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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기관지 [노동자의 힘] 55호에 실린 글을 약간 수정한 글입니다 오늘(2004. 11. 5.) 9시 뉴스에 GMO에 대한 보도가 있어 관련글 3개를 연속적으로 올렸습니다 */
노동자-농민의 민주적 통제만이 유전자 조작 작물에 대한 해답이다.
- 베네수엘라 유전자 조작 작물 재배 금지의 의미
김해민
지난 4월 21일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유전자 조작 작물(이하 GMO)에 대해 재배 금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아직 구체적인 정책은 나오지 않았지만 우선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의 다국적 기업인 몬산토와의 진행 중인 협상을 즉각 중단한다고 선언하였다. 얼마 전 수도 카라카스에 열린 볼리비아 혁명 기념집회에서도 차베스 대통령은 GMO는 농민과 농업 노동자들의 필요와 이익에 배치된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고 6억 평 규모의 토지에 유전자 조작 콩을 경작하려는 몬산토 계획을 백지화 시켰다.
GMO 기술
농업에서 생명과학 기술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난 8,000년 동안 인간은 빵·맥주· 포도주 등을 만들기 위해 교잡(hybridization)으로 식물과 동물의 유전자를 조작해왔다. 단지 이 기술은 수년의 기간을 필요로 하고, 재배 혹은 사육할 면적을 필요로 할 뿐이다. 현대 유전자 조작 기술은 소수의 과학기술자에 의해 연구실에서 이루어지며 새로운 유전자를 강제적으로 주입하는 방식이다. 시간과 공간이 필요 없고, 원하는 세포를 작은 유리 배양기에서 20분 만에 수배로 배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 기술은 일부 학자들로부터 "조악하고 부정확한 기술" 또는 "무작정 한번 해보는 식의 기술"로 평가되기도 한다. 1975년에 시작된 이 기술은 낭포성 섬유증 (cystic fibrosis)이나 근이영양증 (Muscular Dystrophy) 등 유전자 질병의 치료를 위한 과학기술자들의 지적 호기심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미국 다국적 기업(몬산토, 노바티스, 듀퐁 등)에 의해 추동되고 있다.
부르주아 경제학자와 다국적 기업은 유전자 조작 기술로 제3세계의 기아와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저렴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선전한다. 부시와 그 측근들도 유전자 조작 기술이 세계 기아문제 해결을 위한 일환이라고 주장하며 "유전자 조작 작물을 반대"하는 것은 "아프리카 기아문제를 해결할 최선책"을 가로막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 (인터네셔날 헤럴드 트리뷴지, 2003년 5월 29일자)
미국은 왜 GMO를 심는가?
기술적으로 GMO는 제초제를 대량 살포 가능하기 때문에 잡초로 뒤덥힌 휴경농지를 손쉽게 농지로 전환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기존 작물은 제초제를 뿌릴 수 있는 기간이 제한되지만 GMO는 제한이 없기 때문에, 기계화가 더욱 용이하여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GMO는 일반적으로 종자 값은 비싸지만 제초제 값과 노동력이 절감된다고 평가 받고 있다.
미국에서 GMO재배가 확산된 원인은 GMO가 생산성이 높은 첨단기술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미국의 농업정책과 경영적 문제와 결부되어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클린턴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고 WTO이행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농산물 가격 인하시 보상을 해주는 '부족불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생산품목·면적 등을 농민자율로 결정할 수 있게 했다. 물론 이 과정에 다국적 기업이 로비도 무시할 수 없다. 그 결과 곡물 재배 면적이 증가하였으며 농산물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 졌다. 미국 농민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동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은 GMO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으로 중소 농민의 몰락하고 있으며,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 현상은 가속화 되고 있다.
이렇듯 GMO 도입의 배후에는 미국 정부와 WTO 그리고 GMO를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이 있다. 이들이 제 3세계 기아와 빈곤 때문에 GMO를 개발한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현재 종자산업 세계 2위이자 농화학산업 세계 3위 그리고 GMO 특허 70%를 보유하고 있는 몬산토(Monsanto)의 다음 예는 GMO의 위상을 잘 설명해 준다.
