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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共鳴)과 만년설살(萬年雪山)
숙소(키레이)에서 비교적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저녁에는 딱히 할일도 없거니와
휴식을 취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2층 복도 벤치에 앉아서 휴식과 담소를 나누었다.
그중 한분은 한의사다.
그 사람은 라싸에 이미 몇번 온 경험이 있고, 이번에는 우주의 중심이라 불리우는
카일라스(수미산)에 간다고 한다. 역시 수미산에도 몇번 간적이 있다고 한다.
카일라스에 왜 또 가냐면 공명(共鳴)하기 위해서 란다.
나와 방을 함께 쓰는 일본인 친구 역시 카일라스에 간다고 했다.
약간 두려움도 있다고 하지만 그 유명한 아리루트를 따라서,,
아! 나도 가고 싶었다. 하지만 욕심은 금물, 때론 포기 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오랜산건 아니지만 경험상 이 다음이란건 대개
실현되기 어렵다. 하지만 그래도 다음을 기약할 도리 밖에 없다.
초등학교 과학시간에 소리굽쇠를 울리면 좀 떨어져 있는 소리굽쇠도 함께 울리는
공명현상을 기억 할 것이다. 파장이 같으면 받응을 하는 현상이다.
한의사 그 양반 왈, 의사들 중에 의외로 자기가 담당하는 병으로 죽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일테면 간암 전문의는 간암으로 위암 전문의는 위암으로....
왜냐면 사람도 역시 자신과 공명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시쳇말로 코드(code)가 맞는 사람.
그래서 환자중에 간혹 자신과 공명하는 그런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간암 환자라면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 자신의 간에도 영향을 준다고 한다.
이런일이 반복되다 보면 자신도 병에 걸릴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공명한단 이야기다.
고타마 싯다르타(석가모니)가 왜 만년설산에서 깨닭음을 얻기 위해 수행을 하였는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단다. 설산이 주는 영적 공명을 느길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한의사 그 양반은 가끔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설산에 간다고 한다.
이미 메리쉐이산(매리설산梅里雪山)에 다녀온적이 있는 나는 그 말에 공감(共感)을
표했다. 무슨 큰 깨닭음을 얻은 건 아니지만 설산 앞에 서면 자신이 한없이 낮추어지고,
편안해짐을 경험 바 있기 때문이다.
야딩의 양메이용 설산
여행기 속도위반이고 카일라스는 아니지만 이후에 가게된 사천 야딩의 설산 사진 몇장을 올린다.
야딩의 선내일 설산
이런 만년설산을 보면서 무엇인가를 얻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근 중국 드라마중에 오성반점(五星飯店 : 오성호텔)이라는 것이 있다.
중국에 있는 최고급 호텔 종업원과 한국 대기업 오너의 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엮어가는 드라마다.
그 중에 의문의 죽음을 당한 아버지를 회상하며 여주인공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죽은 아버지와 함께 많은 만년설산을 다녀왔다. 후지산, 000,(기억 안남) 등등,
지금도 설산에 가고 싶다. 너의 설산에도 가고 싶다."
남자 중국인 종업원의 이름은 옥룡(玉龍)이다.
옥룡설산은 운남에 리장에 있는 만년설산이며 나시족의 성산(聖山)이기도 하다.
나도 만년설산에 가고 싶다. 그래서 히말라야로 가고자 하는 것 갔다.
야크와 수유차, 티엔차
여행지에서 먹는 재미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산물이 풍부하지 못한 티벳에서는 전통음식으로 그리 다양하진 못하다.
그러나 여행지라서 특히 서양인 입맛에 맞는 다양한 야크요리가 있다.
바낙숄 호텔 옥상에 있는 지금은 이름을 나무쵸라 바꾼 곳에서 야크스테이크(25원)를 먹었다.
동행과 함께 와인을 마시는 이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야크스테이크 맛이 외로운 여행자를 달랬다.
나무쵸 레스토랑(바낙숄 옥상)
야크스테이크
키레이에 있는 Tashi 2에서 먹은 치킨커리라이스(15원)와 꿀이 가미된 요그르트(4원)도 나쁘지 않았다.
치킨 커리라이스
하지만 때론 이런것이 사무치게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점심을 간단히 과일로 먹었지만 배는 고프고 그렇다고 제대로된 저녁을 먹긴 이르고 할때 먹었던
그건,,,ㅎㅎ 라면과 김밥이다.
그런데 김밥의 모양새가 흠미롭다. 참 만들기도 어려울것 같다.
아리랑 식당 종업원들(티벳탄)도 늦은 점심을 먹을 때였다. 그들이 마시던 티엔차를 얻어 마셨다.
티엔차는 수유차와는 달리 이름(티엔 : 달다란 뜻) 그대로 매우 달착지근 한 차였다.
몇잔을 마셨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들도 돈주고 샀단다.
수유차는 이미 메리설산에서부터 많이 마셨기 때문에 내겐 익숙하다.
