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증세가 생기고나서부터 꼬박 2주일이다.

기침으로 잠을 못자던 건 다 나았는데, 이제는 목과 머리주위에 미열이 남아 있고, 이로 인해 온 몸이 멍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열이 올랐다가는 사라졌다가 하면서 괴로운 상태다.

동네 가정의학과에서 '알르레기성 천식'이란 진단을 받았는데, 그 의사가 돌파리인데 뭘 알겠느냐면서 시내의 내과나 큰 병원에 가 보는게 어떠냐는 사무실 동료의 권유가 있어서, 어제 둔산의 어느 내과로 나갔다.



증상과 상태 설명을 들은 의사는 '쯔쯔가무시'가 의심된다면서 혹시 몸에 딱정이가 없느냐고 묻는다. 없다고 했더니 웃도리는 다 올려보고, 아래도리 옷도 전부 내려보라면서 온몸을 샅샅이 검색(?)하고 나서는 이상하다는 듯이 몇가지 검사를 해 보잔다.

그래서 피뽑고, 소변 받아 주고, 엑스레이 찍었다. 약 이틀치 처방도 해준다. 2만원 들었다.

 

오늘 검사결과를 보자고 해서 다시 병원에 나갔다. 간호사가 혈액검사 결과서를 먼저 준다. 간수치와 관련해 감마지피티, 중성간 수치는 예상대로 높게 나오고(해마다 건강검진때마다 높게 나왔다), 간기능이라는 수치 두가지도 엄청 높게 나왔다. 신장기능 한가지 수치도 높게 나왔다. 의사는 간기능 수치가 높게 나왔다며, 이번에는 초음파 검사를 해야 겠단다.

"저 얼마전에 회사에서 하는 건강검진 받았는데, 혹시 그 결과 받아서 드리면 안될까요?"

"뭐 안될 거는 없지만, 참고 정도밖에는..."

"오른쪽 옆구리가 항상 조금 불편한데, 병원 갈때마다 이런저런 검사 해보고는 별거 없다 했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간 수치가 심상치 않습니다."

"네~~에~~"

초음파 검사를 또 받았다.

 

 초음파 검사결과를 화면에 띄우고 의사는 말한다.

"췌장도 깨끗하고, 쓸개도 깨끗하네요, 비장은 식사후 얼마지나지 않아서 좀 두껍게 보일수 있고... 지방간은 많습니다."

"네에~~~"

그러면서 쯔쯔가무시와 렙토스피라의 가능성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산에 자주 다니시죠?"

"열흘전쯤에 갔다 왔는데요."

"밭에도 나가시나요?"

"아뇨, 밭에는 안나가는데요..."

"요즘 쯔쯔가무시가 유행입니다. 우리 병원에 하루에 한명쯤 오기도 합니다."

"그냥 단순한 감기몸살은 아닐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어제 피검사로 쯔즈모시기가 안나오나요?"

"혈청검사를 다시 해야 하거든요."

그리고는 어딘가 전화해서는 숫가가 얼마냐? 코드가 어떻게 되느냐?를 물어본다

"검사결과는 한 일주일 걸립니다, 급하면 큰병원에 가라하거나 할텐데, 그렇지는 않으니까

  검사후에 한번 보죠, 그리고 약은 그쪽으로처방해 드리겠습니다."

 

5만 몇천원 카드로 긁고 밑에 약국에서 3천 몇백원 어치 약을 샀다.

"간기능 약이 더 들어 갔습니다. 잘 드시고 푹 쉬십시오" 약사의 말이다.

 

병원만 가면 이렇게 검사를 해야 하는 걸까?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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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26 15:47 2004/10/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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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NeoScrum님의 [글이 잘 안 써질 때..]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한 때는 '자판기'라 불릴 만큼  쉽게, 그리고 빨리 글을 써 대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것도 잘 사용하지 않으니까 어렵고, 더디고, 잘안되는군요.

오늘도 성명서 두장 쓰는데, 하나는 써 놓고,

다른 하나를 붙들고 이래 저래 고민하고 있습니다.

 


 



- 자주, 많이 써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 사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복잡하게 이것 저것 얽혀 있는데, 사건의 개요와 핵심을 찍어내지 못해서,

    이것도 중요한거 같고, 저것도 필요한 거 같고.....)

 

그래도 써야 하기에, 글을 쓰면서 챙기는 것은 이런 것입니다.

 

- 무엇을 쓸지 정해라!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절반은, 아니 70-80퍼센트는 쓴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고 싶은 말이 정해지면 그다음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가니까요.. 그런데

   무엇을 쓸 것인지를 가지고 하루고 이틀이고, 일주일이고 붙잡고 있습니다. 그러니

   마감을 앞둔 글은 거의 마감 직전에 가서야 겨우 무엇을 쓸지 정하는 것이죠.)

 

- 대강의 얼개(제목)만 만들어라!

  (기승전결이라고 중학교인가 고등학교때 배운거 그걸로 제목 너댓가지만 정합니다.

   이 제목을 잡는 것까지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글을 써 내려가다가

   삼천포로 빠지는 일이 가끔 생기죠... 그리고 또 무엇을 쓰고 있는지 되돌아 오니까요.

   무엇을 쓸 것인지 정해지고, 제목 정해졌으니 그다음에 글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마구 씁니다. 잘 쓰는지 문법에 맞는지 이런 건 거의 고민 안합니다.)

 

- 그 담에는 '네 맘대로 하세요!'

  (고치고 싶으면 고치고, 자르고 싶으면 자르고, 쓰고 싶으면 쓰고, 말고 싶으면 말고..

    글을 써야할, 또는 어디다 싣는 편집자의 자유라고 믿어요...

    그 담에는 다시 되돌아 보거나 쳐다보고 싶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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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25 17:45 2004/10/2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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