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어찌 해서 두시가 넘어서 망미 3거리에 도착했다.

도착해보니 수천명이 모여서 노동자 대회를 열고 있었다.

조금 앉아 있었더니, 배고프다고 밥먹으로 가잔다.

그러고보니 점심은 안먹었다.

허름한 음식점에 갔더니, 주인아저씨가 잘 왔다면서

왠 밥과 반찬을 그리도 많이 주는지,

배 터지게 일단 먹고 봤다.

부산 음식 맛없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했다.

그리고는 집회장소에 왔더니,

이제야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영만으로 간단다...



행진은 제법 모양있게 치러진다.

더구나 얼마쯤 갔더니

트럭 한대가 와서는 쇠파이프와 대나무 한트럭을 내려놓고 간다

'오늘은 제대로 한판 붙을려나 보다'

그리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 갔는데,

수영강이라는 강변 둑에 도착하니 움직이지 않는다.

양쪽으로 행진대오가 나뉘어져 조금 갔더니,

앞에서 대치중이고, 물대포를 쏘아서 전진이 안된단다.

그 때부터는 그냥 지리한 기다림, 우왕좌왕이었다.

앞으로 가보고, 다시 돌아오기도 하고.

이쪽도 가보고, 저쪽도 둘러 보아도

방법이 까마득하게 없었다.

 

경찰들은 컨테이너 박스를 2층으로 쌓아 놓고 있었고,

그 뒤에서 물대포를 쏘아대고 있었는데,

2층에 있는 컨테이너를 줄을 매서 앞으로 끌어 내렸어도

그 뒤에 다시 컨테이너 가 줄줄이 쌓여 있었다.

 

반대쪽으로 왔더니 또 다른 다리에서도 똑 같은 상황연출..

어디 길바닥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를 밀고 가서 같이 밀어보겠다고

그 무거운 것을 밀고 갔는데 무슨 소용이 있으랴....

 

지리지리, 우왕좌왕하니까 그 중간에서 집회라도 하려고,

무대차 놓고 집회 시작하려 했다.

 

기차시간 맞춰 보다가...

5시 30분 경에 과기노조 식구들은 모여서 출발했는데,

집회대오 빠져 나오자 마자 밥 먹으러 가서 밥을 먹고서는

다시 지하철 타고 부산역으로 오는데,

시간이 간당간당한다.

갈아타는 서면역에서 딱 맞춰서 열차가 왔기에 망정이지,

조금만 늦게 갈아 탔어도 기차는 놓치고 또

한바탕 우왕좌왕 하지 않았을까....

 

경찰차와 컨테이너박스와 물대포만 보다가

아펙 반대투쟁은 끝났다.

사람들한테,

"부시가 좀 보자 해서 부산 간다" 고 했는데,

부시는 커녕 부시 졸개놈 한 놈 볼 기회가 없었으니...

 

 

깃발과 사람과.... 행진대오는 좋았지..

 

물대포와 컨테이너...

 


 


 

뒤쪽으로 다리 위에도 온통 경찰버스와  경찰들의 방패와....

어디 한구멍이라도 보이지 않더라...

 

 

나중에 들었더니 젊은 친구 몇은 아예 옷벗고 강물속으로 뛰어들었다는데,

강물이 너무 차서 다시 나왔다고 했다.

 

대한민국 민생치안은 개판이지만, '공공치안'은 정말 세계 일류였다.

어떻게 저런 머리를 쓸 수 있는 것인지....

 

돌아 오는 데 길바닥에 널린 쇠파이프와 대나무가 너무 처량해 보이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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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2 18:44 2005/11/2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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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대 구경...

from 단순한 삶!!! 2005/11/22 18:18

겨우 아침 먹을 동지 구해서 아침 먹고 나니,

오후 1시 집회까지는 시간이 꽤 남았다.

부산까지 왔는데, 어디라도 가보자는 얘기가 나오다가

태종대라도 들렀다 가자고 결론이 났고,

이리저리 따져보다가 시간도 많지 않으니까

차 한대 렌트 해서는 후다닥 태종대로 갔다.

 

80년인가 학교 휴교 중일때

친구 만나러 왔다가  태종대와 해운대 갔던 기억이 있는데,

태종대는 그때 보다는 깨끗하게 단장도 잘 되었고,

휴게소 건물도 하나 새로 지어서 많이 달라져 있었다.

등대가 있는 곳을 통해서 바위 아래로 내려가니까

예전에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자살바위, 신선바위....

 

건너편에는 해삼, 멍게 바위위에 평상 깔고 장사하는 아줌마들이 있고,

간단하게 한접시 시켜서는 바닷바람과 함께 먹어치웠다.



망미 3거리를 찾아 가는데,

여기저기 길을 막아서 헤메고 다니다가,

경찰한테 물어본다.

"망미 3거리 어케 가야 되여?"

"몰라요, 저는 경기도 에서 왔거든요..."

 

다시 전화해 보다 물어물어 가면 또 경찰이 길을 막고 있다.

"저기 망미 주공아파트 가야 되는데..."

"하튼 막혔으니까 돌아 가세요.."

 

그런데, 또 뒷길을 가다 앞으로 나와서는,

"저기 집회 참석해야 되는데..."

"아, 그래요? 그럼 가시지요.."

 

어디든 정면돌파를 해야지,

돌아서 갈일은 아닌모양이다

 

날씨가 맑으면 대마도가 보인다는데

그정도는 아니었고, 넓고 푸른 바다를 바라다 보니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이었다.

 




 

경치를 망가뜨리는 한이 있더라도, 산오리를 넣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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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2 18:18 2005/11/2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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