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천장남로

026 - 리탕 가는길 - 길위에서 길을

026 - 리탕(理塘) 가는길 - 길위에서 길을

 

빠탕(巴塘)에서 오후 4시경 리탕가는 빵차를 잡았다.

차안에 아침에 망캉에서 같이 온 사람이 있어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빠탕에서 리탕까지는 60위안(元).

 

그런데 한가지  좌석이 뒷자리 중간 최악이다.

하지만 즐겁게 가야지,,뭐 방법이 없다.

 

빠탕부터는 스촨(四川)이라서 그런지 도로는 깔끔하게 포장되었다.

티벳에서 보기 힘든 터널도 있었다.

 

이제 막 공사를 끝낸듯한 터널들도 여기저기 있었다. 

역시 지방정부 재정 규모의 차이인듯 하다.

 

한참을 달린후 오후 6시경 뭐 좀 먹자고 차를 세운다.

나도 따라 내렸으나 늦은 점심을 푸짐하게 먹은 탓에

별 시장기를 못느껴 주변만 구경하고 말았다.

 

하지만 잘못된 판단임을 깨달은 것은 몇시간 후였다.

리탕에 밤 9시 30분정도에 도착했다. 가는 내내 배가 고팟다.

ㅎㅎ 자업 자득이다. 먹을 수 있을때 먹어야 한다.

 

낡고 좀 지지분한 식당과 상점이 있었다.

 

주변은 좀 낡고 흙먼지를 뒤집어 쓴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내가 타고 간 빵차, 차 지붕에도 짐이 가득하다.

 

이 곳 역시 캄(동부 티벳트)지역이어서 역시 먼 곳에는 타르쵸가 있었다.

 

 

 

 

빙설에 주의하란다. 시속 20km가 제한 속도란지 도로 번호가 20번이란지 잘 모르겠다.

 

빠탕에서 리탕 가는 길은 해자산(海子山 하이쯔 산 4675m)이 놓여 있다.

리탕에서 윈난성 방향으로 따오청(稻城) 가는 중에도 하이쯔산(4602m )이 있는데,

빠탕에서 리탕가는 곳에 있는 해자산이 좀 높아서 대(大) 해자산,

따오청 방향에 있는 것은 소(小) 해자산으로 불린다.

 

소해자산이라도 4600m가 넘는다.

 

대 해자산을 넘다 보면 자매 호수 메이메이 후(妹妹湖)가 있다.

어스름한 저녁 무렵 두 호수의 풍광은 색 달랐다.

그러나 너무 어두워졌기 때문에 사진을 찍었으나 나중에 보니

아쉽게도 온통 어둠 뿐이었다.

 

메이메이후는 괴물이 살고 있어 괴물이 화가나면 '구구'하는 소리를 내어

티벳탄들이 가까이 가기를 꺼린다는 전설이 있다.

 

그 전설을 생각하며 본 어두운 밤 달빛에 의지해 설산을 비추는 메이메이후는

괴기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한 밤 중 초원을 달리는데 보름달만이 비추고 있었다.

 

밤길을 달리는 중 옆에 있던 젊은 친구는 비포장길에 차가 덜컹 거릴때마다

곡예하듯 창밖으로 몸을 내밀어 지붕에 실은 물건들이 제대로 있는지 살피곤 했다.

 

중간에 운전수가 문제가 생긴듯 차를 세웠다.

그러자 다들 하나씩 손전등을 꺼내 운전수를 도왔다.

여행자에겐 손전등이 다들 필수품인것 같다.

 

보름달이 떳다지만 어두운 밤 운전수는 차 밑으로 들어갔다.

별 일 없어야 되는데...고립무원 초원에서 밤새야 되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밀려 온다. 지나가는 차들도 끊긴지 오래다.

 

운전수가 임시조치를 하고서 차는 다시 달렸다.

이전 처럼 속도를 내기는 어려웠지만...

 

속도가 늦자 운전수는 음악소리를 키워 속도감을 높였다.

댄스음악에서 팝송, 중국노래, 티베탄 민속노래까지 참 곡 선정이 다양했다.

한국 댄스음악도 한곡 있었다.

 

wax의 '오빠'를 중국어로 번안한 노래였다.

천장남로를 달밤에 달리며 듣는 왁스의 오빠라니...참 오빠는 나쁜가보다...

 

우여곡절 끝에 늦은 밤 리탕에 도착했다.

하지만 실랑이는 여기에서도 있었다.

