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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05
    025 - 빠탕 - 길위에서 길을
    walker

025 - 빠탕 - 길위에서 길을

025 - 빠탕(巴塘) - 밥벌이의 서러움 - 길위에서 길을

 

망캉(芒康, 마캄 : 티벳식 지명)은 천장공로와 전장공로가 만나는 곳이다.

이곳에서 쓰촨으로 윈난으로 라싸로 갈수 있다.

 

야딩으로 가려는 나는 바탕 가는 차를 알아봤다.

없다네... 

 

야딩은 리탕으로 해서 갈수 도 있고, 윈난의 중티엔에서 갈수도 있다.

중티엔은 지난 여름에 다녀왔기 때문에 리탕방향으로 가기로 했다.

 

물론 그러자면 천년의 소금 우물 엔징은 못 보게 된다.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는 버려야 하는 법,,

 

권력을 얻고자 하는 자는 부를 버려야 하고

명예를 얻고자하는자는 부와 권력을 버려야 한다.

그런데 요즘 문제되는 강/부/자나 고/소/영이나

다들 어느 것 하나 놓지 못하고 다 얻으려 하는 자들이다.

못된자들이다.

 

 

삶은 어쩌면 무언가를 얻는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버리는 선택의 과정인지도 모른다.  

 

버스가 없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우선 아침부터 먹고,,,

 

 

아침 식사를 한다는 표시의 좌판,,,만두와 꽈배기 튀김..

 

아침을 먹고 터미널 주변을 어슬렁 거리자

구매자보다 판매자가 먼저 찾는다.

 

어디가냐? 묻는다,  빠탕,

얼마냐? 50위안,  오케이,

버스비와 같다. 소위 빵차(사설 승합차)는 대개 버스비와 같거나 비슷하다.

그래야 영업이 가능 할듯,

버스가 없더래도 버스비는 확인해두는 게 필수,

그래야 빵차 요금 흥정 할때 기준점이 된다.

 

언제 출발할거냐? 한시간 정도 후,,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상(馬上 : 곧, 즉시라는 의미)이라고 하는 것보다 낫다.

마상이라는 의미는 5분후일수도 있고 30분 후일수도 있고, 한시간 혹은 두시간 이후일수도 있다.

 

이제는 이 빵차 기사가 최대한 빨리 다른 승객을 구해 오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이럴때 책은 거의 필수다.  아침먹은 식당에서 차를 무한 리필 하면서 기다린다.

 

무려 2시간 반이나 지난 11시에 출발한다. 불행이도 내가 맨처음 예약자였다. 정말,,,

두대가 함께 출발하려니 더욱 시간이 걸렸다. 둘이 동업자인지 친구인지 모르겠다.

 

 

가던중 망캉행 빵차가 멈추어 섰다.

우리 빵차도 동업자 정신 발휘, 차 세우고 공구들 꺼내 펑크난 타이어 교체 하는 걸 돕는다.

길이 비포장이니 이런일이 자주 있을 듯

 

,,,  )...

 

 

길은 역시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두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째는 운전수의 불친절, 안하무인의 태도(나이도 어려 보이는데...)

잘 못알아먹는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었다.

 

둘째는 차가 겉보기와는 달리 차 바닥이 잘못되었는지 먼지가 차안으로 그대로 들어왔다.

차안이 뽀얗게 먼지가 춤을 추었다. 숨쉬기조차 곤란했다.

 

우여곡절 끝에 빠탕에 도착했다.

운전수는 리탕까지 갈 생각 없냐고 우리에게 묻는다.

 

다들 캉딩이나 리탕으로 가야 할 사람이지만 약속이나 한 듯이

아무도 그 차로는 갈려고 안한다.

 

좋은거든 나쁜거든 사람들이 느끼는건 비슷하고 반응도 비슷하다.

 

오후 2시쯤 도착한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터미널에서 버스를 확인한다.

낼 아침에 캉딩가는 버스가 있단다. 그런데 리탕은 표를 안판단다.

낼 아침에 와보란다. 다행히 좌석이 있으면 그때 타라고 한다.

캉딩행(장거리니까..) 표부터 우선 팔겠다는 심산이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표 예매하고 숙고 잡고 하는데

난 우선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퍼밋없이 티벳을 여행한 나는 사천에 들어오자 약간 여유로와졌다.

