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보육노조, 갈 수밖에 없는 길

보육노조, 갈 수밖에 없는 길

김 지 희 | 전국보육노동조합 교육선전국장


우연한 기회에 지난 1990년에 있었던 혜영, 용철이 추모제 자료를 읽었다. 혜영, 용철이는 맞벌이 부모가 일하러 간 사이 밖이 위험하다며 잠가놓은 방안에서 불장난에 목숨을 잃은 남매들이다. 어이없게 죽어간 남매의 넋을 달래기 위해 굿 형식을 빌은 추모제가 열렸고, 탁아입법 등에 영향을 미친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시에 이 사건은 당시 탁아운동에 몸 담았던 모든 이들의 뼛속에 사무치는 하나의 나침반이 되었다.

세월이 지나 탁아(託兒)는 보다 넓은 의미의 ‘보육(保育)’이라는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보육 수요 역시 빈민 뿐 아니라 맞벌이 부부, 일반 가정 등으로 확대, 보편화되었으며, 사회적 인식 역시 공공서비스의 하나로 인지해가고 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세간의 인식 변화에는 아랑곳없이 보육현장 자체는 좀처럼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매년 터져 나오는 아동정원초과와 부실한 급간식 문제, 이어지는 임금체불과 일상적 무보수 초과근무, 높은 아동 대 교사 비율 등...
국가의 지원 없이는 시설 유지가 불가능한데다가 공공재로써 사회적 기능을 품지 않으면 진정한 공보육의 의미를 가질 수 없는 현장에서 영리를 추구하는 장사치들과 사회공공성 개념이 떨어지는 정부가 잘못 빠진 까마득한 수렁의 모습이다.

오늘도 보육노동자는 돌봄 노동에 대한 가치 절하, 평균 10시간 근무, 임금 60~100만원 사이, 사업장당 사용자 대 노동자 비율 평균 1:4의 생활을 버틴다. 그토록 바라던 인권보육의 실현이 여성, 비정규, 영세라는 최악의 현장 조건 속에서 조용히 조금씩 죽어가고 있는 것을 목도하면서...

그리고 보육의 역사를 볼 때 한참 뒤늦은 이 때, 드디어 노동조합이 생긴다. 전국보육노동조합은 어린이집, 놀이방, 보육정보센터 등에서 활동하는 교사, 사무원, 취사부, 운전사 등이 주체가 되는 노동조합이다. 동시에 ‘인권보육 실현’이 뿌리채 뽑혀가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었던 이들이 갈 수 밖에 없는 길이다. 갈 수 밖에 없기에 멈출 수 없는 그 길, 전면에 내건 4대 구호인 ‘인권보육실현!, 보육노동자 노동조건 개선!, 보육의 공공성 쟁취!, 보육현장 개혁!’의 기치 아래 하나로 모인 보육노동자들의 발걸음이 행복하게 자랄 권리, 행복하게 일할 권리를 찾아나가는 길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모두가 함께 한다면, 정규직화 쟁취 이룰 수 있다.

모두가 함께 한다면, 정규직화 쟁취 이룰 수 있다.

서 정 은 | 서울열차 새마을 승무원

* 편집자주: 지난해 3월 3일 철도청은 새마을 여승무원 31명에게 12월 31일자로 계약해지 해고통지서를 보냈다. 새마을 여승무원 정규직화와 철도 비정규직 철폐 투쟁은 11월 25일 철도청 서울지방본부 앞 집회로 첫 포문을 열었다. 12월 중순 철도청은 전원 재계약을 약속했다. 그러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철도공사로 전환된 철도청의 여성차별적 고용정책과 비정규직 고용 확산에 맞서는 투쟁은 매주 화요일, 금요일 고속철도 대합실에서 계속되고 있다. 철도노조의 첫 비정규직 노동조합원이 된 20명의 서울열차 새마을 승무원들은 여승무원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사회진보연대는 여승무원 직제 폐지와 정규직화 요구를 갖고 이 투쟁에 연대하고 있다.

걱정 반 두려움 반으로 시작했던 우리 새마을 승무원의 투쟁도 어느덧 2개월을 훌쩍 넘었다. 당시 우리는 우리의 억울한, 아니 어쩌면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고 이 사회 노동자들의 일부로서 비정규직의 부당함을 외치는 것에 대해 낯설고 이상하게만 바라보는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시킬 것이며 진실로 공감하게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했던 것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우려와는 달리 우리의 일에 대해 자신의 일처럼 관심 가져주시고 함께 동참해주신 분들이 많았기에 차츰 힘을 얻어 싸우기 시작했던 것이다. 해가 바뀌면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승무계약 연장을 하게 됐고, 이젠 보다 당당하게 정규직화 쟁취를 이루기 위해 한발 한발 나아갈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그 이후 어쩌면 그 모든 분들이 있었기에 너무도 쉽게 우리의 과제를 하나하나 풀어왔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의 더 큰 목표인 정규직화 쟁취 앞에서 정작 이 투쟁의 주체들인 우리들부터 하나 둘씩 흩어지기 시작했다. 과연 가능할 것인지 부딪혀보고 맞서보지도 않고 흔들리기 시작하여 투쟁에 앞서서 외치지는 못할지언정 힘겹게 이끌어주는 이들 뒤에서나마 함께 뛰며 서로에게 격려조차도 해주지 못했던 것이다.

그럴 때마다 우리의 일,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될 수 없고 우리의 목표, 조금만 더 함께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용기를 주고 다시 한번 힘내자고 손 붙잡아 주는 이들이 있었기에 다시금 일어서게 된 것이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나서서 외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갔고, 우리의 상황을 알릴 수만 있다면 밤샘작업도 마다하지 않았다. 우리의 얘기를 호소할 때 일부에서는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등 돌리는 사람들, 심지어는 심신적인 압박까지도 가하는 이들이 있었고, 우리의 상황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 알리고자 밤새워가며 또는 이른 새벽부터 작업한 홍보물을 무참하게 제거해 간 자들과 계속되는 신경전을 벌이는 일도 잦았다.
그렇게 뒤늦게나마 지난 몇 일간의 투쟁과정을 지켜보면서 누구에게나 힘들고 지칠 수 있는 상황을 보다 적극적인 투쟁을 시작하기로 했었을 당시 우리 승무원 중에서 극히 일부만 해왔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다같이 함께해도 모자랄 정도로 부족한 활동들을 더군다나 이 추운 겨울에 체력이 바닥 날 정도로 이끌어 온 그 몇몇 승무원들이 대단하고 고맙게만 느껴졌고,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이만큼 올 수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부끄럽게나마 여기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젠 모두가 함께하면 정규직화 쟁취, 진정으로 이룰 수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 동안 우리 모두가 스스로 당연히 했어야 될 일을 이제야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다. 이젠 결코 작은 힘이 아닌 큰 힘으로 다가설 때이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큰 어려움과 장애에 부딪힐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우리 모두의 확고한 결의와 끈질긴 투쟁을 앞세운다면 반드시 우리의 투쟁은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모두가 하나 된 마음으로 두려워 할 것 없이 해낼 수 있다는 의지와 서로에 대한 믿음 또한 강하다면 반은 이뤄낸 것이라 본다.
이제 우리에게는 더 이상의 물러섬도 없을 것이며, 더 이상의 분열도 없을 것이다.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포기하지 않는 이상 어려울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아가서 이 땅의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절대 희망을 잃지 말고 함께 의지하며 싸워간다면 그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조금씩 얻어가는 소중한 결실을 확신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9호- 활동보고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회 13차 세미나
-전쟁과 페미니즘 4차

일시와 장소: 1월 4일 화요일 저녁 7시 30분, 사회진보연대 회의실
검토 자료: ‘War and Gender’(조슈아 골드스타인) 중 3, 4장

1월 4일 열렸던 ‘전쟁과 페미니즘’ 4차 세미나는 조슈아 골드슈타인의 [War and Gender] 중 3장(신체: 개별 성의 생물학)과 4장(집단들: 유대, 계급, 사회적 정체성)을 텍스트로 진행되었다.

3장은 젠더화된 전쟁 역할이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차이에서 기인하는 가를 검토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생물학적 각 요소의 성적 차이가 유의미한 수준의 것인지를 밝히는 것에서 시작한다. 차이가 비교적 뚜렷한 것에서 희미한 순서로 보자면 대략 다음과 같은 정리가 가능하다.
▷ 유전자 - 남성에게만 존재하는 Y염색체
▷ 테스토스테론 수준 - 출생후 7개월에서 7세에 이르기까지는 남녀간 별 차이가 없으나, 8세에서 사춘기 정도의 시기가 되면 남성이 여성의 10배정도가 되며, 성인의 경우 남성이 여성의 스무배 가량
▷ 체격과 근력 - 평균적으로는 남성이 크나, 15%의 여성이 키가 작은 15%의 남성보다 큼(미국의 사례). 근력의 경우 여성에 비해 남성이 대체로 우세한 것이 사실. 그러나 체격과 근력 모두 문화적인 요소를 더 많이 반영
▷ 뇌와 인식 - 뇌의 발달, 뇌의 모형에 있어 남녀간의 차이가 존재. 인식 능력에 있어 남성은 대체로 공간능력이 발달하고, 여성은 언어능력이 발달하는 성별 차이가 존재
▷ 여성호르몬 - 여성호르몬이라 불리우는 에스트로겐의 경우, 산후 잠시 동안과 수유기간 동안에만 모성적 행동에 영향
이러한 분석을 통해 이르고자 하는 결론은 남녀간의 생물학적 차이로부터 전쟁에서의 남녀간의 다른 역할(남성이 전쟁에 유능하거나 참여할 경향이 높다는)을 설명하는 통념들의 적합성 여부이다. 이에 대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 유전자 - 남녀간의 다른 유전자는 표현이 다르게 될 뿐(예컨데 생식기), 실제 같은 유전정보가 다른 방향으로 자라났을 뿐이다.
▷ 테스토스테론 수준 - 이것은 통상 남성의 공격적 성향을 설명하는데 자주 동원되는 근거인데, 이 호르몬이 신체의 크기, 근력 등을 강화시키는데 일정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적 맥락’이라 표현할 수 있는 외적 조건과의 인과관계 면에서 적절한 해명이 가능하지 않다.
▷ 체격과 힘 - 일정한 영향이 있으나, 문화적 차이(근력을 키우는 남성과 날씬해지려는 여성)의 영향이 크며, 징병대상이 확대되는 총력전의 경우고 여성이 전쟁참여를 했던 역사적 사례가 매우 드문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결정적인 요소라 보기 힘들다.
▷ 뇌와 인식 - 전쟁 기술에 필요한 공간 지각력. 어려서부터의 난투 놀이(거친 육체적 장난)를 통해 습득한 싸움 기술 등이 남성이 전쟁수행 능력에 더 적합하게 하는 것이 일정한 사실이다.
▷ 여성호르몬 - 모성애에 기반한 평화우호적 성향을 여성들이 가지게 된다는 설명은 지지될 수 없다.
즉, 테스토스테론 수준, 크기와 근력, 뇌와 인식 정도에서 남녀간에 생물학적 차원에서의 일정한 차이를 가지고 있고, 젠더화된 전쟁역할에 일정하게 반영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적 맥락에서의 차이들은 더욱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4장은 집단역학에 대해 다루는데, 생물학적인 발상에 의존하는 젠더화된 전쟁역할에 관한 설명의 상당수가 3장에서 분석한 바와 같은 개별 신체 차원 뿐 아니라, 집단역학에도 기원을 두고 있다. 여기에는 여성들이 남성우애(성공적인 전투를 위해 필수적인)에서 이득을 취할 수 없다는 주장, 남성들이 선천적으로 훨씬 위계적이며, 따라서 군대에 훨씬 어울린다는 주장, 남성들이 외부 집단에 비해 내부의 집단 심리학(in-group psychology)에 훨씬 강하게 밀착한다는 주장, 아이들이 분리된 젠더환경에서 성장하고 혼성집단들에서 함께 잘할 수 있는 것을 배우지 않기 때문에, 전투는 성별적으로 분리되어 있다는 주장 등 여러 변형된 형태의 주장들이 있다. 이러한 주장들에서는 우선, 유대가 성별화된 것인가라는 주장이 쟁점이 될 것인데, 이에 관한 여러 설명이 있지만, 유대가 성별과 관련된다거나 남성들에게만 접근 가능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전형적으로 유대가 ‘남성적 맥락’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남성적’으로 보인다는 설명이 설득력이 있다. 실제 전부 남성, 혼성, 전부 여성으로 구성된 부대의 전투훈련에 대한 태도를 실험한 미국의 사례에서 혼성부대의 여성들의 태도가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으며, “성별 통합이 전투준비, 단결, 규율에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가진다”라는 결론이 제출되었다. 위계라는 쟁점에 있어서 일부 학자들은 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위계적인 질서와 서열에 더 적응적이라고 분석하지만, 이는 유년기에서 사춘기 이후까지의 남녀간의 놀이문화의 차이, 부모와의 관계 등의 문화적 차이로부터 상당부분 규정받는다는 점을 전제하고 있다.

