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2/14'에 해당되는 글 3건

  1. 선자령 등반.. (3) 2006/02/14
  2. 아내의 생일.. (4) 2006/02/14
  3. 아내의 승산 없는 싸움... (5) 2006/02/14

선자령 등반..

from 단순한 삶!!! 2006/02/14 13:56

한라산 갔다 온 이후에 3주동안 산엘 못갔다.

역사와 산을  따라 선자령으로 갔다.

올겨울 마지막 눈이라도 맘껏 눈에 담아 오겠노라고..

 

저녁에 집을 나설때는 약간 바람이 부나 보다 했는데,

시청앞에 도착하니 제법 춥다.

대관령에서 옷 단단히 챙겨 입고  선자령을 향해서 걷는다.

아직도 눈은 그대로 쌓여 있다.

급하게 오르는 곳도 없고, 걷기에 아주 적당한 등산로다.



선자령,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너무 추워서 정상에는 서 있을 수가 없다.

바람 없는 동쪽 비탈길에 서서 해 뜨는 걸 바라 보고 있었다.

지리산에 이어서 일출을 보게 된 건 기쁨이다.

 

카메라를 꺼냈는데, 카메라도 얼었는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몇 장을 찍었는데,

 


동해바다 위에서 떠오르는 해인가 했는데, 그쪽에는 아직도 산이 있었던 모양이다.

 

내려오는 길은 가파르고 미끄러웠다.

어디 앉아서 아침밥이라도 먹을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바위 아래서 몇몇이 모여서 아침밥을 먹고, 다시 내려왔다.

비닐썰매라도 타려고 했는데, 너무 가파라서 무서웠다. 비닐 깔고 앉으면 저 아래 나무 밑동에 머리를 부닥 칠 거 같았다.

 

차가 기다리고 있는 구 고속도로까지 내려왔는데, 엄청 따뜻하다.

 

강릉으로 내려가서 어느 바닷가 옆에 있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바다는 어디라도 좋다..푸르다 못해 검은 바닷물과 하얀 파도..그리고 매서운 바람.

 

 


 

경포대를 들러서 간단다.

경포대는 해수욕장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정자도 있고, 각자기 바위에 새긴 싯구도 있고,

신사임당 동상도 있었다.

이 정자를  경포대라고 하는 구나...

 




경포대에서 바라본 경포호

 




 

왜 요즘은 산엘 가도 뚜렷하게 남는 '그 무엇'이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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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4 13:56 2006/02/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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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생일..

from 나홀로 가족 2006/02/14 11:31

- 당신 생일인데, 뭐 선물이라도 갖고 싶은거 있어?

= 선물은 무슨...됐어..

- ........

= 아참, 동희 신발 사달라고 하니까, 내 선물 사지 말고, 동희 신발이나 사줘..

- 어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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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4 11:31 2006/02/1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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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을 갔다가 고속도로로 올라오는 도중에 전화가 왔다.

- 아빠, 나 집에 들어왔어.

= 어? 무슨 소리야?

- 어제 집에 안들어왔는데, 집에 오니까 엄마도 없네..

= 왜 집에 안들어왔는데?

- 그니까, 라페에서 공연하고, 저번에 가출한 친구 있다고 했잖아, 그친구한테 내가 옷을 빌려줬거든, 엄마가 그 옷 찾아 오라고 난리잖아.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랑 같이 그 친구를 집으로 데려 갔어..

= 다행이네..

- 그리고는 피곤해서 나는 먼저 잤거든, 근데, 엄마가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어. 근데, 내 휴대폰으로 게임하던 친구들이 전화를 받았다가 끊었어.. 게임하다 전화받으면 게임 중단되니까.그리고 또전화를 했는 모양인데, 그담부턴 안받았나봐...

= 그래서?

- 그리고는 친구집에 자고 지금 들어왔다구...

 



= 왜 친구들한테 옷은 다 빌려줘서 엄마가 그 난리 치게 만드냐?

- 뭘 다 빌려줘?

= 엄마 얘기로는 네 옷이랑, 형 옷 다 없어졌다고 그러던데...

- 형거 추리닝 한개 빌려 줬고, 내 옷도 한개 빌려 줬어.

= 근데, 왜 엄마는 네 옷 중에 뭐도 뭐도 없다고 그러더라구..

- 친구들끼리 옷도 빌려주고 그러는데, 엄마는 이해를 못해.

