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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아랍어를 못 한다.
어찌된 일인지 한참 열심히 하다가, 오기 전엔 완전 손놓고 있었다. 매일 '내일부터 다시 시작해야지, X일이면 배운 거 다 복습하고 갈 수 있어' 하고 매일 하루씩 줄어드는 디데이를 세며-_- 그 안에 이케이케 하면 다 할 수 있다고 계산하다 영원히 안 했다. 그래서 다시 아랍어 더듬더듬 몇 마디 건네고, 상대가 너 아랍어 할 수 있어? 하고 물으면 아니...; 라고 대답하는 발전 1도 없는 상태로 팔레스타인에 다시 온 것이다. 넘 아쉬웡...
팔레스타인에 몇 번 왔지만 이스라엘 쪽에는 이동을 위해서, 혹은 특정한 약속이 있어서가 아니면 거의 가본 적이 없었다. 이스라엘, 즉 48년 팔레스타인(1948년 이스라엘 건국을 전후한 중동 전쟁으로 이스라엘이란 국가가 들어선 땅) 쪽 얘기는 다음에 자세히 적겠지만, 거기 있다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 들어오니 역시 공기부터 다르다 ㅎ 국경을 넘는 순간 가슴이 따뜻해졌다.
오랫동안 그리던 친구를 만나 친구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시골길에 친구가 차를 세우고 '파꾸스'를 사주겠댄다. 한국에서도 볼 수 있듯이 도로변에 점점이 과일 행상들이 많았는데, 그 중 소년 몇 명의 행상 앞에 섰다. 아랍어로 친구가 뭐라고 얘기하는데 '남한에서 왔다'고 나에 대해 얘기하는 것만 들렸다 -ㅅ- 아마 남한에서 온 내 친구한테 파꾸스 맛을 보여주고 싶다는 내용이었을 거다. '남한'이라는 단어가 들린 순간 소년이 "아흘란 와 싸흘란(반갑다, 환영한다)" 해줬다. 후다닥 행상으로 돌아간 소년이 파꾸스란 걸 잔뜩 가져왔다. 가지고 있던 생수로 친구가 파꾸스를 씻더니 바로 먹어보란다. 딱 봐도 오인데 씹어보니 오이였다 ㅎㅎ
내가 어떻게 먹나 눈을 반짝거리며+_+ 쳐다보던 소년한테 아~ 이거 한국에도 있다니까 약간 실망한 표정이었다. 황급하게 한국 오이보다 맛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살짝 단 맛이 나고 연해서 오이보단 맛있는데 여튼 오이였다; 그리고 둘이 뭔 대화를 짧게 나누더니 인사하고 소년이 사라지고 차가 출발했다. 읭? 너 돈 안 냈는데? 하니까 한국에서 왔으니까 선물로 준 거라고 한다. 아놔 고맙다는 말도 못 했는데... 갑자기 주책맞게 눈물이 막 났다. 타고 이동하는 내내 주책맞게 눈물이 나서 몰래 우느라 혼났네 아니 나는 고맙다는 말도 못 했는데 어버버 거리는데 차는 이미 저만치 가버렸고.. 아아...
오랜만에 만난 친구도 "야핑????!!!!!!!!" 존나 반겨주고 ㅋㅋ 넘 좋다 이스라엘에 있으면서 밥먹고 똥싸고 돈 쓰는 것도 죄책감 느끼고 불편했는데 완전 팔레스타인 너무 좋쟈나.. 물론 길거리 성추행 좀 당하다 보면 아오 썅!!! 지랄 발광을 떨겠지(나)만 아직 나중 일이길 (기원합니다) 어디 짱박혀서 아랍어 수업 받고 싶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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