생물학적 차이를 근거로 한 젠더화된 전쟁 역할에 대한 설명들에 대한 검증을 목표로 하는 3장과 4장의 내용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결론을 확인할 수 있다. 남성의 더 큰 체형, 난투극에 알맞은 남성의 두뇌적용, 공격성, 공간 지각력, 경쟁력 있는 계급제도들 쪽으로 향하는 남성의 적응력, 성별화된 유년기 문화로 인해 나타나는 어린시절부터의 성역할 분리 경향 등은 남성들이 전투에 유리하다는 주장의 근거로 일정한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개개인의 차이가 다양하며 이러한 차이들이 남성과 여성간 부분적으로 중복된다는 사실, 또한 각각의 요소 간에도 중복되는 측면들이 있는데 이로 인한 상승효과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 등에 있어 설명되지 않는 측면들이 있다. 따라서 전쟁역할에서 성을 절대적으로 분리시키는 것은 개인 또는 집단의 생물학에 의해 지지 받기 힘들다.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회 14차 세미나
-전쟁과 페미니즘 5차

일시와 장소: 1월 20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사회진보연대 회의실
검토 자료: ‘War and Gender’(조슈아 골드스타인) 중 5장, 6장, 7장

10여명의 활동가들이 모인 가운데 WAR AND GENDER 세 번째 세미나가 진행되었습니다.

<검토한 부분>
5장 영웅들 : 군사화된 남성성 만들기
B. 병사들의 남성성에 대한 여성성 보강
C. 여성들의 평화 행동주의
6장 정복 : 전생에서의 섹스, 강간, 착취
A. 호전성의 원인으로서의 남성성
B. 상징적 지배로서 적의 여성화
C. 여성노동 착취에 대한 의존
7장 가설 : 젠더와 전쟁의 상관관계

5장에서는 전쟁의 트라우마를 참기 위해 전투에의 남성 참여가 보살핌을 수행하는 여성적 영역을 심리적으로 형성할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 여성들의 평화운동의 역사를 통하여 여성평화운동이 가지는 딜레마를 주요하게 다루고 있었습니다. 6장에서는 남성성, 즉 남성의 섹스 동기가 남성의 전투참가의 동력이 되는가라는 부분, 상징적 지배로서 적의 여성화, 여성노동 착취에 대한 의존이 전쟁기구의 작동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 7장에서는 2장부터 6장까지 나왔던 가설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적의 여성화’에 대한 토론이 주로 진행되었습니다.
적의 여성화가 전쟁시 전략을 드러내 준다기 보다는 전쟁으로 인한 성차별이데올로기의 강화를 드러내는데 유의미하는 의견이 제안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적의 여성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전쟁의 작동, 유지에 성차별 이데올로기가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것, 적의 여성화가 전쟁의 잔혹성에 대한 강조라기 보다는 여성에게 영향을 미치는 강간, 강간에 대한 공동체의 대응을 보면 폭력의 악순환이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여성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 그 과정에서 폭력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지점을 고민할 수 있게 하는 유의미성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토론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성의 공격성이 강화되는 데에는 적의 여성화 이외에도 민족성 강조, 군사적 훈련 등등 이 있으므로 적의 여성화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위험하겠다는 우려와 함께 변혁과정에서의 전쟁이라는 구조에서 여성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고민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하나은행 성차별 인사제도 시정명령' 외

하나은행 성차별 인사제도 시정명령

서울지방노동청은 12월 22일자로 하나은행이 성차별적인 인사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시정을 지시했다. 이 시정지시는 지난 해 6월 22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하나은행 지부가 노동부에 제기한 차별진정에 대해 나온 것으로서, 당시 노동조합은 “대부분 남성으로 구성되는 행원 A와 전원여성인 행원 B를 분리 채용하여 배치와 승진, 임금에 있어서 차등을 두는 것은 성차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제기했다. 이 결정은 내용에 있어서 “어느 한 성이 충족하기 현저히 어려운 인사에 관한 기준이나 조건을 적용”하는 이른바 ‘간접차별‘개념을 적용한 거의 유일한 유권해석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전국보육노동조합 출범식

1월 16일 숭실대 백마당에서 전국보육노동조합 출범식이 열렸다. ‘인권보육실현!, 보육노동자 노동조건 개선!, 보육의 공공성 쟁취!, 보육현장 개혁!’의 기치 아래 모인 보육노동자들은 행복하게 자랄 권리, 행복하게 일할 권리를 찾아나가는 길을 위한 포문을 열렸다. 이들은 지난 해 1월부터 노조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노동조합 추진위 결성, 민주노총 공공연맹 가입, 예비간부학교, 전국보육노조 결성대회, 창립발기인 모집 등 꾸준히 준비했다. 그리고 지난 달 8월 노조설립신고를 마치고 이날 출범식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보육노동자 200여명이 참여해 치러냈다.

경찰청 고용직 여성노동자들의 투쟁

최기문 경찰청장의 퇴임과 신임 허준영 경찰청장 임명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경찰청고용직노조의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1월 18일 오전 11시 경찰청 건너편 의주로 공원에서 ‘경찰청 고용직공무원 강제해고 철회와 기능직 전환을 촉구’하는 공공연맹 기자회견과 결의대회가 연이어 벌어졌다. 결의대회에서 고용직노조는 “89년 고용직직제가 폐지될 당시 이미 대통령 시행령으로 유사경력 3년 이상인 자들을 기능직으로 특별임용한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또한 공개경쟁시험을 통해 89명을 기능직 신규채용하겠다는 경찰청의 입장에 대해 “그때의 법을 적용하여 자진퇴직 하지 않은 87명의 고용직공무원들은 전원 기능직으로 특별임용해야 함이 마땅함에도 계속 특별채용 운운하며 제한경쟁시험을 보라고 하는 경찰청의 억지는 즉각 시정”되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신세계이마트, 끝내 조합원 중징계 결정

무노조 경영을 위해 노조활동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신세계 이마트 용인 수지점이 조합원 세명에 대해 정직 3개월 중징계를 내린 사실이 16일 확인됐다. 경기지역일반노조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5일 최옥화 분회장 등 세명의 조합원을잇따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지 열 하루만에 징계결과를 16일 통보했다. 중징계 사유는 *불법유인물배포 *집회참여 *허위사실유포 *상사 명령불복종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직기간은 17일부터 오는 4월16일까지 3개월간이다. 경기지역일반노조는 이번 징계에 대해 "노조의 정당한 홍보활동이 불법유인물배포로, 합법적 집회참여가 불법집회로, 감금·미행 등 인권유린이 명백한대로 허위사실유포로 둔갑되었다"며 "이는 무노조 경영에 따른 명백한 노조탄압"이라고 비판했다.

기아자동차 판매지부 사무계약직 여성노동자들 원직복직 요구하며 농성

기아차 노조 광주지부의 채용비리 사건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아리 공장 노조 본부 사무실에선 사무계약직 해고자들이 17일부터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중이다. 기아차는 구조조정 명목으로 12월 말 사무계약직 54명을 2004년 12월 31일자로 해고(계약해지) 통보하고 개별 사직서를 강요해왔다. 사무계약직 노동자들은 현대차와 합병 이전에는 용역업체 파견으로 근무하다 합병이후 계약직으로 직고용되어 있었다. 전국에 흩어져있던 사무계약직 노동자들은 농성장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아침, 저녁 기아차 공장에서 출퇴근 선전전을 진행중이다.

대법원 “호주제 대체 1인1적제로”

대법원이 다음달 예정된 국회의 호주제 폐지에 발맞춰 호적을 대신할 새 신분등록제를 마련해 국회에 내기로 했다. 대법원이 이번에 확정한 새 신분등록제는 호주를 중심으로 가족들의 신분변동 사항을 기록했던 현행 호적과 다른 이른바 ‘1인1적’안으로, 각 개인이 자신의 인적사항을 담은 1개의 신분등록부를 갖는 형태다. 대법원은 10일 “이번에 마련한 새 신분등록제는 호주제 폐지를 포함한 민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대안을 마련해 달라는 국회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대법원이 호적사무 관장기관인 만큼 오랜 연구와 각계의 의견을 종합해 양성평등의 이념과 신분정보 보호 취지에 맞춰 확정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긴급토론회 “목적별 편제냐, 1인1적제냐?”

