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이야기 보론

엊그제 열차에 관한 글을 썼다.

그리고 그 때쯤 정태춘.박은옥의 노래를 듣고 있었다.

 

그 글을 쓰고 나서야 의식하게 되었는지,

아님 그 노래가 내 무의식에 기입되어 그 글을 쓰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으나

그들의 '이 어두운 터널을 박차고'에서

앞선 글의 착상 중 하나가 그대로 담겨 있는 걸 발견했다.

 

 

우리는 이 긴긴 터널 길을 실려가는

희망없는 하나의 짐짝들이어서는 안 되지

 

우리는 이 평행선 궤도 위를 달려가는

끝끝내 지칠 줄 모르는 열차 그 자체는

결코 아니지 아니지 우리는

 

무거운 눈꺼풀이 잠시 감기고

깜빡 잠에 얼핏 꿈을 꾸지

열차가 이 어두운 터널을 박차고

찬란한 햇빛 세상으로

거기 사람들 얼굴마다 삶의 기쁨과 긍지가 충만한

살 만한 인생 그 아름다운 사람들

 

 

중간에 나오는 그 대목이다.

인간,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치적 주체는

'짐짝'(사물)도 아니고, '열차'(신)도 아니다.

그/녀는 피곤에 지친 유한한 존재이지만,

동시에 찬란한 햇빛과 살 만한 인생을 꿈꾸고 거기에 도착할 수 있는 이들이다.

물론 운이 좋아 제대로 된 열차를 타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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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포리아

2008/11/18 11:05 2008/11/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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