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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원산 - 블로거 산행 후기... (3) 2006/06/19
  2. 담배피다 걸려서... (5) 2006/06/19

한심한 스머프...님의 [호황이었던 그 산행..] 에 관련된 글.

 

- 오랜만에 기차로, 버스로, 택시로, 그것도 없으면 걸어서

  여기저기를 이동하는 건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리 멀지 않은 예전에는 배낭 메고 가다가 퍼질러 앉아서 버스 기다리고,

  지나가는 트럭이라도 붙잡아서 짐칸에 타고 가고,

  승용차라도 얻어 타거나, 또 걸어가거나 했다.

  언제부터 차 몰고 다니니까 잠간을 가도 문앞에서  차 갈수 있는 곳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게 몸에 배였다.

  잠시를 기다려도, 조금을 걸어도 귀찮은 건, 그리고 힘든건 사실이었다.

  그래도 기차를 타고 돌아올 때는 행복했다.

  차를 몰면서 온몸의 피곤을 차에, 막힌 길에 화풀이를 해 대는 일이 없었으니까....



 



- 장마 중간중간의 산행은 정말 좋다.

  비가 내려서 계곡의 물이 많을 뿐만 아니라, 산등성이에도 햇빛을 구경할수 없을 만큼

  숲이 우거져 있어서 그저 나무와 숲의 터널을 계속 걷는 것이다.

  봄가을에는 퍽퍽하고, 먼지 날렸을 법한 중원산길도 오르는 계곡과 내려오는 계곡에

  물이 많아서 너무 시원하고 좋았다.(내려오면서 계곡물에 '풍덩'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지리산 칠선계곡만큼은 안되지만, 그래도 이즈음의 계곡은 너무 좋다.

  그 계곡에서 오래 머물지 못한게 아쉬움.

 

- '게으른 산행'을 좋아하지만, 밤새워 마시고 산에 힘들게 오르는건 옆에서 보기에

 좀 걱정스럽다. 그래도 체력이 좋은 것인지, 정신력이 좋은 것인지 잘 간다.

  (하긴 이정도의 산을 못간다고 주저앉아 버리면 안되겠지..)

 더구나 반대편에서 기다리고 있는 세명의 식구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 졌다.

 조금 일찍 나서고, 산에서 그야말로 게으르게, 여유만만하게 즐겼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 나도 안가본 산에, 안가본 숙소를 잡았더니,

  기대한 만큼 산길도 여유롭지 못하고, 숙소는 70년대 민박집 같아서 함께 한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그래도 이런 기회에 모른척 하고 바퀴벌레 나오는 곳에서 편안하게 놀수 있는 친구들이

  멋진 친구들이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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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9 13:02 2006/06/1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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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욜 오전에 휴가를 내고 동명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입원이후에 상태를 보겠다고 병원으로 오라 했기도 했고,

여름 방학에 편도선 수술 받을 날자를 잡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상태를 본 의사 선생님은 괜찮아 졌다고 하고,

날자를 8월 10일로 잡았다.

 

오가는 도중에 동명이와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편도선도 좋지 않은데, 담배 좀 끊어라고 했더니,

이자식이 요즘에 학교에서 담배 피우다 걸려서

징계를 받고 있단다.

자기 말로는 담배를 직접 피우다 걸린 건 아니었는데,

같이가던 친구 주머니에서 담배가 나왔고,

그래서 다같이 담배를 피운 것으로 걸렸단다.

(이것도 거짓말일 가능성이 많지만...)

 

 

 

 



 병원 간 김에 오전에 집에서 쉬고 오후에 학교에 가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오후 2시쯤 문자를 보냈다.

- 학교 갔냐?

= 응징계중 ㅋ ㅋ

- 알통과 다리근육마니생기겠다 즐겁게 받으삼

(징계는 팔굽혀펴기,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기 뭐 이런 걸 받는다나..)


밤에 용문에 가서 문자를 다시 보냈다.

- 징계잘받았냐?그건한번으로끝이냐?

= 응머리만자르면끈내준대솔찍히말도안되

 (용머리가 뭐지? 머리 깍은거 보니까 별로 길지도 않던데...

   담배피다 걸린 이후로 머리 깍으라고 해서 머리를 깍았는데, 아직 맘에 들도록

   짧게 깍지 않은 모양이구나..) 

= 아빠*****라는학원알아?

- 당근 모르지

= 거기원장님몰라?

- 원장이누군데?

= 몰라내여자친구의어머니께서아빠를안대ㅋㅋ그래서물어봤는데알려주질않는군...

- 이름알려주면 알겠지만..

= 이**님이란사람인데몰라??ㅋ여자친구어머니가아는사람이아빠를아는거래ㅋㅋ

- 잘모르겠삼

  (돈 들어가 간다고 여자친구 안사귄다고 하더니, 여자친구가 병원에 문병온 이후로는 자연스레 여자친구 얘기가 들어간다. 어제 낮에는 물어봤다.

"야 네 여자친구는 공부 잘하냐?"

"아니, 꼴통이야..."

"잘났다 쨔샤.."

 

엊저녁에는 축구응원한다고 아예 교복까지 챙겨 나가서는 응원끝나고 바로 학교 간다고 했는데, 아침에 출근하니까 문자가 왔다.

= 아빠오늘 머리안짤랏다고기합세번준데....................ㅜ

- 머리좀 잘라라 자샤 기합실컫받아라 고소해라 ㅎㅎ

= 미친거아니야~ㅜ아학교에전화좀한통만해줘

- 누구한테?

= 학교학생부장한테ㅜ제발

- 쪽팔려서 그건못하지 그냥 깍어 임마

= 아니오늘기합만어떻게미뤄죠제발오늘자를거야

(짜식이 어지간이 다급했나 보군...) 

- 전화번호 몇 번이야?

= 번호알아본다음문자줄겡~그리고쉬는시간에전화해야행 아홉시이십분

- 알았어

= 아빠번호를몰르니까ㅜ일일사에다가물어봐서전화해서학생부장선생님바꺼달라그러고말좀해죠

- 선생님 성함이 뭐야?

= 백마고번호 031906****

- 전화했어 오늘깍게한다고 약속했으니까 반드시깍어쨔샤

 

선생님한테 전화를 했더니,

"아, 그 담배피다 걸린 학생이요?"

"네...근데 머리를 또 깍아야 한다 해서..."

"네..그런건 아니구요, 다른애들보다 머리를 한단계 짧게 깍으면 징계를 감해준다는 뜻이죠..."

"그렇군요... 애들 많이 혼내키라고 저도 얘기하지만, 오늘 꼭 머리  깍겠다고 하니..."

"부모님이 약속하시면 당연히 그렇게 해 드려야죠.."

"감사합니다..."

 

애새끼 벌주는거 하루만 미뤄달라고 학교에 전화도 하고..

별 짓을 다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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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9 10:15 2006/06/1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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