민주노동당과 목적별신분등록제실현연대는 21일 오전 10시 국회도서관 지하 소회의실에서 [긴급토론회 - “목적별 편제냐, 1인1적제냐?”]를 개최하여 목적별 편제방식과 지난 1월 발표된 대법원의 혼합형 1인1적제 방안 등 다양한 신분등록제도 대안을 쟁점별로 진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대법원이 혼합형 1인1적제안을 발표한 이후 새로운 신분등록제도 시행이 가족해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국민 정서에 부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정작 국가의 신분등록제도가 어떤 기능을 해야 하는지, 신분 공시제도의 기능을 다하면서 어떻게 개인의 정보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미흡한 실정이다. 토론회에서는 새로운 신분등록제 도입과 관련된 가족해체 담론의 허구성을 비판하고 다양한 가족 구성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해소할 가장 올바른 대안으로 목적별 편제방식을 제안했다.

여학생 ‘생리통 결석’해도 내년부터 출석으로 인정

내년부터 여학생이 심한 생리통으로 결석할 경우 매달 하루는 ‘공적인 결석’으로 간주해 출석처리 된다. 학교생활기록부와 성적평가 등에서 생리 결석에 따른 불이익도 받지 않는다. 시험을 치르지 못한 학생은 직전에 본 시험성적을 해당과목의 성적으로 인정한다. 단 결석한 학생은 학부모(또는 보호자)의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생리공결제 도입이후 예상되는 문제점도 만만치 않아, 이런 점을 감안해 3월부터 남녀공학 중고교 2곳, 여자 중고교 2곳 등 4개 학교를 시범학교로 지정해 1년간 운영해 보기로 했다.

노말헥산으로 세척작업하던 태국 여성노동자 다발성 신경장애 걸려

태국 여성노동자들이 경기도 화성의 LCD부품 제조업체 D사에서 유독용제인 노말헥산으로 세척작업을 하다 지난해 10월 말에서 11월 사이 집단적으로 다발성 신경장애에 걸렸다. 이 제조업체에 대한 작업환경 측정에서 노말헥산의 노출농도가 기준치를 넘었는데도 경영진이 아홉 달이나 세척제로 사용했다. 그러나 여성노동자들은 강제출국의 두려움 때문에 아파도 말조차 하지 못하고 참아왔다. 현재 여러사회단체들이 함께 ‘이주노동자 노말헥산 중독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대위’를 꾸려 이 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대응방향을 논의 중이며, 태국여성노동자 8명 가운데 5명이 산재요양승인을 받아 치료비 전액을 지원받게 되었다.

경기도, ″셋째자녀 낳기만 하면“ 출산용품 지원

경기도와 각 지자체들이 셋째 자녀에 대한 보육료 및 출산용품을 지원하는 등 출산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다. 1월 24일 도와 시/군에 따르면 용인시는 올해부터 셋째 자녀에 대해 출산/유아용품(20만원)과 임산부 영양급식비(10만원) 등 모두 30만원 상당을 각 가정에 지원하고 있다. 또한 시는 오는 3월부터 만5세 이하의 셋째자녀 이상 아동이 정식 허가받은 놀이방이나 어린이집을 다닐 경우 해당 육아시설 이용료의 50%(최대 22만원)를 지원할 방침이다. 오산시도 올해 태어나는 각 가정의 셋째 자녀부터 놀이방 등 보육시설 이용료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셋째 자녀를 출산하는 각 가정에 출산장려금 10만원씩을 별도로 지급할 계획이다. 성남시는 지난해 6월부터 셋째 이상 자녀들에게 보육시설 이용료 50%(13만원)를 지원하고 있다. 이천시는 셋째 자녀가 태어나는 가정에 올해부터 100만원의 축하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오는 3월부터는 관내 모든 신생아들에게 8만원 상당의 목욕용품을 증정하기로 했다. 포천시도 올해부터 각 가정의 둘째자녀에게는 20만원, 셋째부터는 4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성매매 여성 "성매매법 3년 유예" 청와대에 청원서

성매매 여성들의 모임인 ‘한터여성종사자연합’ 회원 10여명은 11일 청와대를 방문, 성매매특별법 시행을 집창촌에 한해 향후 3년간 유예해 줄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 단체는 “성매매 여성의 상당수가 부양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게 현실인데 정부의 갑작스런 특별법 시행으로 가족들까지 곤란에 처해 있다”며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3년간 한시적으로 법 시행을 유보해 달라”고 주장했다.

집장촌 여성의 68.7% “월수입 300-500만원”

지난해 성매매 특별법 시행 전 전국 집장촌 여성의 70%가량은 월수입이 300-500만원이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한터여성종사자연합은 1월12일 공개한 ‘집장촌 여성 통계백서’에서 특별단속이 시작된 직후인 지난해 10월 전국 집장촌에서 일하는 성매매 여성 5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8.7%가 단속 전 월수입이 300-500만원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 500만원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14.9%나 됐다. 가족의 학자금과 병원치료비 등 가족부양비를 포함한 월 생활비를 묻는 질문에는 200-300만원이 36.5%로 가장 많았고 300-400만원이 28.8%, 400-500만원이 15.7%, 100-200만원 14.9%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 단체 관계자는 “집장촌 성매매 여성의 절대다수가 가족 생계를 위해 성매매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성매매 특별법 시행으로 수입이 갑자기 끊긴 여성과 그 가족의 생계가 막막해진 만큼 정부가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 성매매여성 지원센터 독립 법인단체로 거듭나

전북 성매매여성 인권지원센터가 전북여성단체연합에서 분리돼 독립적인 법인단체로 거듭난다. 이 단체는 오는 27일 오후 6시 전북 전주시 아중문화의 집에서 창립총회를 연다.
이 단체는 2000년 9월 군산시 대명동 화재참사를 계기로 꾸려진 대책위를 통해 활동하다 첫돌을 맞은 이듬해 전북여성단체연합 부설로 문을 열었다. 2002년 8월 성매매업소 집결지인 전주시 선미촌에 현장상담소를 개설했고, 지난해 2월부터는 성매매 피해여성 쉼터인 ‘민들레’를 운영해오고 있다. 그동안 성매매 피해여성의 구조·상담 및 지원 활동, 성매매 예방과 근절을 위한 의식교육, 캠페인, 연구조사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40대 여성 상담급증, 고용불안 심화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에서 운영하는 ‘평등의 전화’는 2004년 상담분석결과(총 2,988건)를 발표했다. 특징적인 것은 40대 이상 상담건수가 7.4% 증가하고, 비혼 여성이 41.7%에서 36.9%로 약 5% 줄어든 것에 비해 기혼여성이 58.3%에서 63.1%로 4.8%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평등의 전화는 “지난 2004년 4월-6월 2개월 동안 진행된 비정규직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4명 중 1명이 실질적인 여성가장이었던 결과를 고려하면, 40세 이상 중 장년층 기혼 여성의 고용안정에 대한 적극적 사회적 대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여성위 14차 세미나('전쟁과 페미니즘' 5차)

 

       '전쟁과 페미니즘' 5차 세미나

 

 

일시: 1월 20일(목), 7시 30분
장소: 사회진보연대 회의실


'War and Gender' (조슈아 골드스타인)를 텍스트로 한 마지막 세미나가 될 것이고,

다음 세미나부터는 'Blood Rite'(바바라 에렌라이히)를 살펴볼 예정입니다.


이번에 검토할 내용은,

5장. Heroes: the making of militarized masculinity
(영웅들: 군사화된 남성성 만들기)
A. Test of manhood as as motivation to fight
(전투의 동기부여로써 형제애 테스트)
B. Feminine reinforcement of soldiers' masculinity
(병사들의 남성성을 위한 여성적 실행)
C. Women's peace activism
(여성들의 평화 행동주의)
결론

6장. Conquests: sex, rape, and exploitation in wartime
(정복: 전시의 성, 강간 그리고 착취)
소개
A. male sexuality as a cause of aggression
(공격의 원인으로서 남성 섹슈얼리티)
B. Feminization of enemies as symbolic domination
(상징적 지배로서 적의 여성화)
C. Dependence on exploiting women's labor
(여성 노동 착취에 의존하기)
결론

7장. Reflections: the mutuality of gender and war
(고려지점들: 젠더와 전쟁의 상호성)


발제문은 당일 배포될 예정이고요,
관심있는 많은 분들의 참석을 기다립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여성위 13차 세미나(전쟁과 여성4)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회 13차 세미나(전쟁과 여성4)>

여성과 전쟁의 상관관계에 관한 고찰을 위해 생물학적 성별 차이와 형제애, 분화된 업무수행의 문제, 사회적 심리적 등으로 이루어지는 집단화 과정 등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였습니다. 여성이 태생적으로 평화적인 존재라거나 여성의 전쟁 참여가 적은 이유가 신체적인 이유에서 기인한 것이라거나 하는 단편적인 분석을 넘어서 전쟁이 남성을 용이하게 조직하는 구조 전반에 대해 고찰해보는 시간입니다.

일시: 2005년 1월 4일 7시 30분
장소: 사회진보연대 회의실

 

War and Gender (조슈아 골드스타인)
3장 신체 : 개별 성의 생물학
4장 집단들: 유대, 계급, 사회적 정체성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밀양성폭력 사건, 네티즌들의 분노와 행동, 그리고 우리들의 ()

밀양성폭력 사건, 네티즌들의 분노와 행동, 그리고 우리들의 (   )

한 아 름 | 학생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은 일은 아니다.
올해의 마지막 달에 들려온 밀양 성폭력 사건 소식은 또 한 차례의-어쩌면 지긋지긋한!-분노를 안겨다주었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는 종잡을 수 없이 이곳저곳으로 뻗쳤다. 가해 남학생들은 물론이고 그들을 ‘옹호’하기에 급급한 가족과 주변 사람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고려 없이 대수롭지 않게 ‘일’을 처리하는 경찰들. ‘먹잇감’을 찾았다는 듯이 달려드는 언론들.(밀양성폭력 사건과 관련한 한 인터넷 기사는 내가 알고 있는 ‘해결되지 못한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가 쓴 것이었다. 이러한 기사들을 접할 때의 오묘한 기분이란!) 그네들이 토해내는 선정적인 기사들. 그러한 기사들을 보면서 ‘마음대로’ 떠들어대는 사람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성을 상품화하는 결국 ‘여성=성상품’이 되고 마는 이 세상... 마구잡이로 뻗어나가던 분노는 세상에 대한 혐오로 이어졌다. 이 놈의 세상이란.

염세주의자가 되어 세상 한참 한탄했다는 부끄러운 고백을 이렇듯 길게 늘어놓는 이유는, 분노를 모아 행동으로 취하는 대중들의 움직임 덕에 정신 차릴 수 있었다는 말- 이 역시 다소 부끄러운 고백이지만-을 하고 싶어서다.

