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일산 갑 지구당 홈피에는 '당원릴레이'라는 꼭지가 있다.

잘 모르는 당원들에게 서로 소통의 공간으로 마련된 것인데,

그 질문들이 쉽지 않다. 어려운 것은 아닌데, 대답할 것이 없는 질문이 많다.

한 당원이 쓰고 그 다음 당원에게 쓸 것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릴레이가 계속된다. 산오리도 찍혀서 이걸 썼다.

 



 

곰탱이님도 무심하시지, 도대체 산오리가 이걸 제대로 쓸줄 알고
산오리한테 바통을 넘긴단 말입니까?
산오리가 대답하기에는 수준이 넘 어려워요.....
도대체 산오리가 얼마나 단순무식한데...흑흑흑...
그래도 하라는 건 합니다.

1. 이름의 뜻과 대화명은 ?

- 곽장영(郭狀泳) 곽은 성이고, 영은 헤엄칠 영 돌림자이고,
   나머지 한자 남은 걸 우리 큰할아버지는 장수 장(將)으로 이름을 지었다는데,
   시골 면서기는 문서 장(상) 자로 잘못 옮겨서 내이름이 되었다고...
    그래서 장수는 못된 모양.

- 산오리 : 그놈의 성 때문에 어릴적 부터 오리, 꽥꽥이, 꽉꽉이 소리 꽤나 들었죠.
               우리 아들놈들도 그런 소리 듣는 모양인데...
                어느날 피씨통신 아이디 뭐 만들까 고민하고 있는데, 누군가 산오리 하라
                그래서 걍 산오리로 했죠.
  
2. 사는 곳과 가족은 ?
    - 풍동 성원아파트
    - 아내와 두 아들(고1, 중2)
    - 나이는 왜 안물어볼까? 산오리 46살(일하기 싫어질 나이가 되었음)

3. 취미는 뭐죠 ?
  - 산에 가는 것(요즘 무릎 아파서 제대로 못가고 있음)

4. 지금하고 있는 일은 ?
  - 노동조합 전임자.

5. 민주노동당을 가입하게된 계기는 ?
  - 남들이 하니까
  - 노동조합 하는 사람들이 당 만들어야 한다고 하니까...

6. 지구당 활동은 ?
  - 그전에 고양시 지부일때 지부장인지, 지구당으로 바뀌고 지구당위원장인지,,
     하튼 할사람 없어서 지구당 위원장 포함하여 이런 저런 간부 맡았음
  - 아, 활동이 간부 맡은게 다가 아니겠지... 당에서 뭐한다 하면서 오라거나
    가라 하면 그냥 오고 가는 활동을 함 - 이건 열심히 하려 하는데...

7. 감동의 물결을 일게 만들었던 책이 있다면?
  - 이런거 물어 보는 사람이 가장 싫다.
     이런 건 연예인들한테나 물어보면 딱 맞을 거 같은데...
     대답은= 모르겠다, 어쩌면 없다? 있었겠지만 기억 안난다.
    그래도 꾸역꾸역 되돌아 보면, 이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가 생각난다
    그런 세상이 있었구나...... 라고 느꼈던 듯.

8. 어릴적 꿈과...지금의 꿈은..?
  - 이 물음도 싫다. 이것도 연예인들이나 소위 속세에서 출세한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질문인 듯하다.
  - 이질문에 대한 대답 역시 없다? 모르겠다?
    중고등학교때는 생활기록부에 '판사' '평론가' 이런걸 썼던 거 같은데 역시 쓸 말 없으니까 썼다.
  - 지금의 꿈 : 역시 없다...걍 노동에서 해방되어 편하게 놀고 싶다...

9. 지금 어떤사람이 한도 1000만원짜리 카드를 그냥 주었다면?
- 마이너스 통장 조금 줄일수 있을까?
   난 또  10억원쯤 주는 줄 알고 좋아라 했네,,
   그럼 모든 걸 접고 어디론가 날라 버릴텐데

10. 타임머신이 있어여.. 이건 평생에 걸쳐 딱 한번만..언제로?
  - 생각해 본 적 없음... 역쉬 어려운 질문임.

11. 타임캡슐에 묻어두고 싶은 것...?
  - 없다. 조용히 가면 되지, 뭘 남기긴 남겨?

