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된 대화

2007/07/11 02:05

아주 오랜만에 보는 선배 한명을 학교에서 마주쳤다.

 

그녀는 매우 자신에 대하여 자부심+ 자존심이 강하고 동시에 열등감도 있어서 남에게

 

솔직하게 자신을 터놓는 것에 대해 좀 인색한 편이었는데 (사실 대학와서 만난 이들 중 다수가

 

그랬지만) 나는 사실 이십대 중반까지의 나이가 되도록, 자존심도 강하고 열등감도 큰 사람이면서

 

뭐든 나의 처지나 감정상태를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었다.  심지어 타인이 이해를 하든못하든 말이

 

다.

 

 

그 이유는 글쎄, 그냥 터놓고 말하는 것

 

자체가 더 내가 생각하는 이상향의 인간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다.

 

 

아뭏든 그녀와 옛날에 대화를 할때면, 그녀는 나의 그런 대화습관을 편하게 느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그에 따라 그녀도 조금씩 자신을 까놓는 얘기들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자아가 매우 강한 사람이다보니, 주로 자신의 생각의 변천이나 주장등 주로 자신을

 

중심으로 한 대화를 했고 관심도 주로 자신에게 기울어 있었던 이 였다.

 

 

그리고  그녀는 일반적으로는 다소 완벽한 모습을 보이려는 성향이 있었는데 그런것을

 

스스로도 조금 힘들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도 요즘에는 매우 정치적으로 발언하는 습관이 생김을 느낀다.  오늘 그 아는 선배

 

를 학교에서 오랜만에 만나서, 나는 내가 불필요한 말 내지는 그녀에게 먼저 손 내미는 단어들

 

은 삭제하고, 단지 어색함을 무마하기 위하여 침묵을 메우는 말들만 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마치 오랜만에 보았고 우린 그리 편한 사이가 아니니 이 정도의 허용된 얘기만 예의바르게 한다

 

는 듯이.

 

이건 아무래도 글쎄, 나도 이제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틀에서 너무 크게 벗어나서 인생 피곤

 

해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적절히... 또는 현명하게.... 일상에서 규범과 타협에 익숙해지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비록 비록 본질적인 후퇴도 아니고 그렇지 않았던 과거의 나를 innocent 했다고

 

말하는 것도 우습다. 왜냐면  세상을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을 과도하게 의미 부여하여 해석할

 

것은 없기 때문에.

 

 

 

다만.... 모르겠다.

 

 

 좀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면서도 마음이 깨끗한 내가 되고 싶다.

 

 또한

 

 타인에게 내보이는 모습과 나의 내면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싶다.

 

 그리고 그런것을 항상 지향한다.

 

 지금 내 마음은  폐수처리장에서 오욕칠정을 열심히 거르고 있는 단계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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