‘성폭력’이라고 하면 ‘정신병자 혹은 치한에 의해 어쩌다 재수 없게 발생하는 강간’ 정도로 여겨져 오던 우리 사회에서 중고등학생에 의한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성폭력이 발생했다는 사실, 그리고 그러한 일이 경찰과 학부모들로 대표되는 기성세대에 의해 봉합되려 한다는 사실은 큰 충격을 가져왔다. 이에 네티즌들은 온라인에서의 행동을 넘어 오프라인의 행동을 조직했다.
12월11일 토요일 광화문 앞에는 밀양성폭력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촛불을 들었다. [디씨 인싸이드]에서 활동하는 네티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자아이는, 밀양에서 일어난 이번 성폭행 사건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임에 분명하지만 보다 안타까운 일은 이런 일이 그동안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도 많이 발생해왔다는 사실이며 그것을 알아가도록 하자고 말했다. [엽기혹은진실]에서 활동하는 네티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여자아이는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부탁한다고, 이곳에 모여서 이렇게 함께 분노한 사람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이번 일에 대해 잊지 말자고 간절히 호소하기도 하는 등 투박하고 거칠지만 감동적인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소위 ‘인터넷 폐인’, ‘?자’ 등으로 통칭되어 날밤을 새며 그 닥 쓸데없는 일을 하는 이들로 여겨지던 이들이 오프라인 상의 집단행동을 조직하고 사건해결을 위한 진심을 보이는 모습은 진정 감동스러운 것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밀양 성폭력 사건을 둘러싸고 그네들이 보인 폭발적인 반응(가해자들의 미니홈피 테러, 신상정보 인터넷에 유포 등)은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바람직한 모습이라 할 수 없었고, 이에 대해 네티즌에 대한 그간의 인식의 연장선상에 있는 ‘우려’가 존재했던 것이었다.

naver, daum, 싸이월드, 디씨인사이드등에 밀양성폭력 사건의 올바른 해결 촉구와 피해자들을 지지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한 네티즌들은 인터넷 선전 및 서명운동과 촛불집회등을 지속하고 있다. 인터넷 선전의 한 예로 ‘나무 키우기’ 운동을 진행하는 모습을 들 수 있겠다. daum 이벤트의 일종인 ‘나무 키우기’는 까페회원들의 단합된 행동으로 순위 안에 들면 지원금을 탈 수 있는 것인데, 밀양성폭력 사건과 관련하여 daum에 까페를 차린 이들은 활동비 마련과 피해학생들에게 지지금 전달을 목표로 하여 ‘나무 키우기’를 하나의 운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인 25일에도 촛불집회를 제안하고 진행했던 이들은 돌아오는 토요일인 신년 첫날 저녁의 집회도 의미있는 모습으로 만들어나가기 위해 고민 중이다.
비록 네티즌들의 반응과 행동을 곧바로 대중들의 그것으로 치환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들의 분노를 정치적인 행동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는 그네들의 모습은 주목할 만한 것임이 분명하다. 딸가진 부모로서 세상살기 무섭다는 이야기, 딸없는 부모들은 이 사건에 관심을 안두는 세태가 속상하다는 이야기, 가해자들에게 너무나도 경미한 처벌이 가해지는 현행법이 어떻게든 바뀌어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 청소년들의 성의식을 바로잡아야하겠다는 이야기, 결국 이 사회에서 성과 관련하여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 피해학생들의 상처가 모쪼록 치유되길 바란다는 이야기, 그런데 왜 대학가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토록 조용한지 왜 국보법과 호주제 폐지와 관련한 이야기만 있는지 불만이라는 이야기...대중들이 스스로의 입으로 고민을 이야기하고 그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올곧은 방향을 마련해나가는 모습들 말이다. 실지로 네이버의 한 까페에서는 ‘서울경기지역/부산대구경상지역/광주전라지역/대전충청지역/강원제주지역’오프라인 모임을 꾸려내어 지역별 촛불집회를 조직하고 있고, 또한 비단 밀양 성폭력 사건 뿐만 아니라 여타의 청소년 성폭력 사건에 대한 고민들을 심화시키고 성범죄/성폭력에 대한 확장된 합의들을 정립해나가는 등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네티즌들의 움직임을 접하고 나서야 비로소 정신을 차릴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나만의 모습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여성에 대한 억압의 기원을 인식하고 있는 운동주체라 할지라도, 여성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준 이러한 충격을 현실 자체를 변화시켜낼 계기로 삼지 못하고 오히려 네티즌들의 역동적인 분노와 행동을 바라보고 분석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밀양 성폭력 사건을 통해 대중들은 솔직하게 분노하고 기민하게 행동하는데, 과연 운동주체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들의 ( )"라는 괄호 안에는 과연 어떠한 말이 들어가야 적절하겠는가? 실질적인 피해자 지원과 사건의 올바른 수사 촉구를 넘어, 분노하는 대중들에게 정치적으로 올곧은 행동양식을 제시하는 것, 정세적으로 창출된 국면을 대중이데올로기 지형을 변화시키는 계기로 삼는 운동은 어떻게 사고되어야 하는가?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순결이데올로기등 기존의 보수적인 이데올로기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분노에 대한 비판도, 피해자들의 상처치유를 고려하고 있지 않은 분노표출방식에 대한 비판도, 모두 분노한 대중들과 함께 행동을 취해가는 과정에서 제기되어야 유효할 비판들이라는 사실이다. 입장의 올곧음은 행동의 기민함과 만날 때에야 비로소 쓸모 있어지는 법이다.

물론 운동주체들의 기민하지 못함만이 현재 밀양 성폭력 사건과 관련하여 ‘정작’ 운동주체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원인은 아닐 것이다.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서, 어떠한 운동‘들’이 필요하며 그러한 운동들이 어떻게 서로서로를 견인해 나갈 것인지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내지 못한다면, 돌발적인 상황에 대해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 기존의 운동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운동을 포용함으로써 보다 위력적인 운동을 벌여내는 것 등은 버거운 일일 테다. 한 네티즌이 올린 이야기 -왜 동아리 방에서는 지금 모든 사람이 관심 있는 밀양성폭력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야기되지 않고 늘 국가보안법 철폐만 이야기 되는가 -가 담고 있는 일말의 진실에 대해 고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밀양 성폭력 사건, 그리고 그에 대한 네티즌의 분노와 행동은 우리에게 현명하고 민첩해 질 것을 촉구할 뿐 아니라 운동의 근본적인 부분까지 심사숙고하도록 하고 있다. 여성에 대한 모든 폭력을 반대하는 의미에서의 반성폭력 운동은 어떻게 계속될 것인가. 성(性)의 상품화, 여성의 성적 대상화에 대한 반대는 궁극적으로 자유로운 성(性)적 교통, 여성의 섹슈얼리티(sexuality)의 발현의 문제와 어떻게 조우할 것인가. 그리하여 여남 간의 관계의 전화는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그것들은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운동과 어떻게 근본적으로 관계 맺을 것인가.

"밀양 성폭력 사건, 네티즌의 분노와 행동, 그리고 우리들의 ( )"의 괄호 안에 들어갈 적절한 말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진지한 모색과 때를 놓치지 않는 행동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찾아질 수 있을 것 같다.

 


<참고>
**** 밀양 집단성폭행 사건에 관련한 네티즌 요구문

이번의 밀양집단성폭행 사건은 불과 14살 남짓 밖에 안 된 어린 여중생들을 상대로, 현재 밝혀진 것만으로도 무려 41명에 달하는(직접가담의 혐의가 확인된 범인은 현재 12명) 용의자들이 일 년 간에 걸쳐 집단적-조직적으로 행했다는 점에서, 성범죄의 간악한 수법이 청소년에게까지 퍼져있을 정도로 성범죄의 수위가 현재 극도로 위험한 상태에 달해있음을 알려준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또한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피해자에 대한 비인권적 수사관행과 허술한 신상보호, 그리고 가해자 측의 죄의식 없는 시대착오적인 남성절대우월주의의 사고방식과 언론의 선정적이고 왜곡된 보도 등은, 이 사건 자체의 충격과 함께 대한민국 성범죄가 가지고 있는 총체적인 심각한 문제까지 모두 보여주는 것이기에, 밀양집단성폭행 사건은 그저 일례의 사건으로 간과할 수 없는, 이제는 성범죄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달라져야할 때임을, 행동으로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때임을 통감하게도 하는 사건입니다.
나아가 이 사건을 계기로 하여, 성범죄 발생률은 세계 선두권이나 피해자가 오히려 가해자에게 협박을 받고 경찰에게 폭언을 들어야 하며 미미한 처벌로 인해 동일 범인에 의한 중복피해자가 발생하는 일이 대한민국의 흔한 상황임을 네티즌들은 절실히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땅의 수많은 성범죄 피해자들의 무너진 인권이 곧 우리 모두의 보호받지 못하는 인권 상황이란 깨달음과, 또한 누구나 언제고 성범죄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될 수 있는 대한민국 내 만연하는 성범죄에 대한 절박한 현실 인식에서 발로하여 우리 대한민국의 네티즌들은 다음과 같은 대책을 요구합니다.
첫째, 밀양 집단강간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
(-- 밀양사건의 경우 직접 강간에 참여한 가해자 뿐 아니라 사건을 방조하거나 묵인한 간접가담자까지 처벌하라. 또한 범행의 악랄함을 보아 일반 소년범으로 가볍게 처벌해서는 안된다. 또한 가만두지 않겠다며 피해자를 협박한 가해자의 가족 등에 대해서도 엄중 처벌할 것.)
둘째, 경찰의 강압적이고 원시적인 수사방식 탈피와 피해자의 인권 존중.
(-- 피해자에게 폭언을 한 경관에게 실질적인 중징계를 하고 자체감사로 폭언 뿐 아니라 비공개원칙과 피해자권리 원칙을 어긴 여타의 인권침해 여부를 철저히 가려내 징계, 보도하라. 성폭력 전담 여경기동대를 설치하고 요청 시 부족한 인원을 충당할 수 있도록 태세를 보완.)
셋째, 성폭력 범죄 가해자의 처벌에 관한 특별볍[가칭] 제정과 현행법 개정.
(-- 성폭력범의 신상공개 등 미국 메건법에 준하는 재발방지와 중복범행에 대한 예방법을 마련하라. 집단강간, 강도강간, 어린이나 지체부자유 여성에 대한 범행의 경우 범인 신원에 대한 보도 자유와 종신형 이상의 법제 마련. 형량의 상한선이 아닌 형량의 하한선 지정.)
넷째, 언론매체의 정확하고 옳바른 보도.
(-- 피해자의 신상을 거론하는 일체의 선정적인 보도를 중단하고 사건관련의 유사범죄나 선진국 처벌관례 등을 추가 보도하는 심층적인 보도를 하라. )