12. 좋아하는 노래는?
- 이것도 세월에 따라 항상 달라져서 모르겠다.
   요즘은 이은미, 김윤아, 서영은. 이수영의 노래 듣고 있다.
   아, 그래도 꽤나 좋아하는 노래는 '내하나의 사람은 가고'가 있구나

13. 술버릇은?
  - 먹으면 잔다.

14. 인상에 남았던 영화와 이유는 ?

  - 진짜 쪽팔리네..
     영화 아는게 없고, 보러도 잘 안간다.
     몇번 보러 가서도 항상 잠만 자다가 박수치거나 큰 총소리에 놀라 깨었다.
      
15. 가장 자신있게 할 수 있는 것은?
  - 역시 없다. 그나마 아무데서나 잠들수 있다는 거(앉기만 하면...)
  - 잘 하는거 있다.. 잠 실컫 자고 깨었는데도 아직 회의 하고 있으면
    "회의 끝냅시다"라고 소리 치는거...
     이런 거는 누구보다 잘 할수 있고, 또 실천하고 있음

16. 민주노동당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 이것 저것 단편으로 남아 있고, 거의 없다.
    '일어나라 코리아' 시절의 그 추위에 권영길 후보 선거운동 하던일
  
17. 민주노동당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일 ?
- 없다... 하는일 없고 바쁘지 않을때 집회 참석해라 하면
    그냥 집회나 행사에 나가서 몸뚱아리 맡겨 놓는 일 빼 놓고는..

18. 민주노동당이 개선되어야 할 점은?
  - 모르겠다. 다들 잘 하고 있는 거 같은데....
  - 좀 안싸우면 좋겠다... 뭐 그리 싸울일이 있는지...그말이 그말인 거 같은데..

19. 민주노동당이 올해 숙원사업으로 진행해야 될 것은 ?
- ?

20. 끝으로 당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
- 싸우지 말자... 얼마나 오래 산다고...
    그리고 민주노동당이라고 그나마 한 울타리에 있는데....
    싸우는 건 더 지랄같은 인간들. 지랄같은 대상과 열심히 싸워야지..

그래도 요즘 당 게시판에서 보면 익명 아이디와 당원 이름과
그리고사진이 전혀 연결이 안되거든요.
그래서 사진은 한장 붙여놓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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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0 22:16 2004/10/10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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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7일-8일 둔내 성우리조트에서 열렸던

민주노총 단위노조 대표자 수련회에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물론 시작할때도 열심히 졸았고,

마지막 토론결과 발표때는 아예 잠들었는지 몇몇 조직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 수련회에서 느낀점은....

 



1. 우리 노조 간부들 참여가 너무 저조하다.

    총파업 투표도 해야 하고, 그걸 토대로 구체적인 파업전술도 나오겠지만,

    이렇게 해서 어떻게 조합원들에게 파업찬반투표를 하도록 설득할수 있을지

    참 감감하다. 파견, 비정규직의 문제라 관심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이미 모든 것을

    다 알기 때문에 그런 수련회는 별 도움이 안된다는 것일까?

    도대체 노동조합 간부들은, 전임자들은 뭐가 그리 바쁠까?

    조직의 회의, 투쟁을 위한 결의와 투쟁, 그런 것은 얼굴도 내밀지 못할 정도로

    뭐가 그리 바쁜 것일까?

 

2. 이수호 집행부가 선거 때 내민 구호는 '준비된 투쟁'이었다.

    그러나 이번 총파업 찬반투표를 보면 그전의 집행부에서 해왔던 '연례행사'일 뿐이라는

   생각이 수련회 내내 맴돌았다. 그래도 어느 누구도 이 투쟁이 얼마나 준비되었는지,

   왜 선거때는 준비된 투쟁을 하겠다더니, '전혀 준비되지 않은, 그저 다급한 투쟁'만 하는지

   묻지 않았다. 저들이 저렇게 하니 '어쩔수 없이' 화급한 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당위만

   설명되었고, 참가한 대표자들은 그게 수긍이 가서인지, 아니면 '양치기 소년'인 거 같지만

   귀찮아서 그냥 말로만 외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3. 이수호 위원장은 행사 말미에 두차례의 발언기회를 가졌는데,

   주된 내용은 노무현한테 이렇게 대우 받을 줄 몰랐다. 노무현을 우리들 앞에서 무릎 꿇게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 투쟁하자 .... 뭐 이런 내용으로 똑같은 연설을 했다.

