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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스케쥴을 잘 짜야하는 부분

  • 등록일
    2016/10/16 04:59
  • 수정일
    2016/10/16 05:03
  • 분류
    여행

우리 외할머니는 내 얼굴이 정말 예쁘다고 생각하신다. 얼굴이 크고 둥글어서 멀리서 봐도 잘 보인다며 너무 예쁘다 하신다 ㅋㅋㅋ -_- 할머니보다 젊은 연세 중에서도 날 보고 진심 이쁘다고 여기는 분들이 많다 (같은 이유로ㅋㅋㅋ -_-)

 

하지만 전에 함께 살던 (구)새어머니나 우리 시어머니는 화장하지 않는 나를 예쁘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냥 왜 화장을 안 하는가? 이해를 못 하신다. 여행을 와서 시어머니 말씀하시길 너가 꾸미는 데에 신경 쓰고 그러는 타입이면 아 나랑 여행 오자고 하지도 않았겠지, 라며 니가 안 꾸미는 걸 ㅇㅈ까진 아니고 포기를 넘어 장점을 발견했다는 듯 말씀하셨다. 물론 나는 저도 꾸며요! 귀찮아서 화장을 안 할 뿐이에요! 하고 항변했다.

 

처음 일정을 너무 빡빡하게 짜서, 어머니는 오자마자 녹초가 되셨다. 하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걸 보고 싶고 여차저차 어머니는 무리하고 나는 아무 것도 구경 안 하는 듯한 상태가 돼서 초반부터 바로 서로에게 화가 났다. 언니하고 ㅁ이한테 하소연을 -_- 하는데 언니가 널 위한 여행이 아니잖아, 그러고 ㅁ이가 싸우지 말라고 계속 걱정해서;; 아 내가 어머니 페이스에 잘 맞춰야지 했다. 지금은 전보다 훨씬 잘 다니신다. 어머니 역시 내 페이스에 맞추고자 노력하시는 부분. 일단 뱅기 타고 피로가 누적된 상태로 또 여기저기 이동하느라 초반에 힘드셨을 것..

 

그렇다고 우리가 막 허물 없는 사이는 아니라서 서로 짜증과 화를 꾹 누르고 얘기했지 한 번도 싸운 적은 없다. 언니하고 다니면 존나 싸우는데 그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렇게 화를 누르고 지내던 초반에 어머니가 여행 일정을 왜 이렇게 길게 잡았니, 집에 돌아가고 싶다, 고 말씀하셨다. 나는 진짜 너무 화가 나서 그러게요, 괜히 길게 잡았어요 하고 쌀쌀맞게 대답했다. 그리고 다음 날 내내, 일정을 다 채우지 말고 어머니 먼저 귀국하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냥 혼자 가시라고 하면 서운해 하실 게 뻔하니까, 뭐라고 말해야 될지 머리를 쥐어짜면서 구경은 또 다 함<

 

뭐라고 말해야 관계가 파탄이 안 나고 먼저 가시게 할까? 일단 그러려면 공항까지 내가 모셔다 드려야 하는데, 어디에서 일정을 조정하는 게 좋을까? 과정은 답이 안 나오는데 결론은 한결 같았다. 그런데 최소한도로 기분이 안 상할 정도의 기름칠 된 멘트를 생각해내지 못한 채로 사이가 회복됐다. 여행이 다시 즐거워졌다. 됐고 초반에 무리하게 일정 짠 내 잘못이다.

 

오늘 대화하면서 그때와 또 같은 말씀을 하셨다. 다만 받아들이는 내가 달랐다. 너는 집에 안 돌아가고 싶니? (ㅁ이는 보고 싶은데 집 생각은 안 나요) 요즘 젊은 사람들처럼 이렇게 집을 오래 비운 적이 없어서 난 집 생각나고 집에 가고 싶다 (안 해 보면 그렇죠, 자꾸 해 보면 안 그래요. 아버지가 걱정되세요?) 은지-아니다라는 경상도 사투리-, 아빠는 하나도 걱정 안 되는데 집이 걱정된다, 지진 났나, 태풍 왔나, 맨날 검색해 본다 (쇼핑하러 가면 집 생각 안 날 걸요-다른 여행자들처럼 우리도 명품 아울렛 가보기로 함-) 그건 그렇다 ㅋㅋㅋ 그래도 집이 제일 편하고 집에서 쉬고 싶다

 