수유차는 차마고도가 생기게 만든 티벳인들에게 비타민을 제공하고 버터와 야크 등
육류 소화를 돕게 한 중요한 차이기도 하다.
라면과 김밥
나무쵸, 네충사원, 데뿡 사원 그리고 인연
키레이 숙소에서 네충사원과 데뿡사원이 봉쇄되었단 소식을 들었다.
내가 라싸에 있던 시기(10월 중하순)는 중국 공산당 전당대회가 진행되던 시기였으며,
달라이 라마가 미국에서 상을 받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 중국공산당이 강하게 반발하기도 하였다.
더구나 달라이 라마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데뿡사원 승려들이 행사를 가지려 하자
중국 공안이 이를 금지시켰고, 이에 승려들이 반발 충돌이 있었다.
그래서 데뿡사원과 네충사원을 봉쇄해버렸다.
데뿡사원과 네충사원은 결국 가질 못했다. 인연이 안되나 보다.
큰 충돌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그럼 이젠 나무쵸.
이제 라싸의 고도에도 어느정도 적응 하였다. 나에겐 특별히 고산증세는 없었다.
이미 메리설산에 가서 한번 검증하였기도 하였고, 다만 약간의 두통이 있어 타이네놀만
복용하는 정도 였다. 어떤이는 그냥 멀정하고 쌩쌩한 이도 있고, 굉장히 힘들어 하는 이도 있다.
아마 라싸를 보고 느끼는 것이 제 각각이듯이 고산증세도 제 각각인가 보다.
그래서 나무쵸에 갈려고 아니 이게 왠걸, 나무쵸 가는 길에 눈이 내려 이젠 못간단다.
허 참,,인연이 없나보다. 하여 암드록쵸는 가능한지 여행사에 물어보니 가능하단다.
하지만 키레이 숙소안에 있는 여행사가 운영하는 버스(단체 관광)는 없단다.
그럼 방법은 빠오쳐 뿐이다.
비용이 문제다. 우선 빠오쳐(500원)를 구했고, 그 다음은 일행을 구하여야 했다.
일의 순서가 좀 바뀌었다. 원래는 이런일은 일행 먼저 구하고, 날자 잡고, 바오쳐 구하는게 순서인데
난 그반대로 하였다. 일행 못구하면 혼자라도 갈 생각이었다.
오후에 길거리에서 여행가이드책을 들고 현지인과 대화(손짓 발짓)를 나누는
여행객 둘(여자 2)을 보았다. 보아하니 한국인이었고, 중국어는 잘 못하고
책자를 보여주며 길을 묻고 있는 중이었다.
쎄라쓰에 가려는 중이었다.
다가가서 버스 잘안오니 그러지 말고 택시 타고 가라고 했다.
택시 잡아서 가는 목적지 쎄라쓰 확인하고 택시비 10원임을 기사에게 주지시키고 보냈다.
그들이 하는말 "아저씨, 오늘 저녁 스노우랜드(snow land)에서 라싸에 있는 한국인 모임 있어요,
오세요." 그래요 대답했지만, 애초엔 갈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네충사원, 데뿡사원도 못가고, 나무쵸도 어렵고
암드록쵸를 가야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저녁 모임에 가서 일행을 구하기로 하였다.
나중에 안일이지만 스노우랜드는 조캉사원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야크 요리로 꽤 유명하단다.
가격은 약간 비싼편이지만(중국물가 치고는) 맛은 훌륭했다.
모임장소에 갔더니 20여명이 넘었다. 다들 놀래는 편이었다.
이렇게나 많이 모을 줄 몰랐단다.
그저 몇명이 밥이나 먹자해서 만나는 사람 여기저기 알렸는데...하루만에 20여명이나 모이다니..
ㅎㅎㅎ 라싸 경제는 한국인이 다 지탱해주는 것 같았다.
우선 각자 먹을 것 주문하고... 그런데 이상하다.
자기소개도 없고, 하긴 서로들 잘모르는데 그러거 해서 뭐하나....
하지만 의례히 갑자기 왜 모이게 되었는지 주최자는 누구인지 인사 정도는 하는게 상례인데.
그런것도 없다. 서로들 가까운 사람들과 여행애기 하고 먹고 그런다.
분위기 넘 좋다. 내가 원하는 분위기 이런 거다.
결국 일행의 반쯤은 저녁식사 후에 근처에서 양꼬치를 비롯한 각종 꼬치와 함께
맥주를 마시며 여행의 즐거움을 더했다. 그리고 헤어졌다.
나도 내 필요에 의해서 사람들에게 낼 암드록쵸 갈거구, 이미 차는 수배했구
같이 갈사람 있으면 함께 가자. 없으면 혼자 갈거다. 공지했다.
남자 두명은 즉석에서 가기로 했고 이윽고 여자 두명은 미리 선약이 있어서
그 사람과 상의하고 가기로 했다.
인연은 참 그렇다. 이렇게 해서 암드록쵸에 갈 일행을 구했다.
스노우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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