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인권침해감시단 활동을 했다. 감시단 활동을 하기 전에 행진 과정에서 무언가 나올 숫도 있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다. 조금 두렵기도 하고 조금 안타깝기도 한 마음으로 쫓아나섰다.

 

동삭교차로의 양쪽에 집회 대오와 경찰 병력이 대치했다. 헬기가 집회 대오의 상공에서 색소가 든 봉지를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달려나오기 시작했다. 선두에 선 노동자들은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 감시활동을 위해 함께 달리던 중 돌 하나가 귓가를 스치며 내 뒤로 날아가 떨어졌고 아찔하다는 느낌과 안 맞았다는 안도감이 교차하려는 짧은 찰나에 오른쪽 발에 묵직한 보도블럭 덩어리가 떨어졌다. 아팠다.

 

그렇게 돌을 맞고 나니 분명해졌다. 이들에게 돌을 내려놓으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 곤봉과 방패로 무장하고 달려드는 경찰들에게 돌을 들어도 일방적으로 밀리기만 하는데 어떻게 그 돌마저 내려놓으라고 할 수 있나. 경찰과 집회 대오 사이에 설 수밖에 없는 인권침해감시단이 돌을 드는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돌을 맞는 걸 감수하는 것일 수밖에. 꽃이라면 더욱 좋겠지만. 꽃을 들 수 없는 세상이라면.

 

걸을 때마다 욱신거리는 느낌을 오래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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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7 09:53 2009/07/2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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