 

저녁무렵 나말고 같이 식사를 하지 않은 사람이 한명 있었다.

운전수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었다.

약속이 있는지 운전수에게 늦는다고 화를 내며 계속 재촉을 하였다.

그건 좀 무리였다.

이 상황에서 재촉한다는 것은 운전수에게 '죽음의 레이스'를

강요하는 것 밖에 안되었다.

 

그래서 그 사람은 좁은 빵차안에서 소위 "왕따"가 되었다.

아무도 그 사람의 말에 대구조차 하지 않고,,

담배도 권하지 않고,,,

 

중국에서(어느나라든 마찬가지겠지만) 빠오처를 하거나 빵차(사설승합차)를

탔을때 비굴하게 아첨할 것 까진 없지만 운전수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

대개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이라서 존중해주면 한없이 친절하지만

자존심이 상하면,,감당키 어렵다.

친절하게 해주는 것 중의 하나가 끝없이 담배를 권하는 것일때가 많아서

 평소의 흡연량을 초과하기 일쑤이지만...

 

그런데 그 사람이 늦었다고 애초에 약속한 금액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운전수 강하게 나온다. 결국 주변사람까지 운전수의 편이되어 원래 금액을 지불하고 말았지만.

자기가 급하면 빠오처를 하면된다. 정당한 대가 없이 그 이상의 요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 나은 서비스를 요구 하려면 그 댓가를 치루어야 한다.

 

식당에서 8위안에 볶음밥을 먹고, 식당주인이 소개해준 건너편에 숙소를 잡았다.

식당주인이 15위안이랬는데 25위안 달란다.

식당주인이 15위안이라고 했다니까 웃으면 그건 3인실의 침대 하나값이란다.

글쿤,,,25위안이라는 착한 값에 침대 2개의 방을 혼자 사용했다.

 

하루 밤 25위안,  전기장판도 있다.

 

그렇게 세계고성(世界高成), 가장 높은 고도에 위치한 도시

(누구는 4500m라고도 하고 어디에는 4100m라고 하고, 어쨌든 4000m가 넘는다)

리탕(理塘)에서의 하룻밤을 보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025 - 빠탕 - 길위에서 길을

025 - 빠탕(巴塘) - 밥벌이의 서러움 - 길위에서 길을

 

망캉(芒康, 마캄 : 티벳식 지명)은 천장공로와 전장공로가 만나는 곳이다.

이곳에서 쓰촨으로 윈난으로 라싸로 갈수 있다.

 

야딩으로 가려는 나는 바탕 가는 차를 알아봤다.

없다네... 

 

야딩은 리탕으로 해서 갈수 도 있고, 윈난의 중티엔에서 갈수도 있다.

중티엔은 지난 여름에 다녀왔기 때문에 리탕방향으로 가기로 했다.

 

물론 그러자면 천년의 소금 우물 엔징은 못 보게 된다.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는 버려야 하는 법,,

 

권력을 얻고자 하는 자는 부를 버려야 하고

명예를 얻고자하는자는 부와 권력을 버려야 한다.

그런데 요즘 문제되는 강/부/자나 고/소/영이나

다들 어느 것 하나 놓지 못하고 다 얻으려 하는 자들이다.

못된자들이다.

 

 

삶은 어쩌면 무언가를 얻는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버리는 선택의 과정인지도 모른다.  

 

버스가 없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우선 아침부터 먹고,,,

 

 

아침 식사를 한다는 표시의 좌판,,,만두와 꽈배기 튀김..

 

아침을 먹고 터미널 주변을 어슬렁 거리자

구매자보다 판매자가 먼저 찾는다.

 

어디가냐? 묻는다,  빠탕,

얼마냐? 50위안,  오케이,

버스비와 같다. 소위 빵차(사설 승합차)는 대개 버스비와 같거나 비슷하다.

그래야 영업이 가능 할듯,

버스가 없더래도 버스비는 확인해두는 게 필수,

그래야 빵차 요금 흥정 할때 기준점이 된다.

 

언제 출발할거냐? 한시간 정도 후,,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상(馬上 : 곧, 즉시라는 의미)이라고 하는 것보다 낫다.

마상이라는 의미는 5분후일수도 있고 30분 후일수도 있고, 한시간 혹은 두시간 이후일수도 있다.

 

이제는 이 빵차 기사가 최대한 빨리 다른 승객을 구해 오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이럴때 책은 거의 필수다.  아침먹은 식당에서 차를 무한 리필 하면서 기다린다.