몬산토는 제초제인 '라운드업'에만 저항성을 갖도록 유전자 조작된 '라운드업 레디'라는 콩을 특허화 해서, 이를 제초제와 한 세트로 팔고 있다. 몬산토는 유전자 조작콩을 판매할 때 특허로 특정 계약을 강제하는데, 몬산토의 유전자 조작 콩으로 다음해 씨앗을 마련해서도, 팔아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 몬산토는 이 계약에 따라 3년 동안 농민들이 재배하는 작물을 감시할 권리를 갖게 된다. 이로서 몬산토는 해마다 종자와 농약 둘 다를 판매하여 엄청난 이윤을 챙기고 있다. 그러나 일반 농민은 재배한 식물에서 종자를 얻어 파종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한다. 이 계약은 종자를 구할 자금이 없는 가난한 제 3세계 농민들에게는 매우 치명적이다. 또 제 3세계 국가는 식량산업이 다국적 기업과 미 제국주의의 통제아래 놓이게 하므로 식량주권을 위협받아 종속적인 위치로 전락하게 된다.
농업시장은 세계 경제의 65%를 차지하며 유전자 조작 식품의 시장규모는 2005년에는 200억 달러, 2020년에는 7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다국적기업은 이 시장을 노리고 있다. 미국은 농업 경쟁력 우위를 바탕으로 WTO협상에서 농산물 무역 자유화와 지적재산권 보호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내 다국적기업의 로비도 대단한데 일부에서는 군수-산업 복합체의 정치적 영향력이 이제는 바이오-제약-농기업 복합체로 바뀌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남미의 교훈
GMO도입과 관련해서 남미의 아르헨티나는 보다 명확하게 그 의미를 전해준다. 올해(2004년) 아르헨티나에서는 약 420억 평(경작지의 약 54%)에서 3천 4백5십만 톤의 유전자 조작 콩(전체 곡류의 50%)을 생산한다. 그리고 1인당 3톤으로 식량 생산량은 세계 최대이며 7천만 톤의 곡식과 5천 6백 마리의 소와 이와 비슷한 수의 양과 돼지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3천8백만의 인구 중에서 2천만의 사람들이 최저생계 이하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6백만 명의 사람들이 가난에 의해 극단적 기아에 고통 받고 있으며, 매일 55명의 아이들, 35명의 성인과 15명의 노인들이 기아관련 원인으로 죽어가고 있다. GMO도입으로 식량 생산량은 증가했으나 아르헨티나에서는 기아와 가난문제는 해결될 실마리는 커녕 오히려 더욱 비참해 지고 있다. 브라질의 룰라 정부도 몬산토와 미국으로부터 GMO에 대한 금지를 철회하라고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았고 작년(2003년) 브라질은 한시적으로 GMO를 허용하였다. 그러자 몬산토는 라운드 업 면역성 콩의 유전자에 대한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농민의 민주적 통제만이 해답이다.
GMO기술 개발을 영원히 중단하자라고 주장하면 매우 간단한 것 같다. 지금과 같이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다국적기업에 의해 주도된다면 이 주장은 타당하겠지만 자본주의를 넘어선 대안 사회에서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GMO기술에는 상당한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기는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실, 안정성면에서도 비단 GMO가 아니더라도 자본주의 식량산업에 의해 첨가된 각종 화학 생산물에도 상당한 위험성이 있다. 오히려 GMO 개발의 전면 중단은 과학기술을 부정하고 과거로의 회기를 주장하는 일부 생태주의자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과학기술의 내용 성격 방향을 판단해야 하는 주체는 노동자-민중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농민들은 '가방 끈이 짧기 때문에' GMO와 같은 과학기술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과학기술의 문제를 전문가 그룹의 판단에 맡겨 버린다. 일반적으로 과학 기술은 생산에 적용되어 생산력을 발전시키지만, 그 '현상'은 과학 기술을 조정 통제하고 다시 과학기술 내용과 발전방향을 규제하는 '본질'로서의 사회경제적 관계로 규정된다. 즉 과학기술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을 둘러싼 사회 경제적 관계이며, 이 것들을 상호 연관해서 분석해야 한다는 말이다. 소위 전문가들이 과학기술을 내용 중심으로 파악한다면, 노동자-농민은 그 과학 기술이 어떻게 결정되고 통제/배분되는지, 그리고 각 주체의 특성과 권력관계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과학기술 내용까지 더 잘 규명할 수 있다. 한국에서 부안을 보라. 핵 폐기장의 의미를 파악하는데, 대학에서 핵관련 전공을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핵 폐기장 건설이 어떤 절차로 진행되었는지, 그리고 그 일을 맡고 있는 정부 관료들과 과학자들이 얼마나 거짓말을 했는지를 통해서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간단하게 따져 보자. 