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동명이 컴퓨터가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는데,

내일 고쳐줄게, 모레 고쳐줄게 하면서 올 여름을 다 보낸 듯하다.

도저히 못견뎌서 컴을 좀 봐달라고 했더니,

그래픽 카드가 맛이 갔다면서 쓰던 걸 하나 끼워주고 갔다.

그런데, 이 카드가 용량이 적은 구식이라 그런지 인터넷 정도는 그런대로 되는데,

3D 게임은 아예 띄워 올리지도 못한단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는 또 '아빠 그래픽 카드 사줘!'로 노래가 바뀌었다.

게임 못하는 것도 그렇지만, 이제는 중간에 컴이 저절로 꺼지기 일쑤다.

'돈 없어' 라는 노래를 부르다 부르다 결국에는 그래픽 카드 하나 사겠다고 했고,

8만원을 주고 그래픽 카드를 바꿨다.

그랬는데, 이게 여전히 게임에는 들어가지도 못한다.

하드, 메인보드를 바꿔 보더니 메인보드가 고장났단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되요?"

"4년도 넘은 거 같아서 이미 이 보드는 단종되었구요, 보드와 씨피유, 램 등을 바꾸는

  엎그레이드를 해야 하겠네요"

그렇게 해 달라고 했는데, 오늘 전화가 왔다.

"선배님, 저번에 말씀대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보다 완제품을 새로 사는게

 낫겠는데요."

"왜요?"

"업그레이드 하나 완제품 사나 가격이 마찬가지예요."

"그럼 할수 없죠.."

그래서 조립된 완제품이 40만원이란다.

 

자식을 키우는 게 아니라,

돈먹는 기계를 운전하고 있다, 버리지도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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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30 18:09 2004/09/3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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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의 연휴. 후다닥 지나갔다. 

일찍 올라간 금요일... 고속도로가 좀 밀릴까 했는데, 평소보다 버스는 잘도 달려서 3시 조금 넘어서 화정 터미널 도착, 3시부터 원당에서 평등명절 보내기 ‘아빠 고무장갑을 끼세요’에 갔는데 아무도 없다. 그래서 전화해 봤더니 4시부터란다. 피씨방에 가서 잠시 놀다 4시가 조금 지나서 갔더니 그제서야 긴 탁자 펴고 개스레인지 불켜고 반죽해 온 부침개 재료를 올리기 시작한다. 주로 남자들이 부침개를 부치고, 여자들은 옆에서 도와준다. 고무장갑 하나씩 끼고 피켓 하나 들고 서 있는 것도 남자들의 역할.



관심을 보여주는 사람들은 할머니들... 부침개 한판 그냥 주면 안되냐는 것에서부터, 자기 아들은 이미 설거지고 청소고 잘 한다고 자랑하는 할머니까지... 

집에 가서 밥 먹고 집앞 풍동 철대위에서 여는 변두리영화제에 갔다. 늦게 시작한다고 해서 8시반이나 되어 갔더니 영화를 상영중이다. 상계동 철거민들을 다룬 다큐, 그리고 이어서 이주노동자의 투쟁을 다룬 다큐, 그리고 풍동철대위의 올해 투쟁을 다룬 다큐를 보고서는 간단한 술과 안주가 돌려졌다. 모기인지 벌레인지 물어 뜯는데도 길바닥, 전쟁터 같은 곳에 앉아서 열심히 영화를 보다 12시가 가까워질 즈음에 집으로 돌아왔다. 

토요일 윤석영 박사네 집에 가서 둘이서 오전에 그동안 못다한 많은 얘기들을 나눴다. 그리고는 우리가 잘하는 사우나에 가서 목욕하고 밥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명절때면 부모님께 드리라면서 술 한병 챙겨주는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풀무학교로 들어가서 열심히 농군이 되는 교육을 받고 있는 두 친구가 소주나 한잔 하자고 연락이 왔다. 명절이라 집에 와 있다면서.... 저녁에 나가서 서울에서 온 아줌마까지 합세하여 2차까지 가며 소주를 마시고 들어와서는 잠들었다.

산에 가려고 남겨두었던 일요일이다. 그런데 아침에 늦게도 일어났지만, 무릎도 편하지 않아서 산에 갈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신정동에 가서 갈곳 없이 들른 동생들과 부모님 얼굴 좀 뵙고 다시 일산으로 들어오면서 이재정 후보 선거사무실로 갔는데, 문이 닫혔다. 전화해도 전화는 안받고... 그냥 집으로 들어와서 자전거로 소진로를 한번 산책하고서는 집으로 돌아왔다.