**** 밀양 집단성폭행 사건은 남의 일이 아닙니다.

”성폭력근절 촛불을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함께 밝혀주세요!”
▷ 12월 25일(토) 오후 4시 ◁
▷ 장소 - 종각사거리 ◁(1호선 종각역 4번출구 나와서 보신각방향 50미터)
1부 행사 - 세상에게 ' 자유외침대 '
2부 행사 - 세상속으로 성탄특집 ' 촛불희망탑 쌓기 '
*준비물 : 6개들이 1000원하는 초 한 박스와 여분 종이컵 6개
어려우신 분은 그냥 초 한 자루만 들고 오셔도 됩니다만 이날 촛불희망탑 행사에서 초와 종이컵이 많이 필요합니다. 집회운영진 쪽에서 다 준비하기엔 여력이 없사오니 되도록이면 부탁 드립니다.
*도우미 : 일찍 나오실 수 있는 분은 2~3시에 집회장소로 오셔서 피켓제작, 앰프 설치, 안내, 기타 준비를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재료는 다 있으니 몸으로만 도와주시면 됩니다.
이번 성탄특집 집회에서는 앰프까지 동원해서 발랄한 음악도 깔고 더 이상의 성적결정권에 대한 인권유린이 없기를 바랍니다. 성범죄 없는 밝은 세상을 소망하는 희망의 초를 시민과 함께 점화하고 탑으로 쌓아가는 촛불탑 행사도 특별히 기획 했으니, 많이 참여하셔서 연말을 마무리하는 멋진 추억이 되길 바랍니다.


**** 밀양 성폭력 사건과 관련한 까페와 클럽
(이들은 통합싸이트를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http://cafe.naver.com/antimy.cafe
http://cafe.naver.com/notyourfault.cafe
http://cafe.daum.net/wpqkfehdhkwnj
http://kr.dcinside2.imagesearch.yahoo.com/zb40/zboard.php?id=dis27
http://dudghsdmltkdcj.cyworld.com
http://miboard.miclub.com/board/boardlist.php?bid=7006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회 활동을 돌아보며...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회 활동을 돌아보며...

이 황 현 아 | 노동조합 기업경영 연구소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회에서 올 한 해 활동에 대한 평가를 써달란다. 떠밀려 원고 청탁을 받고 일주일 여 시간을 보냈는데 아직도 어떤 평가를 내려야 할지 난감하다. 내가 평가를 내릴 처지도 아닌 듯하고. 나는 다만 몇몇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회의 활동에 동참한 것뿐인데. 하지만 이제 피해갈 수 없다. 조금 전 성희 동지로부터 독촉 전화를 받고 말았으므로.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회는 올 해 두 가지 주제를 사회화하는 데 기여했다. 하나는 전쟁과 여성이라는 주제고, 다른 하나는 성매매라는 주제다. 전쟁과 여성을 주제로 해서는 지금 현재도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 6월 아시아 사회민중운동회의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던 “전쟁과 세계화를 반대하는 여성” 워크숍과 전범민중재판운동 여성기소인 총회(“여성의 이름으로 전쟁에 반대한다”)는 기존에 전쟁의 희생양으로서의 여성에 국한되었던 전쟁에 대한 접근을 여성주의 시각에서 짐짓 새롭게 조망하였다. 이런 노력은 페미니즘 시각에서 전쟁에 대한 분석과 비판을 목적으로 진행하는 전쟁과 여성 세미나로 이어지고 있다. 발리바르의 글을 소재로 한 세미나에서 폭력과 잔혹성을 화두로 20세기 후반부의 새로운 전쟁이 드러내는 양상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전쟁이 야기하는 폭력에서 민족주의, 인종주의 문제가 왜 중요한지, 폭력이 왜 성차별주의에 근거하는지 등을 살펴보았다. 폭력의 만연 속에 현재의 상황을 비폭력적 상황으로 규정할 수 없다면 우리에게 제기되는 문제는 당연히 반폭력일 것이다. 그렇다면 반폭력은 폭력을 어떻게 줄여나갈 수 있을까? 다양한 고민이 생겨난다. 폭력에 대한 대응의 한 방식으로 제기되는 반폭력을 어떻게 사고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 문제인 것 같다.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회는 성매매특별법 시행 시기를 앞두고 일찌감치 성매매 문제에 대한 세미나를 준비하였다. 그런 만큼 네 차례 진행된 세미나는 회를 거듭할수록 현실 쟁점과 긴밀하게 맞닥뜨릴 수밖에 없었다. 성매매방지법 시행에 대해 눈먼 호사가들이 성욕, 인권침해라느니, 좌파정책(?)이라느니 하는 호들갑을 떠는 와중에 <사회화와 노동>에 실린 성매매 관련 글은 조용한 파문을 일으킬 만 했다. “성매매 방지법 논란, 무엇이 중요한 문제인가!”에서 성매매방지법의 근본적인 한계를 짚은 부분이나 노무현 정부의 성매매방지법 추진 이유 등을 설명한 부분은 신자유주의 정부의 여성정책이라는 일관된 좌표 속에서 성매매방지법을 읽는 코드라 할 수 있겠다. 모 단체에서 날라 오는 뉴스매거진 [“STOP! 성매매” 일일동향]이 성매매 없는 사회 만들기에 기초해 성매매 여성 노동자들의 증언을 통해 듣는 생생한 실태를 주축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성매매는 역시 없어져야 할 사회악으로 규정하게끔 유도하는 것에 비한다면 <사회화와 노동>에 실린 성매매 관련 글들은 어떤 면에서 독자의 자율성을 열어두고 있기도 하다. 단지 아쉬웠던 점으로 두 가지를 든다면, 한편으로 사회진보연대 여성위가 <참세상>이나 <피플타임즈>에서 진행되고 있는 성매매 논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애초 성매매에 대한 올바른 접근이라는 화두를 던진 만큼 토론이나 논쟁에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필요한 듯하다. 성매매방지법 폐지를 요구하는 개인이 <한국인권뉴스>를 통해 자기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 것에 비한다면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의 목소리는 아주 작게만 들린다. 사회진보연대 여성위가 정부의 의도를 정확히 읽고, 가족의 위기를 재생산의 위기 측면에서 원인 분석하고 성매매방지법을 비판하고 있다면 그에 입각한 정치적 태도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또 한편으로 성노동자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이나 주장이 미흡했던 점을 들 수 있다. 성노동자의 생존권, 노동권, 시민권을 온전히 이야기할 수 있으려면 성노동자 개념을 경유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럼에도 사회진보연대 여성위는 애써 성노동자라는 기표를 혹여 외면하고 있지는 않나.

지난 5월부터 우리는 알찬 소식지 하나를 받아 보게 되었다. 바로 사회진보연대 월간소식지『여성, 삶, 노동』이다. 이 즈음에서 여성위원회 동지들이 아부가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한 마디 할 거 같다. 그런데 아부가 아니다. 동지들도 한 번 보면 안다. 요즘 여성주의를 표방한 웹진을 여럿 볼 수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유독 사회진보연대 웹진은 소박하기 이를 데 없는 ‘소식지’라는 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단순한 콘텐츠가 마음에 든다. 이들의 활동이 적어서라기보다는 이들의 취향이 드러내어 말로 하기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 여겨진다. 이들에게서 느껴지는 소박한 미덕이 아닐까. 이러한 미덕은『여성, 삶, 노동』전반에 흐르지만 특히 소식지 3호와 4호에 실린 최저임금현실화투쟁과 저임금 여성노동자 한마당(불안정노동과 빈곤에 저항하는 공동행동 3차 행진) 등의 연대투쟁은 여성의 삶의 절반을 차지하는 노동에 대해 신자유주의적 접근으로부터 이를 극복할 실천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회진보연대 여성위가 올 해 역점을 둔 여성노동권 사업은 간병인 아주머니 노동자들과 청소용역 아주머니 노동자들과의 연대투쟁이었다.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회의 핵심 활동이 신자유주의시대 여성의 노동과 삶에 꽂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여성노동권 문제에 대한 이들의 제기는 더 깊게 와 닿는다. 불안정노동, 여성의 빈곤화, 빈곤의 여성화가 신자유주의가 여성에게 노동자 민중에게 미치는 가장 큰 특징이라면 이를 돌파하기 위한 여성주의 전략은 연대투쟁이라는 실천적 매개를 지렛대 삼아야 할 것이다.

사회진보연대 여성위가 제시한 올해의 화두로 이런저런 평가를 했다. 근데 여성위 동지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뭐 별로 예리한 평가를 하지도 반성적 평가에 기반해서 다가오는 새해의 전망을 내놓지도 못했다. 여성의 노동과 삶이 신자유주의 아래서 더 고달프기 때문이 아닐까 반문해본다. 사회주의 페미니즘이 자본주의 사회를 바꾸려 했던 발본적 접근이 무엇이었는지 더 고민해 볼 일이다. 이제 얼마 있으면 건강가정기본법이 시행된다. 새해에는 사회진보연대 여성위가 가족의 위기를 재생산의 위기로 접근한 만큼 신자유주의 아래 여성의 문제에 더욱 골몰했으면 바램이다. 여성노동자계급 문제에 목적의식을 명확히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노조페미니즘에 대한 개인적 관심이 좀더 충족되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여성노동권쟁취투쟁에 함께 하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소식지 8호- 2004년 여성 10대뉴스

2004년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여성 10대 뉴스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회는 2004년, 7호까지 발간된 ‘여성, 삶, 노동’ 소식지에 실린 57개 뉴스 중 기억해야 할 10개를 선택하는 설문을 12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 동안 진행하였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에 주말까지 겹쳐 무척 짧은 기간이었지만 54명이 설문에 응했습니다. 10대 뉴스 순위에 들어가진 못했지만, 설문 참여자들은 올 한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여러 문항으로 나눠져 소개되었음에도 성매매 여성인권과 성매매방지법에 관한 기사가 10대 뉴스 중 세 항목을 차지할 만큼 올해 여성뉴스 핵심 단어는 ‘성매매’였음을 보여줍니다.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회 소식지로 보는 2004년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여성 10대 뉴스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빈곤의 여성화’에 맞서는 투쟁의 필요성과 절실함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합니다. 2005년에는 더욱 알찬 소식과 내용으로 ‘여성, 삶, 노동’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 밀양 성폭력 사건 (42명)

