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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배를 먹고 있는데 미루가 기어오더니
관심을 보입니다.
항상 이렇지만
입에 대주면 안 먹습니다.
배를 입에 대줬습니다.
인상을 쓰면서 혀로 맛을 보더니
평소와 다르게 살짝 뭅니다.
"..."
3초 쯤이 흘렀습니다.
뭔가 소리를 들은 것 같습니다.
스치는 소리였지만
분명히 들었습니다.
"앗!! 아무래도.."
배를 얼른 들어서
정밀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우하하하하~~!!!"
헛것을 들은 게 아니었습니다.
배 표면 한 부분에
갈갈이가 무우 갉아 놓은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빨자국으로 길이 나 있고
그 끝에 벗겨진 배의 표면이 둥글게 말려 있습니다.
"이야~~~우리 미루 드디어 이빨을 썼구나~~!!!"
책에 보니까 이빨이 위아래로 다 나도
본격적으로 씹지는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미루처럼 갉을 수는 있습니다.
이 기쁜 일을 함께 나눠야 하는데
주선생님은 사무실에서 일을 합니다.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주선생님은 그 날 밤
곧바로 같은 일을 체험합니다.
"아..!! 아야!"
미루가 자기 팔에 얼굴을 묻으니까
주선생님이 어이구, 어쩐 일로 나한테 이쁜 짓 해..하고 있는데
미루가 팔을 물었습니다.
"이거 봐~이거봐~히히.."
주선생님 팔뚝에 선명하게
두개의 이빨자국이 나 있습니다.
아주 정겨운 이빨자국입니다.
제가 물 땐 신경질 내더니
주선생님
아주 신이 났습니다.
미루는 이 날 이렇게
몸을 푼 다음에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과일을 갉아대기 시작했습니다.
과즙망에 넣어 사과를 주니까
삭삭삭 소리를 내며 갉습니다.
미루 입속에는 지금
이빨 두 개가 우쭐해서 서 있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은
제 막내동생 딸의 백일 잔치날입니다.
식구들이 토요일날 다
서울로 올라오기로 했습니다.
오랜만에 어머니, 아버지가 올라오시는 거라서
저희들은 한달 전에 딱 한번 죽는 소리를 했습니다.
"지난 번에 준 반찬 다 떨어졌어요..."
그날부터 지금까지
어머니는 아주 자주 전화를 하십니다.
"야..니네 깻잎도 다 먹었냐? "
"양구네 가게 옆에서 김 파는 데 진짜 맛있더라, 좀 사갈까?"
이제 전화는 매일 아침이면
어김 없이 옵니다.
"미루 자냐?"
"미루 뭐하냐?"
"어제 아버지가 안 좋은 꿈 꿨는데 미루 아프냐?"
반찬 얘기는 인제 더 안 하시고
매일 미루 얘기입니다.
처음에 임신했다고 전화로 말씀드렸을 때는
의외로 시큰둥하셨었는데
요새는 미루한테 거의 열광하십니다.
"음...상구.."
"왜?"
"미루, 그거 되겠다.."
"뭐가?"
예전에 아는 분이 가난하게 살면서
아이의 활약으로 부모님한테 용돈을 얻어썼다는 걸
주선생님이 기억해내셨습니다.
그때 그 분은
아이한테 "할아버지 소고기가 먹고 싶어요.."를
연습시켜서, 결국 소고기값을 받아냈었답니다.
"어머니가 미루 저렇게 이뻐하시니까..통할 것 같애...
미루야~~!! 연습하자!!"
주선생님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아주 의욕적으로 외칩니다.
"할아버지! 소고기가! 먹고 싶어요!...미루야 따라해!!"
"할아버지! 소고기가! 먹고 싶어요!"
전 그 순간 뭔가 좀 고결함을 유지해야 할 것 같아서
거실로 나왔습니다.
외침은 계속 들립니다.
"할아버지! 소고기가! 먹고 싶어요!"
"할아버지! 소고기가! 먹고 싶어요!"
문득 구호가 바뀌었습니다.
길다고 느꼈나 봅니다.
"소고기! 소고기! 소고기! 소고기!"
전 책상에 앉아 있다가
나즈막히 되뇌었습니다.
"소고기..소고기..소고기.."
계속 연습시키다 보면
엄마, 아빠 보다 소고기를 먼저 말할 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구차함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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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 이빨은 우쭐해서 서 있고 미루 아빠도 우쭐해서 글 올리시공ㅎㅎ 축하해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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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이가 첨 소리내서 웃었을때 엄청나게 감격했었지요.여기저기 자랑하면서요. 울 양판 통영 살아요. 넘 멀죠? 울 양판 왜 이빨 하나밖에 안났을까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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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주선생을 왜 물었니?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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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게요. 너나나나 님은 왜 슈아 님을 물었을까요? *><*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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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물땐 신경질 내더니------> 앗! 서로 물기도 하시는군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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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맘/ 음..오늘 보니까 윗이빨도 날려는 것 같아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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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맘/통영...꽤 머네요...ㅠㅠ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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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키, 단정, 오징어땅콩/그냥 몇 번 문적이 있음...구체적인 상황은 잘 생각이 안 나는구만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