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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 - 란우(然烏) - 길위에서 길을
평소 귀하게 자라지 않아 불편한 교통수단이나 익숙치 않은 먹거리,
열악한 시설의 숙소 등 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단 한가지 이제는 어지간히 익숙해졌다고 생각하지만
극복되지 않는 것이 있다.
외로움이다. 향수병(鄕愁病)일까도 생각해보았지만 그것은 아닌 것 같고,
외로움인 것 같다.
유명한 여행 가이드책 중에 론리 플래닛이 있는데 왜 론리가 들어갔는지
여행을 오래하다 보면 공감이 절로 간다.
혼자 여행을 오래하다 보면 여럿이 함께 하는 여행자들,,
특히 연인(戀人)끼리의 여행자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때론 부러움을 넘어 시기, 질투의 대상이다.
만화 다세포 소녀의 주인공이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라면
아마도 나는 '외로움을 등에 업은 여행자' 일 듯 싶다.
나의 중국어나 영어란 것이 그저 최소 생존 가능한 정도이니
생각은 많으나 표현하지 못함(교류하지 못함)의 답답함에 자주 직면하곤 한다.
최근 베르베르가 말한 것처럼 빠른 시일내에 텔레파시로 대화 할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면 한다.
오후 늦게 란우(然烏, 라오그 : 티벳식 지명)에 도착했다.
란우에 도착하기 직전에 호수를 하나 보게되었다.
난 란우쵸인줄 알았는데 한국에 돌아오고서야 그게 란우쵸가 아니라
현지인들이 아무쵸(阿木 錯)라 부르는 호수라는 것을 알았다.
물빛은 ......
란우에 도착하여 창밖의 풍경이 나름 괜찬은 곳에 숙소를 잡았다. 30위안..
창밖에는 달이 떠 올랐다.
저녁이 되어도 설산에 반사되는 달빛에 그리 어둡지는 않았다.
그날 밤은 달이 머리위로 넘어가는 때까지 잠못드는 외로움에 시달려야 했다.
사람이란게 꼭 늦게 잠든다고 늦게 일어 나는 법은 아니다.
새벽녘 깨어 화장실에 다녀 오다가 화들짝 놀랐다.
머리 위로 흰 설산이 덮칠듯 다가오는 것이었다.
분명 어제 저녁엔 복도쪽 방향으로는 설산이 없었는데....
밤새 외로움에 뒤척인 현장....
새벽녘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바위산에 달빛이 반사되어 흰 설산으로 보였던 것이다.
헛것을 본 것이다.
창밖의 백탑과 추수 후 보리대를 건조시키는 모습
말들이 먹지 못하게 높이 올려서 건조시키는 듯 했다.
이름은 잊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먹기에 맛있어 보여 시킨 아침..
안에 설탕을 넣었는지 무척 달았다.
전기 가설 공사를 하는 인부들
란우는 중간 기착지라서 출발하는 버스는 없고 오후에야 버스가 온다하여 한적한 동네 산책을 하였다.
아무쵸(阿木 錯)의 다양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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