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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from 잡기장 2008/05/29 23:29

닫혀있던 솥뚜껑이 열린 듯 하다.

좋은 것, 나쁜 것, 판단이 안 되는 것...

 

뚜껑이 열려도 답답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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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9 23:29 2008/05/29 23:29

 

(이 책을 바라만 보고 있다는 것의 의미를 회피하지 말자 ㅎㅎ)

 

 

요 몇 달간 너무 범생이처럼 살았더니 지난 주말 살짝 나사가 빠졌다.

이틀 연짱으로 밤새 술을 푸고.. 그닥 편치 않았던 위장이(드디어!) 좀 아프다고 그런다.

'머리, 니는 속이 좀 풀렸겠지만 난 별루다'라고....... 투덜거리고..........

 

 

사람이 많이 모였는데도 맑은 느낌을 받았다.

그건 완전 초지일관 맑다는 느낌도 아니고,

표면적으로 깨끗하다는 느낌도 아니고,

많은 잡티 속에 맑은 것이 조금이지만 확실히 생겨나 있는, 그런 모습이다.

졸졸거리지도 않는 작은 샘같이, 내가 좋아하는 돌쪼가리 같이.

 

노동문화제도, 구본주 전시도, 이윤엽 전시도 모두 좋았다.

 

 

돌쪼가리의 색깔과 분산된 모습과 양은 달랐지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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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2 01:01 2007/10/02 01:01

☆디첼라님의 [인천노동문화제에서...] 에 관련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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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1 07:26 2007/09/11 07:26

 

 

 

 

 

 

 

결국 네번째 것으로 결정이 되었다. 엽서제작 맡긴데서 좀 수정이 되었지만 뭐, ^^

 

(그래도 다른게 조금 아쉬워서 ㅋㅋㅋ)

 

(실은 세번째 것이 맘에 쫌 더 들었는데 다덜 암 말도 안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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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2 23:15 2007/09/02 23:15

무한한 연습님의 [손동현과 왕 광이의 작품들: 나의 생각을 덧붙임(1).] 에 관련된 글.

 

댓글을 달려다가 좀 길어질 것 같아서.. 트랙백 보냅니다.

 

두 작가의 작업을 인터넷으로 몇 번 본 정도라서 말하기가 쉽진 않지만 문득 드는 생각은

손동현 님의 그림과 왕광이의 그림을 같이 보니 오히려 재미있네요.

 

 

김홍도가 현대에 온다면 무엇을 그릴까라는 이야기도 있고..

동양화는 아름답다, 에 이어 기법에 충실..이란 말이 오는데,

 

무한한 연습님의 글을 보니 손동현 님의 그림이 현재 우리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서 좀 심란한 생각이 드네요.

동양화라는 것과 팝아트의 접목이라고 하지만, 전 이 말이 이상하게 들려요.

대부분의 '기법'의 탄생은 어떤 시대에 살고 있고 어떤 철학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진심이죠-을 그려내기 위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이후에는 기법이 어디에 쓰일지 어떻게 쓰일지, 태어난 시점에선 예상은 하더라도 아무도 알 수 없는 것 ㅎ 

기록한다면 역사로 남겠지요. '누가' 적든지요.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해도 될까 모르겠는데,, 손동현 님의 그림은 명백히 동양화의 주제와 가치관이 아니라 기법을 사용하고, 팝아트(?)적인 내용-정신을 작업에 담고 있죠. 개인적으론 완결된 팝아트는 별로 아트같지 않지만. (완결을 지향하지 않는 팝아트는 좋아해요 ㅋㅋ 제가 생각하는 완결이란 ' + 상업적·정치적 성공'이죠 이건 몇번이고 보다보니 떠오른 생각이예요) 

 

http://100.naver.com/100.nhn?docid=212058 팝아트

http://100.naver.com/100.nhn?docid=186171 한국화 (동양화란 말은 안 좋다네요)

머, 백과사전 봐도 잘은 모르겠네요. 그림도, 상황도 없으니.. 하기야 책 몇 권은 나올 분량을 웹에 싣긴 ..

