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호황이었던 그 산행..

리우스님의 [중원산] 에 관련된 글.
야옹이님의 블로거 산행 다녀왔어요!! 에 관련된 글.

진철님의 그래, 너 여기 있었구나에 관련된 글.

1.

용문산으로 가기로 한 블로거들은 기차 예약 시간 때문인지 비교적 정시에 청량리역 대합실에 모였다.  먼저 그곳에 가 있는줄로만 알았던 뻐꾸기와 알엠까지..하은 한별과 함께..

 

2.

통일호가 언제 없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안락한 무궁화호를 타고 한시간가량 떠난다는건 굉장히 오랜만에 느껴보는 '행복감'이었다.  그래서 한시간이 그리도 빨리 지나가 버렸는지 아님 옆자리에 앉아 재잘거리는 야옹이및 하은 한별의 재롱 때문이었는지..창밖으로 비켜가는 야경을 채 감상할 틈도 없이 어느새 용문역에 다다랐다.  근데 용문역에서 우리가 예약한 콘도로 가기까지는 왜그리 대책이 없었는지..택시를 타야한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어디서 타야하는지도 몰랐고, 거리가 어느정도 되는지도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풀소리가 근처 파출소에 물어 보더니 걸어서 5분이면 간다는 정보를 얻어 내고 걷기시작.. 까만 어둠이 깔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 길을 걸어 가는데 반딧불이가 반짝 거리며 도시에 사는 나에게 정겨운 풍경을 선사 하기도 했다.  가다가 보니 '파라다이스 콘도 1Km'라고 쓰여 있는걸 발견.. 헉~! 이 무거운 가방을 메고 1Km를 가야 하다니..대략 좌절이다.  가뜩이나 음식탐이 많은 나는 다른 블로거들한테 이것저것 싸오라고 매서운 언질을 하는 바람에 한소리 들어서 기가 죽어 있던차라 무거운 가방은 더욱 어깨를 짓누르기만 했는데...

 



1Km를 부지런히 걸어 도착한 그곳 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라는 이름과는 무색하게 거의 재개발 일보전의 건물하며 초라하기 그지 없는 콘도이다. 꼭 10년전에 이곳에서 대학원 세미나를 하며 대선결과를 지켜보던 추억이 아스라히 비켜가기도 했고.. 각자 짐을 풀어보니 역시나 '매서운' 포스팅의 결과물은 화려했다. 쌀은 넘쳐 났고 반찬은 풍성하기만 했으며, 술만 약간 모자랄것 같은 완벽에 가까운 준비가 되었다.  하하~ (풀죽었던 기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내가 무겁게 짊어 지고온 삼겹살을 굽고, 산오리가 싸온 무공해 상추를 행인이 열심히 씻고,  전김이 어여쁘게 생긴 방울토마토를 씻어서 대령하고, 풀소리는 브로컬리를 나보다도 더 예쁘게 잘라서 데쳐 예쁘게도 담아 내었다.  고렇게 상을 차리고 시작한 앞풀이는 10시가 넘어서 시작하는 바람에 끝은 언제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되고 만다.  올만에 술을 본 나는 허겁지겁 먹기에 바빴고 시체해부와 행인의 신동얘기, 막내에 관한 편견깨기까지 쏟아지는 잼나는 얘기들이 오가다 보니 어느새 동이 터오기 시작했다.  그 사이 10명이 넘던 블로거들은 한둘씩 사라지고 마지막까지 남은 사람, 야옹이 현근 풀소리 행인 나 이들은 과연 무슨 힘으로 그때까지 버틸수 있었을까? 시끌시끌한 분위기에 눈을 뜨니 알엠이 아침을 준비하고 있더라..

 

4.

어디서 된장을 구했는지 구수한 된장찌개가 끓여졌고, 알엠이 어렵게 들고온 감자와 출처불분명인 햄으로 맛있는 감자볶음까지 만들어 내었다. 아침을 먹고 남은 밥으로 역시나 알뜰살림꾼 산오리는 주먹밥을 싸기에 바빴고...새벽 5시까지 버티며 남은 술을 탈탈 터느라 정신이 없었던 나는 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여전히 비몽사몽이다.  요번엔 암만해도 기록이 될것 같다. 새벽 5시라니!

 

5.  

용문산을 오르기로 했는데 다 오르고 나니 정상의 팻말은 중원사이라고 되있다. 오르며 내리며 한껏 즐기지도 못했던 맑고 차가운 계곡물은 여전히 아쉬움만 남고..산행은 오랜만에 등산했다는 말을 할 정도로 제대로였다.  거기다 산속엔 우리 밖에 없다고 할정도로 뜸한 등산객 덕분에 너무너무 조용했고, 고즈넉 했다.  하지만 초입부터 우리를 반기는것은 울퉁불퉁한 바위들..거의 2/3이상은 밟아야 했던 그 길이 그날따라 험하고 밉기만 했던 이유는 아마도 전날 충분하지 못한 수면과 주량의 과다(?)때문은 아니었을게다.  부족한 운동량이 그것을 대신 말해주었다는게 훨씬 정설에 가까울 테니까.. 어제까지 멀쩡하던 팔다리가 아침에 일어나니 여기저기 안쑤시는 곳이 없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신선한 통증이기는 하지만, 나도 점점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쫌 아니더라..

 

6.

마지막으로 기차 타기전에 벌어진 진철의 기인열전(야옹이 글에서 따옴)과 현근의 귀여운 춤(?)은 그날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에필로그임에 충분했고..홍실이가 추천했던 중앙식당의 산채 정식은 생각보다 그냥 그랬다.  구라의 진수 행인이 아침일찍 가버린게 가장 아쉬웠고, 알엠은 어쩌다 보니 사진에 한개도 박혀 있지를 않다.(알엠에게 미안..^^) 아직은 대동하기에 어린 아이둘을 데리고 먼길을 다녀올 결심을 한 알엠에게 다시 한번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아이는 혼자 키우는게 아니니깐.  끝으로 보안상 공개 못하는 진철의 꽃미남형 라인을 감상 못하는게 유감이라면 유감이고.. 하지만 그날 저녁 진철이 싸온 주먹밥만은 여전히 우리들의 기억속에 가장 선명히 남아 있을거라고 믿는다.  이번산행은 지금까지 있었던 다섯번의 블로거 산행중 가장 호황을 띤 산행이어서 내심 뿌듯했으며, 리우스의 첫만남은 말로 설명키 어려울정도로 인상깊었다. 

 

* 이번산행에서 발견한 쇼킹한 사건! 내가 자면서 코고는 버릇이 있다는것. 난 정말 몰랐는데, 야옹이는 내 코고는 소리 때문에 절대 나랑 같이 자지 않겠다는 선언까지 해버리고 말았다.  쩝~

 

<사진구경>

▲풍성한 상차림..

 

▲ 저 둘은 요때만 진지했지, 시종일관 되게 친한척만 했다.


 

▲ 배고프다는 산오리를 위해 라면을 끓여주는 야옹이..뺏어먹으려는 뻐꾹..


▲드뎌 현근은 취해서 쓰러진거다.


▲ 올라가다 쉬는 중..



▲ 다들 어딜 쳐다보고 있는건지 몰라~



 

 



▲ 진철이 찍고, 알엠 행인 풀소리가 빠진 전체사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