   산오리는 그 연설을 들으면서, 이런 투쟁이 '개인' 노무현과 '개인' 이수호와의 관계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마치 우리 노조의 일부 지부장들이 '원장 길들이기'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노무현을 무릎꿇리겠다'라고 하는 것과 '노무현 정권 무릎 꿇리겠다'고 하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는 것 아닌가?

 

4. 한 10년 만에 첨으로 솜으로 글씨를 만들고 그기에 기름을 부어 불을 붙이는 것과 장작을 

   한무더기 태운 불꽃놀이를 구경했다. 오랜만에 보는 그런 불놀이는 신기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불꽃에 쓰인 '가자! 총파업으로.'(총파업투쟁으로 든가?)라는

   글의 의미가 뇌리에, 가슴에 찍히는 것이 아니라, 저 기름 타서 이산골짜기 공기오염이나

   꽤 시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다니....

 

* 아침에 쓰린 속 부여안고 산행코스를 한시간여에 걸쳐 걸은 것은 너무 좋았다.  

 

 

* 이 글은 작은나무님의 [10월 7일]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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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9 13:48 2004/10/0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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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송환’을 봤다. 대전국제문화센터영화관 첫 상영작이라고 우리 노조 홈피에 올라왔는데, 사실은 여기서 섭자영이 근무하고 있어서 꼭 영화보러 오라는 선전도 있었다.

시간은 수욜 저녁에만 남았는데, 그마저도 다른 모임이 잡혀서 영화보기는 포기해야 할 형편이었는데, 다른 곳에서 상이 나는 바람에 모임에 참석할 사람들이 그 상가집으로 가는 바람에 다시 시간이 생겼다. 가는 김에 좀 일찍 가자고 해서 아예 5시 영화를 보기로 하고 가문비, 나무와 셋이서 영화를 보러 갔다.



 

가는 동안에 가문비가 섭자영에게 영화보러 간다고 전화를 했는데, ‘셋이서 봐야 할거 같다’고 하더란다. 도착해 보니 정말 아무도 없는 넓은 영화관(400석은 되지 싶더라) 제일 뒷자리 가운데 셋이서 앉아서 영화를 봤다.

영화를 볼때 마다 잠드는 산오리는 당연히(?) 이날도 초반에 잠들었다. 나무가 “셋이서 영화 보는데 한사람은 코골고, 한사람은 침흘릴 것처럼 잠자더라” 고 해서 누가 코를 골았냐고 했더니 나를 가리킨 걸 보니 코를 골면서 잠잤나 보다.

영화를 보기 전에 주위로부터 주워 들은 영화평도 다양했다. 눈물을 펑펑 쏟았다는 것에서부터 그저 조용하고 차분해서 지루했다는 것까지...

큰 소동이나 놀랄만한, 또는 큰 긴장도 없이 조용하고 차분하게 장기수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었다. 그 당시 언론에서 크게 다루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가족들의 반대로 어머니를 만나게 하지도 못하게 한 김선명 선생의 얘기는 눈물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더군더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직도 가족들이 묘지가 어디 있는지조차 알려주지 않는다는 데서 우리가 얼마나 ‘빨갱이’피해의식에 젖어 있는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송환을 앞두고 친지들이 모인데서 조촐한 환송자리를 하던 친지들 가운데 한 친지는 감독의 여관방까지 찾아와 각서를 써 달라고 해서 이걸 써 주는 모습이 나온다. 이 장면도 아직까지 깊고 치유되지 않는 상처로 남아 있는 분단의 모습이라 서글픔이 넘쳐났다.

30년, 40년을 전향하지 않고, 자신들의 소신과 신념을 지키고, 다시 사회로 돌아와서도 그 신념을 굳히지 않고 친척과 주위사람들에게 설파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우리는 과연 무엇에 대해, 어떤 것을 하기 위해 저런 신념과 소신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평소의 삶에서 생활에서 그저 흔들리는 대로, 이리저리 몰리는 대로, ‘시대의 흐름’을 핑계삼아 중심추 없이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이 또 서글프게 느껴졌다.