 


요즘 동양화나 한국화 이야기 할 때 씁쓸하고 민망한 뒷맛이 항상 드는 것이,, 일단 제가 동양화의 내용을 잘 모른다는 것이구요. 형식..이랄까 먹으로 그린 그림은 많이 봤지만요. 손동현 님의 그림을 보면 Time Over 같은 느낌도 들고 해서.. 순간 당황스럽고 숨이 턱 막혀요. 신선하긴 하지만 먹고 싶진 않은 그림이랄까..

 

아디다스에서 보이는 손동현 님의 비판(을 하고 계신 것으로 봤을 때는)은 너무나 비관적이라서.. 그건..

도망갈 곳, 가야할 곳이 안 보이는 비판 같아요 ㅠㅜ 제 멋대로의 느낌이고 생각이지만, 너무나 이해가 잘 가서, 참 괴롭습니다.
 

양식적인 면에서 봤을 때 손동현님과 왕광이 님은 완전 반대죠.

왕광이 님의 '마오'는 팝아트의 기법을 사용해서 표현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위에서도 말했지만 무한한 연습님의 포스트를 보고나니 '기법'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과 그에 따른 현재-적용방법에 따라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겠다 싶습니다.

 

그건.. 솔직히.. 이런 식으로 구체적으로 떠오른 적은 없었는데,, 팝아트의 전세계 장악, 뉴욕 근대 미술의 중국 함락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그런 느낌 땜에 많이 팔리는 거 아냐?! 그런 생각까지 드는군요. ;;;;;

그럼에도 중국의 자부심이 동시에 떠오르네요. 자신만만함이랄까.. 그런 느낌에 비하면 왕광이의 작업은 좀 불안해 보이기도 하네요. 그것도 매력이라면 매력이겠죠..

 

작가의 목표가 무엇이었던 간에 작품도 세상에서 함께 살고 있는 거라서~ 어디 있느냐도 매우 중요하죠.

작품이 팔리고 전시하는 것은 행복하지만..(정말로요 ㅜㅠ.)

아는 데 모르는 척 하는 건 행복이 아니죠. 낌새라도 느끼면 뭔가가 틀어지기 시작할 거예요.

명백히 알고 있다면, 아는 거죠. 심지어 모르는 척도 완벽하게 할 수 있을 거예요 ^^ ;

 

왕광이님의 진실이 무엇인지는 10년만 지나면 알게 되겠죠. 작업을 무척 열심히 하시는 듯 하니까요.

몰아붙이다보면 어디로 가는지 명확해 질 것 같아요..

 

소위 '노력해서 얻은 성공'이 자기의 것이 아니라면 정치가가 되든가 장사꾼이 되어야겠죠.

세상에 정치가와 장사꾼만 있다면 뭘 먹고, 어디서 자고, 뭘 입고, 뭘 보고 사나요~ 맘편히 좋아하는 것 생각하기는 튼 일이죠 ㅋㅋㅋ

그게 아니라면 그 성공을 황폐해지기 전에 버렸음 좋겠네요.

그 성공은..제가 해보지는 않아서 참 설득력이 없겠지만 ㅋㅋ 댓가가 너무 무섭고 커요.

 

 

 

* 뱀발

작업 한 두장 갖고 뭐라뭐라 하는 것은 재미없는 일이죠. 특히 작가 운운할 때는요. 왜냐면 진지하니까..

그래도 한 장이라도 보고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건 역시 재밌습니다. 그러라고 그린 것도 있을 테니까..

(뭐, 피해서도 안 되고 피할 수도 없죠,)

그리고 앞으로 '내게 영향을 미친 그 것'과 그것을 만들어낸 '사람'이 어떻게 되어갈지 보는 것도 참 흥미롭구요.

 

아는 작가가 최근에 좀 많아졌지만 팝아트는 암도 없고..

을지로3가인지 지하철역에서 봤던 강영민 님의 작업을 보고 울컥 울 뻔 했던 기억은 납니다. ㅋ

그림을 본 순간 제가 생각하는 진실(사실에 가까운)과 잠시 맞부딪쳤던 것 아닌가 싶어요.

http://youngmean.com/ 찾아보니 강영민 님 홈페이지가 있네요.