처음 대화에선, 여행 준비하는 긴 기간 동안 왠만한 건 어머니 의견 묻고, 어떻게 할 거라고 다 알려드렸는데, 이제 와서 나를 탓하는 이 말투는 무엇인가 하고 화가 났었다. 오늘 대화에선 그냥 여행이 아무리 즐겁고 숙소가 좋아도 이런 삶이 익숙하지 않고, 완전히 마음 놓고 편안해질 수 없는 어머니의 상태를 이해하고 있어선지 그냥 재밌었다. 사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건 성격 탓이겠지. 우리 언니도 같이 해외 여행 가면 많이 불안해하는 타입이라서. 맨처음 해외 여행 갔을 때 도난당할까봐 내내 신경 곤두서 있는 게 이해가 잘 안 갔다. 나랑 떨어지기 싫어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갔다. 더군다나 어머니는 본인 말씀으로도 '쓸데 없는 걱정이 많은' 타입이시고.

 

남은 일정엔 쇼핑이 몇 차례 들어 있어서 더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 초반을 그냥 로마에 다 때려박고 쇼핑도 하고 놀멍 쉬멍해야 하는 거였어.. 패키지 여행은 맨날 보따리 싸야 한다며 자유 여행의 재미를 알게 되신 어머니는 돈만 있다면 로마 같은 데서 한 달 동안 로마만 구경하면 좋겠다고 전향적인 발언도 하셨다. 각 개인의 특수성을 포함해 나이대에 걸맞게 기획해야 한다. 또한 나자신의 특수성 역시도... 나 자신의 특수성도 많이 알게 됐다.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거나 하는 것. 가끔 어떤 로컬과 대화를 해보면 좋겠다 싶을 때도 있는데 뭐 아무것도 못 하니깐... 암튼 뭔가 나만 착한 것처럼 썼지만 나도 화는 안 내도 짜증 내고< 그랬었다 오늘도 짜증 조금 냈지만; 내일부턴 짜증도 안 내고 효부 노릇 지대해야지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거임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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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이야기

  • 등록일
    2016/10/12 06:05
  • 수정일
    2016/10/12 06:05
  • 분류
    여행

나 따위가 일하는 사람을 불쌍하게 여겨서는 아니고 아침 점심으로 커다란 파란 가방을 양손에 들고 팔리지도 않을 것 같은 뭔가를 무겁게 들고 걸어가는 아프리카계 혹은 동남아계의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아무런 살 가치도 없는 물건들로 호객하는 사람들을 보고 눈길도 주지 않고 외면하면서 가슴이 아프다. 일하는 게 불쌍한 건 아닌데...

 

오늘 본 뉴스: https://www.thelocal.it/20161011/migrants-are--valuable-to-the-italian-economy-pensions-tax-social-security

 

2016년 1월 기준 이태리에 사는 외국인은 5백만 명. 인구의 8.3프로를 점하고 GDP의 8.8프로를 점한다. 이 중 연금을 받는 이는 껏해야 10만명 뿐이지만, 이들이 먹여살리는 이태리 연금생활자는 64만명이라고 한다. 이 통계에 내가 본 이주 노동자들도 포함돼 있을까?

 

여행 책자도 그렇고 실제 우리 어머니도 그렇고.. 밤거리의 흑인을 불안해 한다. 내가 찾아본 모든 여행 책자에 거리낌 없이 인종차별이 실려 있어서 놀랐다. 리비아에서 목숨을 걸고, 아니 그 정도가 아니고 출산이 임박한 순간에 배에 올라타고 구조되는 가운데 출산하는 사람들.. 몰라 잘 모르는 얘기는 하지도 말자. 암튼 이태리 뉴스 보기 시작한 뒤로 난민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태리는 난민에 대한 처우가 빻은 걸로 유명한데 난민들이 이주 노동자로 카운팅되는 건 아니겠지..? 몰라 아무 것도 몰라

 

동남아시아 사람들 많은 건 유럽 국가라면 당연한 건가? 아니 그냥 전세계에 당연한 건가.

 

아니 막 섞어서 썼는데 이태리 사람들은 피부색이 다양하다. 근데 나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사실 나는 패션으로 구분하고 있다. 흑인이냐 백인이냐의 문제가 아니고 패션을 보면 그 사람의 처지가 보인다. 그냥 몰라 어휴 그냥 마음이... 놀 거 다 놀면서 어쩌라규.. 몰라 그래서 제목을 길에서 잠깐씩 본 이태리 이주 노동자라고 적었다가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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