현재 GMO를 배포하고 생산하는 사람들이 이미 GMO 농산물을 사용해서 전 세계 농산물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으며, 또 제 3세계 소농들에게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종자를 구입하기 위해 IMF 대출을 강제한 자라면, 또 자신들의 세계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 자원을 통제하기 원하는 제국주의 국가라면 이들의 GMO를 믿을 수 있는가? 구체적으로 몬산토는 1920년대에 논란이 많은 인공 감미료인 사카린을 도입하여 제조 판매 하였고, 1960년대에는 발암성 물질인 PCB를 전자 장비에 도입하였고, 베트남 전에서는 에이전트 오렌지라는 고엽제를 생산하였다. 1980년대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 다이옥신과 기타 유해 화학물질에 자사 노동자들이 노출된 사실을 숨기기는 등 악명 높은 기업이다. 그들이 생산한 GMO를 믿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 대답은 간단하다. 우리는 오직 우리 자신 즉 그 생산물을 직접 먹어야 하는 일반 노동자-농민들을 믿어야 한다. 만약 GMO의 개발을 모두 이윤 동기에 사로잡힌 정부와 자본이 통제한다면 믿을 수 없겠지만 그 식품을 직접 먹어야 하는 노동자-농민이 민주적으로 엄격하게 통제한다면 믿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방법은 오직 거대 다국적 기업을 사회화해서 노동자 농민들의 통제와 경영하에 운영해야지만 가능한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GMO 재배 금지의 의미
1970년대 녹색혁명(Green Revolution)은 농업을 농약, 화학비료, 농기계 등의 석유화학산업에 의존하게끔 재편하였고, 점점 더 다국적기업들의 통제 속으로 편입시키는 과정이었다. 결과적으로 3세계 국가들에게 농지 황폐화와 흉작 그리고 기아만을 남겼다. 그리고 지금은 생명공학과 GMO를 매개로 종자·농화학·제약·식품·곡물유통·동물약품 분야를 하나의 기업으로, 또는 제휴의 형식으로 수직 통합하여 독점을 더욱 강화하고 재편하는 과정에 있다.
이번 베네수엘라 차베스 정부의 GMO금지 조치는 안전하지 않은 식량 생산을 금지했다는 의미도 중요하지만, 우리(좌파)에게는 가난한 농민들이 자신의 고유한 권리(와 지식)를 다국적 기업에 특허로 빼앗기는 것을 차단하고, 제 3세계 식량주권을 통재하려는 자본의 음모에 반대하며 특히 미 제국주의의 세계지배에 대항하는 의미가 더 중요하게 와 닿는다. 특히 이번 조치는 작년 GMO관련 다국적 기업에 굴복한 브라질 룰라 정부와 비교해 볼 때, 베네수엘라 좌파 정권의 면모를 다시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베네수엘라 좌파 정권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 나아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GMO를 비롯한 농업정책과 과학기술이 어떤 절차를 통해, 누구에 의해 통제되는지가 더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유전자 조작 식품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
기관지노힘 제41호
최근 영국에서 3가지 종류의 유전자 조작 농산물에 대한 주목할만한 실험결과가 발표되었다. 3가지 작물 중에서 사탕무우(sugar beet)와 제초제 저항성 품종인 기름씨 평지(Oil seed rape, 씨앗에서 기름을 짜내는 식물)는 환경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 이 논문의 결론이다.(주 1)
유전자 조작 식품의 첫 번째 세대는 1995년 미국 몬산토(Monsanto)(주 2)라는 회사가 개발한 콩(Round-up Ready Soybean)과 스위스의 노바티스(Norvartis)라는 회사가 개발한 'Bt 옥수수'와 같이 제초제나 병충해에 내성이 있는 농작물이다. 이들 유전자 조작 농작물은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환경은 물론이고 사람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다.(주 3)
유전자 조작 농작물을 고려할 때 내재된 위험성은 물론이고, 그 농작물이 자본에 의해 계획되고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몬산토의 유전자 조작 콩은 자사의 제초제인 '라운드업'에만 저항성을 갖고 있다. 만약 이 콩이 세상에 퍼진다면, 몬산토사는 종자와 농약 둘 다 판매함으로써 엄청난 이윤을 챙길 수 있게 된다. 또한 유전자 조작 기술 중 "터미네이터 기술"(주 4)은 자본의 숨은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터미네이터 기술이란 올해 심은 씨앗이 다음 해에는 싹이 트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기술을 말하는데, 이 기술은 자신이 재배한 식물의 씨앗을 거둬들여서 다시 뿌릴 수 있게 농부의 권리를 박탈하여 그 만큼(전 세계적으로 50%)의 종자시장을 더 차지하고자 하는 기술이다.
