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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마무리하며...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내용과 구성에서 앞뒤가 조정되지 않았던 문제들이 대강 해결되면서 결론 부분의 내용이 명확해졌다. 초고는 번역되지 않은 부분을 번역하면 곧 마무리되어 나올 것이고, 이번 학기 중에 심사를 받으면 기나긴 박사 학위 과정은 끝난다. 

 

7년이라는 시간에 비추어 보면 참 부족한 논문이겠지만, 나를 둘러싼 여러 요구들과 내 나름의 기준에 맞춰 내용을 충실하게 만들고자 노력하면서 얻은 성과이기 때문에 아쉬움은 크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추후의 작업들의 필요성과 의미가 더욱 명료해진 점이 이 작업을 아쉬움 속에서 끝내면서도 더 큰 기대를 갖게 만드는 것 같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 계기들이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진광흥 선생님의 자극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진광흥 선생님은 내게 공부의 문제를 삶의 문제로 인식하게 해 준 큰 스승이었다. 그래서 논문도 사실상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한 답으로 제시되었다고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하나의 큰 다짐으로 논문을 내놓는 것이다.

 

논문도 그렇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도 매우 미미하겠지만, 그 답을 찾는 과정 속에서 나 스스로 조금은 성숙했다는 자부심을 갖는다. 그러나 진실로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갑자기 두 번째 자격고사를 치르던 2014년 이른 여름, 도서관에서 답안지를 적던 나를 한참 울게 만들었던 진영진의 소설 <구름>의 여주인공의 다음과 같은 일기 속 문구가 떠오른다.

 

지금 나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마음 속에 누군가에게 ‘감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내가 진지하게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과 일들에게, 나는 말하고 싶어. “감사해요.”

회사와 공장의 사람들과 생활이 더욱 따뜻해지고, 더욱 우애가 있도록 만들기 위해, 사심이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 나는 말하고 싶어. “감사해요.”

노동자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을 지지해주고, 그들이 자신의 권리를 위해 일어나 말할 수 있도록 도와준 회사에 대해, 나는 말하고 싶어. “감사해요.”

이렇게 좋은 회사, 이렇게 좋은 노동자가 함께 생활하고 일할 수 있는 우리 자신의 국가와 사회에 대해, 그리고 다른 국가와 외국의 사람들에 대해, 나는 말하고 싶어. “감사해요.”

타인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1]   

 


[1] 陳映真, 「雲」, 『陳映真小說集4: 萬商帝君』(台北: 洪範, 2001),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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