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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부영 또 한 살 먹었네

쌍놈은 나이가 벼슬이라고 하더니만, 어영부영 또 한 살 먹었다. 한반도에 그나마 평화가 온 정전협정 기념일인데 별로 기념 하는 사람들도 없더라. 하긴 누가 이긴 사람이 있어야 기념하겠지만 이긴 사람이 없는 전쟁이었으니,..

 

하튼 스물 다섯 이후 로는 그닥 내 나이가 실감나지 않는게 사실인데, 이젠 엎어치든 메치든 확실히 서른 줄에 접어 들었다.

 

대학 입학해서 바로 생일이 같은 친구를 만나서, 서로 군대 가 있을 때 빼고는 작년까지 항상 생일을 맞았기에 생일이라고 시니컬해질 틈도 별로 없었는데 ...어제 그제는 뭐 좀 저기했다. 차라리 예년처럼 하하하 떠들석하게 웃으면서 먹고 죽자 했으면 좋았겠다 싶을 정도로.

 

군대 시절 트라우마 때문에 내가 제일 싫어하게된 스타일의 '케익상' 까지 받아 맘은 바닥을 뚫어 지하실까지 가라앉고...그나마 오늘은 비가 내린 탓에 집에 일찍 와 앉아 있어도 더워서 힘들거나 그러지 않은건 다행이네.  

 

꽤나 피곤하다. 닥치는 일은 그럭저럭 하고, 또 일 하다 보면 재밌는건 여전한데 피곤하다. 작년 가을 블로그에 썼던 것 처럼 리프레쉬를 위해 뭔가 좀 해야 하겠다 싶은데 할 게 없다 ㅠㅠ 돌아보면 술 친구들만 있다 정말 무서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 때 일중독자로 불리는 한 선배가 떠올랐고 그 양반은 일이 그렇게 좋아서 저러고 있는걸까 다른 일이 없어서 회사일에만 매달리는걸까 궁금해하고 내가 그 짝 나는게 아닌가 두려워 했었는데 다시 쳇바퀴다-.-

 

아흥, 우짜 쓰까이. 귀찮고 힘들어서 눈막고 귀막고 살까 싶다가 그게 더 짜증나서 오지랖을 다시 넓혀보고 있는 중인데.....좋지 않다. 무겁다.

 

에, 그래도 날도 더운데 고생한다고 불러내서 비싼 밥 사주는 선배들도 있는데 이래서 되겠나 싶지만....내가 애도 아니잖아 ㅋㅋ

 

낙이 없구나,,,,

 

김현이 말하길 문학이 가치가 있는 것은 그 자체로 무가치하고 아무것에도 복무하지 않기 때문이랬는데(한국문학의 위상 중에서, 기억나는대로 쓰는 것이므로 당연히 원문하고 차이가 만땅) 나도 좀 무가치한 일을 하고 살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근데 무가치 한 일이 뭐지? 술 먹기나 웹서핑 혹은 티비 보기? 그런건 지금도 충분히 많이 하고 있는데 ㅋㅋ 오늘 알티비 녹화 갔다가 고 구본주를 추모하고 삼성화재를 타격하기 위한 퍼포먼스 '이~ 건희보다 못한 오리야'를 봤는데...나도 그런거 하고 싶더라.

 

에구 내일 애들 만나면  전사회적인, 전방위적인 뒷다마나 까볼까 싶다. 그런거 가끔씩 해주면 좀 후련하고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그런것 같더라.

 

아 참, 그래도 어제 간만에 간 노래방은 좋았어. 내가 부른 건 아니고 다른 사람 목소리로 들었지만 리쌍에서  비정규 보컬 뛰던 정인 노래 아주 굿! 더운 여름에 정인 같은 끈적한 목소리 가수 노래 듣는게 또 맛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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