거대 자본은 이러한 유전자 조작 기술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엘리트 과학자 집단들과 결탁하여 반대 사례 연구에 몰두하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압력을 가하기도 한다. 미국 정부는 한국과 유럽연합 등의 국가에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한 통관절차가 복잡하다며 이를 간소화해줄 것을 요구해왔고 지난 8월에는 EU의 유전자 조작 식품 금수조치와 관련해 WTO에 제소한 바 있다.
2세대에 접어들면 1세대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여 시장확대를 꾀한다. 이를 위해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한 광고 전략을 바꾸었는데,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유전자 조작 기술로 굶주리는 제 3세계 민중들을 먹여 살릴 수 있고 기적의 치료약과 유전자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유전자 조작 식품이 식량 문제를 해결한다?
식량문제 해결을 명분으로 개발된 대표적인 유전자 조작 농작물은 비타민 A를 보강한 '황금쌀(Golden rice)'(주 5)이다. 황금쌀의 경우 신젠타라는 다국적 기업이 특허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 기업은 노바티스와 아스트라제카의 농업부문을 합병해 탄생한 농약 분야 세계 1위, 종묘 분야 세계 3위의 기업이다.
그러나 황금쌀과 같이 독점된 유전자 조작 기술은 식량 문제 해결이 목적도 아니며 해결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황금쌀에 포함된 비타민 A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지방과 또 다른 비타민 그리고 미네랄 등이 필요하다. 또한 비타민 A를 얻기 위해서 꼭 특허로 독점되고 위험성이 있는 황금쌀일 필요는 없다. 이미 기존의 식품인 현미에는 비타민 A와 다량의 미네랄이 포함되어 있다. 자본은 이러한 손쉬운 대안에는 이윤이 남지 않기 때문에 외면한다. 아울러 바이오 부분의 연구 자금 중에서 단지 1%만이 가난한 농민을 위한 농작물 개발에 쓰이고 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식량문제 해결이 목적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또 하나의 전략은 극심한 식량난에 봉착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유전자 조작 식품을 원조하는 방법이다. 마치 마약 상인이 마약 소비자를 확대하기 위해 중독될 때까지 마약을 공짜로 뿌리는 판매전략과 동일하다. 미국은 그런 방법으로 말라위, 스와질랜드, 레소토, 짐바브웨와 모잠비크 등의 나라들로 하여금 유전자 조작 옥수수를 받아들이게 했다. 그러나 모두가 수용한 것은 아니었다. 장기간 식품 생산, 환경, 무역 및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할 중요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240만 잠비아 민중들은 유전자 조작 옥수수를 거절했다. 그러자 미국 정부는 바로 잠비아에 옥수수 공급과 원조를 중단했다. 이러한 예는 그들의 목적이 식량문제 해결이 아님을 다시 한번 확실하게 보여준다. 신젠타의 황금쌀도 연간 수입이 1만불 이하의 농민들에 대해서는 종자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계약을 했지만, 이 계약이 미래에 어떻게 될지 명확하지 않다.
전 세계 인구 중 적어도 60억의 인구가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 그러나 현재 전체 식량 생산량은 이미 소비량보다 1.5배 많으며, 일부에서는 도리어 비만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구상의 식량문제가 유전자 조작 식품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왜곡된 분배구조에서 비롯되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실제로, 제 3세계 민중들이 필요한 것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과 음식을 구입할 수 있는 돈이다. 굶주림을 막기 위해서는 가난에 찌든 국가의 부채를 탕감하고, 소작인들에게 토지를 배분하고, 관계 용수와 식품 창고를 만들기 위한 기술적 도움과 무이자 대출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위험한 유전자 조작 식품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 사회인 것이다.
유전자 조작 기술과 의약품
유전자 조작기술로 기적의 치료법을 개발하고 유전자 치료가 가능하다며 선전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약품은 인터페론(주 6)과 인슐린 2가지뿐이다. 다른 치료방법이 없는 난치병의 경우, 유전자 조작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하다. 인터페론은 1950년대에 알려져 C형 간염(hepatitis C)이나 혈액암(blood cancer),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주 7)등 다른 치료방법으로 불가능한 병들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인슐린이라는 호르몬도 과거에는 돼지와 소에서 추출했지만 지금은 유전자 조작 기술로 다량 제조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제 역시 독점된 기술이라면, 노동자-민중의 접근권이 상당히 제한될 수 있음을 우리는 에이즈(AIDS) 치료제와 백혈병 치료제(글리벡)를 둘러싼 투쟁에서 잘 알 수 있다. 일부에서는 '콜레라 백신을 생산하는 유전자를 갖는 바나나'와 같은 유전자 조작 식품으로 저 개발 국가들의 의약품 접근권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기술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백신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부자들에게 건강 보조식품이나 약품을 생산하는 기술로 전락할 것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제 3세계 민중들의 건강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보다 많은 진료소를 설치하고 의사-간호사들을 양성하며, 필수 의약품에 대한 특허를 폐지하여 접근권을 확대하는 일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현재 연구 프로그램 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하다.
