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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8 - 야딩(9) - 길위에서 길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깊이 생각하고, 집에 머무는 사람들은 업신여김을 받을 뿐이다"
(아랍 속담)
좋은 말이다.
하지만 가끔 여행하는 사람은 노숙도 해야 하고 추위와 배고픔에 떨기도 해야 한다.
하룻밤을 보내 돌집
춥지 않은 한 여름밤이었다면 모닥불 피고 별을 세며 보내는 하룻밤은 낭만적이었을지 몰라도
그날밤은 너무 추웠다. 나무도 별로 없고 연기가 빠져 나가지 않아 괴로웠다.
교대로 둘은 불을 지키고(나무도 계속 모으며) 한 사람은 잠시 눈을 붙이며 밤을 보냈다.
하지만 잠이 제대로 들리 없었다.
한참을 잤나 깨보니 데이비드는 없고 중국인 친구만 불을 지키고 있었다.
나무구하러 간 데이비드가 한참이 지나도 오지 않아 밖으로 찾아 나섰다.
밤은 짙은 안개와 어둠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돌집 주변엔 방목한 야크들의 방울 소리와 거친 숨소리만이 들렸다.
소리쳐 불렀지만 대답이 없다.
전등을 비추어 위치를 알렸다.
'밤길을 가는 맹인이 등불을 밝혀 드는 것은 자신이 보기위함이 아니라
마주오는 상대방이 자기를 보고 비켜 가기 위함이다"
한참후에 데이비드가 웃으며 나타났다. 물론 두손 가득히 나무를 들고,,
길을 잃었단다. 한참을 헤메다 내 소리를 듣고 불빛을 보고 찾아 왔단다.
다행이다.
그렇게 하루밤이 갔다.
저 멀리 여명이 밝아 온다.
데이비드는 코피를 흘렸다. 두통이 있단다. 고산증세다. 다만 심하지 않아 다행이다.
중국인은 무릅이 더 심하게 아파서 걱정이다.
남아있는 과자로 약간 요기를 한다음 상의를 했다.
어떻게 할 것인가....
데이비드와 나는 아마도 마니고개가 얼마남지 않았으니 찾아보자고 하였지만
중국인 친구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어제 왔던 길을 되돌아 가기로 했다.
그리고 우유해에서 말과 마부가 있으면 구해서 중국인 친구를 태워 가기로 했다.
더 이상의 모험은 어렵다. 아쉽지만 친구를 버리고 갈수 없지 않나...
한국에 돌아와서 보니 아마도 마니고개 앞에서 길을 잃었던 것 같다.
대부분 우유해를 보고 돌아가는 마당에 그나마 야딩이 출입이 금지된 이후로
야딩 내선 트레킹 하는 사람이 더욱 적어 길의 흔적이 사라졌던 모양이다.
한 30분 정도만 더 갔다면 길을 찾았을 것 같다.
어제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서 보니 어제 보았던 풍광이 아니다.
전혀 새로운 길 같다. 태양의 방향과 시선의 변화에 따라 풍광이 다르게 보이는 것 같았다.
돌이켜 생각하면 되돌아오는 길도 나쁘지 않았다.
이미 길을 아니 걱정 할 것도 없고 조절도 가능하고,,,천천히 풍광을 감상하며 갈 수 있었다.
데이비드와 나는 중국인 친구의 짐을 반으로 나누어 져 어제보다는 무거운 발걸음이었지만
중국인 친구가 그나마 자력으로 천천히 걸을 수 있다는 것에 안도해야 했다.
데이비드는 코피를 흘린 후 담배도 사양했다. 이제부터 금연 하겠단다.
혼자서 산상의 흡연을 즐겼다.
그날 저녁 야딩촌의 숙소에서 배낭을 정리하다보니
이틀간 피워댄 담배꽁초가 배낭 주머니에 한가득이었다. 참 많이도 피웠다.
낙융목장 이후로 내 전화기와 중국인 친구 전화기 모두 불통이었다.
우리를 기다리는 일행에게 안부를 전하지 못해 걱정할 것을 생각하니 맘이 급했다.
하지만 걸음마저 단축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구름이 몰려왔다. 하지만 태양이 떠오르자 어제와 같은 맑은 하늘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이른 아침의 설산은 느낌이 다르다.
저 너머에 태양이 떠오르나 보다.
어제 지나왔던 오색해(? 정확하지는 않음)에 두마리의 새가 아침부터 희롱하고 있었다.
좀 땡겨 보니...
설산이 비추어 있었다.
두마리 새는 어느새 날아갔나 보다.
머리위로 태양이 오르자 밤새 떨어던 몸과 대지를 녹인다.
양메용 신산,,,,밤새 안녕,,,,
이
하납다길 신산도,,,,안녕,,,
그렇게 다시 우유해로 되돌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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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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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많은 글이라, 인터넷 속도가 느린 이 곳에서는 읽기 힘듬을 이해해주오~ ㅎㅎ터키에는.. 느무느무 맛난것이 많아 행복하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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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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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책으로 한번 다녀왔다오,,볼리비에의 나는 걷는다,,ㅎㅎㅎ많이 드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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