전향하지 않은 장기수들은 송환되고, 전향했다는 이유로 남아 있는 장기수들을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 주었는데, 전향을 하라고 그 숫한 공작과 폭력이 난무했을 텐데, 그걸 다시 이용해서 보내주지 않는 걸 보면서 언제쯤 우리들에게는 사상의 자유가, 또는 거주의 자유가 주어질수 있을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가끔씩 보는 다큐멘터리는 볼때 마다 다시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볼때 마다 눈물이 나고 가슴 아픈데, 내가 할수 있는 일은 없고, 그저 마음의 답답증만 더해 가기 때문이다. 또 며칠간의 가슴 아픔이 이어지겠지만, 또 쉽게 이 아픔은 잊어 버리기도 할 것이다.

아직도 감옥에 있는 사람들도 빨리 자유를 얻기를 빌어본다.

 

 

그림 하나 뜯어와 붙이려 하니까 영화관 광고가 되고 말았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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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7 09:52 2004/10/0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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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간만에, 아니 1-2년 후면 마이너스 통장을 청산할 거라는

허망스런 꿈을 가지고 마이너스 통장을 만든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3백만원인지 5백만원으로 시작해서

꾸준히 금액을 늘려와서 2년전 쯤에  2천만원짜리로 늘렸고,

그것도 이제 포화상태에 이르러

드뎌 오늘 3천5백만원으로 또 늘렸다.

 



이 금액은 산오리의 현재 신용상태로는 '한계'에 이른 금액이란다.

저축이나 예금이 이렇게 늘어간다 하면 뿌듯함이 생길수도 있지만,

이상하게도 빚이 늘어가는데도 마치 내 돈처럼 뿌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또 어찌된 심산인가?

그동안 마이너스를 늘려 오면서도 특별하게 '주지육림'이나 '음주가무' 또는

'두집살림' 등에다 무리하게 쏟아 부은 것은 아니고, 적당히 쓸만한 곳에, 가정경제에

필요한 곳에 쓴 것이기에 불만은 없다.

허나 그게 내 돈도 아니고 이자까지 꼬박꼬박 물어가면서 빌어다 쓴 돈인데,

왜 내 호주머니 돈처럼 별 부담없이 한도까지 자꾸 자꾸 내려갔는지

알 수가 없다.

왜 마이너스는 플러스로 바뀔 기미는 안보이고 자꾸만 깊이, 멀어지기만 하는가?

 

미리 회사 총무팀에 재직증명서와 원천징수소득영수증을 만들어 달라 하고

은행에 전화해서 얼마까지 한도가 늘어날 수 있는지 확인한 후에,

오늘 오전에 회사들러 서류 받아서 은행으로 갔다.

담당은행원은 이것저것 두드려 보고서는 즉각 한도를 높여주겠다고

서류를 작성했다. 그리고는 두어시간 이내에 휴대전화로 통보가 갈 것이라고 했다.

차를 몰고 한 30분이나 왔나? 메시지가 와서 열어보니,

"곽장영님 신청대출금이 10월 04일 처리되었습니다 00은행 주엽역"

가 찍혀 있다.

 

요즘은 대출도 빨리, 잘도 해 준다....

 

마이너스 인생은 영원히 극복할수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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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4 16:14 2004/10/0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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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의 연휴. 후다닥 지나갔다. 

일찍 올라간 금요일... 고속도로가 좀 밀릴까 했는데, 평소보다 버스는 잘도 달려서 3시 조금 넘어서 화정 터미널 도착, 3시부터 원당에서 평등명절 보내기 ‘아빠 고무장갑을 끼세요’에 갔는데 아무도 없다. 그래서 전화해 봤더니 4시부터란다. 피씨방에 가서 잠시 놀다 4시가 조금 지나서 갔더니 그제서야 긴 탁자 펴고 개스레인지 불켜고 반죽해 온 부침개 재료를 올리기 시작한다. 주로 남자들이 부침개를 부치고, 여자들은 옆에서 도와준다. 고무장갑 하나씩 끼고 피켓 하나 들고 서 있는 것도 남자들의 역할.



관심을 보여주는 사람들은 할머니들... 부침개 한판 그냥 주면 안되냐는 것에서부터, 자기 아들은 이미 설거지고 청소고 잘 한다고 자랑하는 할머니까지... 

