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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지가 생기고, 그 곳에서 주말을 보낼 수 있게되면 제일 먼져 찾는 곳이 도서관.
사람 구경하기도 좋고, 그냥 혼잣말 하기도 좋고, 책도 많아 좋고, 쉬기에도 좋고...
전노협 백서를 구비해 놨는가와 미천한 내가 읽은 사회과학 서적량이 얼마나 있는가가 좋은 도서관과 질 않좋은 도서관을 구분하는 잣대로 삼는 나로써는 도서관 구비 항목과 대여 상황을 보는 것도 내 여가 중 하나다.
이사한지 어언 5개월이 다 되어가도록 주말 한번 제대로 보낸 적 없는 집에서
휴가 기간 동안 좋은 도서관을 찾아냈다.
다리품 파는 것을 좋아하는 내 스타일에도 맞고, 가는 길에 산자락이나 집 구경도 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인적이 좀 드물다는 흠이 있지만..
그렇게 찾아낸 용산 도서관과 남산 도서관.
지도 보고 찾아갈 때는 남대문 방향에서 고개를 타고 호텔을 지나 도서관을 찾아냈다. 그리고 내려올 때는 가뿐히 직선 코스로 서울 역을 향해 내려온다.
원래 도서관 얘기를 할려 했던 것은 아니고...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중에 '코끼리를 쏘다' 조지 오웰의 산문선, 외국 책같은 책이 있었다. 레베카 쇼핑의 유혹에 빠지다 라는 소피 킨셀라의 로맨스 소설도 하나 빌려 가뿐히 봐 주시고..
사실 SF 공상과학과 관련해서는 TV도 영화도 소설도 좋아하는 취향인지라.
조지오웰의 소설의 굉장히 반가운 손님인 셈이다.
(대부분의 경우 책을 빌릴 때 항목을 봐서 빌리기 보다는 마구 잡이로 책 사이를 걸어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책을 빌려오는 스타일이기 땜시 눈에 번떡 뜨인 거다)
조지오웰의 1984년 책을 읽고 어찌나 절망에 빠졌던지..
빅브라더로 더 유명한 책이지만 난 그 처참한 결과에 더 없이 우울했다.
새내기 교양 도서여서 읽었던 책이지만 한동안 책속에 널부러진 전체주의 사회와 전쟁에 대한 부분, 개인과 인간의 나약함(?) 에 대한 회의도 일었고.. 결말에서 처참한 스미스와 줄리아의 어색한 만남이란..완전 절망이었다.
사람들은 SF 소설의 3대 거장으로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 아서 클라크를 꼽는다. 아이작 아스모프의 경우는 어느 영화에서도 본거 같은데
로봇은 인간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할 수 없다. 로봇은 제 1원칙에 위반되지 않는 한 인간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로봇은 제 1원칙과 2원칙에 위반되지 않는 한 자신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라는 로봇공학의 3원칙을 제창한 사람으로도 유명한 사람이다.
사실 아서 C.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이라는 소설을 누군가의 추천으로 보긴 했지만 나 같이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에겐 굉장히 난해한 책이었다. 개인 소장 보물 명단에 올라가 있는 '라마' 시리즈(7권 완판을 다 소장하고 있음. 캬캬.. ^^)를 이 전권을 읽고 나서야 아서 클라크의 위대한 세계가 열렸으니.. 마지막 장에서 여주인공 니콜이 죽음을 택할 때 나의 갈등이란...
어쨋든 메트릭스, 스타트랙류 SF를 특히 선호하지만...
코끼리를 쏘다의 번역자는 조지오웰이 '서구 제국주의와 전체주의를 비판하고 하층 계급 사람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그들의 권익을 찾기 위해 평생을 노력한 작가'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이 책은 사실 조지오웰이 써 놓은 짧은 단편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버마 식민지에서 소위 제국의 경찰로 자신이 체험한 경험의 글도 있고, 자신의 문학적 견해와 문학이 정치성을 띌 수 밖에 없다는 것에 대한 자기 의견을 피력한 글도 있고, 파리나 런던에서의 빈곤층의 삶의 생활 경험담이나 구빈원 생활 담도 있다. 다 실제 자기가 경험해 보고 쓴 글이라니 그 느낌이 더 절절하다.
