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얘기

짧은 얘기

 

이진명

 

자빠진 빗자루를 바로 세우니

마당이 쓸고 싶어졌습니다

마당을 쓸고 나니

물을 뿌리고 싶어졌습니다

물을 뿌리고 나니

마루턱에 앉아 슬리퍼 바닥에 박힌 돌을 빼내도 좋았습니다

 

그렇게 제 곳이 아닌 곳에 자빠져 있는 마음을 일으키면

바로 세우면

 

그러나 마음 이미 너무 비뚤어져 화만 낼지도

싸움꾼처럼 덤비기만 할지도

 

 

 

- 이진명, <집에 돌아갈 날짜를 세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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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4 10:42 2007/04/1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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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zrael 2007/04/14 13:10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시를 읽다보니..지저분한 방안이 눈에 들어오면서 청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솟구치는군요~ 그러면 제 심란한 맘도 정리가 될 것 같은 느낌이..

  2. 미류 2007/04/15 19:21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그렇게 되길 바래요. 가끔은 방문을 활짝 열어놓고 오래동안 흘끔거리기만 했던 선반 위 먼지들을 닦아내다가 마음까지 환해지는 느낌을 얻게 되기도 하니까요. 음, 그래도, 늘 쌓이는 게 먼지라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