지난 12월 7일 울산남부경찰서에서 여중고생 3명을 유인해 1년여 동안 몇 차례에 걸쳐 마구 때리고 집단성폭행한 혐의로 경남 밀양 지역 남고생 41명을 붙잡아 수사 중인 것이 언론에 공개되었다. 당시 17명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되고 24명이 불구속 입건되었다. 이 사건은 공개되자마자 큰 충격을 던져주며 사건의 올바를 해결을 바라는 네트즌들의 자발적인 촛불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피해 여중생 어머니가 14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수사과정에서 피해자 보호가 이뤄지기는커녕 피해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고 밝히면서 더욱 충격을 주었다. 수사팀은 지난 3월 성폭력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성폭력 사건의 신고 접수에서부터 수사과정에서 피해자 보호를 위해 지켜야할 사항들이 크게 강화됐으나 이를 전혀 지키지 않았다. 1) 여경조사(입회) 신청 묵살 2) 여경조사제도 적극 활용 안 함 3) 진술녹화 (진술녹화는 원칙적으로 피해자들이 법정에 가서 또다시 수치심을 느끼며 같은 진술을 반복하지 않아도 되도록 증거 확보차원에서 하는 것)무시 4) 가해자-피해자 대면금지 위배 (성폭행사건 수사에 있어 피해자를 가해자들과 대면시키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또다시 위협을 느껴야 했음은 물론이고 피해자가 가해자 가족들과 마주쳐 "신고하고 잘사나 보자"는 등의 협박까지 받아야했다) 5)수사교육 소홀 6) 가해 가족의 협박을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이 덮어버렸으며, 폭언까지 가한 것 등이다.
이에 따라 울산남부경찰서는 밀양 고교생의 여중생 성폭행 사건과 관련 기존 4명의 강력계 수사팀 전원을 해체하고 여경을 포함한 6명의 새수사팀으로 보강, 편성했으며 사건을 전면 재조사하기로 했다. 울산지검은 16일 대검 지시에 따라 팀장(부장검사)과 피의자 조사를 담당할 검사 4명, 피해자 조사를 전담할 여검사 2명 등 모두 7명으로 밀양 고교생 집단 성폭행 사건 전담 특별수사팀(팀장 강태순 부장검사)을 구성했다. 밀양 성폭행 관련 1차로 구속된 피의자 3명에 대한 수사서류가 이날 경찰에서 검찰로 처음 송치면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검찰은 이와 함께 내년 초 설치될 예정인 '울산지검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서 피해자 보호와 지원 방안을 적극 마련하기로 했다. 검찰의 특별수사팀이 이번 사건을 수사한 울산남부경찰서의 인권침해 사례에 대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청소년이고 경찰 수사 과정에서 사건이 일부 과장돼 외부에 알려졌던 점을 감안해 수사 내용을 매일 공개하지 않고 기소 단계에서 일괄 발표하기로 했다. 울산남부경찰서는 이날 징계위원회를 열어 밀양 성폭행피해 여중생과 함께 있던 자리에서 "밀양물 다 흐려놨구나"는 등의 불필요한 폭언을 한 김모 경장에 대해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이날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조사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직권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집단 성폭행 사건 조사에서 1)피해자 신원노출 등 피해사실 공개 2) 부적절한 조사 및 이로 인한 피해자의 심리적 모멸감과 불안감, 성적 수치심 조성 등 수사과정에서 나온 인권침해 행위를 조사하기로 했다.
밀양 성폭력 사건이 전면 재수사되면서, 선정적 보도, 확인 취재 미흡, 피해자 인권을 배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보도 등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경찰이 ‘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언론에 ‘두목, 성기구, (실제 성)양…” 이란 단어들이 등장했다. <동아일보> 첫 보도를 내보낸 지 일주일만에 이뤄진 ‘확인취재’, <조선일보>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범행 수법을 구체적으로 보도, <기독교방송>는 피해자 가족들과 단독 인터뷰를 하면서 피해 여학생의 거주지를 구까지 표기하고 성씨까지 노출시켰다. 언론은 ‘피해자 두 번 울린 경찰’ ‘성폭행 피해자 인권 어디 있나’ 등의 기사를 쏟아내며 연일 경찰을 호되게 꾸짖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언론계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2. 법원 ‘아내 강제추행‘ 첫 유죄판결 (40명)

아내를 성폭행하고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강요한 남편에 대해 법원이 처음으로 유죄를 선고, 부부 사이에도 강제추행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최완주 부장판사)는 8월 20일 아내를 강제추행하고 다치게 한 혐의(강제추행 치상 등)로 불구속 기소된 K(45)씨에 대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부부간 강제추행 인정 여부에 대해 "대법원이 1970년에 부부 강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지만 이번 사안은 부부간 강제추행의 경우로 대법원 판결에 저촉된다고 볼 수 없고 대법 판례가 강제추행까지 부정하는 취지더라도 30년 넘게 경과한 현 시점에서는 재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는 "결혼한 부부가 배우자의 성관계 요구에 응할 의무는 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성적 결정권까지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성관계 요구에 응하지 않는 배우자에 대해 성관계를 강제할 수도 없다"며 판결 요지를 설명했다. 아내에 대한 남편의 강간이나 강제추행을 인정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미국은 84년 결혼한 여성에게도 성적 자기 결정권을 인정한 첫 판결, 영국에서도 94년 부부 강간을 처음 인정했고, 독일에서도 97년 형법을 개정하면서 법률상 아내가 강간죄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지은희 여성부 장관은 11월 2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부강간죄 도입의 필요성을 밝혔다.

3. 성매매방지법 9월 23일 시행 (36명)

성매매방지법을 제정하기 위한 운동은 2000년 9월 19일 군산시 대명동에서 발생한 화재로 감금된 성매매 여성 5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지난 2004년 3월 22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6개월 후인 2004년 9월 23일부터 시행되었다. 내년에는 새로운 법률을 만들어 2007년부터 단계적으로 집창촌(이하 집결지)을 폐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예전 성매매 행위 처벌법이었던 윤락행위등방지법과 비교해 달라진 점은 ‘윤락’ 용어를 ‘성매매’로 대체한 점, 이에 따라 업주와 구매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것, 성매매 여성 중 성매매 피해자 개념을 설정하여, 처벌하지 않는다는 것, 선불금 등 성매매와 관련된 채무관계는 무효가 된 점이다. 무엇보다 9월 23일 이후 한달 동안의 집중단속이 이 법의 시행의 사회적 파급력을 높였다. 그러나 법의 제정과 시행 과정에서 성매매방지법의 한계와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우선 이 법의 제정을 추진하였던 여성단체의 경우 성매매 여성을 사회적 피해자로 규정해 비범죄화하는 개정운동을 준비중이고, 집결지 성매매 여성들은 집회와 단식농성을 벌이면서, 법 집행이 음성적 성매매는 단속하지 못하면서 눈에 쉽게 드러나는 집결지만 집중 단속해, 성매매 여성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성매매 피해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자립을 지원한다는 법의 취지에도 무색할 만큼, 충분한 재정과 종합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4.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2,3차 여성하청노동자 고공농성 진행 (25명)

현대자동차는 비정규직을 1차 하청, 모비스 하청, 2,3차 하청 등으로 분류해 처우를 차별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임단협의 경우 1) 정규직-격려금 100만원+100%, 연말성과금 200%, 추가 성과금 100만원 2) 1차 하청-격려금 50만원+100%, 연말성과금 200%, 추가 성과금 60만원 3) 모비스 하청 격려금 30만원+50~70%, 연말 성과금 50%, 추가 성과금 40만원 등이 지급됐지만 2, 3차 하청에는 한푼도 지급되지 않았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위원장 안기호)는 6월24~25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 비조합원을 포함해 2천255명이 참가한 쟁의찬반투표에서 93.3%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하였다. 노조는 일단 투표결과와 상관없이 간부 50여명이 25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으며, 7월1일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참여를 유도했다. 때를 같이해 정규직노조도 25일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투쟁국면에 들어갔다. 비정규직노조는 지난해부터 가동된 '원, 하청 공동투쟁위원회' 활동 등 정규직노조의 지원과 협조 속에 임단투를 진행했다. 비정규직노조는 현재 1) 정규직 통상급의 80% 2) 불법파견 정규직화 3) 노조인정 4) 2, 3차 비정규직 1차와 동일적용 5) 해고자 원직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이 교섭요청을 8차례나 거부함에 따라 노조는 24일 현재 간부를 중심으로 철야농성, 천막농성을 진행했다. 정규직노조도 지난 6월14일 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비정규직노조에 대한 활동지원을 결의한 바 있다. 17일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40여명이 회사본관 앞에서 40여명의 정규직,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모여 투쟁승리를 다짐하기도 했다. 그러나 7월1일 시도된 파업에는 1, 2, 3, 5공장에서 2∼30명의 하청노동자만이 참여하고, 도급업체가 곧바로 일용직 노동자를 투입하는 등 공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7월5일 현대차 정규직노조는 1) 임금 9만5천원 인상 2) 성과급 200% 3) 하반기 생산목표 달성격려금 100% 4) 타결일시금 100만원 등에 최종 합의했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 처우개선의 핵심내용은 '정규직 임금 인상분의 80%(76,000원) 인상'. 더구나 이번 합의안은 2, 3차 하청업체에 대한 언급이 없어 지난해처럼 하청노동자 사이의 성과급 격차도 커질 우려가 있다. 노조는 애초 '정규직 통상임금의 80% 보장'을 요구해 왔으나 이를 관철하지 못했다.
그 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 3차 사내하청 동일대우’를 요구하는 단식투쟁을 벌였다. 울산 현대자동차비정규노조는 지난 7월 16일 임원진이 굶은 채 일하는 '단식노동'을 벌인 끝에 2, 3차 사내하청 노동자에게도 1) 임금 7만6천원 인상 2) 특별격려금 기본급 200% 3) 일시금 60만원 지급 등을 이끌어냈다. 이들의 단식노동 여파로 태형산업(2공장), 현대세신, 해성(3공장) 등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자 사측은 곧바로 협상에 나섰다. 이와 함께 사측이 파업참여를 저지하는 와중에 태형산업의 한 여성노동자가 단조 정문 앞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자 협상이 급진전, 이 같은 합의가 이루어졌다. 대부분 여성노동자들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2, 3차 하청노동자들이 작업거부, 여성노동자들이 1시간 가량의 고공농성 진행. 이 파업으로 원청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3년 간 절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던 2, 3차 하청 임금인상액 동일적용과 성과급 200% 지급 등에 전격 합의할 수 있었다.

