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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21
    어떻겜(12)
    뎡야핑

어떻겜

  • 등록일
    2008/07/21 13:35
  • 수정일
    2008/07/21 13:35
  • 분류
    진보불로깅
  [내 글]을 읽은 악마같은 친구가 너 왜 착한 척 하냐고 그랬다...ㄱ-
뭐라고 말해야 할지 정말로 모르겠지만 정말로 다들 안 다치고 대화할 수 있었으면... 이런 착한 마음으로 쓴 거다. 이미 착한 마음인데 뭐가 척이야!!

며칠간 살면서 이렇게 고민했던 적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고민했는데도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다. 오프라인에서는 좀 떠들었지만 혼자서 생각을 하고 글을 쓰려고 하면 이제는 논점이 뭔지도 모르겠고 이 상황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고. 처음엔 우울하고 눈물도 나고 그랬는데ㄱ- 이제 기분에 드리워진 먹구름은 사라졌다.

그러니까... 뭔가 얘기를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결혼, 육아, 가부장제 등에 대한 총론은 대충 비슷할 것이다. 결혼제도가 가부장제를 강화시키고, 육아 등 가사노동이 여성에게만 부담지워지는 것은 문제이고 여성이 모성으로만 호출되는 것도 웃끼는 일이고 엄마가 아이를 소유물로 생각하면 안 된다 기타 등등.

그런데 나는 별로 각론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지금 각론이 부딪히는 것을 보니 정직히 말해서 '전선이 어딘지 모르겠다' 기존에 행해지던 개인사를 지워버린 이성적 논쟁이나 개인사로만 싸우는 감정적 싸움과 다른, 그것들이 섞이기도 하고 뛰어넘기도 한 새로운 논의가 탄생하고 있지 않은가 싶기도 하고. 뭐 그런 논의가 없었던 건 아니고 확연히 구분된다는 건 아니겠지만 나는 모름ㄱ-

나는 별생각이 없었지만 열심히 고민한 적이 없다는 거고 나름의 상황에 바탕을 둔 생각들이 있음을 알게 됐다. 그런데 많은 문제들이 그렇겠지만 결혼에 대한 얘기를 하자니 내 구구절절한 경험과 생각의 역사를 서술 않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예전부터 내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은 그 사람의 개인사를 알고 어떤 맥락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인가를 알고 싶다는 욕망(?)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했다. 이런 방식은 너무 개인적이고... 뭐지 비판을 들었지만 그냥 내가 이렇게 해야지?! 그러고 그러는 게 아니고 그냥 별생각없이 자연스럽게 그러는 거라서... 예전에 있었던 논쟁에서도 그가 어떤 사람인가가 중요하지 않다는 문제제기가 이해가 안 됐다. 나는 그런 건 잘 이해가 안 가고... 말하자니 좀 바보같네 흠흠 그가 누군가 어떤 역사를 가진 자이기에 이런 소릴 하나?? 이렇게밖에 이해가 안 간다. 바보같다 ㄱ- 왜 바보같냐면 하나밖에 몰라서 흑흑

그리고 지금 무엇에 대해 이야기 해야 직구가 되는지도 전혀 모르겠다. 그래서 긴 사설을 뒤로 하고 더 긴 변화구를 던져 보겠다.


절대 직구가 아니다. 트랙백도 어디 걸어야 할지 모르겄다고-_-


나는 결혼을 꼭 해야지 하는데
아무나 대충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제도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건 아니고
지금 애인을 사귀면서 결혼을 하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아주 예전에 스무살 때 내가 결혼에 대해 했던 생각은 지극히 마초나 할 생각으로,
밥해주고 청소해주고 기타등등 날 돌봐줄 엄마같은 존재가 필요해.
였고

여기에 대한 애인의 응답은 "내가 다 해줄께"였고 결혼하기로 했지만ㄱ-
오래동안 사귀면서 당연히 서로 나눠서 해야지 한쪽만 다 하는 건 말도 안 돼.
라고 생각하게 되었지만 애인이 지금 당장 나랑 결혼을 피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결혼하면 내가 너까지 돌봐야 하잖아...이다. 죄송

우리끼리는 굳이 결혼을 하고 싶지 않은데
양가 아빠가 결혼을 안 한다는 일을 상상조차 할 수 없으며
한 분은 심지어 결혼을 안 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조차 모르신다 ㄱ-

