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물에서 찾기생각보다 여행 엄청 다녀서 만들어 본 ㅇㅅㅇ

별로 효부 아닌-_- 이태리 여행 시작

  • 등록일
    2016/10/07 05:47
  • 수정일
    2016/10/07 05:47
  • 분류
    여행

산적한 일을 남들에게 미룬 채로 안식년을 시작했다. 미안한 마음은 있는데 그래봤자 요맨큼이니깐 낼름 여행 떠나버렸다. 예전에 약속한 바 있는 시어머니와의 바티칸 여행-에 여기저기 이태리 다른 지역 코스를 더해 이태리 여행을 왔다. 그간 아무 생각 없다가 떠나기 전날 밤 약간 겁이 났고 이제 시어머니랑 단둘이라는 게, 안식년 시작이라는 게 실감이 안 났다. 지금은 실감하고 있다<

 

연세도 많으신데다 이런 장거리 여행은 처음이시고, 나처럼 걷는 건 당연 부담되실 거고.. 이러저러한 걸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초장부터 짜증을 드러내고 말았다. 나폴리 대성당에 무릎 꿇고 기도하면서 내가 이런 복이 있어서 여기에 오다니, 하고 감동으로 눈시울이 붉어지더란 얘길 듣고는 아뿔싸.. 내가 여기 왜 왔던가.. 기본적으로는 어머니 환갑을 축하하러 온 건데.. 좀 기본 취지에 맞게 행동하자. 하고 나자신과 대화를 마침 -_-

 

성당 분들 중에 며느리랑 해외 여행 가 본 사람은 없다며 성당에서 좀 자랑하시는 것 같아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잠깐 티켓 바꾸러 바티칸 근처에 갔을 때 해주시는 말씀을 들어보니, 유럽에 성지 순례를 오더라도 일정 때문에 교황님 미사에 참여해 본 사람이 없다는 거였다. 그런 걸 신자도 아닌 -ㅅ-;; 며느리가 알아봐서 모시고 간다니 Aㅏ.. 자랑할만 함 인정 ㅇㅇ

 

첫날 로마에 늦게 도착해서 거지 같은 숙소에서 한 밤을 자고 ㅜㅜ 담날 좀 느즈막히 여유롭게 출발하려고 10시 기차를 끊어놨었다. 거지 같다는 건 시끄럽다는 평이 많지만 그래도 역에서 가까운 곳이란 이점을 살려 이동이 편한 곳으로 잡아야지란 맴이었는데 깨끗하고 친절하고 좋았지만 일단 밤에 내리니까 방향도 헛갈리고(로밍을 안 해 가서 지도로 확인도 못함-_-) 밤에 마주치는 사람들은 전부 도둑놈으로 보이는데 ㅠㅠ 한참을 빻은 떼르미니역 주변을 캐리어 끌고 다님 ㅠㅠ 숙손 좋은데 어찌나 개시끄러운지, 기차만 시끄러울 줄 알았는데 바로 앞이 차도라서 개시끄러 어휴 진짜... 개시끄러... -_-

 

암튼< 바티칸 일정은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이기 때문에 바티칸의 10월 자비의 희년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일정을 짰다. 나는 남부를 보고 싶은데 어머니가 아는 도시는 밀라노 피렌체 같은 중북부 도시라서 거기도 다 가야 하고.. 동선 짜다보니 남부는 짧게 바티칸 가기 전에 우겨넣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초반부터 무리하게 됐음.. 게다가 미리 예약해서 바티칸 관련해선 다 된 줄 알았는데 신청해서 승인받은 건 바우처일 뿐이고, 그 바우처를 들고 바티칸 근처 어디로 가서 티켓으로 교환해야 한다는 걸 추석 때 확정 메일을 받고 뒤늦게 알았다. 그래서... 무리하게 10시 기차 타기 전에 바꿔야 해서 아침에 막 가서 바꾸고 왔는데.. (바티칸 관련해선 바티칸 일정 끝나고 따로 자세히 쓸 예정)

 

아침에 30분간 걷고 쟈철 타고 이동해서 바꿔와야 해서, 혼자 빨리 다녀오겠다고 했는데 어머니가 혼자서 뭐 하냐고 같이 가고 싶어하셔서 같이 갔다. 바티칸 앞도 지나가고 하니 좋아하셔서 잘된 건가 싶었는데 역시 일찍부터 무리하는 바람에 오후 나폴리 구경을 힘들어 하셔서 산엘모 성도 못 갔다 ㅠㅠㅠ 푸니콜라레 타보고 싶었는데! 그래서 짜증났다. 아침에 나 혼자 다녀왔으면 만사 다 됐는데 하고.

