히 밥 먹는 건
매우 치사한 일이라서 안됩니다.
1.
"현숙~이유식 되는 데 좀 걸릴 것 같으니까
너 먼저 밥 먹어...
그러고 나서 이유식 다 되면 넌 미루 먹이고, 난 밥 먹고..괜찮지?"
가끔 이유식이 늦어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이런 식으로 했습니다.
2.
주선생님이 많이 배가 고파할 때는
제가 미루를 먹였습니다.
일단 미루 먼저 다 먹이고 밥 먹으면
속도 안 아프고, 마음도 더 편합니다.
3.
둘이 번갈아 가면서 먹이기도 했습니다.
주선생님이 서너번, 제가 서너번.
이 방법이 그나마 제일 좋습니다.
미루 먹일 때는 그 일에만,
제가 먹을 때는 역시 그것만 신경쓰니까 편합니다.
4.
이렇게 다양한 시도 끝에
결국 좋은 방법을 찾았습니다.
누군가 얘기도 해주고
책에도 나왔던 것 같은데
인제서야 생각이 났습니다.
저 말고
주선생님이 생각해냈습니다.
"상구, 미루한테 뭐 집어 먹을 만한 걸 들려주고..
그 사이에 우리 밥 먹자...그리고 나서 이유식 주면 된대.."
사과를 잘랐습니다.
"근데...두껍고 길게 잘라 주면 되나? 아니면 얇게 잘라줘야 되나.."
"얇게 잘라줘야 씹는 게 편하지 않을까?"
"넓고 얇은 모양이 목에 잘 걸릴 것 같은데..."
"두껍게 잘라 주자고? 그게 더 목을 막기 쉽지 않어?"
주선생님과 저는
미루를 의자에 앉혀놓고
사과를 어떻게 잘라줘야 하는지
토론에 토론을 거듭했습니다.
그냥 두 모양 다 만들어서 줘 봤습니다.
둘 중에 더 쉽게 먹는 걸 찾아내면 됩니다.
미루는
두 가지 다 쉽게 먹었습니다.
손에 뭘 쥐어줘서 먹게 한 다음에
우리 밥부터 먼저 먹기.
부모의 인간다운 식사를 위한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미루 먼저 이유식을 먹이고
우리는 나중에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다가
얼마 전부터
모두 같이 앉아서 먹기로 했습니다.
미루 전용 의자도
하나 샀습니다.
같이 먹는 첫 날
저는 매우 정의로운 자세를
선보였습니다.
"내가 먹일테니까 현숙이 너는 편하게 밥 먹어..."
미루한테 한 숟갈 떠줍니다.
잘 받아 먹습니다.
"아이구 잘 먹네..."
오물오물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밥 한 숟갈 뜹니다.
"자~또, 아~~"
저도 또 한 숟갈
먹습니다.
서너번 먹이다 보니까
할 만 합니다.
근데 엄청 신경이 쓰입니다.
먹이기와 먹기 두 가지 일을 하는 데
뭐 하나에도 집중이 잘 안 됩니다.
미루 입을 쳐다 보다가
제 밥그릇을 보고
반찬을 집고
다시 미루 한번 힐끗 보고
밥 먹고
후딱 이유식을 푸고
다시 정확히 미루 입에 넣어주고
물 먹고 싶어 하는지 보고
다시 제 밥그릇 보고..
아예 그냥 미루 밥 먼저 다 주고
먹는 게 낫겠다 싶습니다.
"미루야, 아~~"
배가 고픕니다.
그냥 한 숟갈 또 물었습니다.
"꿀꺽..."
밥이 식도를 타고 위로 내려갑니다.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배가 아픕니다.
"현숙아, 나 신경 쓰여서 밥 먹으면서 이유식 못 먹이겠다...소화가 안돼.."
"그래? 그럼 내가 먹일께..."
바톤을 넘겨받은 주선생님의
진행이 아주 매끄럽습니다.
가만히 보니까
자기 먹는 건 아예 딱 중단하고 먹입니다.
마음을 비우면 쉬운 일인데
요새는 배가 고프면 그 새를 못 참겠습니다.
겨울엔
찬 바람도 많이 불고
기온도 낮아서
애 데리고 외출하는 게 참 꺼려집니다.
안 그래도 집에 박혀 있는 걸 좋아하는데
날까지 이러니 밖으로 나가는 날이 드뭅니다.
그래도
가끔은 외출을 해줘야
미루가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점심 시간에 맞춰
주선생님 사무실에 가기로 했습니다.
언제나처럼
정신없이 외출준비를 끝내고
미루를 안고 출발합니다.
"미루야...답답해도 모자 쓰자...춥지..."
미루는 바람이 불면 품에 푹 파묻혀 있다가
햇볕 때문에 약간 더운듯하면 고개를 툭 내밀고 여기저기를 봅니다.
잔뜩 입힌 옷도 불안해서
저는 제 코트로 미루를 통째로 감싸줍니다.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미루 옷이 이게 뭐야...바람 다 들어갔겠다..."
열심히 갔더니
보자마자 구박입니다.
"방금까지 코트로 잘 감쌌어..."
요새 좀 우울증 증상이 있어서 그런지
한번 구박받고 나니까 기분이 안 풀립니다.
사무실에서 돌아오는 길
정류장에서 마을버스를 기다립니다.
바람은 불었다 안 불었다 하고
저는 바람을 등졌다 햇볕을 쪼였다 하면서
미루 온도 맞춰주기에 바쁩니다.
어떤 아저씨가 개를 끌고 지나갑니다.
저쪽에서는 고등학생쯤 되는 여학생이 걸어옵니다.
학생과 아저씨, 그리고 개는
모두 서로 아는 사이인가 봅니다.
학생이 제 앞을 지나면서 개를 부릅니다.
"야, 상구야~~~~"
얼마나 놀랬는지 모릅니다.
개 이름이랍니다.
주선생님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어쩌고 저쩌고 그랬어..."
"정말? 어떻게 개 이름을 그렇게 짓냐?"
"...웃어.."
"상구 정말 놀랐겠다.."
"괜찮아..웃어.."
"그래도, 그 사람들 참 몰지각하다.."
"마음껏 웃어..."
외출에서 돌아오니까
미루는 잠에 곯아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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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한동안은 혼자 잘 잠들다가 요즘들어선 업어야 잠이 들더라구요.처음 업을땐 막 울더니만...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