 

무려 2시간 반이나 지난 11시에 출발한다. 불행이도 내가 맨처음 예약자였다. 정말,,,

두대가 함께 출발하려니 더욱 시간이 걸렸다. 둘이 동업자인지 친구인지 모르겠다.

 

 

가던중 망캉행 빵차가 멈추어 섰다.

우리 빵차도 동업자 정신 발휘, 차 세우고 공구들 꺼내 펑크난 타이어 교체 하는 걸 돕는다.

길이 비포장이니 이런일이 자주 있을 듯

 

,,,  )...

 

 

길은 역시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두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째는 운전수의 불친절, 안하무인의 태도(나이도 어려 보이는데...)

잘 못알아먹는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었다.

 

둘째는 차가 겉보기와는 달리 차 바닥이 잘못되었는지 먼지가 차안으로 그대로 들어왔다.

차안이 뽀얗게 먼지가 춤을 추었다. 숨쉬기조차 곤란했다.

 

우여곡절 끝에 빠탕에 도착했다.

운전수는 리탕까지 갈 생각 없냐고 우리에게 묻는다.

 

다들 캉딩이나 리탕으로 가야 할 사람이지만 약속이나 한 듯이

아무도 그 차로는 갈려고 안한다.

 

좋은거든 나쁜거든 사람들이 느끼는건 비슷하고 반응도 비슷하다.

 

오후 2시쯤 도착한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터미널에서 버스를 확인한다.

낼 아침에 캉딩가는 버스가 있단다. 그런데 리탕은 표를 안판단다.

낼 아침에 와보란다. 다행히 좌석이 있으면 그때 타라고 한다.

캉딩행(장거리니까..) 표부터 우선 팔겠다는 심산이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표 예매하고 숙고 잡고 하는데

난 우선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퍼밋없이 티벳을 여행한 나는 사천에 들어오자 약간 여유로와졌다.

별 신경은 안썻지만 그래도 좀 꺼림직한건 사실이었다.

 

 ..

언제 다시 라싸에 갈보려나...

 

터미널 주변에서 식당을 찾았다.

 

 

간판도 새로하고 깔끔해 보였다.

 

이미 2시가 넘어서 우선 식사가 가능한지 물어보았다. 한단다.

중국의 식당은 점심시간이 지나면 대개는 영업을 안한다.

 

우선 배부터 채우자. 젤 불쌍한게 배고픈 여행자이니...

 

 

음식 맛 비교적 훌륭했다. 시장해서 그런가.....

 

그런데 한 종업원 아가씨가 계속 비교적 물을 많이 마시는 내가 잔을 비울때 마다 채우는 것이었다.

그냥 주전자를 달라고 해도 괜찬다고 한다. 그러면서 계속 물을 채운다.

식당안에 오로지 손님이 나하나 밖에 없어서 그냥 편히 쉬라고 해도 계속 서비스를 한다.

 

중국의 고급 식당에서는 비교적 서비스가 훌륭하나 일반식당에서 이런 서비스 받아보기는

처음이다. 

 

고급 호텔이나 일식집에서조차 서비스 받는 것을 불편해 하고 심지어 고급 고기집에서조차

직접 고기 자르고 굽는게 속편해 하는 나는 의아스러웠다.

 

그러다가 식사를 마치고 내가 여행지도와 책자를 보고 있자니 묻는다.

중국사람 아니냐고,,,갑자기 종업원 모두가 몰려왔다. 자기들은 한국사람만이 아니라

외국 사람  첨 봤다나...

 

리탕 가는 차를 못 구했다고 하니,,,빵차가 있을 거라는 둥,

아니면 자기들 식당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트럭이 곧 올거라는 둥 여기저기 알아보고 난리다.

나야 곱맙지요..

 

짐은 식당에 맡겨 놓고 식당 앞에서 해바라기도 하고 주변을 어슬렁 거리고도 했다.

 

녹음이 우거진 마을

 

위의 사진에는 안 나오지만 앞에는 진사장(金沙江)이 흐르고 있다.

 

 

의자에 앉아 있는 친구가 식당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윈난에서 왔다고 한다.

 

 

 

밝은 웃음이 너무 좋은 친구다.

 

그렇게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자기들 무슨 모임을 한다고

나보고 오라고 한다.

 

들어가보니 종업원들이 다들 원형 식탁에 빙 둘러 앉아 있었다.

뭔일인가?

 

나보고 손님 역할을 하란다. ㅎㅎ 허걱.