사실 최근에 1948년을 다시 읽으면서 이 책이 주는 회색느낌, 내가 느끼는 답답함이 뭐 때문일까 고민을 하닥 결국 답을 찾지 못하고
개인을 이렇게 처참하게 만들다니 나쁜 새끼들
욕만 하고 책을 덮었는데..
내가 코끼리를 쏘다 의 책에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글은 '오웰 자신의 문학이 왜 정치적일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혀 놓은 글이다.
본인은 순전한 이기심, 미학적 열정, 역사적 충동, 정치적 목적이 글을 쓰는 네가지 동기라고 해 놓고 적고 있는데..
"평화로운 시기에 살았다면 나는 화려한 문체나 단순히 묘사 위주의 책만을 썼을 것이고, 나의 정치적 충성심에 대해서도 거의 인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 격변기를 언급하며 작가가 이런 주제를 회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금 우리 시대와 가이 혼란한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어떤 책도 정치적 편견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이 정치와 관계가 없다고 하는 의견은 그것 자체가 정치적 태도이다"
몰랐는데 조지오웰이 살아온 시대가 스페인 내전도 있고, 히틀러가 독재도 하고, 세계 대전들도 펑펑 일어나던 그 시대더라.
그리고 시도 하나 있다.
행복한 교구 목사가 될 수 있었다.
2백년 전이었다면
영원한 운명에 대해 설교하고
호두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그러나 슬프다, 사악한 시대에 태어나
나는 그 행복한 안식처를 놓쳤다.
나의 입술 위에는 수염이 자라고
목사들은 모두 면도를 깨끗이했다.
후에 다시 좋아진 시절에
우리는 즐거운 일이 너무 많았다.
우리의 혼란스러운 생각들을 달래서 잠자게 했다.
나무들 가슴 위에
아무것도 모른 채 우리는 감히 가지려 했다.
지금 우리가 숨기고 있는 즐거움들을
사과나무 가지 위의 방울새가
나의 적들을 떨게 만들 수 있다고
그러나 여인들의 배와 살구들,
그늘진 개울의 물고기들
말들, 새벽에 날아오르는 오리 떼
이 모든 것은 다 꿈이다.
다시 꿈을 꾸는 것은 금지되었다.
우리는 즐거움을 망가뜨리거나 감춘다.
말들은 크롬강으로 만들어지고
살진 작은 남자들이 그 말들 위에 탄다.
나는 결코 꿈틀거리를 수 없는 벌레와 같은 인간
규방의 여인도 없는 거세된 남자
목사와 인민위원 사이에서
나는 유진 아람 처럼 걷고 있다.
인민위원은 나의 운명을 말하고 있다.
라디오가 켜져 있는 동안
그러나 목사는 오스틴세븐 한대를 약속했다.
목사일은 돈벌이가 좋으니까.
나는 대리석 저택에서 살고 있는 꿈을 꾸었다.
깨어보니 꿈은 현실로 바뀌었따.
나는 이러한 시대에 살려고 태어나지 않았다.
스미슨는? 존스는? 그대는?
조지 오웰은 자신의 글로 이탈리아, 독일, 러시아를 전체주의 국가라 말하며 그 나라들에서는 이미 문학이 불구가 되어 있거나 사라질 위기라 규정 했다. 또한 "만약 전체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환산되어 영구히 존속된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문학이라 여겨왔던 것은 분명 사라질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보니 전쟁과 빅브라더 소수 권력자, 감시와 통제 등 암울한 1984년에 등장한 현실은 그런 그의 생각과 느낌이 지데로 반영된 것인 셈이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알았는데 '동물 농장'이란 아이들 동화도 스탈린주의를 비판한 조지오웰의 작품이라 한다. 오호 이 책을 읽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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