정해진 3일의 명절연휴는 언제나 똑 같다. 오전에 신정동으로 몰려 가서 여자들은 부침개 부치고, 남자들은 송편을 만든다. 그런데, 방앗간에서 송편재료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빈둥거리다가 오후 늦게 송편을 만들었다. 그래도 올해는 여자들까지 도와주는 바람에 쉽게 빨리 송편 만들기가 끝났다. 저녁 먹고 나자 여자들과 애들은 또 뿔뿔이 흩어져서 사라진다. 남은 사람은 아들 넷 뿐이다. 아들 넷과 어머니가 밤 늦게 돼지고기 썰어놓고 소주를 한잔씩 마신다. 어머니는 결혼한 막내딸의 시댁 여자들이 맘에 안든다고 걱정을 늘어 놓고, 아들들은 어느 집이나 여자들은 꼭같다면서 너무 걱정 말라고 위로하고 있다...

명절 당일날 집에서는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남자들은 하루종일 이집 저집을 다니면서 차례를 지내는 걸로 하루를 보낸다. 그래도 이번 명절에는 상도동 3종형님 한분이 시간좀 당겨 달라는 바람에(아들이 영화표 사 줬다는 시간이 4시라고 그시간까지 끝내야 한다나..) 상도동 두집, 신정동 두집은 따로 따로 지냈다. 그래서 6집을 돌아야 끝나는데, 4집을 돌고 3시 전에 차례는 끝났다. 집에 다시 돌아 와서는 동생들과 애들 피자 사주기 화투를 잠간 쳤고, 그리고는 저녁도 마다 하고 의정부 처남집으로 갔다. 밤 늦게 처남들과 동서가 모여 할일은 술 마시는 것 뿐이다. 

연휴 마지막날 오전에 문밖 논에 나가서 메뚜기를 몇십마리 잡았다. 메뚜기가 의외로 많은데, 논이 질어서 쉽게 들어가지 못해서 잡기가 쉽지 않다. 메뚜기 후라이팬에다 튀겼더니 발갛게 구워진데다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는 온 식구가 다 몰려서 포천 소리울 유원지로 가서 오리고기를 배터지게 먹고서는 집으로 돌아왔다.

차 밀릴 거 같아서 전곡으로 적성으로 돌아서 왔는데, 적성으로 들어가는 곳부터 밀렸고, 자유로도 일산에 이를때까지 계속 밀렸다.

저녁에 집에서 시간이 좀 남자 아내는 고추를 펼쳐 놓고 고무장갑과 물수건을 들이 민다. 고추 한포대 깨끗이 닦고 꼭지 따고 나서야 일과가 끝났다. 이렇게 닷새의 연휴가 지나 갔다.

아니다, 나도 입을 바지가 없어서 빨아 놓은 바지 하나 다림질하고서는 일과가 끝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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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30 10:15 2004/09/3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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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선물...

from 단순한 삶!!! 2004/09/25 14:45

지구당에서 평등명절보내기 행사(아빠 고무장갑을 끼어요) 한다고

그 행사에 오라는 전화가 있어서 대전서 좀일찍 출발해서 왔더니,

고속도로에 차가 하나도 안막힌다.

그래서 원당에서 진행된 행사에 고무장갑끼고, 피켓들고 있다가

집에 돌아오니, 우편함에 우편물 하나 들어있다.



보내는 사람이 일산경찰서로 되어 있다.

아이구 경찰서에서 보내는 우편물이 벌금내라는 거 밖에 없을 텐데...

또 걸렸나 보다, 하면서 뜯어 봤더니 아니나 달러,

위반차량 하고 내차의 번호, 그리고 그 옆에 번호판 찍은 사진이 실려 있다.

 

귀하의 차량이 무인단속장비(이동식)에 의해 아래와 같이 적발되엇기에 그 사실을 통지합니다.

위반차량 : 경기 73모 **37    차종 : 카렌스 LPG

위반장소 :  행주대교 북단 (서울-능곡)

위반일자 :  2004년09월17 일 16시55분02초

위반내용 : 도로교통법 제 15조 제3항 속도위반

               (제한속도 : 70km/h, 주행속도 83km/h  초과속도 : 13km/h)

위 사항에 대하여 도로교통법 제 ----- 어쩌구 저쩌구-------------

 

언젠가 행주대교를 서울쪽으로 건너가다 이렇게 사진이 찍힌 적이 있어서

행주대교를 건널때면 진짜 조심을 하는데,

지난번 산기평 문제로 노동부 들렀다가 일산에 좀 일찍 들어와서

동명이 휴대폰 해지하고, 지구당 대의원대회 가는 날 올림픽대로에서

능곡쪽으로 넘어오다 찍혔나 보다. 으그 열받어...

