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2/26'에 해당되는 글 3건

  1. 소진로의 겨울... (6) 2004/12/26
  2. 배성환 국장의 결혼.. (2) 2004/12/26
  3. 얼마나 어렵게 불린 뱃살인데... (3) 2004/12/26

일산으로 돌아 왔으니 가장 친하게 지내야 할 '소진로'로

오후에 산책을 나갔다.

가끔 흘낏 들여다 보면 아직도 공사가 덜 끝나 이제나 저제나 끝나려나 했는데,

직접 속으로 들어가 봐도 난장판이긴 마찬가지다.

 




광역상수도공사인가 뭔가해서 공원을 다 파 뒤집었고,

당초 10월말까지 공사를 끝낸다는 안내가 있었는데, 12월이 다가도 아직도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두세곳에 안내현수막은 친절하게도 걸어 두었다.

 

나무를 심는 것도 약간의 여유를 둔것이 아니라 일렬로 다닥다닥 붙여서

심는 것이 아니라 '세웠다'는게 적당하다.

 

이 자리에는 당초에 앉아서 쉴수 있는 정자와 의자가 있던 곳인데,

휑하니 사라지고, 옆의 간이화장실만 보인다.

 

아예 나무는 심지 않고, 그냥 잔디만 대충 덮어놓고 '수자원공사'라는 표지석만 세워둔 곳도 있다... 여기 처음부터 나무가 없었는지 모르겠다. 

 

'화사랑'으로 유명해진 '애니골' 입구도 공사판이 되었다.

근데, 애니골은 요즈음 들어 산오리도 통 안간다... 왜냐면

비싸기만 하고 술도 음식도 별로 맛이 없다는 것 때문에...

유명해지면 언제나 그렇게 변해가나 보다.

 

아래쪽(동쪽)으로 오면 더 황량하다.

 

그래도 파헤치지 않은 길은 겨울이지만 나름대로 운치가 남아 있다.

옆에 경의선 기차도 지나가고...

 

하루빨리 복구공사가 끝나야,

산오리가 여기서 아침저녁으로 놀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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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6 21:07 2004/12/2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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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작은나무님의 [하얀모카님 결혼하다] 에 관련된 글입니다.

노동조합 활동하면서 싫은 소리, 귀찮은 부탁 다 들어주면서도

언짢은 얼굴 한번 내비치지 않았던 배성환 국장이

지난 12월 19일 결혼했다.

결혼식장에서 하객자리에 앉아서 겨우 두장의 사진을 찍었다.

색깔이 너무 붉은색이 많고, 어둡다...

하튼 행복한 부부가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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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6 20:43 2004/12/26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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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에 걸린 사진을 보고 뱃살을 좀 빼라는 동지들의 핀잔이 많은데..

결론적으로 말해서 산오리는 그 뱃살에 대해 아직까지는

그리 불만이 없다.

힘들게, 원하고, 살찌고 싶어서, 부러워서 

그렇게 만들어 온 뱃살이니까...



시골에서 물론 잘 먹을 것도 없어서 모두들 빼빼 마르기도 했지만,

형제들 많았던 우리집 식구들은 더 말랐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어린 나이에도

친척들이나 동네 어른들이 빼빼 마른 나를 보며

불쌍히(?) 여겨 한마디 하는 말이

'너는 너무 말랐구나'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네 에미는 도체 애를 얼마나 못먹이기에 이렇게 말랐냐?'

이렇게 말했다.

어제는 어릴적 산오리 사진을 본 큰 아들놈이

"아빠 어릴적 사진보면 짱 웃겨... 다리가 젓가락이야..ㅋㅋ"

이렇게 놀렸다.

 

어린 맘에도 나는 내가 마른 것이 우리 어머니를 욕먹이는 일이란 걸 알았다.

근데 우리 어머니가 없는 살림에 쌀이나 보리를 퍼내서 혼자 잘 드시고 있던 것도 아니고,

아버지는 서울가 계시는데, 할머니 할아버지 모시고, 혼자서 고생하면서

농사지으면서 애들 키우고 있었는데,

내가 살 안찌는 것을 가지고 왜 우리 어머니를 욕하는 것일까 기분이 나뻤다.

그래서 나는 살 쪄야 겠다고 열심히 먹었다.

정말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살찌기 위해서라도 빨리 많이 먹었다.

지금도 식당에 밥 먹으러 가면 나만큼 빨리 먹는 사람 별로 없다.

그리고 아직도 밥을 한공기로 그치지 않고, 반공기는 더 먹을 때가 많다.

형제들간에 밥을 먹을때도 조금 게으름을 피우다간 아예 다 뺏기게 되니까

우선 마구 먹어두어야 했다. 물론 배고픈 시절이었지만...

 

먹고살만해 져서도 살은 찌지 않았다.

결혼도 하고, 삽겹살도 먹고, 배 곪지 않아도 살은 찌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제는 아내에게까지 그 화살을 돌렸고,

집안 형제들은 여전히 어머니 탓으로 돌렸다.

아내가 제대로 남편을 챙기지 않아서 그럴 것이라고,

또 어머니는 그 없던 시절에 가끔은 닭이라도 한마리씩 잡아서 자식들 먹이거나

보약이라도 한재씩은 먹였어야 하는데,

그런 융통성도 없었기 때문에 어린시절에 곪았던 몸이 지금 잘 먹는다고

살이 찌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내는 요리라면 누구보다 잘해서 남편을 먹였고,

(팔불출 같아서 뭣하지만,

 산오리 아내의 요리는 집안에서도, 회사 사람들한테도 소문이 났다.

  그리고 남편이 집에만 있으면 아내는 손님 초대할때처럼 음식을 잘, 많이 해서 준다.) 

어머니도 없는 살림에 할머니 눈치 보면서 그래도 챙겨 먹이려고 노력했던거 같다.

더구나 산오리는 할아버지로부터 시작된 '장손'이기 때문에

할머니가 엄청 챙겨 주셨다. 그러니 동생들이나 동네의 다른 애들보다 그리 못먹었던

것은 아닌 거 같다. 물론 장가 갈때 까지도 한약(보약)이란 건 구경도 먹어보지도 못했다.

그시절에 누가 보약 먹고 자랐을까?

 

그러니 이제는 어머니 욕 먹이는 것도 모자라

아내에게 욕먹이는 산오리가 되었으니 살 쪄야 겠다는 건 더 절실했다.

못먹던 고기도 먹어서 단련하고,

못먹던 술도 먹어서 늘리고 단련하고...

그래서 꾸준히 꾸준히 조금씩 몸무게를 늘려 왔다.

그래도 한 4-5년 전까지 키 175 센티에 몸무게 65 킬로를 넘지 못했다.

 

그러다가 약간씩 몸무게가 늘었고, 2년전 담배 끊으면서 조금 더 

몸무게가 늘었고, 노조 전임하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삼겹살에 소주를

먹었더니 역시 몸무게 느는 데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요즘 73-74킬로까지 몸무게를 늘렸다.

당연히 뱃살도 늘었다.

 

전임 끝나고 회사에 되돌아 갔더니

보는 사람마다 '살쪘네요.' 한다.

집안 식구들도 '이제 보기 좋네' 한다.

그러니 그전에는 피골이 상접한 꼴이었다.

 

그렇게 힘들게 찌운 살이고, 내가 바라고 원했던 살인데,

그래서 산오리는 그 뱃살과 얼굴살이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

 

그런데 뱃살 늘고, 살 찌니까 허리 둔해지고,

또 걷는데 숨차는 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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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6 11:09 2004/12/2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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