5. 성매매 집결지 여성들, 11월 1일부터 단식농성 시작 (23명)

지난 9월 23일 성매매 방지법 시행을 계기로 경찰의 집중단속이 진행되면서, 집결지 성매매 여성들을 중심으로 단속에 항의하는 집회가 시작되었다. 지역별로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집회는 10월 7일 여의도에서 3000여명의 성매매여성들이 전국집중 집회를 하면서 확산되었다. 이들은 ‘전국 한터 여 종사자 연맹’을 결성하고, 11월 1일부터 국회 앞 여의도에서 단식농성을 시작, 이 농성은 현재까지 이어져 60일을 내다보고 있다. 이들의 요구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성매매 특별법을 즉각 개정하여 주십시오. 2. 정부에서 약속한 유예기간을 보장하여 주실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3. 자율적인 여 종사자와 성 구매자에게 적용되는 모든 법 적용을 철폐하여 주십시오. 4. 폐쇄보다는 개방되어 있는 집장촌을 철저히 유지, 관리, 감독을 하여 주십시오. 5. 인권과 서로간의 이익을 보장하겠다고 만든 법이 오히려 저희에겐 인권 유린을 당하는 법이 되었습니다. 이를 시정하여 주십시오. 6. 음성적(티켓다방, 노래방, 휴게텔 등) 영업 형태와 오픈되어 있고 밀집되어 있는 저희 집장촌을 선별하여 법 적용을 세분화시켜 주십시오. 7. 우리 같은 자율적 종사자를 하나의 직업군으로 인정하고 성노동자로서의 권리를 갖게 하여 주십시오.(11월 11일 여의도 집회, ‘우리들의 요구 사항’) 그리고 12월 6일부터는 여성부 장관 면담을 요구하며, 여성부가 있는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소복시위’도 벌이고 있다.
한편 인천 숭의동과 부산 완월동의 성매매여성들의 경우, 10월 27일 여성단체와 함께 정부의 자활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고, 11월 3일 여성부는 이 두 지역을 시범지역으로 우선 지정했다. 그러나 성매매도, 탈성매매도 ‘자유로운 선택’이어야 한다는 두 지역 성매매여성들의 입장과 정부의 입장이 양립할 수 있는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문제다.
성매매방지법의 시행과 성매매여성들의 직접행동은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성매매에 대한 사회적 격론을 일으켰다. 이와 함께 성매매여성들의 성노동자로서 인정과 요구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논쟁에 실천적 입장을 고민하는데 있어, ‘빈곤의 여성화 현실, 성차별적 노동시장 구조, 성매매 여성들의 자기 긍정과 자기조직화 관점’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6. 간병인 유료소개소 실태조사 결과 (22명)

간병인 노동자들의 투쟁은 2003년 9월 1일, 서울대병원이 88년부터 운영했던 간병인 무료소개소를 폐쇄하면서 시작되었다. 투쟁은 ‘중간착취 없이 일하고 싶다’란 소박한 요구에서 시작되었고, 8개월 동안의 기나긴 투쟁 끝에 다시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투쟁은 간병인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사회적으로 알리며, 서울대병원 간병인 노동조합 건설로 이어졌다. ‘서울대병원 제자리 찾기 공대위’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서울시대 22개 대형병원에서 일하는 38명의 간병인들을 직접 만나 간병인 유료소개소, 간병인 노동조건 실태조사를 진행하였다. 본래 이런 조사는 보건복지부가 전국적 차원에서 실시해야 할 사업이었다.
공대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5개 조사대상 업체 중 23개 소개소가 소개료 과다 징수, 연회비 강요, 불법근로자공급 등의 불법 행위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살인적인 노동시간(주6일, 하루24시간)에도 불구하고 일 8시간으로 환산하면 16,666원으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액수를 받고 있다. 이처럼 간병인들은 유료소개소의 중간착취와 더불어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군다나 간병인들은 노동자성 조차 인정받지 못해, 노동기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7. 철도청, 2년 차 새마을호 계약직 여승무원 31명 집단해고 (19명)

철도청은 지난 3월 3일, 2003년 4월 20일 노조와 합의한 ‘새마을호 여승무원 정규직화’ 약속도 어긴 채, 2년 차 여승무원 31명에게 12월 31일자로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해고통지서를 보냈다. 이에 철도노조 서울지역본부는 ‘새마을호 계약직 여승무원 정규직화 쟁취 및 철도 비정규직 철폐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11월 25일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새마을호 여승무원 해고철회와 정규직화를 위한 투쟁을 시작하였다. 매주 화요일, 금요일 아침 10시 30분에 다양한 연대단위의 힘으로 집회가 이어졌고, 매일 오후3시 여승무원과의 간담회, 밤늦은 시간부터 아침까지 열차 안에 스티커를 붙이는 선전전도 있어왔다. 이러한 투쟁의 결과 말바꾸기를 반복하며,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승무원 재계약은 절대 안 된다던 철도청은 전원 승무원 재계약을 합의했다. 또한 서울열차 소속 20명의 여승무원이 노조에 가입했다. 그러나 이것은 절반의 승리이다. 공동대책위는 이 투쟁이 정규직화 쟁취 투쟁으로 이어져야 하며, 이 투쟁을 기폭제로 철도 현장의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촉발하고자 한다.
새마을 여승무원 정규직화 투쟁은 철도청의 비정규직 고용, 여성차별적 고용 현실을 알려냈다. 새마을호뿐만 아니라 고속철도 ‘여승무원’이란 직무는 그 자체가 비정규직임을 의미한다. (남)승무원은 정규직이다. 열차표를 판매하는 노동자들도 철도청에 직접 고용된 비정규직이고, 직접 고용된 철도 비정규직만 해도 그 규모가 3000여명이다. 열차를 청소하는 아줌마들과 같이 간접고용된 노동자들까지 합하면, 철도현장의 비정규직 규모는 ‘조사’하기에도 어마어마하다. 여기에 2005월 1월 1일로 공사로 전환하면, 부족한 인력충원 5000여명을 외주, 용역을 통해 채용할 예정이어서, 공공기업으로서 철도청은 비정규직 고용의 선두주자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마을 여승무원 정규직화 시한을 담은 노동조합 공문에 철도청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연말과 새해에도 매주 화요일, 금요일 아침에는 고속철도 대합실에서 집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철도 현장의 ‘여성차별 반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동지들의 연대투쟁이 더욱더 절실할 때이다.

8. 서울대병원 노조, 파업 44일간의 장기 파업 (18명)

지난 6월 10일 보건의료노조가 주5일제 쟁취, 비정규직 정규직화, 의료공공성 강화 등을 내걸고 총파업에 돌입한 뒤 산별교섭이 타결되면서 6월23일 파업을 끝냈지만 서울대병원노조는 무려 44일간 파업투쟁을 지속했다. 서울대병원노조 쪽은 타결된 산별협약 외에 1) 정규직 차별 없는 휴가 보전수당(인원충원 포함) 2)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3) 의료 공공성 확보(단기병상제 폐지, 병실료 인하, TV 무료시청) 등 지부안의 수용을 병원 쪽에 요구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산별협약안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합의안은 없다며 대립해왔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7월22일 병원 쪽이 제시한 15억 원의 손배가압류, 고소고발 철회, 올해 안에 2인 병실료 인하, 주5일제 대비 인력 210명 충원, 일부 부서 직원의 단계적 정규직화, 2006년 6월부터 병실 텔레비전 시청 무료화 등을 뼈대로 한 최종안에 파업 참가 조합원의 74%가 찬성해 7월 25일 업무에 복귀하면서 44일만에 파업을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번 파업의 주요 쟁점이었던 신입 직원의 생리휴가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이번 문제는 보건의료노조의 산별합의안 10조 2항을 계기로 발생했다. 보건의료노조의 올해 투쟁과정을 살펴보면, 3월 17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 산별교섭과 산별투쟁, 5월 25일 쟁의조정신청, 6월 10일 산별 총파업 돌입, 23일 산별교섭 잠정합의에 이은 지부교섭 전환, 7월 27-29일 전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78.6%라는 찬성으로 산별교섭 잠정합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이 잠정합의안에 대하여 서울대병원노조를 비롯해 경북대병원노조 등이 산별체결안 10조 2항이 지부투쟁을 원천적으로 부정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대병원 지부는 13일간의 산별총파업과 30여 일간의 지부 파업을 마무리하면서, 지난 7월 27일부터 3일간 보건의료노조 조건부 탈퇴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하여 89.9%의 찬성률로 가결시켰다. 그리고 8월 28일에는 금속노조, 과학기술노조 등 (소)산별과 비정규노조들로 구성된 비정규노조대표자연대회의를 초청해 토론회를 가진바 있다.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는 집행위에서 ‘보건의료노조의 조직적 결정에 대해 문제제기의 방법과 명예훼손’을 이유로 서울대병원지부 징계를 결의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5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산별조합원 전체의 찬반투표로 가결된 합의안을 공개 거부한 서울대병원 지부의 결정은 잘못”이라며 “탈퇴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김애란 지부장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방침을 정했다.

<산별협약 10장 협약의 효력>
1) 산별교섭 합의 내용을 이유로 기존 지부 단체협약과 노동조건을 저하시킬 수 없다.
2) 단, 제9장(임금), 제3장(노동시간단축), 제1조(근로시간단축), 제5조(연, 월차 휴가 및 연차수당) 제6조(생리휴가)는 지부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 우선하여 효력을 가지며, 협약 시행과 동시에 지부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을 개정한다.
산별협약 10장 2조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첫째, 10장 2조는 노동자들간의 임금격차와 근로조건의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한다. 둘째, 10장 2조는 단위노조 또는 지부투쟁을 제약한다. 잠정합의안이 체결되고 나서 서울대병원노조의 요구에 대해 서울대병원 사측은 10장 2조를 이유로 일체의 교섭을 거부하며, ‘지부에서 진행하는 파업이 불법이고, 본조 간부와 지부교섭을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10장 2조는 단위노조의 자율성과 현장성을 침해하고, 산업별합의주의의 단초로 기능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보건의료노조 본조는 이번 서울대병원지부 파업에 대하여 산별노조에서 맺은 산별협약 잠정합의안과 이견이 있는 쟁의 행위에 관하여 ‘이중쟁의행위 금지’라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윤영규)는 지난 11월9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상반기 임단협과 관련해 '산별교섭, 합의안을 산별노조운동의 모범적 선례'로, '산별총파업은 직권중재를 무력화한 위력적 투쟁'으로 각각 평가했다. 산별협약 10장2조에 대한 문제제기를 포함하자는 수정안이 제출됐으나 과반수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한편 지난 9일 노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산별협약 10장2조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내년에 폐기할 것’을 요구하는 수정안이 상정됐지만 참석 대의원 25% 찬성에 머물러 부결됐다.