그러마, 그러니 종업원 한명이 차를 내오고 차이딴(메뉴판)을 들고 와서

뭘 시킬지 물어본다. 어딘가 좀 서투르다.

그래서 이집에서 가장 잘하는 요리가 뭐냐, 이것 저것 주문해 보았다.

 

궁금해 물어 보니 접대 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잠시후 종업원 복장이 아닌(아마도 사장인 듯 싶다) 여자 2명이 지적한다.

순서가 틀렸느니,,뭐가 어쩌니....정색을 하고 지적하는 통에 분위기가 이상해진다.

그러자 매니저 역할을 하는 친구가 적극 옹호하며 기회를 더 주어야 한다고 나선다.

 

자리가 어색해져 나는 슬그머니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웠다.

아마도 그 종업원은 티베탄이고 좀더 한 단계 높은 일을 맡기위해 테스트 중이었나보다.

티베탄에게는 보통화는 외국어이다. 그리고 서비스란게 익숙치 않으면 쉽지 않다.

 

허걱 내가 괜히 잘 못 끼어들었나. 거의 울상이 된 그 종업원이 잘 되었으면 한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서비스 연습도 하고

그래서 아까 이상할 정도로 그렇게 친절하게 대했다는 생각이든다.

 

밥벌이는 녹녹치 않다.

 

요즘 내가 충성(용어가 적절치 않지만,,) 하는 대상은

첫째 나의 가치관과 신념이 맞는 것이다.

둘째는 나에게 돈을 주는 사람(일 거리를 주는 사람)이다.

 

세상에 꽁짜도 없고 밥벌어 먹기도 싶지 않고...

식당에서 서빙하는 것 조차 엄격히 테스트를 거치고 연습해야한다는 모습에

새삼 밥벌이의 녹녹치 않음을 생각해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024 - 쭈카, 붉은 빛의 향연 - 길위에서 길을

024 - 쭈카((竹그 붉은 빛의 향연 - 길위에서 길을

쭈카는 산맥을 횡단하는 계곡에 있는 마을이다.

특이하게도 붉은 빛이 마을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흙 빛이 한국의 남도 황토처럼 붉은 빛이다.

 

 

특히 해저무는 시점에 도착한 주카는 그 붉은 빛이 여행자를 황홀케 하였다.

 

 

 

건기라서 강물은 그 수량이 매우 적었다.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 햇살에 비추는 티벳탄의 집은.... 

 

 

하역 작업을 지켜보는 운전사 아저씨...

 

 

보물 하역이라도 되는 듯 여행자와 마을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한방향이었다.

그림자는 한 없이 길어지고 있었다.

 

 

 

여행자들이 길을 막자 집으로 돌아가는 양떼는 도랑으로 우회...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쭈카의 잊을 수 없는 붉은 빛을 뒤로 하고 밤 늦게 망캉에 도착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022 - 빵다(갈림길) - 길위에서 길을

022 - 빵다(邦達) - 갈림길 - 길위에서 길을

 

아침 6시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았지만 여기저기 부산하다.

 

팍쇼 버스터미널 안에는 버스가 2대 있었다.

하나는 창뚜(昌都  참도 : 티벳식 지명)행 버스이고,

다른 하나는 목적지인  망캉(芒康 마캄 : 티벳식 지명)행 버스다.

 

그런데 망캉행 버스에는 빈 좌석이 없단다. 낭패다.

우선 창두행 버스를 타고 빵다에서 다른 차편을 알아보기로 했다.

 

빵다는 망캉, 창뚜, 라싸  세방향의 길이 만나는 삼거리다.

다시 말해서 교통의 요지다.

 

버스 차장이 숙소마다 버스승객들을 깨운다.

어제 늦게 도착한 승객들인 것이다.

 

이른 아침에 깬 아기들은 울음을 그치지 않고 여기저기 간단히 세수하고

떠날 채비를 한다. 빠진 사람은 없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버스는 떠난다.

 

 

누지앙산 (怒江山)  72 고개길을 이른아침부터 힘들게 올라간다.

사진은 안타갑게도 통로쪽 좌석인지라....없네요...

 

72 고개길을 돌고 돌아 이에라산( 業 拉山  4615미터)을 넘자

비교적(?) 평탄한 길을 달린다.

 

앞 쪽 창가에 앉은 여행객 중 하나(한족인듯 싶었다)가 창문을 열고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 댔다.

 

하지만 그통에 찬바람이 온통 내에게 달려 왔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바람은 차가웠다.