'바라보는 눈'이 아주 좋은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사람이 어디에 있냐를 생각해 보는 것이 감상 포인트가 되어주는 타입이랄까나.. 음;

확실히 한국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ㅎㅎ

같이 있던 아토마우스는 울고 싶진 않았지만.. 참.. 냉정하시다 이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 뱀발*뱀발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은데, 아직 현대미술에서 한 물 갔니 하는 소리는 '그 동네' 이야기라서 ..

재미 없다고 항상 생각하게 됩니다.ㅋㅋㅋ

아직 못 본 것도 많은데 자꾸 한 물 갔다니 뭐니..

무엇보다 '처음' 본 그 순간, 그 느낌. 조금이라도, 미묘하게라도 '아' 하고 좋거나, 이해가 가는 느낌.

전 그런게 좋은디...제 주변에 몇 명도 동감하고 있습니다.(아마도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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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9 01:04 2007/08/29 01:04

 

노동과 놀이의 접점

 

그런 데서 살고 싶다

 

워낙 다덜 그렇게 살고 있나?

 

..

 

 

 

치열하지 않음을 제대로 된 철학이 없음을 비판하는 경우, 도데체 싸우자는 건지 이야기를 하자는 건지

 

좀 서로 긴장을 풀어가며 똑바로 바라볼 수 있게 좀 도왔으면 좋겠다.

 

내가 도망갈 때, 나를 툭 치면서 웃으며 '야, 생각좀 해봐' 할 때, 그 웃음이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쪼매 감상적이고 상대는 기억도 안 나겠지만 ㅋㅋ)

 

 

 

 

무쟈게 힘들 때 화풀이 한 것. 아직도 방에 걸려 있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지금이라면? 저기서 부터 더 그려봐야겠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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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5 16:26 2007/08/25 16:26

한걸음 걷기가 이렇게 힘들수가~

그래도 요즘은 그 힘든 한 걸음이 황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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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9 09:50 2007/08/19 09:50

일상

from 잡기장 2007/08/04 16:16

magister님의 [무너지는 사람들, 무신경한 시간들] 에 관련된 글.

트랙백에 어울릴까 모르겠지만.-ㅅ-;;.

 

 

저는 요즘 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재취업과정이라 이십대 중반부터 삼십대초반까지 두루두루 같이 배우고 있습니다. 제가 나이로는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누님이죠. 30이 넘어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이라 제법 긴장을 하고 있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유치원때부터 최근의 직장까지 지각을 안 한 날이 한 날보다 적었지만 최근에는 그 습관도 고쳐지고 있구요.

 

magister님의 글을 읽다보니 같이 공부를 하는 친구 중에 저와 동갑인 사람이 생각났습니다.

 
최근 저는 이 친구와 크게 싸웠어요. (평소에 저는 누군가와 싸우는 것을 무척 싫어합니다..)

제 머리털이 난 이후로 이렇게 한 사람에게 화를 낸 것은 한 일곱번째 쯤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친구는 한 마디로 수업을 열심히 듣지 않습니다. 매우 산만해요. 저도 한 산만하기 때문에 긴장하고 수업을 듣곤 하는데 이 친구는 수업을 안 듣다가 옆 사람에게 질문을 하면 저도 순간 놓치고 맙니다.

처음에는 착한 사람같기도 하고 옆자리니까 최선을 다해서 질문에 대답을 하곤 했습니다. 사이도 제법 좋았죠.

하지만 그 친구의 산만함은 개선이 되질 않았고, 결국 제가 부탁을 했죠. '네가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면 내 머리가 포맷되어버리니까 내 상황을 살펴가며 질문해다오'라고요. 

알았다고 했지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슬슬 이 사람에 대해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죠.

그러다보니 지각을 하는 것도 별로 편하게 보이질 않고, 공부가 안된다고 심하게 괴로워하는 것도 얼척이 없고,

나름 절박하게 열심히 공부하는 저에게 맥락없이 짧게(넌 잘난 놈이야 류의), 자주 칭찬을 해대는 것도 기가차고.. 기분이 아주 나빠지더군요.