유전자 조작 식품을 반대하는 이유
이렇듯 전 세계 식량 문제와 보건 문제에 대해서 다양한 대안들이 존재하는 데도 불구하고 자본이 유전자 조작 식품에 집착하는 이유는 특허를 통해 쉽게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80년에 미국 대법원이 생명체에 특허권을 부여함으로써, 살아있는 생물로부터 유전자를 분리하는 방법뿐 아니라 살아 있는 생물 자체도 개인 소유가 가능하게 되었다. 바이오 산업에는 이미 10여 개의 거대 독점 기업이 이 산업을 지배하고 있고, 유전적으로 변형된 작물의 70%가 몬산토 특허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유전자 조작 기술은 정부의 지원을 전폭적으로 받으면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기술로서, 노동자-민중에게 특정분야에 한해 이익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위험성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기술이 어떻게 연구되어야 하고 어떤 것들을 연구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들 연구의 대부분은 공공자금으로 수행되고는 있지만 소수의 거대 기업들이 바이오 산업을 지배하고 있고, 이들은 소수 거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서 유전자 조작 기술의 방향을 결정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영국의 좌파 과학자 스티븐 로즈는 "유전자 조작 식품을 먹는 것은 위험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유전자 조작 음식보다도) 훨씬 우려되는 독성 물질들이 우리 주위에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나는 유전자 조작 토마토를 먹지 않을 것이다. 내가 몬산토의 이익에 기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라며 계급적 관점에서 반대를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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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이 결과는 the 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이라는 논문지에 2003년 10월 16일자로 발표되었다. 3개 중 나머지 하나는 유전자 조작 콩이다.
(주 2) 몬산토는 고엽제를 생산했던 기업으로 악명 높다.
(주 3) 유전자 조작 기술의 기술적 문제에 대해서는 매완-호 교수의 논문 "생명공학 거품"에 잘 설명되어 있다. http://phps.snu.ac.kr/people/walker71/biotech_bubble.htm에 서 번역문을 볼 수 있다.
(주 4) 미국의 농무부와 목화 종자회사인 델타 앤드 파인 랜드사가 이 기술의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 특허(US 5,723,765)받았으며, 현재 카나다(CA 2196410), 호주(AU 9532050), 유럽특허청(EP 775212) 등에서 심사계류 중이다. 현재 실시권을 허여 할 수 있는 권리는 델타 앤드 파인 랜드사에 귀속되어 있으며 농무부는 본 특허권이 상업화 되는 경우 순매출액의 약 5%를 로얄티로 지급받게 된다. 국제특허출원(PCT)을 하면서 한국을 지정하였으나 국내절차를 밟기 위한 번역문을 소정 기간 내에 제출하지 않아 1997. 5. 25자로 취하 처분됨으로써 한국에 대한 특허출원은 포기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주 5) '황금쌀'이란, 쌀에 두개의 수선화 유전자와 박테리아 유전자를 삽입한 것으로 쌀의 프로-비타민 A를 강화한 것이다. 이 프로-비타민 A는 몸 속에서 비타민 A로 바뀐다. 실제로 WHO(세계보건기구) 보고에 따르면 오늘날 전 세계에 1억 명 이상의 비타민 A 결핍증 어린이가 있고, 이 중 25만-50만 명이 매년 눈이 멀고 있으며 이 가운데 50%가 1년 이내에 사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 6)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인터페론(interferon)이란 단백질이 생성되어 다른 세포들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지난 195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 7) 정상적인 면역계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물질을 공격함으로써 우리 몸을 보호한다. 그러나 면역체계가 외부물질과 자가세포를 구별하지 못해 신경세포 섬유의 수초 (마이엘린)를 공격하게 되면 수초가 서서히 파괴되는 질환이 발생하여 무감각, 근육 위축, 강직, 시력 감소, 운동 실조 등에 걸리게 되는데 그것이 다발성 경화증이다.
