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한겨레- 경기단체 안전촉구 기자회견 - 1204

“바람 불면 송전탑 바닥 ‘출렁’…무서워”

등록 : 2012.12.03 20:23수정 : 2012.12.03 21:14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한상균 전 지부장, 문기주 정비지회장, 복기성 비정규직 수석부지회장 등 3명이 지난 20일 오전 4시부터 쌍용차 평택공장 인근 송전탑에 올라 '해고자 복직' 현수막을 내걸고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이들은 국회 본회의에서 쌍용차 정리해고에 관한 국정조사를 결의할 것과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 해결 등을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14일째 농성’ 쌍용차 해고자들
나무발판 좁고 고정 안돼 위험
한전·경찰, 책임 떠넘기며 방관

“비나 눈보다도 세찬 바람이 더욱 무섭습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 한상균(52) 전 지부장 등 3명이 쌍용자동차 국정조사 등을 촉구하며 쌍용차 평택공장 앞 송전탑에 올라 3일로 14일째 고공 농성을 벌이는 것을 지켜본 시민사회단체들이 농성자들의 안전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한 전 지부장 등은 높이 41m 송전탑의 18m 지점 난간에 매달린 채 농성중이다. 머리 위로 15만4000v 전류가 흐르는 가운데 이들이 딛고 있는 발판은 스티로폼을 깐 가로·세로 5.4m인 합판뿐이다. 이마저도 제대로 고정돼 있지 않아 이들이 쓸 수 있는 면적은 합판의 5분의 2가량에 불과하다. 잠잘 땐 1명이 쪼그려앉아 졸고, 그나마 바람이 불면 바닥이 출렁거려 몸을 가누기도 어렵다고 이들은 호소했다. 이곳을 네댓차례 방문한 국회의원들도 ‘바닥 고정 등 최소한 안전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는데도 경찰과 소방서, 한전은 저마다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이들 단체는 분통을 터트렸다.

 

한전 경기지사 쪽은 “송전탑 하중이 121㎏을 넘으면 송전탑이 휘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경찰에 ‘추가 재료를 올리면 안 된다’고 시설 보호를 요청했다. 농성자들의 안전은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집회 관리 차원에서 현장에 나와 있다. 왜 한전이 경찰에다 안전 책임을 떠넘기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송탄소방서는 “현재 매트리스 4장을 깔고 추가로 더 설치할 예정이며, 바닥 보강은 우리 소관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40여개 경기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오후 송전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과 한전에 ‘송전탑 농성자들의 안전을 지킬 최소한 대책을 마련해 즉각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평택/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