그래도 순하기 이를데 없는 사람이라 쉽게 미워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게 여섯번 이상 반복되니 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질문을 하거나 필요없는 것을 가르쳐주려고 하거나 수업시간에 잡담이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울고싶어졌습니다. 쉿하면서 손가락을 입에 대는 것도 열번이 지나면 하기가 괴롭습니다.. 특히 제 이야기를 하면 자기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두세배 해대는 데는 서러워질 지경이었죠,. 이 사람은 이야기를 들을 사람이 '제'가 아니어도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를 자꾸 '강자'로 규정하고 조언을 넘어서 잔소리를 하는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자꾸 제 안의 폭력적인 부분을 끌어내는 데 환장하고 미칠 지경이 되어버렸습니다.

도데체 이 친구는 어떻게 일을 하려고 이렇게 공부에 집중을 안 하는 걸까, 왜 남에게 피해가 간다는 것을 신경쓰지 않는 걸까. 어쩌면 이렇게 자기중심적일까 등등.. 불만이 넘쳐났고 결국 저는 이어폰을 장만해서 귀에 꽂았습니다. 대화는 대폭 줄었죠.

 

두서너주가 지나고 어느 날, 그 친구는 지각을 밥먹듯하다가 (당연히) 과정을 못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매우 배가 고프고..전날 잠을 못자서 무척 피곤했습니다. 질문을 하더군요. 그래도 흔쾌히 질문을 받았습니다. 오늘 배운 것이었으니 저도 어설프지만 제가 이해하고 있는 만큼은 제대로 설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러이러한 거야.' 하고 말하면 '내 말좀 들어봐, 저러저러한 거라는 거지?'하는 식으로 다섯번을 설명해도 다르게 말하자 지친 마음에 불이 붙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전혀 쉴 틈을 안주고 말을 했습니다.

저는 제가 설명하는 것이 부족한가보다 싶었지만 그 친구는 다시 생각할 틈도 안주고 똑같은 질문을 계속했습니다.

"잠깐만, 잠깐만" 거의 비명을 지르다시피 해서.. 멈췄다가 다시 설명했습니다.

모르겠다는 이야기는 안 나오고.. 계속 제가 한 이야기와 다른 이야기가 그 친구 입에서 나오는데 어느 순간 지쳐서 고개를 숙이고, 내 이야기를 듣긴 듣는 거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가 나서 "나보고 어쩌라는거냐, 난 힘들어, 지친다고--" 하고 내밷었죠. 그랬는데 틱틱거리는 내 상태가 꽤 지속된지라 그 친구도 화가 났습니다. "됐다. 넌 항상 나한테 그런 식이야" 갑자기 그리 말을 하더니 일어나서 나갔려고 하더군요. 그때 완전 폭발한 저는 소리를 꽥 질렀죠 "내가 처음부터 그랬어?!!!"하구요..ㅠㅠ

그리고는 쌈이 붙어서 어쩌구 저쩌구 하다가.. 그 친구는 나가버렸는데 주변 아이들이 화내지 말라고 왜 그러냐고 그러더군요. 너무 화가나니 떨리더라구요..ㅎㅎㅎ

 

그리고는 저도 나오는데, 그 친구가 따라내려오더군요. 그러더니 "미안하다"고 그러는데

일말의 정이 싹 달아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유야 어쨌든 저는 그 친구가 화날만한 태도를 계속 취하고 있었는데, 뭐가 미안한 것인지도 모르겠고..

뭐가 미안하냐 나도 잘못했는데 네가 왜 미안하냐고 물었더니 "그건 됐고 아무튼 미안하다"는 이야기예요.

 

상종을 하기가 싫어서 지금까지 말을 안 하고 있습니다. 몇일 안되었지만요.

 

 

이 사건 때문에 지금 매우 괴로운 것은, 제가 '강자의 입장'('강자'가 아니구요-ㅅ-;;;)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 항상 처해 있었구나를 자각하게 된 것 때문입니다.