참고 사이트
http://www.agri-korea.or.kr/gmo/gmoq&a.htm
http://phps.snu.ac.kr/people/walker71/myth_of_agribiotech.htm
http://www.guardian.co.uk/gmdebate/Story/0,2763,1053917,00.htm
인간 게놈 프로젝트 -그 위험한 자본가의 과학
사회진보 연대 2001.11.04 통권 20 호
지난 10년동안의 호황을 누렸던 신경제가 2000년부터 불황의 신호를 울리기 시작했다. '피의 금요일'로 기록된 2000년 4월 14일의 주가 폭락으로 무려 1조 달러가 주식시장에서 증발되었고, 그 주간 미국 나스닥이 기록한 폭락세는 1929년의 전설적인 '검은 금요일' 주간보다 컸다. 신경제를 받쳐오는 정보통신기술에서 더 이상의 수익모델을 기대할 수가 없고, 이 사실은 신경제의 미래를 더욱 참혹하게 하였다.
그러나 신경제에 도취한 클린턴 정부는 신경제의 거품을 다시 부풀어 오르게 하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보았다. 클린턴 정부는 그 해 6월 미국, 영국 등 6 개국 국제 컨소시엄인 인간 게놈 프로젝트 연구 팀 책임자 콜린스 박사와 그 경쟁자이자 앙숙인 벤처 회사 셀레라 대표를 화해시키고 완성되지도 않은 ‘인간 게놈 프로젝트’ 초안을 서둘러 발표하였다. 정보통신기술의 거품이 빠지는 시점에서 생명공학으로 신경제 거품을 다시 부풀게 하려는 의도였다.1) 이러한 노력들은 유전자 기술의 산물인 탄저균 공포가 미국을 엄습하자 생명공학분야 벤처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며 그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 HGP)란
게놈(Genome)은 유전자(gene)와 유전자를 담는 염색체(chromosome) 두 단어를 합성한 용어로, 한 생명체에 담긴 유전 정보 전체를 지칭하는 말이다. 인간은 60여조 개의 세포로 되어 있고, 각 세포핵에는 23쌍의 염색체가 들어 있는데, 이 염색체에는 유전자 비밀이 ‘담겨 있다고 하는’ DNA가 있다. DNA는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시토신(C)의 4개의 염기가 이중 나선 구조로 돼 있다. 사람의 경우 세포마다 대략 32억 쌍의 염기가 존재하고 있는데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바로 이 32억 쌍의 염기가 어떤 순서로 배열돼 있는가를 밝혀 내는 작업을 말한다.
인간게놈 프로젝트의 성과와 한계는, 신경제 부활에 대한 집착 때문인지, 정부와 자본에 의해 지나치게 부풀려지고 왜곡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 이 프로젝트가 각종 난치병인 암, 치매, 에이즈, 파킨스병, 당뇨병, 심지어 마약 및 알콜 중독 등의 원인규명과 유전적인 정신질환의 치료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는 ‘만병통치약’과 같은 환상이 그러하고, 유전자들은 인간 몸의 구성, 병의 발생, 행동양식과 지적 능력, 성(性)적 선호도, 범죄 성향까지도 결정한다는 지극히 위험한 유전자 결정론 혹은 ‘우생학‘과 같은 환상들이 그것이다.
현재까지 인간 게놈 프로젝터 연구결과에 따르면인간 유전자는 대략 3만여 개 정도이며, 유전자들은 초파리와 50%, 개와 85%, 침팬지와는 99%나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 결과는 미세한 유전자 차이가 매우 다양한 차이로 나타나고 있음을 증명해 준다. 그리고 초파리, 개, 침팬지, 사람 순으로 복잡한 생물로 갈수록 새로운 유전자가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개개의 유전자들 사이, 그리고 환경과의 다양한 상호작용이 중요함을 밝혀냈다. 이러한 이유로 영국 개방대학 생물학과 교수 매환호(Mae-Wan Ho) 박사는 개별 DNA염기서열 분석만으로는 인간에 관한 어떤 것도 알아 낼 수 없으며, 모든 염기 서열을 분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게놈에는 10,000개 이상의 유전자가 있는데, 이들 각각은 수 백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변이들을 갖고 있는데, 가능한 유전자 조합의 수는 각각의 유전자에 대해 10개씩의 변이만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더라도 1010,000개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 숫자를 우주의 모든 입자수(1030)와 비교해 보면 어떠한 의미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전자는 단순히 단백질의 아미노산 배열을 알려줄 뿐이며, 기껏해야 그 유기체가 만들어 낼 수 있는 단백질 종류를 알려주는 정도이다.