 

다른 돈 보다도 이렇게 교통위반으로 벌금 내려면 진짜 돈 아깝다.

또 3만원 그냥 버리게 됐다.

추석선물 치고는 근사한(?) 선물을 받은 셈이네....

 

행주대교 건널때는 양쪽 끝에 카메라 있으니까 언제나 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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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5 14:45 2004/09/2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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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일산갑 지구당 홈에 들어갔더니

열성 당원이 탈당하겠다고 글을 올려 놓았다.

왜 그런가 하고 봤더니 여성위원회 게시판에 올라온

남성 누드가 발단이었다.



그냥 간단하게 댓글을 단게, 사진을 올린 이는 아주 심각하게 받아 들였고,

그걸로 결국은 탈당까지 하게 되었다는데..

그렇게까지 탈당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무엇인지...

열 잘 받는 산오리는 당근, '탈당이 무슨 벼슬이냐'고 나무랐더니

또 엄청나게 논쟁이 붙었네.

일산지구당은 재미 있어요...ㅋㅋ

 

문제가 된사진들 몇장 올리니까 즐감... 그리고 여성위 게시판 가시면 더 많은

사진 있으니까 더 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보세요..

여기를 http://goyang.kdlp.org/bbs/zboard.php?id=committee_women

찾아가시면 되죠...

 

 


 

 


 

 


 

 


 

 


 

문제는 페미니즘인가요?

하튼 여성문제는 넘 복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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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3 19:16 2004/09/2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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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기평 때문에 강남구청에 가서 한바탕 난리를 치고서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열리는

올림픽파크텔로 갔다.

당초 3시로 예정된 회의가 5시반이 넘어서 도착했는데,

심의안건채택여부를 논의하고 있었다.

보건의료서울대지부의 징계건에 대해 안건채택을 하고 본격적인 회의로 들어갔는데,

보고사항 이어졌고, 회계감사와 관련해 전해투 동지들이 문제제기가 좀 있었고,

심의안건 하반기 투쟁계획과 규약개정은 일사천리로 진행...

규약개정은 위원장이 '비밀무기명 투표해야 하지만, 원활한 진행 위해 참석한 대의원 중에

반대하거나 이의가 없으면 만장일치 박수로 통과시키겠다'면서 두어차례 이의가 없는지를

물었고,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그대로 통과시킨다고선포했다.

그래도 되나 하면서 이상하다 했지만, 그많은 대의원 누구도 문제제기 않아서 그냥 묻혀갔다.

세번째 안건으로 상정된 것이 아이티 연맹 가맹을 승인한 중집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위원장이 중집 결정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면서 시간을 끌기시작하고,

법률원의 변호사까지 불러 의견을 듣고, 그 의견도 말하는 사람마다 해석의 차이가 있는듯하고. 본격적으로 양쪽의 불티나는 토론이 이어졌는데.....

공공연맹의 한가닥 한다는 논객들은 다들 한마디씩 하면서

문제의 해결을 위한 토론이 아니라

양쪽으로 갈라진 파(?)의 정당성만 옹호하는 발언이 계속되고..

(그렇게 같은 사안을 두고도 건건이 의견이 다를수가 있는 것인지...)

결국은 의사진행발언 듣자고 하고서는 투표로 정하자고 했는데,

정족수 세어보니 당연히 미달...

그래서 위원장은 회의유회를 선언하고, 대의원들은 썰물처럼 빠지고.

요즘의 어느회의에서는 맘에 들지 않으면 자기네 대의원들과 같이

회의장을 빠져 나가면 당연히 의결 정족수에 모자라게 만드는 것도 유행인가 보다.

마지막에 회의장을 빠져나오면서 들은 대의원의 발언...

"아까 문제제기 하지 않았는데 규약개정은 비밀무기명 투표로 결정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으니까 이 건도 다음 대의원대회에 다시 올려 심의해 주세요"

그것도 맘에 들지 않았다.

