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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6 - 린쯔(링트리) 가는길 - 길위에서 길을

016 - 천장남로 - 닝트리 가는길 - 길위에서 길을

길을 가다 보면 갈 길을 막는 것은 다양하다.

 

때로는 폭우나 폭설로 길이 막히기도 하고,

돌더미가 굴러서 오도가도 못하게 한다.

 

또한 멎진 풍광이 여행자의 시선과 발길을 멈추게 하고,

새로 사귄 친구가 손을 붇잡고 잠시 머무르기를 청한다.

친구가 머무르기를 청하는 것은 가장 최상의 길막음이다.

 

길막음 중 가장 최악은 보내기로 한 돈이 제 날짜에 오지 않아

여행자의 행보를 막는 것이다. 

그러면 할 수 있는 일은 기다리거나 걷는 수 밖에 없다.

 

빠이(八一)로 향하는   길을 막은 것은

내가 사랑하는 놈이었다. 그것도 잠시 막은 거지만...

 

그 녀석이 없었으면 중국 여행 하는 동안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많은 인민들에게 닭과 함께 가장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으니까..

 

바로 이녀석이다.

 

 

그 내딛는 걸음에 거침이 없었다. 급 할 것도 없었다. 사방천지가 자신의 영역이었다.

 

굳이 누구의 소유라고 표할 필요도 없고, 우리에 가 둘 필요도 없는 듯햇다.

스스로 돌아 다니며 먹다가 저녁이 되면 어김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듯 했다.

 

예전 고향집 암소가 생각났다.

어릴적 논갈이가 끝나면 늙은 암소를 그냥 풀어 놓는다.

그러면 제 스스로 논둑, 밭둑을 따라 풀을 뜯다가 저녁이 되면 주인보다 먼저 집에 돌아가

있었다. 시골 동네에서는 뉘집 소라는 걸 잘알기에 도난의 우려도 없었고,

비록 짐승이라지만 수년을 함께 살아온 덕에 제 집을 잊을리 없었다.

영특하게도 인간이 사용 할 식량에는 눈 길 한번 주지 않고 스스로 먹을 풀을 찾기까지 한다.

 

아마도 우리의 길을 막고 섰던 이 녀석도 이 동네에선 그런 존재인가 보다.

 

하지만 또 다른 녀석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주목하고 있었다.

용맹함은 늑대와도 겨룰만하고 변치않는 충성심을 겸비한 녀석이었다.

 

요즈음은 중국인 부유층에게 사치품으로 인기가 높다는 티벳의 개였다.

 

    

 

빠이로 가다 보면 티벳식 명칭은 잘 모르겠으나 중국인들이 중류지주(中流砥柱)라 불리우는

것이 나타난다.  이름 그대로 강 중간에 있는 돌기둥이다.

 

관광객들이 몇이 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아마도 매일 그곳을 지나치는

우리의 운전사 아저씨는 잠시 쉬기는 거녕 속도조차 늦출 생각이 없었다.

 

수만년을 그자리에서 한결같이 버티었을 것인데, 그냥 획 지나가버렸다.

아쉬어도 어디 항변 할 것은 못되었다. 속된말로 운전사 맘대로 아닌가....

 

 

 

그렇게 획 지나가버렸다...ㅎㅎㅎ

 

 

 

하지만 그 길의 풍광은 사뭇 변화무쌍하였다.

 

 

정처없이 길 떠나는 베가본드(vagabond)에게는 하교길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은 잠시나마

떠나온 고향을 생각나게 한다.

 

 

 

 

오늘 도착하게 될 빠이는 저 설산 너머에 있는 걸까?

눈이라도 올 듯 심상치 않다. 

 

 

 

저 설산 너머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하는 여행자의 바램과는 상관없이

갑자기 길가에 차를 세운다. 왜 섰는지 언제 출발할지 별 말도 없다.

 

다들 당연하다는 듯이 버스에서 내린다.

아하 생리적 현상을 해결 하라는 것인가 보다. 여기저기 흩어진다.

 

그런데 한참이 지난후에도 출발할 생각이 없다. 일부는 주저 앉아 있다.

이유를 물어보니 2006년 천장공로에서 다수의 외국인을 태운 버스가

전복되어 사상자가 많았다고 한다. 천장공로를 가다보면 사고가 않나는 것이

오히려 신기 할 정도로 험악하다.

 

그래서 당국은 운전사들의 과속을 막기 위해 구간구간을 정해서 출발시간과 도착 시간을

지정해준다고 한다. 1초라도 빨리 목적지(검문소)에 도착하게 되면 약 800위안 정도의

벌금을 물린단다.

 

그렇다고 운전수가 저속으로 다니는 것은 아니고 이렇게 목적지에 다다를 쯤 적당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라도 운전사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니 사고는 어느정도 예방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잘하는 일 없는 당국이 그나마 잘한 일중의 하나 인것 같다.

 

티벳지역을 여행하다보면(버스 이용시) 적지 않은 사람들이 구토를 한다.

아마도 평소 장거리 여행을 자주하지 않아서 그런것 같다.

 

큰 맘먹어야 장거리 여행을 하니 버스타는 일이 익숙치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멀미약을 구비할리 만무하고,,,,,

 

힘들어하는 티벳탄에게 좀 진정이 될까 싶어 생수를 건넸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그녀의 가족들이 과자며 이것 저것을 답례로 건넨다.

이렇게 친구가 되는 것이다.

 

어디를 가냐, 어디서 왔냐..자기집이 남가파와봉 근처인데 함께 가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다들 관심을 표했다.

 

 

어떤 휴게소 보다 아름다운 휴게소였다.

 

주변엔 강도 있어 금상첨화였다. 

 

천장공로는 고개를 넘으며 강을 따라 가는 길이기도 했다.

 

  저 물길 처럼 나도 어딘론가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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