 

오늘도 3시인데 너무 힘들다고 하셔서 혼자 구경다녀오겠다니까 같이 나가자고.. 하셔서 나갔는데 역시 너무 힘들어하시고... ㅠㅠㅠㅠ 낯선 곳이라서 혼자 있는 걸 싫어하신다. 그 부분을 내가 미처 미리 생각하지 못했던 것.. 나는 내가 오래 있고 싶은 곳을 짧게 구겨넣었기 때문에 가능한 볼 수 있는 만큼 다 보고 싶은데, 그래서 혼자라도 다니고 싶은데 어머니는 일단 혼자 있는 게 불안하시겠지 말도 안 통하고... 이해가 가면서도 아오 나라고 여길 언제 다시 오겠어 이런 맴이 들어서..

 

사실 같이 대만 여행 갔을 때 어머니는 잘 다니셔서 잘 걸으시는구나 ㅇㅇ하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다녀보니까 나의 오해였음을 알겠다. 다른 어르신들보다 젊으셔서 상대적으로 체력이 있어 보였던 거였어........;;

 

하지만 이런저런 불만에도 불구하고 여행 파트너로 괜찮다. 일단 내가 수고롭다는 걸 잘 아시고 고마워하시고 맛있는 거 사주시고< 맛있는 거 만들어주심ㅋㅋㅋ 나야 이태리 요리 마시고 싶지만 어머니는 이튿날, 사실상 여행 첫날부터 뜻밖에도 이태리 요리에 질리심............!! 럴쑤.... ㅠㅠ 친구분들과 다른 유럽 여행도 다녀오셨고 나조차 질린 햄치즈뿐인 저가 호텔 조식도 맛있게 드셨다고 해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더구나 그나라 음식 먹어야지 뭘 거기서 한식 먹니~ 그러셨었는데.. 마침 숙소도 로마에서의 5일 빼고는 전부 주방 있는 곳으로 잡았기 때문에... 이 얼마나 예언자란 말인가(나) 그래서 요리할 수 있으니 햄볶하게 마트에서 쌀을 사다가 밥해 주심ㅋㅋㅋㅋㅋ 라면이랑 고추장, 김치 싸오셔서 나도 첨엔 좀 말리다가 그냥 정 어머니가 그러시다면야 뭐..하고 별로지만 뭐... 그랬지만< 외국 나온지 며칠 됐다고 고추장 김치 왤케 맛있음? ㅋㅋㅋㅋㅋㅋㅋ 나는 한국인이로소이다

 

오늘 아침엔 어제 먹고 남은 쌀로 누룽지 끓여주셔서 ㅋㅋㅋㅋ 완전 좋음 속이 뜨끈한 것이 매우 든든하쟈나 오늘 저녁은 현지인들 사먹는 반찬가게 같은 데서 소세지랑 야채 버무려진 걸 사와서 먹었는데 이건 파이다. 뭐 이렇게... 뭐야 이게 이게 뭔 냄새냐고 청국장 냄새도 아닌 것이 시고 짜고 이게 뭔 소세지야 아오... 다시는 조리된 반찬 사지 않고 재료 사다가 우리가 해먹기로 함 -ㅅ-

 

글구 라면은 역시 신라면이라서< 라면 끓였을 때 아... 진짜 라면이 지척에 있을 때는 그 소중함을 내가 몰랐구나.. 알 수 있었다. 진짜 맛있쟈나~~ 어쩜 이렇게 매워? 라면은 진짜 신라면이랑께... 낼 아침도 라면이랑  밥 먹는다 야호<

 

암튼 어머니는 이 여행을 매우 감격스러워 하시니까 끝까지 감격하시면서도 나 역시 나자신의 실리를 채울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해내겠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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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효부의 이태리 여행 준비 1] 숙소 예약 완료

