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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부적격

  • 등록일
    2011/05/20 12:18
  • 수정일
    2011/05/20 12:18
  • 분류
    출근일기

사실 부적격까지는 아닙니다. ;;

 

어제 인권영화제에 혼자 나가서 부스를 지켰다. 안타깝게도 별달리 준비한 프로그램이 없어서..ㅜㅜ 자세한 것은
진보넷 블로그에 쓴 [서울 인권영화제에서 진보넷을 만나요!]을 읽으시긔

 

어제 팔레스타인평화연대랑 진보넷 부스 두 개를 차리면서 차릴 때 마구마구 정신이 없었다. 그 팔연대 쪽은 이치랑 반다가 나왔는데 물건값을 다 아는 게 나밖에 없는데 막 개시하기도 전에 사람들이 몰려와서 물건값 막 얘기해 주고 써주고 그러느라구..

 

암튼 진보넷 부스도 개시하자마자 한 분이 앞에 지나가시길래 이것은 사회운동과 인권운동의 기억할만한 날이 새겨진 달력이구 어쩌구 하면서 드렸다. 그랬더니 인권에 대해서 질문을 하셨다. 그래서 또 블라블라 몇 마디 했다. 그랬더니 짐을 내려놓으시고 지난 달력, 1월을 펼치시더니 펜을 꺼내서 내가 하는 말을 막 적으시는 거였다 -ㅁ- 난 너무 당황해서 혹시 기자냐고, 했더니 그런 건 아니라면서 계속 질문을 하며 적으셨다. 질문을 듣다보니 단체 운영에 대해 궁금해 하셔서 국가와 기업의 후원을 받지 않고 회비 또는 자체 재정 사업으로만 운영 블라블라

 

그러다가 인권에 관심 있으신 거냐고 물었더니 그렇다시면서 사실은 자기는 연극을 하고 싶은데, 상업적이지 않은 연극을 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임노동 관계가 성립하는 것도 아니고, 생활 보장이 안 되는 열악한 상황에 대해 문제 의식이 있다고 하셨다(물론 단어는 저런 게 아니었다.. 일상어였는데 기억이 안 나ㅜ)

 

바로 그 드물고 귀한 자기 자신의 문제로부터 출발하는 당사자 운동을 고민하기 시작하는 그런 분이었던 거다!!!!! 막 별 것도 아닌 내 말을 열심히 적으시는 걸로 미루어 보아 처음으로 인권 운동하는 사람과 말을 섞어보신 건 아닐지!!!!! 막 자기 문제를 인권으로 풀어나가고 싶다고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인권 영화제라는 게 한다니까 보러 온 건 아닌지!!!!! 무엇보다 얼굴이 아주 예뻤는데 뽀송뽀송 -ㅁ-;;;

 

근데 나는 바빠서 이따 얘기해야지 했는데 없어졌다 ㅜㅜㅜㅜㅜ 막 그 분을 찾아서 공원을 헤맸지만 없었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더 얘기하고 싶어 하셨는데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나같은 건 접시물에 코박고 죽어야 돼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작년인가 재작년에도 이미 한 번, 팔레스타인에 관심 있는 생활인을 놓친 일이 있다 근데 또1!!! 당사자 운동을 고민하는 사람을 놓쳤어!!!!!!!!!!!!!!!! 이 미친 돼지야 -ㅁ-

 

그게 어제 내내 후회되고 개로웠어 ㅜㅜㅜㅜㅜㅜㅜㅜ 내 친구 백양이 접때 여의도 공원에 가서 조중동 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하고는 나에게 그건에 대해 물어왔다. 그러면서 내가 러프하게 그놈들이 방송을 장악한다-ㅁ-고 막 떠들었더니 그런 것들을, 자기는 접할 기회가 없다고.. 그렇게 말하는 걸 듣고는 사실 우리 운동 내용에 동의하는 많은 생활인들이 있을텐데 서로 접점이 겁나 없구나ㅜㅜㅜㅜ 하고 어떻게 새로 조직화하는 게 아니라,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갈지, 그게 막 고민이 되었는데 근데 결국 나란 바보 준비되지 않은 바보 경솔한 바보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너무 슬프다 그 분이 첨에 내 이름을 물어봤을 때 나는 잠깐 기자도 아니라면서 내 말을 막 적고 이름을 묻는 게 이상해서 말 안 해 줬는데 -ㅁ- 말해 줄 걸 명함은 다 어따 팽개쳐 놓고 명함 케이스 예쁜 거 사가지구 집에 쳐박아놓고 어디 있는지도 몰라-_- 앙 ㅜㅜㅜㅜㅜ 너무 슬프다. 그 분이 상업적이지 않은 연극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랬는데, 그 순간 내 머리속에 떠오른 건 내 친구도 연극하는데 자기 돈 꼴아박아서 하던데...;였고 그런 얘기를 하기는 그래가지구 뭐라고 할까 하다가 바빠져가지구.... -_-;;;;; 극단 얘기를 막 하다가 그냥 헤어졌다 아쉬워!!!! 돌아와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암튼 서울인권영화제는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이다. 내년에는 진보넷도 겁나 빵빵하게 준비해서 나가야지. 정보 인권 관련해서 주로 태클 거는 사람들도 몇 명 있었는데 아놔 코를 납작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팔레스타인 관련해서는 코를 납작하게 한 명을 해줬다 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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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여자