민주노총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얼마나 양쪽이 심각하게 갈라졌는지 모르지만,

여기도 정부나 사용자를 적으로 상정하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상대편 노동자를 적으로 규정하고 싸우고 있는 꼴이라니...

 

안그래도 심란한데,

민주노총마저 짜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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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2 23:51 2004/09/22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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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아샬님의 [금요일 밤, 풍동에서 변두리 영화제...]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풍동 우리 집 앞에서 철거민들의 처절한 싸움이 진행되고있다.

그런데, 그 싸움의 현장에 한번도 가 보지 못했다.

일요일 이면 가끔 투쟁가 들리는 것으로 투쟁을 느끼고 있을 뿐이다.

금요일 변두리 영화제 한다니까 꼭 가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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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2 23:27 2004/09/22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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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의 산기평 소식을 듣고

그 심란함과 무기력함, 좌절감 속에서도 예정했던 '몸보신'여행은

갔다 왔네요.

아무리 생각하지 않으려 애써도 필름 마디처럼 다가오는

건 어찌할수 없었네요.

그래도 그 심란함 속에서 다녀온 자개골 사진이라도

몇장 올려 봅니다.

같이 갔던 자유부인이 찍어서는 방명록에다 험악한 얼굴들만 가득 올렸네요.

자유부인의 블로그에는 아름다운 풍광과 멋있는 사진만 올려 놓고...

더 멋있는 사진을 보시려면

http://blog.hanafos.com/blogView.asp?blogerid=peter9296&cateNo=21921&serialNo=80

로 찾아가 보세요..

 

 

단목선생은 병원 갔다 와서는 제법 살아난 모습이다.

 

 

도봉산댁은 감정도 풍부하지만, 말투에는 넘 정감이 묻어난다.

 

 

봉학선배는 예전보다 밝은 모습이었는데, 전날 많이 마셨다고 술을 피했고,

 

옹의 친구는(이름을 잊었다) 적지 않은 신명을 갖고 있었다.

 

 

밤 늦어가면서 어찌 술 좀 피해 볼까 해서 커피도 끓여 아부했건만

 

 

자는 산오리 깨운 건 옹이었던가? 누구였던가?

 

다시 불려 나와 박공의 멋있는 기타연주도 듣고

 

 

산오리도 노래 불렀다....뜨거운 안녕?

 

 

에라 망가질때는 왕창 망가지자..

 

 

아침에 일어나 먹는 것도 치열하게... 밥풀 입주위에 붙였다가 점심때 먹어야지..

 

그 좋은 계곡물과 날씨와 나무와 바람과 물소리와....

그래도 맘이 편치 않으니 그게 다들 편하게 다가 오지 않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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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2 22:57 2004/09/2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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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증....

from 단순한 삶!!! 2004/09/20 23:57

토요일 자개골로 간다면서 서울역 앞에서 동행을 기다리다가

문자를 받았다.

산기평에 단위노조 신고필증이 떨어 졌다고...

어쩌면 그동안의 과정에서 예측된 부분이 있었다 하더라도

막상 그 순간 깊고 먼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당장 일정을 포기하고 산기평으로 가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당장 할 일이 마땅치 않다고 일요일 오후 회의를 대전에서 잡았단다.

자개골을 가고 오는 길이나

그 골짜기에 있던 1박2일동안 시도때도 없이 떠오르는 '산기평' 때문에

애시당초 즐겁거나 재미있거나 하는 건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집에서 끙끙 앓는다고 해서

별다른 수도 없다는 것이었다.

 

돌아와 오늘 산기평에 가서 하루종일 있으면서

이런 저련 피곤에 절어서인지,

아니면 몸보신 하자고 가서 먹은 장뇌삼 닭백숙을 못받아 들여

설사를 해서 때문인지,

뚜렷하게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분노와 서글픔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하루종일 약먹은 병아리처럼 졸다가,

으슬으슬한 몸살기운까지 있다가

그러다가 늦게 집으로 돌아왔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때

해야 할 수단들이 제대로 된 처방이 안될것처럼 보일때

그럴때 느끼는 무력감과 답답함이

스스로를 더욱 무기력하게 만드나 보다.

 

내일은 내게도 다른 모습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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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0 23:57 2004/09/2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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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기평 지부를 어용으로 만들려는 저들의 기도가 현실로 나타날까 걱정이다.

어찌해야 하나.... 주희한테 쓴 편지다...