이 사람은 순하고 사람들과 수다떨고 자기 이야기하는 것 좋아하고 잘(마음대로긴 해도) 믿고.. 나쁜 사람이 아니예요. 아무리 약한 남자라도 흔히 자연스레 깔리게 되는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부분들은 싫지만, 대놓고 싫은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상황에서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것 만으로, 적응을 나름 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 강자가 되더라구요. 강약은 없었으면 좋겠지만, 그 친구와 싸우면 싸울수록, 질문에 답하면 답할수록 그런 상황은 개선이 되질 않고 악화만 되었습니다.

 

저도 이 친구와 다를 바가 없는데, 집이 부자도 아니고, 재취업과정을 같은 나이에 같은 시기에 듣고,,

그런데도.. 왜 제가 그 친구보다 강자가 되어야 하는 것인지, 농락당하는 기분입니다.

그 친구는 자기가 잘 하는 것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데, 노력하지 않고 잘 하는 것이 평생 하나 있을까 말까 한 거 아닌가요.. 부잣집 양반댁 둘째 아들로 태어났으면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 아니었을 거예요.

그리고 시간이 좀 더 많았다면 저는 그 친구와 싸우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저는 제가 '무능하고 비정상적인 개인'이라고 느끼는 부분이 있는데, 이 친구를 보니 더 '무능하고 비정상적인 개인'이란 생각이 들어서 견딜 수가 없어졌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듯이, 별로 안 무능하고 정상적인 개인이 되려면, 아니 상대방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으려면.. 그 친구를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용기를 내고 힘을 내서, 다시 정확하게 대화하는 것 만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때는 그 사람에게 진심으로 내 생각을 천천히 전달하고, 그 사람이 싸울 수 있을 만큼 강약을 조절해서.....ㅠㅠ 그 사람의 상황을 파악하고..그 사람에게 맞는 강도와 대화법, 분위기를 연구하고 익혀서 대화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내 기분을 잘 다듬어서 걷보기에는 화를 내지 않는 상태로 오래도록 온화하게 견디며 치열하게 싸워야 할 판입니다. 강자든 약자든 가해자든 피해자든 농락당하는 사람들이 농락을 인식하고, 내가 강자가 아님을, 내가 약자만은 아님을 인식하고..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은 아무리 무능하고 비정상적인 개인이 아니라도 손쉽게 그렇게 되어버리죠.

그것을 지키는 것이 남을 그런 개인으로 돌린다고 해서 자기가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되겠죠. ㅠㅜ

 

왤케 힘든 건지. 별일 아니라고 그냥 넘어갈 순 없고. (그래서도 안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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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4 16:16 2007/08/04 16:16

time

from 잡기장 2007/08/0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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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4 14:04 2007/08/04 14:04

지드님의 [의문] 에 관련된 글.

 

# 87년의 성과와 실수는 무엇인가? 87년 투쟁의 성격이 무엇이고, 어떤 점이 90년대에 영향을 미쳤는가?

 

# 좌파(또는 정치적 성향)를 규정하는 것이 사회적 지위와 조건인가? 교육인가? 심성/유전자인가?

 

 

 

덧글을 달려고 하다가,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고 싶어서 트랙백 날립니다.

참 오랜만에 글을 올리네요.

 

 

제 주변에는 87년을 엄청 감동스럽게 (말이 참 빈곤하다 상상도 빈곤하고 ㅋㅋ) 겪으신 선배들이 몇 분 있습니다. 뭐랄까, 아주아주 감동을 받았었고, 제가 사진만 봐도 벅찬데 거기 있었던 사람들은 얼마나 굉장했었을까 하는 생각은 들어요.

 

저는 다수의 사람들이 엄청 많이 모이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습니다. 그건 87년에 대한 이야기들이나 사진들을 본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87년 20주년을 기념하는 노동문화제에서 미술 부분으로 네트워크 하게 되면서 부담도 많이 느껴졌습니다. 함께 회의하는 분들은 한 분만 빼고 노동자대투쟁 때 최소한 대학 1학년이었거든요. 나만 모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단 말이죠. ㅋㅋ

 

하지만 요즘 드는 느낌은,  제가 87년의 감동을 그들과 똑같이 나누지 않았다는데 압박을 느끼는 것이 그닥 좋은 상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성과와 실수.. 이야기를 하셨고, 그런 것에 대한 자기 나름의 구체적인 고민과 정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87년의 성과도 실수도 그닥 중요하지 않다고 느낍니다.

