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藝術人生님의 [미조구치 유조, 『중국의 충격』 발췌] 에 관련된 글.
2년 3개월 전의 노트를 읽어보니 다소간 그 사이의 생각의 변화가 감지된다. 물론 그 당시 던졌던 문제들이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해결의 방향을 찾아온 노력으로 인해 지금 읽고 있는 溝口 선생의 글이 다르게 읽힌다. 그렇다. 최소한의 '근대'는 불가피하다. 그것이 '서구적 근대'와의 대비에서 얻어진다고 하더라도... 그렇지만 그것을 이중적 관계에서, 즉 세계 속의 민족성과 사회 속의 개체성의 변증법적 관계에서 읽을 때, 개별적 근대성과 보편적 근대성의 종합적 인식의 가능성이 도출될 것이다. 물론 그 출발로서 후자는 우선적으로 부정된다. 그런 의미에서 '방법으로서의 중국'은 사실 '방법'으로서의 '근대'이기도 하다. 지금 <중국 전근대 사상의 굴절과 전개>를 읽으며 환산 선생의 <일본정치사상사연구>와의 대비를 강하게 느끼는데, 그런 의미에서 죽내 선생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던 셈이다. 물론 구구 선생 역시 많은 작업을 마치지 못하고 남겨둔 채 가긴 했지만 말이다.
흥미롭게도 일본을 경유해서 중국의 전근대를 읽으면서 다소간 막연하게 느껴졌던 '유가' 및 중국철학, 나아가 조선 성리학의 주제들이 조금은 친숙해졌다. 이 역시 나름의 수확이다. 왕효명 선생의 강의에서 다루어졌던 '초기 근대'에 대한 이야기들도 좀더 입체적인 느낌으로 다시 다가오고, 궁극적으로 나와 우리의 '근대'에 대한 고민도 좀더 복잡해질 것 같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