나는 같이 살고 싶지 굳이 결혼하고 싶은 건 아닌데
결혼이 나한테 별로 중요한 주제도 아니고
결혼해도 제도 속에 편입할 생각은 없는데다(그러나 그건 내 맘대로 결정하는 건 아니다. 안 하려고 해도 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살면서 많은 타협을 해야겠지만 이건 내가 절대 안 해!!!! 하는 게 아니라서 타협도 뭐도 아니다.
그렇다고 다른 결혼은 타협이냐... 그것도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또 잠깐 딴 얘긴데 나는 기본적으로는 남자랑 결혼하는 게 이해가 안 되는데,
일반적인 좋은 남자들도 가사노동은 자기 일이 아니고 도와주는 거잖아??
부인의 일을 지가 훈늉해서 도와주는 거잖아?? 뭐 그런 시정잡배같은...
왜 애기는 아빠가 없어도 엄마랑 잘 있는데 엄마가 없으면 아빠랑 잘 못있냐??
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참 싫다.

그런데 이런 얘기도, 이런 남자랑 결혼한 여성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으려나??

사실 사람은 여러 면이 있는데 나는 내가 싫어하는 면을 가진 사람은 통째로 싫어한다. 저런 남자는 통째로 싫어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ㄱ- 그러면 안 되는 상황도 있어서 혼자 고민이 졈 있음. 나도 제대로 된 인간이고 싶다...ㄱ-


나는 결혼과 관련해 나를 할퀴고 심하게 고민하는 상황도 생각도 없어서 이렇게 막 말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도 모두 개인사를 구구절절 늘어놓고 한마디한마디 모든 발언에 이해를 받아야 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 사실 나는 개인사를 알고 이해하고 싶다고 적긴 했는데, 개인사를 몰라도 이해할 수 있고 싶다. 그런 말하기도 있을텐데 난 모르겠다.


에 다시 결혼 자체는 내게 타협이 아니지만 결혼하면 무지 많이 타협해야 할 거다.

일단 아기. 나는 내가 나을 생각은 절대 없다 이유는 아픈 것이 싫고, 내 핏줄이라는 게 별 의미가 없고, 엄마아빠가 필요한 아기들이 많은데 굳이 왜 새로 나아.

그런데 난 입양할 거란 얘기를 한 번 외숙모들 앞에서 했는데 시껍하면서 절대 안 된다면서 불가능하다면서 안된다고만 하셨다. 이 얘기를 우리 아빠한테 하면 더 시껍하고 기절초풍할지도...?? 내가 안 낳겠다는데 무슨 수로 낳게 할껴 ㅋㅋ 이부분은 타협 안 할 셈인데, 번외로 임신을 한다면 낙태를 하지는 않겠다고 생각한다. 임신은 피하겠지만 하면 낳는다라능.

그러나 아기를 입양하기 위해서는 아마도 혼인신고를 하는 타협이 필요할 것이다.
일단 결혼은 해도 혼인신고는 안 할 생각인데... 그럼 뭐가 결혼이냐면 결혼식 하고 양가 친척 두루두루 명절에 만나고 아 귀찮아 그런 거.

아마 입양할 때 되면 혼인신고를 하게 되겠지...ㄱ- 돈이 많으면 안 해도 되겠지만 그렇게 될리는 없고-_-

그리고 나는 나의 결혼을 이성애 중심 정상사회의 공고화라는 맥락에서 보지 마...ㄱ-라는 주장은 할 수 있지만 내가 원치 않게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 부분은 역시 타협이다. 내가 의도는 안 하지만 그렇게 될 걸 알면서 하는 거니까.

근데 나는 그것도 심각하게 생각 안 해봤다. 결혼과 관련한 여러가지 상황을 경험해 보지 못해서 그런가?? 아닌데 경험이 다가 아닌데.


예전에 동성결혼의 합법화에 대해서는, 그냥 결혼 안 해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주장하는 게 더 급진적이고 그게 더 올바르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었다. 그냥 전략적인 걸까?? 생각도 했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많은 운동이 정상 카테고리를 설정하고 거기에 진입하려고 하지 않는가. 그 카테고리 자체를 부숴야 하는 거 아닌가??

뭐 그 생각은 지금도 있는데, 일관되진 못하지만 단지 점진적/전략적으로가 아니라 그런 것도 의미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있을 수 있을 것 같다가 뭐냐...;;; 잘 모르겠지만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라는 거다 후후후후후후후 정확히 말하자...-_- 응 아직 잘 모르겠다는 뜻이다;;;;

그러면 나의 결혼도 타협이 아니게 될 것이다. 응?? 무슨 소리냐규?? 잘 생각해 보자. 각자...;;;;;;

너무 길다. 또다른 얘기는 다음기회엠... 오늘이나 내일 중에-ㅅ-. 지금은 결혼에 대해서만 쓰다 말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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