 

아침부터 사무실 분위기가 무겁다. 산기평에서 지난해 단체협약 나쁘게 바꿔 달라고 난리치다가 이걸 노조가 받아주지 않자 조합의 핵심간부들을 징계하다가 결국에는 해고까지 시켰고... 그 와중에 조합원들도 대부분 사용자 논리에 빌붙어 대부분 조합을 탈퇴하고 겨우 20여명만이 조합원으로 남아 있었는데,....

이번에 그 탈퇴한 인간들이 조합가입원서를 집단으로 내고, 그리고 저희들끼리 모여서 총회하고서는 현재의 과기노조 지부를 단위노조로 바꾸어서 구청에 신고를 했는데, 구청이 그걸 받아주겠다는 입장을 밝힌 모양이야. 사용자나 다름없는 놈들이 사용자들한테 휘둘리고, 남아 있을때도 단체협약 나쁘게 바꿔주고 기관을 살리자고 외치던 인간들이었고, 같이 일하는 동료가 해고되었는데도 그들은 그럴만하다는 등의 헛소리나 늘어놓던 인간들이었는데,

노고 가입원서 제출하고, 총회열어서 조직변경하겠다고 하길래, 너희들은 과기노조를 파괴하러 왔기 때문에 조합원 자격이 없다고 반려했는데도 구청은 모르는 척하는 모양이네.

그들이 노조가입원서만 제출한 것으로 조합원이 되고, 그들이 숫자가 많다고 조직변경도 되는 참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놈의 민주노조가 무엇인지, 해고자까지 내면서 굴하지 않고 싸워왔는데 그렇게 어용노조로 넘어갈 수 도 있게 되어 있다니...

남아있는 조합원들은 이렇게 어용으로 넘어가버린다면 회사에 남아서 버티기가 어렵지 않겠냐면서 불안해 하고 있는데, 저놈들은 모두다 한패거리처럼 사안을 인식하고, 처리하겠다고 하니... 구청의 담당 공무원도 공무원 노조 조합원이라고 하는데, 이런 식의 문제인식을 하고 있는 것인지 참 안쓰럽다네.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참 답이 안나오네. 항의야 세게 할수 있고, 또 더 나아가 재판으로까지 끌고 그런다고 해서 잃어버린 다음에 노조를 찾기는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 일일거 같아 더 마음이 무겁네.

그런데, 노조는 쪽수라는 말이 실감나네... 아무리 사용자들이 조합을 어용화 시키려 해도 절반이상이 조합을 지키겠다는 조합원이라면 이런 일은 당초에 꿈도 꾸지 못하겠지. 우리 과기노조도 예전부터 정규직 몇 명으로 조합원을 구성하고, 15년이 지나 오면서 정규직 조합원은 줄어들고, 그래서 절대적으로 전체직원 가운데 비중은 줄어들고... 비정규직은 아예 조합원으로 가입도 받지 않고 있으니, 이런 데서 조합을 어용화시키겠다고 마음 먹고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들을 다 가입시킨 이후에 노조를 무력화시키는 것은 일도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 그래서 정규직 노동자들도 문호를 열고, 그래서 쪽수를 많이 확보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으니까 정규직들이 기득권만 유지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게 되는 모양이다. 어쩌면 이번주 안에 이렇든 저렇든 어떤 결정이 내려질 거 같은데, 걱정이네.

어제는 연전노조 창립기념일이라고 혼자서 차를 몰고 서울에 다녀왔네. 홍릉에 가는데,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구리를 지나 바로 북부간선도로를 타야 하는데, 그 길에들어 가지 못하고 지나쳐 가는 바람에 얼마나 헤메었는지 거의 기념식이 끝날 즈음에 도착하고 말았네.

디게 미안하더만... 그리고는 화씨911이란 영화를 상영하고 뒷풀이를 한다 하길래 그 영화는 전에 본 것이기도 해서 그냥 대전으로 내려왔네, 오가면서 운전만 지겹게하고... 그기다 길을 잘못 들어 헤메기만 하고.. 그래도 비교적 길을 잘 찾아 가는 산오린데, 홍릉쪽으로 가는 길은 몇 번 갔어도 계속 헷갈리기만 하니, 이상한 노릇이지.

오늘 아침에는 시원하게 비가 내린다. 창밖에 빗소리를 듣고 있으면 오히려 마음이 가라앉고 차분해 지는데, 사람들은 우울해 진다고 난리네. 주희는 어떤지?

오후에는 또 우리 노조 대의원대회가 있는데, 성원이 될라나 모르겠네.