 

문좀 닫아 달라 부탁하자 못 마땅한 표정의 그 남자, 마지 못해 닫는 시늉만 한다.

허걱,,, 당혹스럽게 하는 뻔뻔스러움,,,, 

자신만 좋다면 다른 사람은 아랑곳 하지 않는 중국인의 행동에 혀를 내두룰 때가 자주 있다.

 

...때론 남의 행복이 나의 불행이 되기도 한다.

 

  

 

 

 

 

 

힘들게 고개를 넘어온 버스가 물을 채우기 위해,,,사람은 물을 버리기 위해 잠시 섰다.

 

 

아침부터의 소란스러움에 한 아이가 나와 지켜 보고 있었다.

 

 

물레방아도 있었다. 현재도 이용하는 듯 했다.

 

 

라싸 방향으로 달려가는 차들도 있었다.

 

 

빵다 풍경이다. 

 

전형적인 길이 생기고 나서 식당과 숙박 업소가 생긴 마을이다.

특히 삼거리에 위치해 있으니 한마디로 목이 좋은 곳이다.

 

 

 

 

 

짐도 내리고 사람도 내린다.

 

나는 배낭을 챙겨들고 망캉방향으로 자리잡고 버스가 오길 기다렸다.

뭐 오겠지..급할거 있나?.

 

곧 버스가 들어왔다.

망캉행이다. 얼마 기다리지도 않았는데...그런데...

 

 

저 멀리 버스가 들어 오고 있다.

이게 왠걸, 아침 빠수에서 빈좌석이 없다는 그 버스였다. 

우리 버스를 뒤따라 왔던 것이다.

 

혹시나 내리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가봤다.

버스 차장이 타라고 한다.

 

버스에 올라서 자리는 하고 물어 보니?...

천연덕스럽게 씩 웃으며 자신의 옆을 가르킨다.

 

정식 좌석은 아니고 보조석 비슷한 ,,,,

허걱,,,허나 어저랴 길은 가야 하고 찬밥 더운밥 가릴대가 아니다.

엉덩이를 비집고 자리를 앉자 차장 게면적게 웃으며 과자를 건넨다.

ㅎㅎㅎ  그렇다고 해서 버스비는 절대 할인 없다.

 

  

천장 남로에 본 비교적 튼튼한 다리, 수심도 무척 낮고,,,,,

30여분 달리자 버스가 선다. 마을도 없는데....

 

도로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디를 가고자 함이 아니라 사람과 물건을 기다린 것이다.

 

인상 좋게 생긴 그 차장 또 씩 웃으며 이제 빈좌석에 앉으라 한다.

 

 

온 동네 오토바이가 다 나온듯 했다.

 

 

강렬한 태양을 피 할길 없는 도로변이라 다들 스카프를,,,춥기도 하고,,,

 

 

짐을 내리는 차장

 

균형을 맞추어 최대한 짐을 실은 오토바이...

 

 

아내와 아이까지 태우고 오토바이는 출발한다. 

 

사내의 넓은 등이 듬직해 보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016 - 린쯔(링트리) 가는길 - 길위에서 길을

016 - 천장남로 - 닝트리 가는길 - 길위에서 길을

길을 가다 보면 갈 길을 막는 것은 다양하다.

 

때로는 폭우나 폭설로 길이 막히기도 하고,

돌더미가 굴러서 오도가도 못하게 한다.

 

또한 멎진 풍광이 여행자의 시선과 발길을 멈추게 하고,

새로 사귄 친구가 손을 붇잡고 잠시 머무르기를 청한다.

친구가 머무르기를 청하는 것은 가장 최상의 길막음이다.

 

길막음 중 가장 최악은 보내기로 한 돈이 제 날짜에 오지 않아

여행자의 행보를 막는 것이다. 

그러면 할 수 있는 일은 기다리거나 걷는 수 밖에 없다.

 

빠이(八一)로 향하는   길을 막은 것은

내가 사랑하는 놈이었다. 그것도 잠시 막은 거지만...

 

그 녀석이 없었으면 중국 여행 하는 동안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많은 인민들에게 닭과 함께 가장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으니까..

 

바로 이녀석이다.

 

 

그 내딛는 걸음에 거침이 없었다. 급 할 것도 없었다. 사방천지가 자신의 영역이었다.

 

굳이 누구의 소유라고 표할 필요도 없고, 우리에 가 둘 필요도 없는 듯햇다.