제목에서는 진보불로거 배여자님이 자꾸 생각난다. 땅의 사람님도 생각난다.

 

이런 영화를 봤다. 계급과 사회적 맥락이 다른 사람들이 다같이 재밌게 봤다.

 

맨앞을 놓쳤는데.. 농민 운동을 하는 세 사람과 그들의 남편, 가족 등 주변인들과 사건들을 찍은 영화.

 

정말 너무 재밌고 다 좋았는데. 일단 정말 '너무 재미있었다'. 말 그대로 웃겨서 깔깔 대는 거 말야. 아무튼 나의 성격상 어떤 사람을 찍고 찍을 수 없는 건 인터뷰로 메꾸는 방식을 엄청 싫어하는데(그건 물론 어쩔 수 없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뷰도 재밌으니까 너무 그냥 재밌었다; 오히려 인터뷰라서 나올 수 있는 얘기들도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마지막에 우린 모든 게 다른 사람이지만 여성이라서 이해할 수 잇다? 뭐 이런 나레이션이 있는데 사실 영화를 잘 따라왔다면 감독이 주인공들에게 언니언니 하고 부르고 관계가 깊어지는 게 간접적이나마 보여서 불편하지 않을 수 있는데 결국은 취향의 문제일지도. 그런 보편적인 '선언'이 그순간 그냥 보편적인 말뿐인 선언과 똑같이 들렸다. 취향이려나.

 

재미있고 슬프고(눈물 줄줄) 정말 잘 봣는데 중간에 내가 농민들이 상경 투쟁하려다가 톨게이트에서 막혀서 되돌아갔던 사건, 정도로 기억하고 있는 얘기가 나오는데. 아 이 많은 투쟁에서 뉴스에서 나는 얼마나 많은 디테일들을 놓치는가. 이렇게라도 볼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농산물 가격이 아무리 폭락해도 농민들에게 최소한 다음 농사를 지을 수 있을 만큼 정부/농협이 보장하라는 법이 필요하다며, 할머니들이 농촌의 힘이라고 북돋으며 (아마도) 가가호호 방문해 할머님들을 설득해 (영화엔 안 나와도) 성금을 모아 버스 대여하고 도시락 준비하고 했을 농민단체들은 톨게이트에서 경찰 군단의 제지로 결국 고속도로에서 멈추고만다. 한참의 실랑이가 있었겠지. 그뒤에 그들은 발언을 하다가 노래하고 춤추며 노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뿜었다 너무 재밌어서. 도저히 나는 그렇게 못했을텐데 화나고 짜증나던 순간이 모두 즐겁고 신나는!!!! 웃겨 죽겠는 놀이판으로 바뀐 것이다. 너무 좋았다.

 

암튼 그런 건 생각도 안 해보고 그냥 뉴스만 띡 보고 잠깐 확 분노하고 며칠 뒤 완전히 잊었던 그 일이었다. 짧은 문장 속에 지워진 구체적 개인들을 '상상하라'. 나는 언제나 사람들이 상상력이 부족해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연대도 마이 힘든 게 아니냐긔 그러는데. 나도 졈...

 

아픈, 너무 아픈 남편의 간호를 할 것인가 선거에 나갈 것인가를 두고 고뇌하다 결국 남편의 지지를 얻고 선거에 출마하신 한 분이 있었다. 모여서 출마를 결정한 사람들도 함께 힘들어하고 눈물을 흘렸다. 나는 그게 너무 놀라웠다. 내가 아는 민주노동당이 아니라 진짜 민주노동당을 희망으로 보는 사람들. 나는 그래서 정당들이 더 잘했으면 좋겠다. 자기를 믿는 사람들이 있잖아 정말로. 생각하니까 너무 슬프다. 암튼 이건 패스 ㅜㅜㅜㅜ

 

너무 슬퍼서 더 못 쓰겠다-_- 요즘엔 영화를 봐도 심지어 재밌게 봐도 하고 싶은 말이 없어서 영화에 대한 애정이 식은 건가 약간 의기소침해졌었는데 참 쥬타. 보자마자 뭐라도 쓰고싶어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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