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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반성을 반성해서 취소. 2004/11/23 18:30

* 이 글은 지후님의 [나의 취향이, 정말 나의 취향일까.] 에 관련된 글입니다.

끔찍하도록 빡빡하게 조화된 취향을 갖고 있었고..

지금도 아마 그럴 거라고 생각되는데..

 

그게 어느순간 확 짜증이 나는 것이다.

아마도 세련되고 '독특하다'는 이름으로 어떤 특정 취향의 스타일들이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였을 거다.

 

그것이 처음에는 예쁘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뭔가 부조화스럽다고도 느껴지고

아마도 최정화라는 사람의 작품을 보면서 받은 느낌과도 비슷..

홍대 앞이라는 것..

애초(대학1년)에는 인사동.. 등등

 

한창 새로운 것에 눈이 열리기 시작할 즈음에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많이 많이 눈으로 먹었었다.

지방 출신인데다가 오래된 책들만 보면서 꿈을 키운지라

젊음ㅋㅋ과 예술에 관련된 기타 등등의 언더그라운드 문화나 문화아이콘들은 남몰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다가 그게 갑자기 기분이 나빠진 것은

그 중 어떤 것이 너무 유명해 졌기 때문이다.

 

그건 너무 '취향'이 강렬한데 유명해졌다는 것이다.

그 것 자체로 싫은 것도 아니고 좋은 점도 많지만 특정 '색깔'들이 부분적으로 유명해져서

뭔가 멋도 망가뜨려지고 좋았던 부분이 묻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속상하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좀 떨어져 있던 나에게 '압박'으로 작용해오니 아~주 불쾌해지는 것이다.

 

이게 처음에는 질투일까 하는 생각이 무의식중에 들었고

 

질투 : 내가 생산해 낸 것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그게 나쁜 걸까 하는 생각이 지금 든다.

 

그건 정말 질투였을까

 

그 질투가 나쁜걸까.

 

 

지금은 한참 보이던 특이하다고 하던 그 취향도 유행이 지나간 듯 덤덤하지만

그래서 좀 편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좋아하던게 뭘까

내가 만들어내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이 될까. 궁금하고 또 즐겁달까

 

예전의 그 압박은 질투라기 보다는 화가 난 거에 가깝다고 믿고 싶다.

지나치게 타인의 취향에 휘둘리고 싶지도 않고 무시하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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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3 18:30 2004/11/23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