굳이 생각하면 87년의 성과와 실수는 1987년이래 2007년까지의 활동에서 판단 가능한 것 아닐까 싶어요.

(-ㅁ- 그런 말씀이었던 것 같기도..)

그나마 확실한 것은 87노동자대투쟁이 정치적으로도 비정치적으로도 저의 현재에 작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아는 것이 전체이든 부분이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똑같은 시간이 되돌아 올 리 없죠. 똑같이 변화하는 인간도 없구요. 모든 사람들이 87노동자대투쟁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전에 있던 자리와 지금 있는 자리와의 관계에 따라서 사건은 계속 변화해 가는 것 같아요. (이 글은 제가 저를 설득하기 위해 쓰는 글 같네요 -ㅅ-;;)

 

그래서, 지금이 더욱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은 소중한 시간이 변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미래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미래에 대한 지향은 그것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중한 시간은 극단적인 경우 머릿속에만 존재했을 수도 있지만 대개 실재했던 것이고 육체적, 심리적, 사회적인 상황도 고스란히 그 설정으로서 저장하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ㅎㅎ 이건 좀 위험한 전제일 수도 있지만 87년대투쟁때 초딩이었던 제 경우를 생각하면 '정신 똑바로 차리자'라는 생각도 하게 해주고.. 소중한 시간이 방금 전이 아니라 지금이라면, 사람은 과거나 미래를 안 바라보고 충실하게 지금을 살 수 있다는 생각도 들고.. 미래라는 것은 현재의 구체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요. (OTL 이 가물거리는 정신.. 스테미너가 필요합니다.) 

 

링크해 두신 글을 보면서 당혹감을 느끼는 것은 이미 좀 지겨운 일이 아니던가요? 그래도 풀리지 않으니 계속해서 이런 질문들이 나오는 거겠죠. 저도 풀리지는 않지만 지겨워요 -ㅁ-..

 

 

**

 

최근에 저는 제가 완벽한 주체라면 운동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 한 적이 있어요.

어느 선배가 제게 '너는 (당연히) 주체가 아니냐'라고 이야기하기에 순간 나온 답변이었지만 제 솔직한 심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자본주의 세상에 열심히 사는 모든 이가 일견 우스워 보이는 것이 화가 나는데, 저는 전에는 제가 세상이나 사람들을 우습게 생각하는 줄 알았었죠. 그런데 지금 그건 많이 아닌 것 같아요. 이제 이 사람들을 일견 우습게 보이거나 무감각하게 느껴지는 상황이 싫은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거죠. 물론 그 사람들을 나로 생각하면 더 화가 납니다. 어떤 사람이 날 보고 웃는 건 괜찮지만(실은 괴롭지만 그 때 뿐이거나 해소 가능하죠^^), 웃긴 존재로 규정되고 개념화되고,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굴레를 씌웠다고 생각하면 말도 안된다는 거죠.

그것이 직장이나 학교나 거리에서 구체적인 사건들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구요.

규정하는 것은 생물체에게 그닥 쓸모있는 것이 아닌 것 같아요. 특히 진화하려 할 때는 말이죠.

저는 사실 보수적이라고 할 정도로 '나이가 들면 어쩌구된다'하는 과정을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받아들입니다만

그런 생각만 가지고는 진화 안하고 그냥 초조하게 방황하다가 죽을 것만 같습니다. 열심히 사는 것과는 좀 다른 선상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어설프지만, 혁명이란 것은 좌든 우든 변화하지 않는 자들이 세상시스템을 뜯어고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자들이 그대로 세상이 되는 것이 아닐까..하고 상상해 봅니다.

 

암튼 어렵네요.

건강하세요. 몸도 마음도. (풋.. 뭔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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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2 22:34 2007/06/12 2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