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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작품 분석으로 들어가야 할 듯 한데, 자꾸 머뭇거리게 된다. 준비가 좀 부족하지 않은가 싶기도 하고... 물론 준비는 늘 부족하다. 그래도 일정하게 정합성을 갖는 문제의식의 틀이 구성되었다면 한번 시도해볼만 하다고 본다.
1. 대만을 참조점으로 삼는데는 우선적으로 중국-조선이 갖는 유가적 문명권 및 동아시아의 반제국주의-민족해방 운동이라는 공통 경험을 전제한다. 남한은 조선의 분단으로 인해서 '인식론적 단절'을 겪게 되었고, 이 때문에 '중국'과 '대만은 우리에게 상호보충적인 참조점이 되어준다. 중국이 북조선과 조선이라는 반제국주의민족해방 운동과 유가 문명의 역사적 참조점이 되어준다면, 대만은 식민-내전-냉전-분단이라는 당대의 현실적 참조점이 되어준다.
2. 대만의 분단은 식민과 내전에 의해 중첩되어 있다. 1) 식민으로부터 주어진 수동적 분단은 나름의 이중성을 갖는다. 2) 내전의 외부에 위치함에서 주어진 또다른 분단은 또한 나름의 이중성을 갖는다. 3) 한편, 이에 더불어 민중 구성의 복잡성의 요인으로서의 '외성인' 또한 핵심적 특수성이다. 이 또한 이중성을 갖는다.
3. 진영진은 이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고자 했는가? 1)과 관련한 사상적 공백의 문제. 2)와 관련한 민중적 외부성의 문제. 3)과 관련한 가상적 적대의 문제가 그의 문학과 사상의 핵심적 테마가 된다. 궁극적으로 1)은 목적, 2)는 방법, 3)은 제약의 요인이 되는 듯 하다.
암튼 이제 이를 다시 한번 정리하고, 작품 분석에 들어가야겠다. 작품 분석을 마치고 되돌아와 다시 정리되면 박사논문의 출발점으로서의 대략적 그림이 그려질 듯 싶다.
6월이 오는 것이 참 두려웠는데, 부족하지만 신심을 가지고 6월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다. 오늘 대학원 다음학기 강의 목록을 보니 백영서 선생님의 강의가 계획되어 있다. 다음 학기 방문 교수로 백영서 선생님이 오시게 된 모양이다. 아쉽게도 나는 대만에 있을 것 같지 않은데, 좀 아쉽게 됐다.
강의는 금요일 오후로 잡혀 있고, "동아시아 시각에서 본 한국 현대 사상사" 從東亞視角看韓國現代思想史라는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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