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미류님의 [미로에서 헤어나기- 미로를 설계하기] 에 대한 트랙백, 이라기보다는
글을 쓰고 나서...
글쓰기를 할 때는 '글'을 쓰고 싶다. 심지어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도 있다.
가끔 글쓰기를 시작하려면 말문이 터억 막힐 때가 있다. '글'을 쓰고 싶을수록 '말'이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지쳐서 '글'을 포기하면 무슨 말인지 모를 '말'들이 주절주절 나온다.
'미로에서 헤어나기-미로를 설계하기'라는 '글'이 마음에 안 들었다. 오늘 컴퓨터 앞에 앉으면 수정해야지, 줄을 박박 그어야지, 생각하면서 블로그를 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를 정리하는 것도 아니고 손가는 대로 흘려놓은 붓자국들처럼 어지러운 '글'은 지우는 것이 나을 듯했다.
한결같이 고마운 마음들이었다. 부끄럽지만, 나의 부끄러움들을 솔직히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 조그만 자신감이 생겼다. 글을 그냥 두기로 했다.
하지만 좀더 노력할 것.
'여성'의 글쓰기는 힘겹다~불가능하다고 말하는 학자들이 있다. 충분히 공감이 간다. 나 역시 그런 느낌들에 곧잘 부딪친다. 하지만, 또한 나는 이미 문자/logos로 짜여진 권력체계 안에 들어와있는 사람이다. 부정할 수. 없다. 글이 부끄러운 이유는 '글쓰기'가 부끄러운 때문이다. 준비도, 노력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노력할 것. 노력하되 욕심에 사로잡히지 말 것.
할 수 있는 만큼만, 조금씩, 천천히.
고마운 사람들 기억할 것.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