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데이

from 단순한 삶!!! 2009/02/14 22:26

1.

금욜 아침에 출근하니까 공식애인님께서

초컬릿을 들고 오셨다.

전날 집에 가서 직접 만들어서 가져 왔다는 것인데,

제법 이쁘게 만들고, 하나 먹어 보니 맛있기도 하다.

요즘 요리에 재미 붙였다고 하더니,

초컬릿까지 만드는 걸 보니, 기특하기도 하다.

다만, 공식애인인 산오리에게 하나만 만들어준게 아니라,

대여섯개를 만들어서 패거리들한테 다 준 모양이다..ㅎㅎ

그래도 그 정성이 어디랴 싶다.

 

 

 

 

 



2.

공식애인과 같은 삼실에서 근무하는 새댁이

초컬릿을 자리에 놓고 갔다.

그 초컬릿도 노조 사무실에 갔더니 똑같은게 있더라.

이 친구도 공식애인과 함께 전날 재료 사서 만들었다는데,

이건 초컬릿이 아니라, 초코 케잌 정도 되시겠다.

먹지 않고 고이 모셔 두었다.

 

 

 

 

3.

그렇게 소란을 피우고 갔으니,

어여쁘신 팀원 여러분들이 가만 있을수가 없었나 보다.

점심시간 지나고 나니까

'팀장님! 우리 팀원들이 이렇게 준비한 겁니다' 라고

포장지에 싼걸 내민다.

뜯어보니까 사온 건데, 그래도 그 정성도 대단했다...

포장만 뜯어보고, 먹지는 못했다.

 

 

 

4.

마지막으로 받은게 있구나.

너무 큰거는 싫어할거 같아서 작은걸 사왔다고 줬는데,

그 마음처럼 이쁘게 생긴 초컬릿이다.

뜯어보긴 했지만, 사진은 못찍었는데,

소중한 마음이 담겨서 최고다. ㅎㅎ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2/14 22:26 2009/02/14 22:26
Tag //

지름신이 내려 질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야금야금 파 먹고 있다. 이렇게 파먹어서는

백만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ㅎ

 

카프카의 변신은 고등학생도 들어본 소설일텐데,

산오리도 들어보긴 했지만, 읽어보지는 못했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어느날 잠에서 깨어보니 장갑차 같은 딱딱한 등을 가지고,

가느다란 여러개의 다리를 가진 한마리 흉측한 해충으로 변한 친구의 이야기다.

부모는 물론이고, 여동생과 일하는 가정부 아주머니까지

질겁을 하고, 제대로 보지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결국은 하숙하는 아저씨들에게 발각되면서

굶어죽고 만다.

 

그 과정은 그저 상상해 보면 이루어 질수 있는 일들인데,

90쪽의 글속에서는 진짜 지겹도록 상황의 반전도 없고,

지루한 생각과 몽상만이 이어진다.

뒷표지를 보니까 카프카는 몽상가 였고, 그의 작품은 꿈처럼

형상화되어 있다는데, 다 읽고 보니까,

정말 그저 꿈에서는 본듯한 (산오리는 꿈도 비교적 현실적으로 꾸는데..ㅎㅎ)

제 5세계를 방황하고 있는 얘기인거 같다.

요즘 들어 잡는 책마다 '죽음의 한 연구'같은 얘기만 있어서

책 읽는게 실증도 나고 두렵기도 하다.

 

50쪽에 못미치는 '굴'(다른제목으로는 건축으로도 번역되었다나) 도 비슷하다.

아무리 읽어도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를 알수가 없다.

일관된 얘기이지만, 한편으로는 전혀 연결되지도 않는 토막이라는 생각도 들고...

 

10여쪽에 불과한 '시골의사'나 학술원에의 보고'도 뭔가 얘기가 있을 듯한데,

다 읽고 나면 무슨 얘기를 하려 했는지,

뭘 읽었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는 30여편에 이르는 나머지 얘기들은 고작 한두쪽에 불과하다.

너무 짧고 간단하니까 이해가 가는 얘기들이 좀 많기는 한데,

이렇게 간단한 얘기들도 꿈속의 얘기같아 소통이 안되는 것도 많다..ㅠㅠ

 

세상사람들의 수준이 너무 높은 건지,

산오리의 수준이 너무 낮은건지...

소설 읽으면서도 한심하다는 생각이 많이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2/14 22:15 2009/02/14 22:15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