스스로 돌아 다니며 먹다가 저녁이 되면 어김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듯 했다.

 

예전 고향집 암소가 생각났다.

어릴적 논갈이가 끝나면 늙은 암소를 그냥 풀어 놓는다.

그러면 제 스스로 논둑, 밭둑을 따라 풀을 뜯다가 저녁이 되면 주인보다 먼저 집에 돌아가

있었다. 시골 동네에서는 뉘집 소라는 걸 잘알기에 도난의 우려도 없었고,

비록 짐승이라지만 수년을 함께 살아온 덕에 제 집을 잊을리 없었다.

영특하게도 인간이 사용 할 식량에는 눈 길 한번 주지 않고 스스로 먹을 풀을 찾기까지 한다.

 

아마도 우리의 길을 막고 섰던 이 녀석도 이 동네에선 그런 존재인가 보다.

 

하지만 또 다른 녀석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주목하고 있었다.

용맹함은 늑대와도 겨룰만하고 변치않는 충성심을 겸비한 녀석이었다.

 

요즈음은 중국인 부유층에게 사치품으로 인기가 높다는 티벳의 개였다.

 

    

 

빠이로 가다 보면 티벳식 명칭은 잘 모르겠으나 중국인들이 중류지주(中流砥柱)라 불리우는

것이 나타난다.  이름 그대로 강 중간에 있는 돌기둥이다.

 

관광객들이 몇이 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아마도 매일 그곳을 지나치는

우리의 운전사 아저씨는 잠시 쉬기는 거녕 속도조차 늦출 생각이 없었다.

 

수만년을 그자리에서 한결같이 버티었을 것인데, 그냥 획 지나가버렸다.

아쉬어도 어디 항변 할 것은 못되었다. 속된말로 운전사 맘대로 아닌가....

 

 

 

그렇게 획 지나가버렸다...ㅎㅎㅎ

 

 

 

하지만 그 길의 풍광은 사뭇 변화무쌍하였다.

 

 

정처없이 길 떠나는 베가본드(vagabond)에게는 하교길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은 잠시나마

떠나온 고향을 생각나게 한다.

 

 

 

 

오늘 도착하게 될 빠이는 저 설산 너머에 있는 걸까?

눈이라도 올 듯 심상치 않다. 

 

 

 

저 설산 너머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하는 여행자의 바램과는 상관없이

갑자기 길가에 차를 세운다. 왜 섰는지 언제 출발할지 별 말도 없다.

 

다들 당연하다는 듯이 버스에서 내린다.

아하 생리적 현상을 해결 하라는 것인가 보다. 여기저기 흩어진다.

 

그런데 한참이 지난후에도 출발할 생각이 없다. 일부는 주저 앉아 있다.

이유를 물어보니 2006년 천장공로에서 다수의 외국인을 태운 버스가

전복되어 사상자가 많았다고 한다. 천장공로를 가다보면 사고가 않나는 것이

오히려 신기 할 정도로 험악하다.

 

그래서 당국은 운전사들의 과속을 막기 위해 구간구간을 정해서 출발시간과 도착 시간을

지정해준다고 한다. 1초라도 빨리 목적지(검문소)에 도착하게 되면 약 800위안 정도의

벌금을 물린단다.

 

그렇다고 운전수가 저속으로 다니는 것은 아니고 이렇게 목적지에 다다를 쯤 적당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라도 운전사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니 사고는 어느정도 예방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잘하는 일 없는 당국이 그나마 잘한 일중의 하나 인것 같다.

 

티벳지역을 여행하다보면(버스 이용시) 적지 않은 사람들이 구토를 한다.

아마도 평소 장거리 여행을 자주하지 않아서 그런것 같다.

 

큰 맘먹어야 장거리 여행을 하니 버스타는 일이 익숙치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멀미약을 구비할리 만무하고,,,,,

 

힘들어하는 티벳탄에게 좀 진정이 될까 싶어 생수를 건넸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그녀의 가족들이 과자며 이것 저것을 답례로 건넨다.

이렇게 친구가 되는 것이다.

 

어디를 가냐, 어디서 왔냐..자기집이 남가파와봉 근처인데 함께 가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다들 관심을 표했다.

 

 

어떤 휴게소 보다 아름다운 휴게소였다.

 

주변엔 강도 있어 금상첨화였다. 

 

천장공로는 고개를 넘으며 강을 따라 가는 길이기도 했다.

 

  저 물길 처럼 나도 어딘론가로 향하고 있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