= 그래도 형 거까지 빌려주니까 형도 또 난리잖아.

- 하튼 형도 구려, 엄마도 중고등학교 다닐때 공부만 했는지, 나를 이해 못한다구...

= 알았어, 엄마 어디 나갔는 모양인데, 휴대폰이라도 해봐..

- 어...

= 그래, 끊을게...

- 아빠! 참,,,

= 왜?

- 엄마한테 휴대폰 정지시킨거 좀 풀어달라고 해

= 휴대폰 중지시켰냐?

- 어,,,,

= 몰라, 임마 그거 엄마한테 얘기해...

- 으씨..

 

그리고는 전화를 끊었다.

집에 왔더니, 아내가 열 받아서 전후사정을 얘기하는데, 별로 다르지 않다.

아내는 1시 반이 되어도 동명이가 들어오지 않자 전화를 했는데, 받았다가 끊었고,

그 다음에는 전화해도 받지 않았단다.

그래서 문자를 보내서 '전화 안받으면 정지시키겠다'는 최후 통첩을 보냈는데, 여전히 전화도 안받고 연락이 없어서 당장 정지 시켜버렸다는 것이다.

전화가 있으면 연락이라도 하면, 안들어온다고 뭐라고 그러기를 하나, 전화해도 받지도 않고, 안들어와도 연락도 없는 놈의 전화는 있으나 마나라고 끊어버렸단다.

그리고는 그런 놈은 아예 집에 안들어와도 상관없으니까, 늦게 들어오면 현관문 비밀번호도 바꿔버려야겠다면서, 어떻게 바꾸는지 산오리한테 물었다. 그건 나도 모르는데..

(집에 안들어가면서 전화 안하는 건 산오리를 닮았나?)

 

일욜저녁 약간의 타협을 시도했던 모양인데, 이제는 동명이가 완전히 삐졌다.

전화기 어쩌구 엄마가 말을 꺼냈는데, '전화기 필요없어'하고 단호하게 잘라 버렸단다.

 

아내한테 물었다.

= 당신은 동명이 집 나가고 나면 당신이 더 안달이 나서 난리칠거잖아.

- 아니, 나도 그런 사고뭉치는 아예 포기할수 있다구..

= 그러지도 못할 거면서 그렇게 말로만 하니까 애들도 그러려니 하지..

- .............

 

월욜 저녁에 동명이는 연락도 없이 안들어왔다.

아내는 동명이한테 연락이 없었냐? 이 새끼는 제빵학원에는 갔나 전화해 볼까? 집에 못들어오게 현관문 비밀번 호 바꿔라... 면서 산오리한테 넋두리를 늘어놓더니 운동하러 간다고 나갔다. 그리고는 조금 지나서는 집으로 전화가 왔다.

"동희아빠, 동명이 새끼 학원도 안갔다는데, 연락없어?"

"어, 연락없어..."

 

운동 갔다 집에 들어와서도 분도 안풀리고 불안이 겹쳐서 투덜거렸다.

 

10시가 넘어서 잠자려고 누웠더니 아내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온 모양이다.

"너 어디냐? 왜 학원은 안갔냐? 언제 들어올거냐? ......"

마루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아내의 목소리가 그렇게 상냥할수가 없다.

그동안 당장이라도 내쫓아 버릴듯한 기세는 어디가고 거의 '비굴한' 목소리가 되었다.

(이불 뒤집어쓰고 혼자서 한참을 웃었다.)

전화를 끊고서는 산오리한테 와서는

"동명이 새끼 전화 왔어.."

"..........."

"뭐라고 하지 말고 달래야 겠지?"

"............" 

 

몰려 다니는 놈들이 그런 놈들이고, 방학에다 노는 게 좋은 놈들이고, 그나마 춤도 추고, 제빵학원에도 다니면 된거지, 집에 친구들 데리고 와서 논다고 뭐라 하고, 친구들하고 옷이나 신발도 빌려주고 빌려 입는다고 혼나지, 집안 어질른다고 혼나지...

그러니 짜증날만도 하다, 동명이는..

 

그렇다고 동명이를 상대로 확실하게 이기지도 못할  싸움을 벌이고는

안들어온다는 것도 아니고, 하루저녁 늦게 들어오니까 불안해서는

금새 비굴한 모습으로 바뀌면서,

싸움은 도대체 왜 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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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4 11:25 2006/02/1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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