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다툼...

from 나홀로 가족 2008/02/14 13:17

나이가 들어갈수록 관심이 줄어드는지,

힘이 줄어드는지, 애정이 깊어가는지

하튼 아내와의 싸움은 줄어들고 있다.

거의 없어졌다. 

그런 분위기로 인해 이번 설에는 부부간에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슬금슬금 넘어가리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어찌 명절을 그냥 넘길수 있으랴!!

 

설전날인가, 전전날인가 저녁에 아내가 한마디 한다.

"당신도 앞으로 돈 좀 아껴 쓰세요!"

"그건 또 뭔소리? 내가 뭘 얼마나 헤프게 쓴다고?"

"이번 설에 학교 들어가는 조카들한테 따로 새뱃돈 주지 마세요?"

"그거 고작 만원 새뱃돈인데, 큰아빠가 줄 수도 있는거 아녀?"

"다른 동서들도 그러지 않는데, 왜 당신만 그래야 해?"

"그냥 주고픈 맘이 있으면 주는거지, 그것도 그친구들과 같이 맞춰야 해?"

"당신이 뭐 잘났다고 혼자 잘난척 하고 그래? 그돈이라도 아껴야지.."

"그 돈 아껴서 부자 되겠다."

 

뭐 대충 이런 대화다. 결국 목소리는 같이 높아가고,

아내가 결론을 낸다

 "당신한테 얘기 꺼낸 내가 바보지"

도체 뭐냐구....

 

여섯 형제가 되니까 조카들 많다.

걔네들 초등학고, 중학교, 고등학교 입학할때 마다,

설날 삼촌(고모)들이 5만원씩 주는 '풍습'이 생겼다.

그런데, 산오리는 입학하는 애한테 5만원 주고,

따로 새뱃돈을 만원 더 줬다고, 다른 동서들은 그러지 않는데,

왜 혼자 잘난체 그러냐는 거다.

그래 따지면 애가 하나뿐인 형제가 둘 있는데,

이들은 막대한(?) 손해를 볼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일부 삼촌(고모)들은 하나뿐인 조카에게는

새뱃돈을 2만원을 주기도 한다.

서로 똑같이 주고 받고 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때도 제사음식 만들고 상차리는 데 힘드는 거보다

며느리들끼리 제수비용으로 얼마나 시어머니한테 줬는지가

시빗거리가 된다.

산오리는 10만원 드리라고 했는데,

다른 동서들은 그러지 않는데, 왜 당신만 그러냐고 뭐가 잘났냐고 그러고...

그래서 시댁에 뭔 행사가 있다하면 곱게 돌아오지 못한다.

 

세상 며느리들이, 아줌마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아직도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그냥 형편만큼 주고, 적게 주든 많이 주든

그럴만한 형편이 있으리라고 생각해 주면 안될까?

억지로 얼마를 내라고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새뱃돈 1만원 다툼으로 지난 설도 우리 부부는 조용히 지나지 못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2/14 13:17 2008/02/14 13:17
Tag //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sanori/trackback/740

  1. Subject: 왼손과 오른손??

    Tracked from 2008/02/14 13:59  delete

    산오리님의 [1만원 다툼...] 에 관련된 글. 갑자기 산오리의 글을 보니 나도 설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뭐, 딱히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설 차례를 지내고 당연히 친정에 인사를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갈 채비를 하는데 남편은 안가겠다고 버팅기는거다. 그래서 왜 안가냐고 하니까 이유는 제대로 말도 안하고 무조건 안가겠단다. 아는 속으로, 가기 싫다는데 억지로 끌고 가는것도 그렇지만 정말 자존심이 상하네, 이거! 도대체

  1. 제르미날 2008/02/14 16:1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형수하고는 여전하시군요..재밌는 부부세요. 그래도 조카들한테 인심쓰시는 계속하세요. 저같이 자식없는 사람도 그냥하는데요 뭐 ㅎㅎ 세상인심이 돈때문에 나빠져서야 안되잖아요

  2. azrael 2008/02/14 17:1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인심좋은 산오리한테 세배하고 세배돈 좀 받아볼까요..ㅎㅎ

  3. 산오리 2008/02/14 17:5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제르미날/세뱃돈 만원 주는게 무슨 인심이라구..ㅎㅎ 올해는 자식 만들기 프로젝트 성공하시길..
    아즈라엘/딸들이 아무도 세배를 안오네여...

  4. 자일리톨 2008/02/14 19:1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는 아직 처조카(조카를 이렇게 구분하는 것도 우습긴 하지만)가 3명, 친조카가 1명인데, 집사람이 "찬이(내 친조카)는 아직 2살도 안 되었으니까 안 줘도 되겠지?"라고 물을 때 서운하긴 하더만요. 형수님도 그래서 돈 아끼라고 했을까요?^^;

  5. 산오리 2008/02/15 09:3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앗!!!!!!!!!!!!!!!!
    자일리톨이닷..
    잘 지내시져?????????

  6. 하루 2008/02/15 10:4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제수비용은 다른 형님들 눈치 보면서 넘어서지 않게 내려고 해요. 안그러면 그 분들이 불편해하실 수도 있잖아요... ^^ 그래서 막내인 저희는 항상5만원 내요.
    자일리톨~ 반가워요~!

  7. 김수경 2008/02/16 20:3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음... 싸울만하네. 어쩜그리 산오리는 울 남편과 똑 같을까. ㅉㅉ

  8. 염둥이 2008/02/17 14:3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맨 처음부터 동명님 어무니랑 잘 협상하셔서 그 돈을 동명님 어무니께서 줄 수 있도록 했으면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9. 산오리 2008/02/18 16:1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하루/다른 사람의 불평을 생각해서라면 돈이 문제이겠어요?
    김수경/하튼 남편들이 문제라니깐요..
    염둥이/'나홀로가족'이 괜히 생겼겠어여? 돈쓰는 것도 당연히 나홀로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