집에 가서 밥 먹고 집앞 풍동 철대위에서 여는 변두리영화제에 갔다. 늦게 시작한다고 해서 8시반이나 되어 갔더니 영화를 상영중이다. 상계동 철거민들을 다룬 다큐, 그리고 이어서 이주노동자의 투쟁을 다룬 다큐, 그리고 풍동철대위의 올해 투쟁을 다룬 다큐를 보고서는 간단한 술과 안주가 돌려졌다. 모기인지 벌레인지 물어 뜯는데도 길바닥, 전쟁터 같은 곳에 앉아서 열심히 영화를 보다 12시가 가까워질 즈음에 집으로 돌아왔다. 

토요일 윤석영 박사네 집에 가서 둘이서 오전에 그동안 못다한 많은 얘기들을 나눴다. 그리고는 우리가 잘하는 사우나에 가서 목욕하고 밥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명절때면 부모님께 드리라면서 술 한병 챙겨주는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풀무학교로 들어가서 열심히 농군이 되는 교육을 받고 있는 두 친구가 소주나 한잔 하자고 연락이 왔다. 명절이라 집에 와 있다면서.... 저녁에 나가서 서울에서 온 아줌마까지 합세하여 2차까지 가며 소주를 마시고 들어와서는 잠들었다.

산에 가려고 남겨두었던 일요일이다. 그런데 아침에 늦게도 일어났지만, 무릎도 편하지 않아서 산에 갈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신정동에 가서 갈곳 없이 들른 동생들과 부모님 얼굴 좀 뵙고 다시 일산으로 들어오면서 이재정 후보 선거사무실로 갔는데, 문이 닫혔다. 전화해도 전화는 안받고... 그냥 집으로 들어와서 자전거로 소진로를 한번 산책하고서는 집으로 돌아왔다.

정해진 3일의 명절연휴는 언제나 똑 같다. 오전에 신정동으로 몰려 가서 여자들은 부침개 부치고, 남자들은 송편을 만든다. 그런데, 방앗간에서 송편재료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빈둥거리다가 오후 늦게 송편을 만들었다. 그래도 올해는 여자들까지 도와주는 바람에 쉽게 빨리 송편 만들기가 끝났다. 저녁 먹고 나자 여자들과 애들은 또 뿔뿔이 흩어져서 사라진다. 남은 사람은 아들 넷 뿐이다. 아들 넷과 어머니가 밤 늦게 돼지고기 썰어놓고 소주를 한잔씩 마신다. 어머니는 결혼한 막내딸의 시댁 여자들이 맘에 안든다고 걱정을 늘어 놓고, 아들들은 어느 집이나 여자들은 꼭같다면서 너무 걱정 말라고 위로하고 있다...

명절 당일날 집에서는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남자들은 하루종일 이집 저집을 다니면서 차례를 지내는 걸로 하루를 보낸다. 그래도 이번 명절에는 상도동 3종형님 한분이 시간좀 당겨 달라는 바람에(아들이 영화표 사 줬다는 시간이 4시라고 그시간까지 끝내야 한다나..) 상도동 두집, 신정동 두집은 따로 따로 지냈다. 그래서 6집을 돌아야 끝나는데, 4집을 돌고 3시 전에 차례는 끝났다. 집에 다시 돌아 와서는 동생들과 애들 피자 사주기 화투를 잠간 쳤고, 그리고는 저녁도 마다 하고 의정부 처남집으로 갔다. 밤 늦게 처남들과 동서가 모여 할일은 술 마시는 것 뿐이다. 

연휴 마지막날 오전에 문밖 논에 나가서 메뚜기를 몇십마리 잡았다. 메뚜기가 의외로 많은데, 논이 질어서 쉽게 들어가지 못해서 잡기가 쉽지 않다. 메뚜기 후라이팬에다 튀겼더니 발갛게 구워진데다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는 온 식구가 다 몰려서 포천 소리울 유원지로 가서 오리고기를 배터지게 먹고서는 집으로 돌아왔다.

차 밀릴 거 같아서 전곡으로 적성으로 돌아서 왔는데, 적성으로 들어가는 곳부터 밀렸고, 자유로도 일산에 이를때까지 계속 밀렸다.

저녁에 집에서 시간이 좀 남자 아내는 고추를 펼쳐 놓고 고무장갑과 물수건을 들이 민다. 고추 한포대 깨끗이 닦고 꼭지 따고 나서야 일과가 끝났다. 이렇게 닷새의 연휴가 지나 갔다.