노동자-민중의 신체일부가 자본가 소유가 되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많은 허구성에도 불구하고 투자와 연구 자금이 지속적으로 제공된다면 그 기술의 위험성을 논외로 하면, 극히 일부의 의학 상품들이 개발되기도 한다. 30여년의 유전학 연구에서 얻은 유일한 성과인 당뇨병 치료제 인슐린이 그 예이다. 그렇지만 자본 주도의 의약품 개발과 특허를 통한 독점권 확보는 노동자-민중에게 엄청난 치료비 부담을 자본가에게는 엄청난 수익을 안겨줄 뿐이다. 미국 제넨텍의 항암제의 경우 그람(g)당 5000달러, 암젠사의 빈혈치료제 에리스로포이에틴(EPO)의 경우 67만 달러, 항암 보조치료제인 콜로니자극인자(CSF)는 53만 달러나 한다. 미생물 유전자 변형산물인 인슐린의 대량생산을 통해 싼 가격에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이 같은 사실만 보더라도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거는 자본가들의 기대치를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유전자 발견에 대한 특허는 유전자 또는 DNA 서열 자체에 특허성을 인정하는 것인데, 이 유전자를 이용하는 모든 행위에 특허가 인정되게 된다. 예를 들어 특허 받은 유전자를 재조합하여 단백질을 만들거나 이 유전자와 다른 단백질 유전자를 조합하여 융합단백질을 만들 수가 있는데, 이것은 모두 특허권의 권리범위이다. 즉, 유전자 특허의 권리범위는 거의 무한한 것이다. 인간 유전자에 대한 특허 전쟁은 생명 윤리와 과학적 양심에 대한 고려도 없이 자본가들 사이에서 이미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199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175건의 인간 유전자가 특허를 인정받았으며, 1999년까지 미국 정부 388건, 인사이트 356건, 캘리포니아대학 265건, 제넨테크 197건을 특허 등록한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은 집계하고 있다. 특허 출원도 1980년대 매년 15만건에서 현재에는 27만 5천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기술과 특허는 기술 독점을 넘어 노동자-민중의 생명 일부가 자본가의 소유가 되고 상품으로 전환된다는 의미이며, 새로운 통제 시스템까지 예고하는 것이다. 고대 노예제의 경우 귀족은 노예 신체를 모두 소유했지만, 21세기 자본가는 노동자-민중의 신체중에서 ‘돈’이 되는 유용한 것들만 분리하여 소유하게 된다. 자본가들은 1980년대 환경을 상품으로 만든 후 1990년대 정보/지식을 상품으로 전환하였다. 이제 2000년대에는 노동자-민중의 생명 일부를 소유하고 상품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1980년대 중반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던 존 모어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신체의 일부가 특허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한때 희귀한 암에 걸려 캘리포니아대학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그를 치료하던 의사는 비장에서 백혈구 생성을 촉진하는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 의사는 산도스라는 제약회사와 함께 이 비장 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하는 기술을 개발하고는 1984년 이 ‘발명’에 대해 특허를 받은 것이다. 무어는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고 뒤늦게 소송을 제기 했지만 1990년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은 무어가 자신의 신체조직에 대한 소유권이 없다고 판결을 내렸다. 자신의 몸 일부가 자본가의 소유가 된 것이다. 또 다른 특허는 모든 아기의 탯줄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어 우리를 더욱 경악스럽게 한다. 1993년 미국 바이오사이트사는 갓 태어난 아기의 탯줄에서 나오는 모든 혈액 세포2)에 대한 소유권을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얻어냈고, 96년에는 유럽 11개국에서 특허를 획득했다.