  • 등록일
    2016/07/20 22:39
  • 수정일
    2016/07/20 23:27
  • 분류
    여행

에어비앤비 결제 관련해서 욕을 오만 바가지 하고 싶은데 참겠다-_-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ㅜㅜ 여튼 현지 통화로 결제해야 환전 수수료가 복잡하게 붙지 않아서 조금이라도 싸다. 그런데 한국에서 접속하니까 자꾸 무조건 가격을 원으로 환전해서 보여주고 그걸로 결제해댄다. 거기에 환전 수수료도 붙였댄다. 영문을 모른 채 몇 번을 온갖 수수료를 물어가며 결제한 끝에 모든 설정을 바꾸니 현지 통화로 결제되는 걸 확인했다. 아씨ㅜㅜㅜ 암튼 출신 국가를 한국이 아닌 곳으로 설정하고, 선호 통화를 유로화로, 선호 언어를 영어로 설정한 뒤 결제를 위해 카드 정보 입력할 때 결제 국가를 '이태리'로 했다. 이태리로 갈 거니까. 그게 반영되고 나서도 바로는 적용이 안 되더니 10분쯤 지나서 보니까... 된다...!!! 유로로 결제가 된다!!!! 성공적으로 유로 결제를 마무리 지었다. ㅜㅜ

 

아 진짜 욕하고 싶지만 시간 관계상 일단 숙소 예약을 마친 기념으로 몇 가지 소회를 밝혀놓자.

 

시어머니 환갑을 맞아 파티는 하지 않고 어머니랑 둘이 이태리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교황님 방한 때 교황님 존안을 못 뵌 걸 서운해 하시는 어머니더러 "우리는 바티칸 가서 교황님 뵙죠 뭐~"라고 가볍게 말했다가 ㅋㅋㅋ 이렇게 가게 되었다. 어머니는 아직 젊으시고, 패키지지만 해외 여행도 몇 번 다녀보셨고, 또 재작년에 대만 여행 같이 갔을 때도 괜찮았어서 같이 여행 가도 괜찮겠다 생각했는데, 많은 이들이 시어머니랑 둘이 여행을 간다니 럴쑤.. 하고 놀랬다. 나 효부인 부분? ㅋㅋ

 

여행 계획 세우는 건 존나 좋아하지만 그러면서도 가서 아무렇게나 막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데, 예를 들어 체코 신혼여행도 딱 도착 첫날 호스텔만 예약해 놓고 아무것도 예약 안 하고 갔었다. 가서 돌아다니면서 매일매일 오늘은 어디서 잘지 정하구, 오늘 잔 데가 좋았으면 하루 더 자고 그랬었다. 가보기 전엔 모르잖아, 내가 거기를 벗어나고 싶어할지 더 있고 싶어할지. 결혼 전에 바쁘기도 했지만 이런 이유로 그랬던 건데.

 

근데 어머니랑 그런 불확실한 여행을 할 수는 없으니까 겁나 자세하게 일정을 짜려는데 숙소가 먼저 확정돼야 기차도 예약할 거 아닌가. 기차도 미리 예약해야 싼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해서. 그래서 어디서 머물지 대충 정했었던 걸 확정하고, 숙소 예약하는 단계에서 존나 좋은 집을 발견해서 아아 한 번 뿐인 인생 이런 집에서도 자봐야지 하구 겁나 떨면서 예약했음ㅋㅋㅋ 돈 쓸 때는 간이 작아진다...-_-; 언니한테 상의하고 그랬음;

 

암튼 어머니랑 여행하면서 숙소를 찾으면서 중요한 기준을 세웠다.