아니다, 나도 입을 바지가 없어서 빨아 놓은 바지 하나 다림질하고서는 일과가 끝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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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30 10:15 2004/09/3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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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선물...

from 단순한 삶!!! 2004/09/25 14:45

지구당에서 평등명절보내기 행사(아빠 고무장갑을 끼어요) 한다고

그 행사에 오라는 전화가 있어서 대전서 좀일찍 출발해서 왔더니,

고속도로에 차가 하나도 안막힌다.

그래서 원당에서 진행된 행사에 고무장갑끼고, 피켓들고 있다가

집에 돌아오니, 우편함에 우편물 하나 들어있다.



보내는 사람이 일산경찰서로 되어 있다.

아이구 경찰서에서 보내는 우편물이 벌금내라는 거 밖에 없을 텐데...

또 걸렸나 보다, 하면서 뜯어 봤더니 아니나 달러,

위반차량 하고 내차의 번호, 그리고 그 옆에 번호판 찍은 사진이 실려 있다.

 

귀하의 차량이 무인단속장비(이동식)에 의해 아래와 같이 적발되엇기에 그 사실을 통지합니다.

위반차량 : 경기 73모 **37    차종 : 카렌스 LPG

위반장소 :  행주대교 북단 (서울-능곡)

위반일자 :  2004년09월17 일 16시55분02초

위반내용 : 도로교통법 제 15조 제3항 속도위반

               (제한속도 : 70km/h, 주행속도 83km/h  초과속도 : 13km/h)

위 사항에 대하여 도로교통법 제 ----- 어쩌구 저쩌구-------------

 

언젠가 행주대교를 서울쪽으로 건너가다 이렇게 사진이 찍힌 적이 있어서

행주대교를 건널때면 진짜 조심을 하는데,

지난번 산기평 문제로 노동부 들렀다가 일산에 좀 일찍 들어와서

동명이 휴대폰 해지하고, 지구당 대의원대회 가는 날 올림픽대로에서

능곡쪽으로 넘어오다 찍혔나 보다. 으그 열받어...

 

다른 돈 보다도 이렇게 교통위반으로 벌금 내려면 진짜 돈 아깝다.

또 3만원 그냥 버리게 됐다.

추석선물 치고는 근사한(?) 선물을 받은 셈이네....

 

행주대교 건널때는 양쪽 끝에 카메라 있으니까 언제나 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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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5 14:45 2004/09/2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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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일산갑 지구당 홈에 들어갔더니

열성 당원이 탈당하겠다고 글을 올려 놓았다.

왜 그런가 하고 봤더니 여성위원회 게시판에 올라온

남성 누드가 발단이었다.



그냥 간단하게 댓글을 단게, 사진을 올린 이는 아주 심각하게 받아 들였고,

그걸로 결국은 탈당까지 하게 되었다는데..

그렇게까지 탈당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무엇인지...

열 잘 받는 산오리는 당근, '탈당이 무슨 벼슬이냐'고 나무랐더니

또 엄청나게 논쟁이 붙었네.

일산지구당은 재미 있어요...ㅋㅋ

 

문제가 된사진들 몇장 올리니까 즐감... 그리고 여성위 게시판 가시면 더 많은

사진 있으니까 더 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보세요..

여기를 http://goyang.kdlp.org/bbs/zboard.php?id=committee_women

찾아가시면 되죠...

 

 


 

 


 

 


 

 


 

 


 

문제는 페미니즘인가요?

하튼 여성문제는 넘 복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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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3 19:16 2004/09/2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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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기평 때문에 강남구청에 가서 한바탕 난리를 치고서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열리는

올림픽파크텔로 갔다.

당초 3시로 예정된 회의가 5시반이 넘어서 도착했는데,

심의안건채택여부를 논의하고 있었다.

보건의료서울대지부의 징계건에 대해 안건채택을 하고 본격적인 회의로 들어갔는데,

보고사항 이어졌고, 회계감사와 관련해 전해투 동지들이 문제제기가 좀 있었고,

심의안건 하반기 투쟁계획과 규약개정은 일사천리로 진행...

규약개정은 위원장이 '비밀무기명 투표해야 하지만, 원활한 진행 위해 참석한 대의원 중에

반대하거나 이의가 없으면 만장일치 박수로 통과시키겠다'면서 두어차례 이의가 없는지를

물었고,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그대로 통과시킨다고선포했다.