별 신경은 안썻지만 그래도 좀 꺼림직한건 사실이었다.

 

 ..

언제 다시 라싸에 갈보려나...

 

터미널 주변에서 식당을 찾았다.

 

 

간판도 새로하고 깔끔해 보였다.

 

이미 2시가 넘어서 우선 식사가 가능한지 물어보았다. 한단다.

중국의 식당은 점심시간이 지나면 대개는 영업을 안한다.

 

우선 배부터 채우자. 젤 불쌍한게 배고픈 여행자이니...

 

 

음식 맛 비교적 훌륭했다. 시장해서 그런가.....

 

그런데 한 종업원 아가씨가 계속 비교적 물을 많이 마시는 내가 잔을 비울때 마다 채우는 것이었다.

그냥 주전자를 달라고 해도 괜찬다고 한다. 그러면서 계속 물을 채운다.

식당안에 오로지 손님이 나하나 밖에 없어서 그냥 편히 쉬라고 해도 계속 서비스를 한다.

 

중국의 고급 식당에서는 비교적 서비스가 훌륭하나 일반식당에서 이런 서비스 받아보기는

처음이다. 

 

고급 호텔이나 일식집에서조차 서비스 받는 것을 불편해 하고 심지어 고급 고기집에서조차

직접 고기 자르고 굽는게 속편해 하는 나는 의아스러웠다.

 

그러다가 식사를 마치고 내가 여행지도와 책자를 보고 있자니 묻는다.

중국사람 아니냐고,,,갑자기 종업원 모두가 몰려왔다. 자기들은 한국사람만이 아니라

외국 사람  첨 봤다나...

 

리탕 가는 차를 못 구했다고 하니,,,빵차가 있을 거라는 둥,

아니면 자기들 식당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트럭이 곧 올거라는 둥 여기저기 알아보고 난리다.

나야 곱맙지요..

 

짐은 식당에 맡겨 놓고 식당 앞에서 해바라기도 하고 주변을 어슬렁 거리고도 했다.

 

녹음이 우거진 마을

 

위의 사진에는 안 나오지만 앞에는 진사장(金沙江)이 흐르고 있다.

 

 

의자에 앉아 있는 친구가 식당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윈난에서 왔다고 한다.

 

 

 

밝은 웃음이 너무 좋은 친구다.

 

그렇게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자기들 무슨 모임을 한다고

나보고 오라고 한다.

 

들어가보니 종업원들이 다들 원형 식탁에 빙 둘러 앉아 있었다.

뭔일인가?

 

나보고 손님 역할을 하란다. ㅎㅎ 허걱.

그러마, 그러니 종업원 한명이 차를 내오고 차이딴(메뉴판)을 들고 와서

뭘 시킬지 물어본다. 어딘가 좀 서투르다.

그래서 이집에서 가장 잘하는 요리가 뭐냐, 이것 저것 주문해 보았다.

 

궁금해 물어 보니 접대 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잠시후 종업원 복장이 아닌(아마도 사장인 듯 싶다) 여자 2명이 지적한다.

순서가 틀렸느니,,뭐가 어쩌니....정색을 하고 지적하는 통에 분위기가 이상해진다.

그러자 매니저 역할을 하는 친구가 적극 옹호하며 기회를 더 주어야 한다고 나선다.

 

자리가 어색해져 나는 슬그머니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웠다.

아마도 그 종업원은 티베탄이고 좀더 한 단계 높은 일을 맡기위해 테스트 중이었나보다.

티베탄에게는 보통화는 외국어이다. 그리고 서비스란게 익숙치 않으면 쉽지 않다.

 

허걱 내가 괜히 잘 못 끼어들었나. 거의 울상이 된 그 종업원이 잘 되었으면 한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서비스 연습도 하고

그래서 아까 이상할 정도로 그렇게 친절하게 대했다는 생각이든다.

 

밥벌이는 녹녹치 않다.

 

요즘 내가 충성(용어가 적절치 않지만,,) 하는 대상은

첫째 나의 가치관과 신념이 맞는 것이다.

둘째는 나에게 돈을 주는 사람(일 거리를 주는 사람)이다.

 

세상에 꽁짜도 없고 밥벌어 먹기도 싶지 않고...

식당에서 서빙하는 것 조차 엄격히 테스트를 거치고 연습해야한다는 모습에

새삼 밥벌이의 녹녹치 않음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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