정부와 자본가는 독점된 유전자 기술을 통해 노동자-민중들의 유전자를 검사하여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려고 한다. 아이슬란드와 통가와 같은 나라에서는 이미 전체 인구의 DNA 데이터베이스가 사기업에 팔렸으며, 스위스에서는 정부가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따른 윤리문제에 대해 다른 기업들과 협상을 하고 있고, 영국 정부는 스스로 데이터 베이스 설립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 베이스 정보는 노동자들을 고용거부하는 구실로 이용할 수 있고, 건강 보험도 거부할 수 있는 등 훌륭한 통제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미 영국 보험회사들은 개개인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요구하는 실정이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위험한 장난
인간 게놈 연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핵 기술과 같이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유전자 연구의 붐을 조성한 복제양 돌리를 만드는 기술은 핵을 제거한 난자에 성체의 세포로부터 끄집어낸 핵을 집어넣은 후 그 난자가 배아를 발생하도록 만드는 과정을 필요로 하는데, 이 과정의 성공률은 1퍼센트도 채 안된다3). 난자 혹은 정자 세포, 초기 태아의 분화되지 않는 세포들의 유전자 조작을 배종 유전자 조작(germ line manipulation)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변화는 유기체의 세포 전부에 영향을 미치며 다음 세대로 대물림하게 되므로, 개인들과 자존에 위험이 크고 어떠한 위험이 있는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전자 치료 또한 문제가 심각하다. 게놈 속에 유전자를 삽입하는 기술은 여전히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1999년 9월 18세 소년 제시 겔싱어(Jesse Gelsinger)사건은 유전자 치료의 위험성을 잘 나타내 주었다. 그는 유전질환인 신체의 암모니아가 증가되는 질병 OTC 결핍증4) 을 앓고 있었다. OTC 결핍증은 식이요법으로도 생명을 유지하는 데 지장이 없지만 겔싱어는 유전자치료 임상실험을 자청하여 펜실바니아 대학에서 아데노 바이러스를 이용한 유전자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는 새로운 유전자가 포함된 아데노 바이러스(유전자 운반체)를 가지고서 치료를 받던 중 4일만에 호흡곤란으로 사망하게 되었다. 사망이유는 운반체로 사용된 아데노 바이러스에 의한 면역 독성 가능성으로 추정하고 있다5).
인간 게놈 프로젝트 - 명백한 자본의 과학
인간게놈 프로젝트에 지난 십여년 동안 미국은 3조 달러의 공적자금을, 영국은 수억 파운드를 사용하였지만 노동자-민중의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의료 기술의 성과는 아주 미미하다. 정부와 자본가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수익모델을 이끌어 내지 못하자,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서 기적의 암치료, 질병의 박멸, 유전자 치료, 개인화된 약품 및 유전자 구성에 기반한 생활방식의 처방이 가능하다는 환상을 조장하고, 이전 보다 더 많은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공적자금의 투자는 다른 보건 의료 서비스의 연구 개발을 무시하는 왜곡된 구조를 재생산한다. 열악한 주거 조건과 비위생적인 생활환경에서 비롯되는 빈민성 질환에 대한 투자는 전무한 상태이다. 세계보건연구포럼(GFHR) 대표인 아데토쿤보 루카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연례회의에서 “현존하는 인류질병의 90%를 위해서 연간 700억달러 연구비중 10%만이 투자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설사 게놈 프로젝트의 극히 일부 기술이 성공하여도 그것은 노동자-민중의 생명체 일부를 특허하는 ‘해적질’을 통해 자본가 소유로 귀속될 것이고, 이것들은 상품으로 전환되어 노동자-민중에게는 높은 가격의 치료약으로 되돌아 올 뿐이다. 아울러 이러한 과학기술은 핵실험이나 소립자 연구와 달리 거대 연구기관 몇 곳이 아니라 세계곳곳에 흩어져 있는 크고 작은 여러 연구기관에서 분산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통제나 폐기 또는 방향전환이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인간 게놈 프로젝트와 같은 연구는 정보 공유를 통한 투명한 연구진행과 일상적인 노동자-민중의 감시와 통제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그렇지 않을 때 어떻게 되는지는 이미 실감하고 있다. 전 미국을 휩쓸고 있는 유전자 기술의 성과(!)인 탄저균6)의 예는 이것을 너무도 명백하게 말해 주지 않는가? PSSP
1) 앨빈 토플러는 다음 '제 4의 물결'은 인터넷을 이용한 디지털과 생명공학에 의한 혁명이 될 것이라고 또 다시 거품을 불어넣고 있다.
2) 탯줄 혈액에는 백혈구나 적혈구로 분화되기 이전 단계인 조혈모세포가 듬뿍 함유돼있어 백혈병을 비롯한 각종 질병치료에 이용될 전망이 높다.
3) 만약 사람에게 적용한다면 핵을 제거한 1개의 난자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100명 이상 난자 기증 여성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어야만 할 것이다. 아울러 돌리가 정말 성체 세포의 핵으로부터 복제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여전히 많은 의문이 있다.
4) ornithine transcarbamylase
5) 투여된 아데노 바이러스가 목표장기인 간 뿐 아니라 다른 장기까지 침투되었다. 이로 인해 수시간만에 염증반응을 보여 환자체온이 섭씨 40.3도까지 올라갔다. 다음날에는 환자가 혼수상태가 되었고, 이에 인공호흡기를 부착하였으나 폐는 흉수로 가득 찼고 더 이상 혈액을 산화시킬 수 없게 되어 사망하게 되었다.
6) 유전공학기술은 탄저균, 천연두균, 콜레라균 등 각종 세균을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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