9. 성매매를 강요당한 여성들의 피해에 국가가 책임이 있다는 첫 대법원 판결 (17명)

이 기사와 함께 지난 5월 성남 제2집결지에서 탈출한 성매매 피해여성 7명이 직접 업주와 국가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한 기사도 공동 9위를 차지했다. 이는 둘 다 기존의 윤락행위등방지법의 법적 체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송을 제기한 것. 집결지에서 도망 나온 7명의 피해여성은 업주뿐 아니라 성매매 단속과 관리,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1인당 1억 원씩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H 섬’에 팔려간 후 성매매를 강요당한 세 명의 피해여성은 비리공무원들에게 감독의 책임을 묻고 집단고소를 진행 중이며, 국가의 직무유기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면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성매매를 강요당한 여성들의 피해에 국가가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은 2000년 군산 대명동 성매매 업소 화재로 숨진 여성 3명의 유족 13명이 국가와 업주 이모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국가는 이씨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위자료 지급 책임이 있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것이었다.

10. 전교조 여성위원회, 생리로 인한 결석 제도화 제기 (15명)

지난 4월, 전교조가 전국 초, 중, 고교 여학생 12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은 12.1%, 중학생은 27%, 고등학생은 47.8%가 심하게 생리통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많은 여학생들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으면서도 진통제를 복용하며 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초로 해 전교조는 함께하는시민연대, 참교육학부모회 등과 함께 여학생들이 생리 때문에 결석, 조퇴, 지각을 할 경우 생활기록부상의 불이익이 없도록 ‘병결’이 아닌 '공결'로 인정할 것을 교육인적자원부에 요구했다.
이러한 요구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6월 ‘병결’지침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의학에서도 생리통은 병(病)의 범주에 넣고 있는 데다 공결로 할 때 학생들의 성적처리 등에서 다른 병에 의한 결석처리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외국의 경우, 유일하게 호주에서 생리통을 공결로 처리하고 있지만 호주의 학생수행평가는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이뤄지기 때문에 공결로 처리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후 9월 초, 105명의 여학생들은 생리는 보호받고 존중받아야 할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하며, 국가인권위에 제소한 상태이다.
10월22일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교육인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였다. 최순영 의원은 여학생들이 생리로 인한 결석을 ‘공결’로 인정할 것과 여학생들이 생리로 인해 겪고 있는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을 요구하였다. 또 그것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있는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있는지 교육인적자원부에 질문하였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제안취지에 공감한다. 학교보건실의 환경을 개선하는 등 여학생이 생리를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과 아울러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학생 성교육을 강화해 나가겠다. 2005년에는 생리통으로 인한 결석 시 성적인정, 점수 부여와 병결처리 등의 방안에 대해 시범학교를 운영해 그 결과를 토대로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현재는 예산을 확보하지는 못했으나, 시범학교 운영 등에 소요되는 예산확보방안을 적극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생리로 인한 결석은 ‘병결’ 처리되어 개근상을 받을 수 없으며, 시험을 치르지 못하면 병결로 처리되어 직전 성적의 80%만 인정받고 있다(공결의 경우엔 100%인정). 체육 실기시험을 볼 경우, 생리를 하는 자체만으로 시험을 치룰 수 없음에도 인정해 주지 않고 있다. 또한 진통제의 성분이 성장기 청소년들의 건강에 매우 유해한데, 여학생들이 주로 복용하고 있는 프로스타글란딘 억제제에 대해 미국 FDA는 독성 때문에 7일 이상 사용하지 말도록 권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8호-여성위 활동 보고

부시/블레어/노무현 전범민중재판 여성총회

12월 2일 목요일 저녁 7시, 고려대학교에서 전범민중재판 여성총회를 진행했습니다.
비정규 개악입법 저지를 위한 타워크레인 농성을 벌이셨던 분들의 해단 집회도 있었고, 철도 파업 전야제도 있었지만, 그래도 40여분의 기소인들이 참여하셨습니다.
보스니아 내전 당시, 세르비아인들의 인종말살정책과 이에 따른 크로아티아 인들에 대한 폭력, 그 중에서도 여성에게 가해진 집단강간과 같은 폭력의 문제를 다룬 영화, "유령을 부르며: 강간, 전쟁,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상영하는 것으로 여성총회를 시작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여성기소인 모임에서 준비한 토론 제안문을 발제했습니다. "여성의 이름으로 전쟁을 반대한다."는 것의 의미와 "전쟁을 반대하는 운동에서 여성이 주체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함께 토론해보고자 준비한 제안문이었습니다.
이어 자유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민족주의에 기반하여 전쟁을 반대하는 운동"과 "여성의 이름으로 전쟁을 반대하는 운동"이 함께 할 수 있느냐하는 다소간 논쟁적인 쟁점이 제기되기도 하였습니다. 단일한 결론을 내지는 않았으나, 앞으로 여성기소인 모임이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운동을 계속 벌여가는 과정을 만들어가고, 그 안에서 지속적으로 토론을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토론제안문에는 여성총회 이후에 여성기소인 모임에서 계속 진행할 사업에 대해 간략한 제안이 있었습니다. 우선 이라크 전쟁에서 드러나지 않고 있는 여성에 대한 폭력의 문제를 가시화하는 활동을 지속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신문, 자료들을 모으고, 그를 여러 곳에 알려내면서 이라크 전쟁에서 자행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제거하는 문제에 대한 인식과 관점이 확산될 수 있는 노력을 지속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활동을 모아 내년 3월 20일을 전후로 하여 토론회 등을 개최해보자는 제안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12월 11일 전범민중재판까지 여성기소인 모임에서 할 수 있는 활동으로, 여성기소장 작성, 자료 및 신문 스크랩 등을 지속하는 것, 12월 3일 서울 증언대회에서 여성총회의 내용을 발언하기, 12월 11일 전범민중재판 당일에 포장마차를 설치하여 그 주변을 여성총회의 내용을 꾸미고, 수익금은 전범민중재판에 일부 후원, 이후 여성기소인 모임 사업기금으로 활용하자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제안을 박수로 결의하고, 이후 '대학로 4번 출구'분들의 문화공연이 있었습니다. 어제부터 매일 대학로 4번 출구에서 노래와 퍼포먼스 등으로 전범민중재판운동과 평화의 문제를 알려내고자 실천하고 계신 분들이십니다. '대학로 4번 출구'의 멋진 문화공연은 여성총회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셨습니다.

마지막 순서로 평화유랑단 오두희 씨께서 전범민중재판운동의 기간 활동과 그 의미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습니다. 여성총회라는 자리를 염두에 두시고, "우리는 이미 여성으로서 겪는 아픔과 상처를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실천은 당연히 '여성의 이름으로 전쟁을 반대하는' 실천이다"라는 말씀과 함께 자그마한 실천이라도 열심히 해나가자는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좋은 말씀을 해주신 오두희씨께도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원래는 함께 평화의 글씨를 쓰는 순서가 준비되어 있었으나, 장소가 허락하는 시간 관계 상, 평화의 글씨는 포장마차는 하면서 그 주변에서 여러 기소인들과 함께 쓰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여성기소인 모임이 활동을 시작한 것도 매우 늦었고, 여성총회를 애초에 이라크 여성의 증언대회로 기획했던 것이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여성으로서 전쟁을 반대하는 의미를 찾고, 전쟁반대 운동을 힘차게 벌여내고자 하는 의지를 모으기 위한 자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회 12차 세미나(전쟁과 여성3)

일시와 장소: 12월 14일 화요일 저녁 7시 30분, 사회진보연대 회의실
검토 자료: ‘War and Gender’, 조슈아 골드스타인

전쟁과 여성’을 주제로 열린 세 번째 논의에서 다루었던 내용은 전쟁에 참여했던 여성들의 역사적 사례를 담은 자료를 검토하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여성전사들’이라는 제목의 단락에는 여성전투참여의 사례들이 세 가지로 분류되고 있다.

1> 여성전투부대(여성들로 구성된 전투부대)
2> 혼성 부대
3> 여성 전사들 개개인의 사례

여성전투부대의 사례로는 노예거래 시대의 다호메이의 아마존 군대와 2차 세계 대전에서의 소련의 공군 여성 부대를 살펴보았다. 아마존 군대는 남성과 비슷해지도록 훈련을 받고 “우리는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다”라는 정체성을 형성하였으며, 남성들로부터 철저히 격리되었던 왕궁의 친위대로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였다는 기록을 살펴볼 수 있었다. 두 번째, 소련군은 2차 세계 대전 과정에서 남성 전투력의 부족이라는 상황에 직면하여 여성공군부대를 조직하였다. 이들 중 ‘밤의 마녀들’이라 불린 야간 폭격부대는 낮 동안 소련 남성군과의 전투에 지친 독일군에게 밤 동안 공격을 가하는 역할을 주로 수행하였다. 그러나 결국 자신들이 손쉬운 공격의 목표가 되었다.

혼성부대의 경우, 빨치산 등의 게릴라 부대에서의 여성 전사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이들 중 전-유고연방의 여성게릴라들은 전시에 남성과 동등하다는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에 따라 남성과 비슷한 훈련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군대 내의 낮은 지위의 업무를 담당했다. 1960년대 베트남 공산주의 전쟁과 니콰라과 산디니스트 게릴라전 등에서 여성들은 전쟁 동안에는 민족을 위한 자기희생의 모델로 미화되었다가(한 손에는 아기를, 한 손에는 총을 든) 전쟁 이후에는 폄하되고 잊혀지곤 했다. 여성의 전투 참여는 2차 세계대전의 경험에서 비롯되어 현재의 군에서의 남녀 통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여성 인력의 확대는 국가의 문화적 정치적 규범에 자유주의 페미니즘이 수용된 결과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군의 대규모적인 통합은 군대에서 여성이 수행하는 노동의 젠더화된 분업을 보다 가시화했다는 점등에서 여러 가지 쟁점을 낳고 있다.

역사 기록에서 가장 널리 찾아볼 수 있는 예는 여성개인전사인데, 가장 흔한 예는 남장을 한 여성의 전쟁 참여이다. 뮬란 등에서 시작해 미국 남북전쟁 기간동안의 여성들은 군대의 딸(사기 진작을 위한 위안부) 나 ‘어머니’로 불리며 전투에 참가하기도 했다. 남장을 한 여성들의 군 입대는 쉽게 탄로나 제대조치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공개적으로 여성으로서 군대에 참여한 여성들은 특출한 능력을 가진 존재였으며, 여성 군인 지도자의 경우도 잔다르크와 같은 성스러운 존재, 예외적인 존재로서 인정되는 것에 국한되었다. 여성들의 불리한 신체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례들은 전투에서의 여성의 다양한 역할수행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여성전투참여의 사례들을 여성이 신체적 조건이 남성에 비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거나 천성적으로 평화를 애호한다는 관념이 부정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전쟁과 여성 내지는 전쟁에 있어서의 남성과 여성이라는 평화주의적 구분법에 대해 질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음을 공유하며 세미나를 마치고, War and Gender의 뒷부분을 더 검토해보기로 하였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