그래도 되나 하면서 이상하다 했지만, 그많은 대의원 누구도 문제제기 않아서 그냥 묻혀갔다.

세번째 안건으로 상정된 것이 아이티 연맹 가맹을 승인한 중집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위원장이 중집 결정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면서 시간을 끌기시작하고,

법률원의 변호사까지 불러 의견을 듣고, 그 의견도 말하는 사람마다 해석의 차이가 있는듯하고. 본격적으로 양쪽의 불티나는 토론이 이어졌는데.....

공공연맹의 한가닥 한다는 논객들은 다들 한마디씩 하면서

문제의 해결을 위한 토론이 아니라

양쪽으로 갈라진 파(?)의 정당성만 옹호하는 발언이 계속되고..

(그렇게 같은 사안을 두고도 건건이 의견이 다를수가 있는 것인지...)

결국은 의사진행발언 듣자고 하고서는 투표로 정하자고 했는데,

정족수 세어보니 당연히 미달...

그래서 위원장은 회의유회를 선언하고, 대의원들은 썰물처럼 빠지고.

요즘의 어느회의에서는 맘에 들지 않으면 자기네 대의원들과 같이

회의장을 빠져 나가면 당연히 의결 정족수에 모자라게 만드는 것도 유행인가 보다.

마지막에 회의장을 빠져나오면서 들은 대의원의 발언...

"아까 문제제기 하지 않았는데 규약개정은 비밀무기명 투표로 결정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으니까 이 건도 다음 대의원대회에 다시 올려 심의해 주세요"

그것도 맘에 들지 않았다.

민주노총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얼마나 양쪽이 심각하게 갈라졌는지 모르지만,

여기도 정부나 사용자를 적으로 상정하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상대편 노동자를 적으로 규정하고 싸우고 있는 꼴이라니...

 

안그래도 심란한데,

민주노총마저 짜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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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2 23:51 2004/09/22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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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아샬님의 [금요일 밤, 풍동에서 변두리 영화제...]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풍동 우리 집 앞에서 철거민들의 처절한 싸움이 진행되고있다.

그런데, 그 싸움의 현장에 한번도 가 보지 못했다.

일요일 이면 가끔 투쟁가 들리는 것으로 투쟁을 느끼고 있을 뿐이다.

금요일 변두리 영화제 한다니까 꼭 가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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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2 23:27 2004/09/22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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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의 산기평 소식을 듣고

그 심란함과 무기력함, 좌절감 속에서도 예정했던 '몸보신'여행은

갔다 왔네요.

아무리 생각하지 않으려 애써도 필름 마디처럼 다가오는

건 어찌할수 없었네요.

그래도 그 심란함 속에서 다녀온 자개골 사진이라도

몇장 올려 봅니다.

같이 갔던 자유부인이 찍어서는 방명록에다 험악한 얼굴들만 가득 올렸네요.

자유부인의 블로그에는 아름다운 풍광과 멋있는 사진만 올려 놓고...

더 멋있는 사진을 보시려면

http://blog.hanafos.com/blogView.asp?blogerid=peter9296&cateNo=21921&serialNo=80

로 찾아가 보세요..

 

 

단목선생은 병원 갔다 와서는 제법 살아난 모습이다.

 

 

도봉산댁은 감정도 풍부하지만, 말투에는 넘 정감이 묻어난다.

 

 

봉학선배는 예전보다 밝은 모습이었는데, 전날 많이 마셨다고 술을 피했고,

 

옹의 친구는(이름을 잊었다) 적지 않은 신명을 갖고 있었다.

 

 

밤 늦어가면서 어찌 술 좀 피해 볼까 해서 커피도 끓여 아부했건만

 

 

자는 산오리 깨운 건 옹이었던가? 누구였던가?

 

다시 불려 나와 박공의 멋있는 기타연주도 듣고

 

 

산오리도 노래 불렀다....뜨거운 안녕?

 

 

에라 망가질때는 왕창 망가지자..

 

 

아침에 일어나 먹는 것도 치열하게... 밥풀 입주위에 붙였다가 점심때 먹어야지..

 

그 좋은 계곡물과 날씨와 나무와 바람과 물소리와....

그래도 맘이 편치 않으니 그게 다들 편하게 다가 오지 않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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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2 22:57 2004/09/2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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