건강하게 잘 지내..... 9월 16일 곽장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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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6 11:30 2004/09/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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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당 홈피를 보았더니, 3년전 오늘 지구당 창당 기념일이었다면서

두장의 사진이 올라와 있네.


 

이즈음 산오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당시의 생각이 남아 있다.

 

왜???
번호  213 분류     조회/추천  36  /  0  
글쓴이  곽장영        
작성일  2001년 09월 17일 10시 57분 04초

8월초부터 결정하고 준비해서 한달 보름동안의 '스트레스'로 남아 있던
민주노동당 고양시 일산갑지구당 창당대회를 '무사히(?)' 마쳤다.
사람을 모으기란게 어려워 진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173명의 당원 중 절반을 모으는 건 어차피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우편투표를 하기로 하고 모든 당원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참석 하기 어려울 거 같으면 투표를 해서 편지라도 보내 달라고
'애원(?)'을 했다. 통사정을 했다.
그래도 마지막 주에 와서 점검해 보니, 우편을 보내준 당원과 참석할
당원을 합쳐도 겨우 절반이 될까 말까 하는 수준이었다.
편지는 보지도 못했고, 다시 보내도 여전히 못보았다거나,
편지를 받았지만, 편지 보낼 여유도 없이 바빠서 도저히 보낼 수 없다거나,
당연히, 그리고 반드시 참석하겠다고 대답은 잘 하는데, 역시 안오거나
하여튼 휴대폰 덕분에 전화통화는 예전보다 쉬워졌지만,
뭔가 연결고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었다.

한시간을 넘어서 겨우 91명....우편투표가 50명을 넘었으니 참석자는
40여명선이었다. 그렇게 그렇게 지구당 창당은 치루었다.
한달 동안 사람들을 불러모아도 이렇게 어려운 건 도대체 무엇때문인지,
애당초 이처럼 지구당을 창당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중앙의 결정이니 해야 한다고 해서 그런가?

벌컥벌컥 소주를 마시고, 2차로 간 맥주집에서 500cc를 또 마시고는
집에 돌아와서는 퍼졌다. 일요일 내내 병든 닭처럼 오른쪽으로 비틀다
왼쪽으로 비틀다 꼬여서 널부러졌다. 마신 술이 과하기도 했지만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이짓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다 또 잠들었다.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회의에서 나는 이번에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아 회의가
무산되면 이 잘난 자리 그만두겠다고 했다. 내심으로 사람들이 오지 않고,
편지도 보내지 않아 무산되기를 바랐지만 그도 마음대로 안되는 모양이다.

도대체 무엇을 얻겠다고, 아니면 무엇을 주겠다고 이러고 있는지....

세상은 때로 단순하지 않다. 

 

 

그리고 그 때 감옥에 있던 양경규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따로 쓰기도 귀찮으니까 이글을 보냈나 보다, 그랬더니 산오리를 평가한

답장을 보내왔다.

 

산오리를 평가한 글 한토막....

창당대회는 끝났겠군요. 지구당 위원장 되었습니까? 내가 한마디 해 볼까요?
사실 곽동지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소위 진보운동의 중심에 이런저런 모양으로
던져져 있지요. 본인은 원해서 하는 일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가장 중요한 일들이
논의되고 사회변혁의 중심적 활동이 전개되는 곳에 있는 거지요. 그런데도 본인은
그걸 인정하지 않고 본인이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라는 이유, 혹은 싫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주변부로 이동시키고 활동의 주체가 아니라 그 모든 활동을
객관화시켜내고 있지요.
시위대의 중심에서 막 휩쓸려 다니다가 갑자기 "내가 왜"라고 하면서 슬며시
길가로 나서 행인이 되어 버리듯이 말이죠.
물론 되는 일이 없어서 그런 생각이 더 드는 것이겠죠. 당연히 우리세대에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이전세대는 더 이루지 못했구요.
그냥 우리 하는 만큼만 하지요. 민주노동당이든 아니면 당명바꾼 무슨 계급정당이든
뒤에 태어나는 사람들이 우리들 노력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어갈 것 아니겠어요.
역사지요. 그게 역사 아니겠어요. 그냥 포기하지만 말고 가진 것 만큼만 하자구요.
그러니까 너무 속태우지 말고 이렇게 사는 일이 신나는 일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주제넘게 갇혀 있는 주제에 지 걱정이나 하지.....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나는, 당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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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5 22:06 2004/09/1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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