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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남북통일축구경기에 붉은악마는 참가를 하지 않는다는 신문기사를 봤다. 자세히 내용을 살펴보니, 입장권 6만5000장 중 축구협회 몫 1만장을 제외한 5만5000장을 220여 회원 단체를 통해 배포할 계획이라고 한다. 축구협회 몫을 빼고는 남측준비위원회와 통일부가 나누어주는 형식이란다. 축구협회가 자신들의 몫에서 일부를 붉은악마에게 제공하려 했지만, 붉은악마는 이를 거절했단다. 거절의 이유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응원구호와 태극기 사용의 금지이라고 한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고 네티즌들의 반발이 커지자 대회준비위원회측은 붉은악마 반납분등을 가지고 오늘 낮 12시부터 남측준비위원회의 인터넷 홈페이지(www.i615.org)와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www.kfa.or.kr)를 통해 1인 1매에 한해 신청할 수 있게 한단다.
남북 통일을 기원하는 정치적 행사를 하는 것에 딴지를 걸고 싶지는 않지만, 최소한 축구경기라면, 축구팬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인데, 일방적으로 5만5천장이라는 대다수 표를 초대 형식으로 배포하는 것은 축구(남의 축구던, 북의 축구던, 다른나라의 축구던) 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불합리한 처사다. 경기장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는 것이나 태극기를 사용하는 것이 왜 금지되어야 하는지는 더더군다나 궁금하다. 대한민국을 응원하고 대한민국 대표팀이 잘 싸우기를 응원하면, 그것이 통일에 방해가 되는 것인가? 대한민국을 응원한다고 해서 북 팀의 멋진 경기에 우리나라 축구팬들이 야유라도 보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남과 북은 이질적인 면도 동질적인 면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근대의 스포츠 역사에서 축구에 대한 양국민의 사랑은 아마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축구는 기본적으로 경기(競技, 뜻인지 서로 기술의 낫고 못함을 겨루는 것)다. 서로 최선을 다해 가진 기량을 겨루고 승패를 나누는 것이다. 승패를 나눈다는 것이 결코 못함을 통해서 승자에 대한 증오나 분노를 키우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하고 앞으로를 기약하는 즐거움이 있는 것이다. 싸움이 아니라 스포츠인 것이다.
이번의 준비위원회측의 처사는 불합리할(투명하지도 일관된 기준도 없다는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통일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축구팬들의 남과북을 떠난 축구사랑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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