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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고갈

말이 글이 똑 떨어졌다.

블로그를 열어놓고, 흰 모니터 백지 위에 커서가 깜빡, 깜빡, 하는걸 쳐다보며

키보드에 양손을 얹어놓고 검지 자리 키보드에 올록 솟은 요철만 만지작 만지작 하다가

구역질인지 눈물인지가 울컥 하는 바람에 오른쪽 위 구석에 박힌 엑스자에다 대고 신경질적으로 클릭질을 해대고 말아버린 적이 여러번이다.

 

구역질인지 눈물인지가 돼버린 말과 글이 울컥 울컥 하는건지...

말은, 들어줄 사람을 찾다 찾다 입 속에서 죽이 되고

글은, 누가 읽으면 어쩌나 겁이나서 참고 참고 하다가 녹아 눈물이 되고

 

 

 

 

사람

 

 

 

내 삶을 가득 채우고 있는 이 세가지가

이토록 서로 적대적이니 괴로울 수밖에

 

 

월태, 우리 정말 내년엔 살 곳 얻어서

푹 자다가 창문 열어놓고 거실에 드러누워 책보다 영화보다 밥해먹고 빈둥빈둥 뒹굴어볼까

다시 뭔가 해보고싶어질 때까지?

 

기순, 나 정말 내년엔 바다 건너로, 돌아올 게 걱정될 정도로 멀리 가서

한국의 온수 나오는 수도꼭지가 꿈에 나올 때까지 고생 좀 하며 돌아다닐 수 있을까?

 

escape.

안으로든 밖으로든.

자신을 해방할 수 없을 땐 탈출이 최선인거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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