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호르몬

책에 반응하는 호르몬이 있는 것 같다.

읽고 싶은 책을 보게 되면, 불로그에서 누군가 추천하는 글을 읽거나 재밌게 읽었다는 글을 읽거나 또 어떤 곳에서 이야기를 듣거나 혹은 글을 보거나 등등등 할 때, 몸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난다.

몸 전체가 약간 후끈 달아오르면서, 지금 내 손에 책이 들려 있다면 잠도 안 자고 다 읽어버릴 것만 같은 생각이 들고, 그 책의 한 문장이 마치 잠시 스쳐지나간 어떤 인연처럼 그리워지고, 오래동안 만나지 못한 옛친구를 만나기로 한 약속의 한 시간 전처럼 설레고, 마치 세상 돌아가는 일이 모두 회오리바람처럼 책갈피 사이로 빨려들어가 담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반응.

그럴 때는 재빠르게 펜을 들고 책이름을 다이어리에 메모해둔다. 책에 반응하는 호르몬은 이때부터 급격하게 분비량이 줄어든다.

그 순간 그 책이 내 손에 들려있지 않는 건 다행이거나 불행일 것이다. 그렇게 메모해놓은 책 목록만 수십 권인데 그걸 다 읽을 턱이 없으니 다행인데 그러고 나서 읽어지질 않으니 불행이다. 

세상은 책 바깥에서 정신없이 돌아가지만 가끔 책 욕심이 마구마구 솟아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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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1 18:44 2009/11/2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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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기 2009/11/21 20:37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저도 요새 책욕심에 빠져있다는 그냥 보고싶은책이 마구마구 솟아나염 ㅎㅎ

  2. 다래우리 2009/11/21 20:44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저도 그랬어요 보이는데로 책 집어서 읽고 그랬죠

  3. 앙겔부처 2009/11/23 11:56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후끈 달아오르는. ㅎㅎ 더운 호르몬이로군뇨

  4. 미류 2009/11/23 14:42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공기// 솟아날 때 솟아나는대로 두시면 적당히 알아서 사그라들다가, '보게 되는 책'들이 정리되는 듯~ ^^

    다래우리// 와, 보고싶을 때 바로 보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요~ ^^

    앙겔부처// 빨리 식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