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 교향곡'의 지겨움

움베르토 에코의 <미네르바의 성냥갑> 읽고 있다. 왜 집어들었는지 끊임없이 후회하면서도 손에 든 책을 끝까지 읽어야 다음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읽고 있다. 빨리 읽어버려야겠다. 그래도 재미있는 글 있어서 잠깐 인용. 제목은 '5번 교향곡'의 지겨움. 내용은 여러 예술작품들에 대한 당대의 평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혹시 내가 둔감한 편인지 모르겠지만, 어느 신사가 잠이 들기 전에 침대에서 이리저리 뒤척이는 모습을 묘사하는 데 무려 30여 페이지를 할애한다는 사실을 나는 정말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임스 조이스, <디덜러스>

-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서 모든 것이 조각조각 부서집니다. 글쓰기나 사상이 마치 젖은 화약처럼 축축한 파편들로 폭발합니다.

 

조지 오웰, <동물 농장>

- 미합중국에서는 동물 이야기들을 팔 수 없음.

 

안네 프랑크, <일기>

- 이 소녀는 어떻게 이 책을 단순한 호기심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인가에 대한 감각 또는 특별한 지각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나보코프, <롤리타>

- 정신과 의사에게나 이야기할 만한 것입니다. 아마도 그랬을 것입니다. 몇몇 멋진 구절이 들어 있는 소설이지만, 가장 계몽적인 프로이트주의자에게도 지나칠 정도로 역겹습니다...... 앞으로 1천년 동안 묻어둘 것을 권합니다.

 

펄 벅, <대지>

- 미안합니다만, 미국 대중은 중국에 관한 어떤 것에도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

 

(내가 정독 내지 통독한 책은 하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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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2 13:59 2004/12/2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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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ivermi 2004/12/22 14:03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나두 소설책 좀 읽어야 하는뎅..최근에 본게 엄네...
    또하나 제가 읽은건 하나두 없네요..쩝..(읽지말까요?^^)

  2. NeoScrum 2004/12/22 21:14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저는 군대 있을 때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추'에 푹 빠져서 너무 좋아했던 덕에 그 뒤로 나온 에코의 책들도 대체로 재밌게 읽었던 것 같아요. 그의 주 전공인 '기호학'류의 책까지 그렇게 읽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3. 미류 2004/12/23 10:51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리버미, 읽지 말아요~ 저두 안 읽을 것 같아요. ^^;;
    네오, 저도 '장미의 이름'이랑 '푸코의 추'는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 책은 그다지 매력이 없어요. 아직 다 읽지 못했지만 그의 '촌철살인 세상 읽기!'가 핵심을 짚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글들이 조금... 이해를 못해서 그런 건가? ^^;;

  4. NeoScrum 2004/12/23 15:48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저도 그 책들 보다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 훨씬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비슷한 칼럼의 모음인데도 느낌이 다른 건 번역의 문젠가..

  5. dalgun 2004/12/23 17:01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ㅋㅋ 읽다 만 책들이 대부분이군요. 대지는 중학교때 학급문고에 있던 책을 읽은듯. 기억은 안나지만.-_-;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몇페이지 밖에 안봤는데. 만화책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걔는 어떻게 됐을까.. 99년에 1권이 나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