 

  1. 깨끗한가: 어머니가 진짜 깔끔하셔서..;
  2. 조용한가: 어머니가 잠을 잘 못 주무셔서, 별 생각 없이 수면제 처방 받아서 가셔얄 것 같다구 그랬는데 그것이 알고 싶다 졸ㅍㅣ뎀 보고 개깜놀.. ㅜㅜㅜ
  3. 개인 화장실 딸렸는가: 이것도 어머니를 위해
  4. 역에 가까운가: 이건 약간 애매한데, 가까울수록 안 시끄럽기가 어려워서. 거의 한 집에 3일씩 묵지만, 그래도 큰 짐 들고 계속 이동해야 하는데 힘들 것 같아서. 하지만 체류하는 동안 시끄러운 것보다 어차피 관광지 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해야 하니까. 하구 대체로 관광지에서 약간 혹은 멀리 떨어진 곳으로 잡았다.
  5. 층수(엘리베이터): 넘나 지나치게 높은데 엘리베이터 없으면 파이다. 그리구 높은 집이면 뷰가 좋으면 좋겠당.. 하지만 이건 뭐 후순위라서.
  6. 가격이 쌌으면 좋겠당... 이번 여행의 스폰서, 어머니의 아들을 위해..

 

근데 가격은 나만 걱정하고 ㅁ이는 니 스트레스에는 가치가 없냐? 왜 그렇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욕하면서;; 그러냐? 라구... 헐 니 돈 아껴주는 나인데... 하지만 니 말이 일리가 있으되 안 내도 되는 수수료 내면 열받지 안 받냐고오~~~!!

 

위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왼갖 리뷰를 몇 십 개씩 몇 십 집 읽으면 뭐가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나서 다시 읽어야 됨 읽고 또 읽고 또 읽음 ㅡㅡ;; 특히 화장실이 공용인지 아닌지를 명시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그런 건 리뷰를 한참 읽으면 다 나온다. 글구 호스트가 워낙 좋으면 일단 사람들이 별점을 무조건 5점 주더라고. 자세히 읽어보면 다 좋다는 와중에고 옆에 클럽 때문이든 지나가는 차 때문이든 밤에 시끄러웠단 얘기가 있거나 와이파이 안 터졌단 얘기 있어서 그런 것도 고려해서. 약간 체크인 시간 늦어도 친절하게 받아줬다는 그런 것도 나를 위해 염두에 두고 스캔했다. 암튼 리뷰 몇 백 개는 읽은 듯...;;

 

아침밥 나오는 데는 한 군데만 예약해서 비앤비라기가 머시기한 구성임. 그 아침밥 나오는 곳을 마지막까지 겁나 씨게 고민했다. 어머니가 비사교적인 성격은 아니어도 막 말도 안 통하는 사람이랑 즐겁게 노니고 그러실 것 같진 않아서.. 근데 이태리까지 갔는데 평범한 사람은 어떻게 사는지, 그 에어비앤비의 정수-_-를 한 번은 살려도 괜찮을 것 같아서 걍 예약해 버림.. 이틀밖에 안 묵을 거라서 갠춘하지 않겠는가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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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이런 공원 하나쯤은 다 있잖아요 ^^ ㅋㅋㅋㅋ 아놔... 마테라인데, 마테라는 교통이 개불편해서 일정상 빼는 게 바람직했지만 너무 아름다워서 넣어버렸다. 어머니도 멀리까지 가는데 볼 수 있는 거 다 보자고 동의하심. 마리안 쥬블리 관련 바티칸 일정 맞추느라 쩔 수 없이 남부 일정을 다 빼게 됐다 시칠리아가 존나 가보고 싶었는데... 이태리까지 가서 마피아의 도시를 안 가다니 이럴 수가... 이럴 수가아...ㅜㅜ 다음에는 시칠리만 가봐야지 언젠가는.

 

숙소 계획하면서 사실; 내 맴 속에는 경쟁 상대가 있었다. 이태리 여행 다녀오시고 자세하게 이것저것 적어주신 분께 이 자리를 빌려서 고마운 맴을 표합니다. 거기 블로그에 남기기는 좀 부끄러우니 걍 링크만 걸어둠 여튼 이 분들보다 숙소를 반드시 싸게 하고 말겠다는 거지 근성으로 나는 적은 금액 차이로 승리하고 만 것이드아...< 이태리는 최근 도시마다 도시세라는 걸 부과한다는데 -_- 대충 일주일까지는 매일 1~2.5유로씩 내야 하고 그 뒤에는 안 내는 식인듯. 아직 도시별로 확실히 안 알아봤다. 이태리 경제가 빻더니 아주 그냥 도시도 다 빻았규..

다음 준비 코스는 숙소간 이동 수단 예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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