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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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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08
    낯 가리기(7)
    너나나나
  2. 2007/01/08
    이빨 닦기(6)
    너나나나

낯 가리기

미루가 요새 낯을 가립니다.

 

다른 사람을 보면

일단 울고 시작합니다.

 

얼마 전에도

같은 동네에 사는 후배 집에 놀러갔다가

 

거실에 운집한 어른 7명을 보더니

다짜고짜 울어제꼈습니다.

 

한참 달래고

나쁜 사람들 아니니까 안심하라는 내용의

설명도 귀에 대고 해주니까

좀 괜찮아지더니, 나중에는 그 집 애를 막 때리고 놀았습니다.

 

아무튼 낯가리기는

요즘 나타난 현상입니다.

 

지난 주에는 주선생님이

저녁을 대접한다면서 집에 후배를

모시고 왔었습니다.

 

이 분은 집에 들어오시다가

제 깜찍한 헤어스타일을 보더니

첫마디를 이렇게 하셨습니다.

 

"어머~! 머리 좀 정리하셔야겠어요.."

 

이 분은 원래 생각하는 게

곧바로 입으로 발사되는 스타일이랍니다.

 

무슨 말을 하든

진심이란 뜻입니다.

 

머리를 정리해야겠다는 말은

제게 큰 상처를 안겨주었습니다.

 

육아휴직 하고 나서

난생 처음으로 한 파마입니다.

 

"상구가 평생 언제 머리에 손대겠어..지금 하랄 때 해.."

 

이것이 주선생님이

저를 설득한 논리였고

 

하고 나서 어떤 사람들은

예전 보다 훨씬 부드러워 보인다고도 했습니다.

 

드러누웠습니다.

그리고 외쳤습니다.

 

"나 밥 안 해~~!!!"

 

후배는 제가 그러는 게 자기 때문인지도 모르고

제 옆에 엎드려서 허우적 거리던 미루한테

이쁘다며 바짝 얼굴을 댔습니다.

 

미루, 곧바로 울기 시작합니다.

 

"어떡해, 어떡해..."

 

미루 얼굴을 만져도 막 울고

달래봐도 막 웁니다. 눈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남의 집에 왔다가

자기 때문에 애가 울면 참 난감할 듯합니다.

 

생각했습니다.

'고생 좀 해라...'

 

일부러 계속 누워 있었습니다.

그런다고 제 헤어스타일이 나아지는 건 아니지만

속은 시원해졌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해서 후배를 당황시킨 후

전 미루를 안아 달랬습니다.

 

미루 낯가리기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저도 집에만 있다 보니 속이 좁아지는 게

아무래도 사람 낯 가리는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그 날 저녁밥은

집에 있는 반찬 다 꺼내서

최대한 잘 차렸습니다.

 

속 좁은 거 알아차릴까봐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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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닦기

미루 이빨이 난 다음에

며칠 지나고 나서

 

이빨을 닦아야 한다는 게 생각 났습니다.

 

책을 찾아봤더니

이유식을 먹인 다음에 물을 먹여서 헹구거나

거즈로 입 구석구석을 닦아 주라고 되어 있습니다.

 

"현숙~이빨 닦아야 한대..."

 

"어떻게?"

 

"거즈로..."

 

마침 이유식을 먹고 난 다음이라

바로 이빨닦기를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현숙..니가 닦아줘봐..."

 

뭐든지 신중하게 접근하는 저는

주선생님께 미루 이빨 처음으로 닦기 임무를 맡겼습니다.

 

주선생님은 평소 강력한 호기심으로 무장하고 있어서

제가 뭐 한번 해보라고 하면

바로 합니다.

 

"미루야~이빨 닦자~~"

 

주선생님은 지체없이

손가락으로 거즈를 말아서

미루 입 속으로 집어 넣었습니다.

 

"옳지~우리 미루 잘 하네~~"

 

미루는 이빨을 닦는 걸 아는 지

입을 살짝 벌렸고, 주선생님은

입 속 구석구석을 닦기 시작합니다.

 

"아~!!! 아야 아야~!!"

 

미루가 주선생님을 물었습니다.

 

"아야..아야야~~!!"

 

계속 뭅니다.

아기라고 무시하면 안됩니다.

꽤 아파합니다.

 

주선생님

결국 한 마디 했습니다.

 

"맨날 이런 건 나 보고 먼저 하래..."

 

역시 저의 신중한 태도는

이럴 때 빛을 발합니다.

 

거즈로 이빨을 닦아줄 때

조심해야 할 점을 알았습니다.

 

온몸을 던져 거즈 이빨 닦기의 문제점을 찾아내신 주선생님은

참 훌륭하신 분입니다.

 

거즈 말고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습니다.

 

 

<덧붙임>

 

다른 방법을 찾던 중

며칠 전 옆집 연우네에 놀러갔다가

아이용 칫솔을 얻었습니다.

 

미루는 밥 먹고

이 칫솔의 손잡이 부분을 자근자근 씹으면서

잘 놉니다.

 

옆집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지난 일요일에는

아침에 상 다 차려놓고 밥 푸려고 했다가

밥통에 밥이 없어서 결국 옆집에서 얻었는데

 

그 일요일날 새벽 10시 반에

싫은 내색 하나 없이 밥을 한 공기 반이나 퍼주신

옆집의 자비로움에 역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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